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보려고 찾다가 우연히 읽게 된 롤프 포츠의 <VAGABONDING, 여행의 기술>...
조화와 현재에 의미를 두는 삶의 가치와 단순하고 여유로운 삶을 통한 여행자, 순례자로서의 인생 여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본문 발췌]
vagabonding
- vagabond - 일정한 거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로 라틴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 질서 있는 세상을 떠나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시간을 연장해가며 여행하는 행위
- 창의성, 모험, 깨달음, 단순함, 발견, 자립, 현실, 독립독행, 영적인 성장 등에 초점을 맞춰 개인적으로 의미있게 여행하는 방법... 독립성, 융통성, 협상력, 계획, 대담성, 자급자족, 즉흥적 대처 능력...
- 여행의 자유를 만끽하게 해주는 계획적인 삶의 한 방식
불확실한 것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을 때 여행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돈과 삶을 결부시킬 때 우리는 자유를 사기엔 턱없이 가난하다는 확신이 더해질 뿐이다.
세상을 느긋하게 걸어보겠다는 마음가짐은 배거본딩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그러나 배거본딩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삶에 대한 조망이다. 풍요와 가능성이 보장된 정보화 시대에서 배거본딩은 개인의 재산을 추구하기보다 선택 가능성을 폭넓게 찾아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배거본딩은 정상적인 삶에서 모험을 찾는 것이며, 모험 안에서 정상적인 삶을 찾는 것이다.
"삶의 최고 황금기를 보내버린다. 우리 삶에서 가장 가치 없는 시간에 의심쩍은 자유를 즐길 돈을 벌겠다면서 말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떠난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계속 움직이는 것이다. 뭔가가 마음에 맞지 않기 때문에 방향을 바꾼 것이 아니다. 당신이 일상적인 틀에 안주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떠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떠나는 것은 불만의 토로가 아니라 긍정적 선택이다. 인생의 여정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직장이든 습관이든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쪽으로 계속 움직이기 위한 방향 전환이다. - 피코 아이어
우리 삶을 단순화시킬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은 확대를 중단하고,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며, 어지러운 물건들을 줄이는 것이다.
세상에 살면서 세상의 의견을 좇아 살기란 어렵지 않다. 혼자 살면서 당신만의 결정에 따라 사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은 군중과 더불어 살면서도 고독이란 자존을 아름답게 지켜가는 사람이다. - 랠프 왈도 애머슨, <자존>
단순하게 살아갈 때 대담해질 수 있고, 낯선 땅과 가슴으로 만날 수 있다. 또한 당신의 열정과 호기심을 좇아 독립심을 가지고 새로운 길을 걷는 것을 허락하는 것도 바로 단순한 삶이다. 집에서나 길에서나 단순하라! 그래야 지금까지는 거의 무시되어 왔지만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 즉 당신의 삶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는 시간의 여유가 허락될 것이다.
단순한 삶을 통해서 소로는 진정한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는 "남아도는 부는 불필요한 것을 살 수 있을 뿐이다. 영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을 사는 데에는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전통적인 매체가 다양하고 폭넓은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정보들은 건전한 의미에서 의구심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그 이유는 많은 매체, 특히 텔레비전과 잡지는 당신의 관심을 끄는 데 주안점을 두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에 대한 균형 잡힌 분석은 뒷전이다. 뉴스는 전쟁과 재앙, 선거와 유명인사, 스포츠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과 보통 장소는 화석화되어버린다. 달리 말하면 이 세상에 없는 존재처럼 비쳐진다.
훌륭한 여행자는 계획에 연연하지 않는다. 목적지에 닿는 것만이 여행의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서두르고 싶지 않다. 서두름! 20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좀먹는 독약이다. 무엇인가를 재촉하고 서두른다는 것은 그것에 더 이상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다른 것에 눈을 돌리고 싶다는 뜻이다. - 로버트 M, 퍼시그, <선 그리고 오토바이 관리법>
배거본딩은 특정한 목적지나 목표가 없는 순례와 같다. 달리 말하면 어떤 답을 구하기 위한 탐색이 아니라 의문 자체를 소중히 하는 여행이다. 모호한 것을 포옹하고, 길에서 부딪치는 모든 것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여행이다. 실제로 분명한 일정과 목표를 갖고 길을 떠나면 기껏해야 일정에 맞춰 목표를 성취하는 기쁨밖에 누리지 못한다. 하지만 눈을 크게 뜨고 호기심만으로 길을 떠나면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장소를 옮길 때마다 사방에서 손짓하는 유혹의 손길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 아니겠는가!
우리도 새로운 세계를 하찮은 편견의 눈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띤다. 달리 말하면, 우리 눈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프리드리히 니체도 "어떤 조건에서나 우리 눈은 새롭고 일탈된 것을 포착하는 것보다 이미 익숙해진 것을 재생산하는 데 더 익숙하다. 또한 귀도 새로운 소리를 듣는 것을 힘겨워하고 고통스러워한다. 그래서 낯선 음악은 잘 듣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새로운 것을 발견했을 때 자신의 문화에 길들여진 시각으로 관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무런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여행의 참뜻이 목적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있다면, 여행의 참뜻이 새로운 것을 향한 깨달음과 열린 자세를 갖는 데 있다면 매순간이 여행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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