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코로나19와 재택,

진보진영의 압도적 총선 승리 가운데에도 후퇴하는 정치,
조직과 자기 이익만 앞세우며 제역할을 못하는, 아니 하지 않는 검찰과 언론의 볼썽 사나움.

롤러코스트 주식시장, 

친구와 외할머니의 죽음.

그래도 계속되는 일상, 계획과는 빗나가고 게으름으로 이루지 못한 것들도 많았지만 나름의 2020년을 되돌아 보며 새로운 2021년을 기다려본다.

 

 

Jan. 

1월 중순 마닐라 근처 화산폭발 소식을 들었을 때, 화산 때문에 돈솔 다이빙 투어가 영향을 받을까? 걱정했드랬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암흑기가 다가올 것이라 상상도 못한 한해의 시작. 화를 참지 못한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며 내가 하는 일,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에 남탓하지 말고 시비를 가리느라 힘쓰지 않고 물 흘러가듯 세상 살아가는 지혜와 행동이 아쉬운 2020년의 시작.

 

"옳다는 강한 확신이 있다면 자신의 의견을 굳이 강력하게 주장하지 않아도 되고, 싸울 필요도 없다. 아니, 상대와 싸울 생각조차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주장에 스스로도 '자신감'이 없고 진심으로 납득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상대를 납득시킴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려 한다. 즉 타인의 납득하는 표정을 보고, 찬성하는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뇌에 주변 사람들이 찬성했다는 정보를 입력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논쟁 혹은 말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부족함'을 숨기기 위해 자극적인 말이나 논리적으로 보일 법한 말을 사용하거나, 큰소리로 말하거나, 손동작을 크게 하는 등 상대를 납득시키려 노력하고, 이런 행동으로 인해 상대를 불쾌하게 만든다." - 코에케 류노스케, <생각버리기 연습2> 중에서

 

 

 

Feb.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의 기쁨에서 코로나19로 평생 처음 재택근무를 경험하다.

 

"여기에 있는 동안 내가 알게 된 것을 공유하고 싶다. 내가 당신 종을 분류하려고 했을 때 그것 을 알게 되었다.

당신들은 사실은 포유류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깨닫게 되었다.

이 행성 위의 모든 포유류는 그 주변 환경과 본능적으로 자연적 평형을 발전시키지만, 당신 인간들은 그렇지 않다.

당신들은 한 지역으로 가서, 거기서 증식하고 또 증식하여 모든 자연 자원들을 소비한다.

당신들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또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똑같은 패턴을 따르는 또 다른 유기체가 있다. 바이러스다.

인간들은 질병이고, 지구의 암이다.

당신들은 전염병이며 우리는 치료제이다." - 영화 <매트릭스>, Agent Smith

 

 

 

Mar. 

코로나19로 돈솔 다이빙 투어는 취소, 항공권과 리조트 환불로 바쁘게 3월을 시작했다. 긴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려고 기다리는 마스크 배급제를 경험하고, 한달을 통째로 재택으로 보내며 <트래블러>에 펼쳐진 파타고니아의 자연과 <고립낙원>에 소개된 자연인들의 삶을 보며 위로를 받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 하는 것이다. ... 어떤 것에도 스스로 소유당하지 말며, 자신의 삶을 살되 삶에 휘둘리지 말라. ... 우리들의 목표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데 있다." - 법정스님, <산에는 꽃이 피네>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 - 존 러스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2012년 어느 날, 오스트레일리아 작은 동내에서  말기암 환자들을 돌보았던 브로니 웨어라는 간호사는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환자들에 한가지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들이 무언이가요?"

그리고 대부분의 환자들이 죽을 때 가장 후회되는 것을 공통적으로 5가지를 답변했다고 한다. 만약 당신이 생에 마지막 순간을 바로 눈 앞에 앞두고 있다면 지금 무엇이 가장 후회되는가?

 

1.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이 기대하는 삶을 산 것

우리는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선택을 한다. 내가 스스로 하는 선택이던 누군가에 의한 선택이던 그 선택에 따라 우리에 길, 직업, 삶이 만들어져 간다. 때로는 내가 원하는 길과 방향이 있지만 부모님이나 주변 시선에 의해 그 방향을 다시 돌리곤 한다. 그 방향이 옳다고 혹은 안전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선택을 따라 목적과 의미없이 걸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누군가의 기대에 부흥하려고 하는 삶을 죽기전에 돌아봤을 때 그 것이 진정 내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죽기 전 가장 후회되는 하나, 내가 원하던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이 기대한 삶을 살아왔던 나. 지금이라도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이지 찾아보는 건 어떨까?

 

2. 일을 너무 열심히 한 것

평균 노동시간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한국에 뼈때리는 말이다.

열심히 일해야 차사고 결혼하고 집살 수 있는 한국 사회는 이미 오랬동안 만들어진 틀이고 일에 매여 살지말라고 쉽게 말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인생은 일만 하고 살기에 너무 짧고 불행하다.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건 너무나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어진 책임에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아니다.

아들로서, 아버지로서, 남편, 아내로서, 친구로서 또 내 삶을 위해서 조금 더 벌기 위한 일은 잠시 내려놓는 것은 어떨까?

 

3. 내 감정에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은 것

감정이 없다면 시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수 많은 관계속에서 여러가지 감정을 감추고 보이고 나눠가며 살아간다. 실제로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모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분출하는 것 보단 잘 감추고 넘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분명히 꼭 표현하고 싶은 감정은 누가나 한번씩 살면서 느낄 것이다. 누군가에 상처가 되고 피해가 될까봐 감췄던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거절당할까봐 혹은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감췄던 감정, 용기가 부족해서 말하지 못했던 내 진심이 담긴 감정들...

그 시간이 지나고 흐르면 분명 가장 후회되는 한 가지가 될 것같다. 오늘 당장 용기를 내어 하지못했던 솔직한 말을 용기있게 말해보자.

 

4. 옛 친구들과 연락이 끊긴 것

죽기전에 가장 보고싶은 사람은 평소에 연락하고 지냈던 지인들이 아닌 한번쯤은 용기내어 연락해볼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친구들이리고 한다. 남들이 원하는 삶을 바쁘게 살아가느라... 어쩌다 보니 죽을 날이 다 왔는데... 그렇게 평소에 잘 지내고는 있나, 한 번 연락해봐야지 했었는데 못해봤던 옛 친구들이 떠오를 때, 그 순간만큼 너무 늦었구나 하며 후회 될 일도 없을 것같다.

내 소중한 순간을 함께했던 옛 친구에게 전화해서 안부를 물어볼수 있는 시간 단 5분이면 충분하다. 아직은 늦지 않았다.

 

5. 변화를 두려워해 즐겁게 살지 못한 것

누구나 변화를 두려워 한다. 처음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처음 어른이 되었다고 느껴졌을 때, 처음 사회인이 되어 혼자 힘으로 해야할 때가 되었을때, 누군가를 위한 삶을 살다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을 때.. 그 모든 변화는 설레임보다 큰 두려움이 늘 항상 따라온다.

변화는 게 두려워 멈춰있었다면 분명 내 삶이 다 끝나갈 때 쯤 한없이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그 누구도 눈을 감고 돌아봤을 때 실패했던 일을 바라보며 후회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할 수 있었는데.. 조금만 용기를 갖고 했으면 도전해 볼 수 있었는데 하지 못한 일을 후회한다고 한다. 변화를 두려워 하기엔 역시 인생은 짧다.

 

 

 

Apr. 

코로나19의 가운데에서도 봄은 벚꽃, 개나리, 조팝꽃무리와 함게 왔다.

몇 년간 암투병 중이던 동기의 죽음 가운데 죽음도 인생의 일부임을 생각한다.

진보진영의 앞도적 총선 승리!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모든 것을 인정하지 않고 태클만 거는 정치인, 법을 권력과 조직의 이익을 위해 휘두르는 검찰, 조회수에 바른 주장을 펴고 사실을 그대로 전해야 할 정론직필의 역할을 망각한 언론 개혁의 시작이길 바란다.

 

"누군가 구도를 할 경우에는 그 사람의 눈은 오로지 자기가 구하는 것만을 보게 되어 아무것도 찾아낼 수 없으며 자기 내면에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결과가 생기기 쉽지요. 그도 그럴 것이 그 사람은 오로지 항상 자기가 찾고자 하는 것만을 생각하는 까닭이며, 그 사람은 하나의 목표를 갖고 있는 까닭이며, 그 사람은 그 목표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까닭이지요. 구한다는 것은 하나의 목표를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찾아낸다는 것은 자유로운 상태, 열려 있는 상태, 아무 목표도 갖고 있지 않음을 뜻합니다. 당신은 어쩌면 실제로 구도자일 수도 있겠군요. 목표에 급급한 나머지 바로 당신의 눈앞에 있는 많은 것을 보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May. 

신록이 피어나는 5월이지만 마음껏 돌아다니지도 못하는 상황 가운데 시간만 보낸다.

 

"그러니 마음속에 오로지 한 가지 생각만 품지 마십시오.

당신이 말씀하시는 것만 옳고 다른 것은 옳지 않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왜냐하면, 누구든지 저 혼자만 현명하다고,

혹은 자신이 다른 누구도 갖지 않은 혀나 영혼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열어 보면 빈껍데기로 드러나는 법이니까요.

현명한 사람이라 해도, 많이 배우려 하고

자기를 지나치게 내세우지 않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아버지께선 겨울철 격류에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몸을 굽혀 가지들을 구하는지 보시지요.

반면에 저항하는 것들은 뿌리째 뽑히고 맙니다.

또 마찬가지로 배의 돛 아래 줄을 계속 당기며

바람에 전혀 굴복치 않는 사람은 결국 배가

뒤집혀, 남은 여정을 뒤집힌 의자에 앉아 항해하게 되지요.

그러니 노기를 그치고 태도를 바꾸십시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젊은 제게도 어떤 지혜가 있다면,

사람이 나면서부터 지식으로 가득한 게

단연코 으뜸이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실 그렇기는 어려우니까요.

좋은 충고를 하는 이에게서 배우는 것도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 <안티고네> 중 하이몬의 대사

 

 

 

Jun. 

잠깐 다시 시작 재택, 팀워크는 사라지고 모든 게 개인중심으로 변하는 회사생활이 멀게만 느껴지는 것에 아쉬움만 더하는 가운데 가끔씩 옛 친구, 동료와 퇴근 후 술 한잔에 마음을 녹인다.

 

"고독은 차가운 정신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자기 자신을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일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지혜의 안목은 거리두기에서 옵니다. 사람과 사건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났을 때 더 뚜렷하게 볼 수 있고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아이는 고독감을 느끼며 어른이 되어갑니다. 개인은 고독 속에 있을 때 비로소 성장할 수 있습니다. 고독은 개인의 자유에 필요한 최우선 조건입니다. 자유는 자유로운 사고에서 비롯되는데, 홀로 있을 때 비로소 자유로운 사고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옳고 그름, 찬성과 반대, 혁명과 반동, 진보와 보수, 정치적 올바름과 그릇됨이라는 이분법적 틀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선택을 할 때는 독립적인 사고의 여지를 남겨두고, 천천히 선택을 해도 됩니다. 특히 어떤 이념이나 사조, 유행, 열광이 밀려들 때는 고독만이 그 사람을 자유로울 수 있게 합니다." - 가오싱 젠, <창작에 대하여> 중 '고독의 필요성'

 

 

 

Jul. 

목포에서 공수한 홍어에 애탕맛에 흠뻑 빠지다. 더위 가운데 우동제~청림제~대항~고사포~격포... 숲과 바다로 이어지는 내/외변산 드라이브로 바닷속 그리움을 잠시 떨친다.

 

100년을 사시고 영면하신 외할머니를 추억하며 외가 식구들과 조용한 장례를 치르다. 

 

"가난한 자는 적게 가진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이 원하는 사람이다. - 세네카", 윌리엄 파워스의 <속도에서 깊이로> 중에서

 

"사실 재앙이란 모두가 다 같이 겪는 것이지만 그것이 막상 우리의 머리 위에 떨어지면 여간해서는 믿기 어려운 것이 된다. ... 재앙이란 인간의 척도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재앙이 비현실적인 것이고 지나가는 악몽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재앙이 항상 지나가 버리는 것은 아니다. 악몽에서 악몽을 거듭하는 가운데 지나가 버리는 쪽은 사람들, 그것도 첫째로 휴머니스트들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믿고 있었지만 재앙이 존재하는 한 그 누구도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다. ... 불행의 순간에야 비로소 사람들은 진실에, 즉 침묵에 익숙해진다." - 알베르 카뮈, <페스트>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어떤 '부름'을 들을 때가 있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적 신호가 북소리처럼 울리면, 인생에 있어 전환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삶의 전환기에 서 있는 사람들은 설렘과 두려움을 모두 느낀다. 그렇기에 이들은 낯선 세계로의 여행을 통해 이제 그들이 곧 마주할 새로운 삶으로의 여행을 준비하는 것이다. 안전한 정착을 위한 리허설을 갖는 셈이다. 만일 당신이 인생의 어느 시기에 여행을 몹시 갈망하고 있다면, 이는 어쩌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삶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 문요한, <여행하는 인간>

 

 

 

Aug. 

더위 가운데에도 8.15 집회로 다시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 확산! 다시 시작한 재택.

이 집에서 14년을 지내며, 가전이나 가구를 크게 바꾸지 않고 살았다. 세월이 변하니 같이 시작했던 가전기기가 하나씩 고장으로 제 수명을 다하고, 형광등 안정기가 나가 새로 LED 등도 직접 교체해본다. 대대적인 수리나 이사가 필요한 기로에 섰다.

 

'프루스트는 "예술 덕분에 우리는 단 하나만의 세계, 즉 우리 세계만을 보는 대신, 그 세계가 스스로 증식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따라서 독창적인 예술가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는 우리 자신의 임의에게 맡겨진 만큼의 많은 세계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술이 지향하는 것은 다양한 세상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예술가를 품고 있다.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인정하지 않으면 인류는 평화를 맞을 수 없다.' - 이진숙, <시대를 훔친 미술>

 

"커피는 복잡하다. 콩의 종류에 따라, 볶는 시간에 따라, 볶는 방법에 따라, 콩을 분쇄하는 방법에 따라, 물의 종류에 따라, 물의 온도에 따라, 불의 세기에 따라, 날씨에 따라, 장소에 따라, 커피른 내리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그의 마음에 따라, 함께 마시는 사람에 따라, 함께 마시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그의 기분에 따라, 커피 맛은 달라진다. 그러니까, 커피 맛은 수만 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죽는 날까지 같은 맛의 커피는 결코 맛보지 못할 수도 있다." - 최갑수, <당신에게, 여행>

 

 

 

Sep. 

장마가 그치니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를 스쳐간다. 비바람 지나고 잠시 산책 다녀오니 수락산, 불암산 가운데 무지개가 걸렸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음식 재료를 사다가, 또는 택배로 시켜서 만들어 먹는 재미도 늘어난다.

 

"뉴스란 게 그런거잖아. 뭐가 진짜고 가짠지 가려내는거 그거 우리일 아니야. 보는 사람들 일이지. 그들이 진짜라고 믿으면 그게 진실인거야." -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

 

"청춘이라는 단어를 생물학적 나이의 어느 한 시기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열정과 무모함의 함량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 그 시기가 나의 청춘이었다." - 최갑수, <우리는 사랑 아니면 여행이겠지>

 

 

 

Oct. 

집에 있는 시간 술도 같이 는다. 반주로, 비가와서, 기분이 우울해서, 마음이 들떠서 이유란 이유는 끌어다가 술만 는다.

선운사 꽃무릇, 축령산 치유의 숲 산책으로 나무가 내주는 기운과 바람 가운데 몸과 마음을 씻어본다.

 

"나는 절제, 품질, 단순함과 같은 단어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성장이라면 다 좋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 자신의 삶을 단순하게 만들려는 미미한 시도들을 통해 나는 보다 단순하게 살아야, 혹은 그렇게 살기로 선택해야 정말 중요한 모든 면에서 빈곤하고 결핍된 삶이 아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 이본 쉬나드,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물건은 더 많아졌지만 우리를 행복하게하는 해주는 것들을 위한 시간은 줄었어요. 친구. 가족, 여가 시간 같은 것이죠. - story of stuff

 

 

 

Nov. 

김장배추 자라는 사이 캐다가 달달한 배추전에 막걸리! 다 자란 배추, 무 수확해서 절이고 씻고, 18가지 양념속과 정성을 더해 버무린 3일간의 김장여정 마무리!

 

가을 다가기 전 선운사 단풍, 문수사 애기단풍 구경!

 

"진화는 진보가 아니며 다양성의 증가일 뿐." - 스티븐 제이 굴드, <풀하우스>

 

"감정에는 저마다의 목적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선택할 수 있다.

선택에는 나를 자유롭게 하는 힘이 있다. 당신이 감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실수에 관대한 사람이 될 때 더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자신과 타인 그리고 이 세상을 더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 게리 D. 맥케이, 돈 딩크마이어, <아들러의 감정수업>

 

 

 

Dec. 

겨울에 들어서며 1000명대 확진자가 속출하는 코로나19 대유행기가 다시 시작이다. 다시 길어지는 재택 가운데, 정치권의 싸움은 여전한 가운데 무소불위 검찰의 폭주를 통제하지 못하는 검찰총장 징계 정지 법원결정과 뒷맛이 개운치 않은 정경심 교수의 1심판결! 코로나19 만큼 우울한 사회, 정치 상황이다.

2020년 마지막 주간 공수처의 발족과 코로나19 치료제 소식으로 2021년의 희망을 기대해 본다.

 

"인간만이 자신이 속한 세계의 본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놀라운 위력을 획득했다. 자연은 자연계에 다양성을 선사했지만 인간은 이를 단순화하는 데 열성을 보이고 있다. 특정 영역 내의 생물에 대해 자연이 행사하는 내재적 견제와 균형 체계를 흐트러뜨리려 애쓰는 것이다.

인간은 생물체 중에서 유독 혼자만 암 유발물질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낸다. 불행히도 이것은 지난 몇 세기 동안 우리 환경의 일부가 되었다.

자연은 결코 인간이 만든 틀에 순응하지 않는다. 자연의 균형이란 유동적이고 계속 변화하며 조절과 조정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인간 역시 자연이 이루는 균형의 일부분이다. 가끔씩 인간이 이런 상태를 자의적으로 바꾸곤 한다. 그 결과 인간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문제가 일어난다.

살충제의 수와 다양성, 그 파괴성이 매년 실질적으로 증가하면서 환경 저항은 점점 더 감소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질병을 옮기고 농작물을 해치는 곤충의 개체수는 유래 없을 만큼 심각하게 증가했다.

우리의 목적은 폭력적인 힘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주의 깊게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올바른 방향을 향하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면 야만적인 힘을 사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함이다. 과학적 자만심이 자리를 잡을 여지는 어디에도 없다.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한다면 자연은 자신의 방식에따라 견제와 균형이라는 복잡하고 훌륭한 시스템을 가동시켜 삼림을 해충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다." - 레이첼 칼슨, <침묵의 봄>

 

많은 어제와

많은 내일이 있다.

그러나

많은 오늘은

없다.

- 마리오 베네데티 <오늘> (류시화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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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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