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모델링을 하고 이사한지 1년 8개월 사이, 욕실 줄눈 보수를 여러 번 했는데 몇 주 전부터 공용 욕실의 욕조 바로 위 타일 두 개가 부풀어 올라 들뜬 것을 발견했다.

상태를 보니 떨어진 타일 줄눈 사이로 물이 침투해 보통 사용하는 타일본드가 물에 녹아내려 발생한 것으로 타일을 뜯어내고 다시 시공을 해야 할 상황으로 보였다.

당연히 전문가를 불러 작업을 해야 겠으나  300x600 타일 사이즈가 작지 않지만 어떤 상태인지 알고 전문가를 부르더라도 불러야겠다는 생각에 몇 가지 도구와 재료를 사서 5월 마지막주 연휴를 타일과 씨름을 했다.

두 개 타일이 접합되는 모서리 일부가 들떠 있고, 타일을 누르면 안으로 밀려들어가며 줄눈 틈새로 물이 베어 나오는데 아직 멀쩡한 줄눈 부분이 많아 줄눈을 파내고 타일을 떼어내야 하는 상황, 다이소에서 사온 줄눈 제거 칼로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어떤 전문가의 유튜브 영상에서 보니 커터칼로 줄눈을 조금씩 걷어내는 것을 보고 영혼과 시간을 갈아 300x600 타일 두 개의 줄눈 제거.

문제가 심각해 보이는 2개 타일 중 위에 있는 타일은 줄눈 제거 후 약간 힘을 주니 타일이 분리 되었는데, 그 뒤는 녹아내린 타일접착제(세라픽스) 범벅이다. 
기존 타일에 덧방을 하며 타일접착제로만 고정을 시켜놓으니 침투한 물에 거의 대부분의 타일접착제가 녹아 있었다.

두 번째 타일은 욕조와 접해 있으며, 일부 금이 가 있는 상태에서 떼어내는 게 쉽지 않았는데 결국은 2조각으로 분리되고 말았다.

어렵사리 분리한 타일 뒤는 녹아내린 타일접착제가 우유처럼 흘러나오며 전혀 고정이 안된 상태다.

옆에 타일들도 일부 녹아내린 흔적이 있지만 완전히 분리된 것 같지는 않아 일단 2개만 떼어내고 나머지는 가습기를 틀어 물기를 말려 다음 작업에 착수하기로 하고 첫 째날을 마무리 한다.


다음날 어느 정도 건조가 된 이후 제거한 타일 붙이기.
두 개 중 하나는 멀쩡하고, 한 개는 2조각으로 분리가 되었지만 줄눈제와 실리콘 등으로 해결이 가능할 것 같아 기존 타일을 재활용해 보수를 한다.

그런데, 주문한 타일 접착제만으로는 빈 공간을 채워 넣고 고정해서 높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백시멘트와 우레탄실리콘으로 부분공간을 채우고 아덱스 쉘터글루로 접착시켰다.

마지막 줄눈 보수는 기존에 사용된 백시멘트가 아닌 아덱스FG4 탄성 줄눈을 꼼꼼히 채워주고 다시 건조, 혹시 몰라 물이 많이 접촉되는 부분은 아덱스 하이진 바이오실리콘으로 마무리.

뜯어보고 안되겠으면 전문가를 불러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욕실 타일 들뜸 보수는 3일 연휴와 맞바꿔서 일단 해결!


리모델링 후 인테리어 마감의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 욕실 보수를 하며 사용된 재료와 접착 방식 등을 보고 실망이 더한다.

욕실 타일 줄눈의 경우 틈이 생기면 즉시 즉시 보수를 해야겠지만, 혹시라도 물이 침투했을 때 문제를 줄이기 위해 물에 강한 접착제를 사용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물이 침투했으면 이상이 감지되고 조치를 해야 다른 누수 등으로의 확산을 막을 수 있기에 지금의 시공 방법이 더 낫다고 할 전문가도 있겠지 싶다.

결론은 이런 저런 장단점을 알아야 전문가를 불러 시키더라도 상황에 맞게 잘 선택하고 좀 더 하자 없는 시공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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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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