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 제목을 접하고, 이 건 뭐지?
그러나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주제와 이야기 전개 방식은 신선하면서 내용의 무게를 가지고 있다.
선, 질, 가치라는 관념의 세계와 모터사이클 관리라는 실체를 넘나들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통해 삶의 회의나 슬럼프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닐까 싶다.
[발췌]
우리에게 즐거운 시간을 재는 척도란 '시간' 보다는 '즐거운'에 역점이 맞춰진 것이다. 이처럼 역점을 달리하면 사물에 접근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꾸불꾸불한 언덕길이 시간적으로는 더 걸릴지 모른다. 하지만 길이 꾸부러질 때마다 정해진 공간 안에서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자동차 대신, 몸을 옆으로 기울이기만 하면 되는 모터사이클을 타고 여행할 때는 그러한 꾸불꾸불한 길이 한결 더 즐거운 여행길이 된다. 교통량이 적으면 적을수록 여행길은 더욱더 즐거워지게 마련이며, 게다가 안전해지기까지 한다. 근처에 휴게소나 옥외 광고판이 없을수록 좋은 길이며, 작은 숲이나 초원, 과수원이나 잔디가 갓길에 가급적 맞닿아 있을수록 더 좋은 길이다. 그런 길로 여행을 하다 보면, 지나가는 도중 손을 흔들어주는 아이들과 만나거나 누가 지나가는지를 현관에서 바라보는 사람들과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길을 묻기 위해 멈추었을 때 바라던 것보다도 한결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사람들과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어디에서 왔는지 얼마 동안 여행을 하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사람들과도 만날 수 있다. p26
때때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목적지를 향해 여행하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다. p213
매끄럽고 고른 변화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재료와 장인의 생각은 함께 변화하여, 마침내 재료가 적절한 것이 되는 바로 그 찰나에 그의 마음은 평화에 이르게 된다. 진정으로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고 있을 때, 우리 모두는 그와 같은 순간들을 경험하곤 한다. p524
다른 모든 과제를 수행할 때 그러하듯, 모터사이클을 놓고 작업을 할 때 해야 할 일은 마음의 평화를 계발하여 자신의 자아와 자신의 주변 환경이 분리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일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때 그 이외의 다른 모든 것들은 자연스럽게 뒤따르게 된다. 마음의 평화는 올바른 가치를 낳고, 올바른 가치는 올바른 생각을 낳는다. 올바른 생각은 올바른 행동을 낳고, 올바른 행동은 고요함이 물질적으로 현현(顯現)하는 것을 가능케 하는 그런 작업-즉, 누가 보더라도 확연히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모든 것의 중심부에 고요함이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작업-을 낳는다. ... 만일 우리가 세계를 개혁하고자 한다면, 그리하여 이를 좀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이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선 정치적 성격을 띤 인간관계를 논의하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인간 관계는 주체와 객체 및 양자 사이의 관계로 가득 찬 것, 필연적으로 이원론적인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오로지 개개인의 가치가 올바를 때만 사회적 가치는 올바른 것이 된다. 세계를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일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우선 우리 자신의 마음과 머리와 손이고, 여기에서 시작하여 외부를 향해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p526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320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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