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했던 추억, 소중한 사람, 소중한 물건.....
소중한 것은 과거형도 있고, 현재와 미래까지 유지되는 것들도 있다. 지금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느끼고 있는지 되짚어보자.
[본문 발췌]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은 정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아니라 이유가 필요하다는 말인지도 모른다.
타인의 말을 잘 듣기 위해선 입을 닫고 침묵할 줄 알아야 한다. 잘 말하기 위해선 상대의 가슴에서 드밀고 올라오는 것들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침묵 속에 얼마나 많은 망설임이 들끓고 있는지, 미소 뒤에 얼마나 슬픈 비명이 감춰져 있는지 헤아려야 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두운 터널 속에서 자기만의 빛을 발견하고 그것을 향해 걸어가는 일인지 모른다. 빛을 발견하려면 빛만 응시해선 안 되지 않나 싶다. 때론 어둠 속을 걸으면서 손끝으로 어둠을 매만져야 한다. 어둠을 가로지를 때 허공으로 흩어지는 어둠의 파편들을 한데 끌어모아, 현미경 들여다보듯 어둠의 성질을 치밀하게 알아내야 한다. 그런 뒤에야 우린 빛으로 향하는 출구를 발견할 수 있다. 어둠을 직시할 때만 우린 빛을 움켜쥘 수 있다.
살아가는 일은, 어떤 면에서 희미하게 사라지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와 나를 둘러싼 사람과 감정과 관계는 때가 되면 시간 속으로 가뭇없이 사라진다. 언젠가는 밤하늘의 별빛처럼 가물거리다가 서서히 흐릿해진다. 그 사라짐 속에서 우린 온갖 이별을 경험한다.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작별이든, 사귐을 끊고 흩어지는 헤어짐이든 사람의 힘으로 감히 어찌할 수 없는 이별을 겪는다. 이별은 좀체 학습되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이별이다. 다만 이별은 헤어져 영원히 잊히는 게 아니라,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떨어져 빛나는, 두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는 '별'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세상엔 추한 것과 아름다운 것이 뒤섞여 있다. 그 뒤섞임과 혼란 속에서 나만의 시각으로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고 건져올릴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고 믿는다. 우린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느낄 수 있을 때 행복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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