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마을 - 이시무레 미치코
발전과 풍요, 편리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합리, 효율, 성장 제일주의, 과학만능주의, 물질주의가 어떻게 생명과 자연에 적대적인 야만적 결과를 가져오는지 되새겨 봐야 한다.
최근 일본 도쿄전력이 방사능 오염수를 방출하려고 계획하는데, 그들 앞 세대의 실수(미나마타병)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본문발췌]
인간은 누구나 이 세상에 목숨 받아 태어나 자신의 의지에 따라 능력대로 사회를 위해 일하는 기쁨을 알 수가 있다. 태아성 미나마타병 환자에게는 그런 기쁨을 줄 수가 없다는 사실이 나는 슬펐다.
진보하는 과학문명이란 보다 복잡하고 합법적인 야만세계로 역행하는 폭력지배를 가리키는 것이 분명하다. 동양의 덕성이 그 체질에 감추고 있는 전제주의와 서구 근대가 기술의 역사 속에서 관철해온 합리주의의 더없이 황폐한 결합에 의해 일본 근대 화학산업은 발전하였고, 이 열도의 골수에 파고든 썩은 종양의 한 부분을 미나마타병 사건은 보여주고 있었다.
미나마타병 사건의 모든 양상은 단순한 중금속중독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공해문제 혹은 환경문제라고 하는 개념만으로는 묶어낼 수 없는 양상을 지니고서 이 나라 근대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묻고 있는 것이다. 그것에 연관된다면, 그 사상과 행동은 그 인간의 전 생애를 건, 어떤 결정적인 작업을 강요하게 된다.
미나마타병의 원인물질은 메틸수은화합물이다. 신일본질소 미나마타공장의 아세트알데히드 초산 공장설비 안에서 생성된 메틸수은화합물이 처리되지 않은 채 미나마타만으로 방류됨으로써 만의 내부가 오염되었고 만 안쪽을 오염시킨 메틸수은화합물은 어패류의 체내에 축적되었다. 미나마타병이란 이 어패류를 지속적으로 섭취한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한 중추신경계의 중독성 질환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