짧지만 쉽지 않다.
시간과 공간의 불확정성은  새로운 역사, 새로운 가능성의 기회가 된다.


[본문발췌]

시공에 경계가 없다면, 경계 조건을 결정할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하면 우주의 초기 상태를 알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해서 시공의 경계 조건을 결정하는 신이나 어떤 다른 법칙에 호소할 수밖에 없게 되는 지점인 시공의 가장자리는 없어질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주의 경계 조건은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우주는 완전히 자족적이고, 외부에 있는 어떤 것의 영향도 받지 않을 것이다. 우주는 창조되지도 파괴되지도 않을 것이다. 우주는 다만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우주가 정말로 완전히 자족적이고, 경계나 가장자리를 가지지 않고, 시작도 끝도 없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 불분명해진다. 창조자의 역할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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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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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모험을 즐길기 위해서는 삶의 테두리를 벗어나야 한다.
 
 
[본문발췌]
 
밤에 유리창을 쳐다볼 때면 나는 으레 '마비'라는 단어를 속으로 가만히 되뇌었다. 그 단어의 소리는 마치 유클리드 기하학의 '그노몬'이나 교리문답에 나오는 '성직매매'라는 단어처럼 언제나 귀에 설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어떤 죄 많은 못된 존재의 이름처럼 들리는 것이었다. 그 단어를 떠올리면 공포심에 사로잡히면서도, 나는 그 곁에 더 바짝 다가가 그 '마비'란 놈이 저질러 놓은 죽음의 모습을 보고 싶어 애가 탔다. - <자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니 진짜 모험이란 집에 죽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법이었다. 그런 건 밖에 나가서 찾아야 할 터였다. - <마주침>
 
 
'남자와 남자 사이의 사랑은 성적인 관계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고 남자와 여자 사이의 우정은 성적인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 <가슴 아픈 사건>
 
 
"노동자란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돈은 못 버는 사람이지요. 그러나 모든 걸 만들어 내는 건 노동이란 말이오. 노동자란 자기 자식과 조카와 사촌에게 넘겨줄 수지맞는 일자리를 찾지 않습니다. 노동자란 독일계 군주 비위를 맞추느라고 더블린의 명예에 먹칠을 하지는 않는단 말입니다." - <담쟁이 날의 위원회실>
 
 
우린 서로 다른 제단에서 예배를 올리지만 우리 믿음은 한가지네. -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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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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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길이 사막이나 평지가 끊없이 계속된다면 얼마나 단조롭고 재미없을까?
예측할 수 없는 미래와 희로애락의 역동성이 힘들 때도 있지만 내려가기 위해 올라가고, 올라가기 위해 내려가야만 한다.
 

[본문발췌]

지옥이었다. 등반 첫날은 항상 그랬다. 내 몸 상태는 구제 불능이었다. 배낭은 그냥 무거운 정도가 아니라 천근만근이었다. 준비가 안 된 채 이렇게 무거운 걸 메본 것도 처음이었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이 힘겨운 투쟁이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아무리 걸어도 끊임없이 새로운 봉우리가 나온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봉우리에 올라서면 지금까지 올라온 길은 훤히 보이지만 앞으로 뭐가 나올지 전혀 예측 할 수 없다. 어느 쪽이든 나무 커튼 사이로 가파른 비탈길이 손에 잡힐 듯 잡힐 듯하다가 다시 뒤로 물러서고, 그럴수록 몸의 기운은 쪽쪽 빠지고 얼마나 왔는지조차 감을 잃어버리게 된다.

꼭대기라고 생각한 곳까지 억지로 몸을 끌고 올라갈 때마다 그 너머에 또 다른 봉우리가 솟아올라 있다. 그것도 전혀 밑에서는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봉우리가 나타나고 그 비탈을 넘어서면 또 다른 비탈, 그 비탈을 넘어서면 또 다른 비탈, 각 비탈마다 새로운 비탈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길게 반복해서, 끊임없이 비탈이 늘어서 있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질 때까지 비탈이 나타난다. 마침내 그 너머로 맑은 하늘밖에 보이지 않고 가장 높이 있는 나무들의 맨 위를 볼 수 있는 높이까지 올라가면 "바로 저기다!" 하면서 전의가 다시 살아나지만, 이내 잔인한 기만으로 끝난다. 교묘히 치고 빠지는 산 정상은 나아간 만큼 계속해서 후퇴한다. 그래서 전경을 볼 수 있을 만큼 시야가 열릴 때마다 가장 높이 있는 나무들이 전과 다름없이 엄청나게 떨어져 있어서 결국은 가까이 가기가 어렵다는 걸 깨닫고 좌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비틀거리며 나아갈 수밖에 없다. 그 밖에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크게 심호흠을 한번 하고 몸을 돌려 똑바로 누운 뒤 배낭을 벗고 힘겹게 일어서면 갑자기 환상적인 경치가 눈 아래 펼쳐져 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산들이 나무로 뒤덮인 채 사방으로 끝없이 뻗어 나간다. 의심할 여지 없이 장관이다. 천당이 따로 없다. 하지만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은 저 장관 속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 걸어야 할 길에 비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새 발의 피도 안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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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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