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20년, 35일이라는 장기 휴가를 어떻게 써야 할까? 즐거운 고민의 시작이다.
당연히 삶의 쉼표는 여행이지! 이탈리아 피렌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아니면 그 둘 다. 페루의 잉카 트레일을 갈까? 그 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들이 머릿속을 스치며 생각속에서 여러 곳을 여행했다. 시간의 여유는 있지만 유럽과 남미는 남겨두고 가까운 곳 중 호도협 트레킹을 위한 쿤밍-리장과 2010년 개봉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 중 Love의 배경 장소인 발리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두 곳 중 하나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항공사 마일리지 편도 신공을 이용해 발리-쿤밍-리장 일정으로 항공편 예약을 마치고 호도협 트레킹을 알아 보다가 준비없이 갈 수 있는 여행은 아닌 것 같다는 후회와 함께 변경 수수료를 물어가며 발리에서 한 달간의 쉼표를 갖기로 한다.
발리 직항의 편한여정 대신 방콕을 거쳐가는 저가 항공을 선택 했기에, 7시간 동안 돈무항 공항 환승에서는 두 군데의 라운지 투어를 하며 활주로 위로 솟는 일출도 보고 삶의 여유를 장착하고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다잡으며 발리로 향한다.
[발리에서 만난 사람들]
발리 공항에 도착해 처음 만난 네이만, 픽업 기사로 만나 집까지 방문해 차를 대접해준 본업이 뮤지션이고 드라이버가 부업인 뿌뚜, 사누루 발리 전통가옥의 친절한 에어비앤비 호스트 이리야와 드위 부부, 아메드 숙소의 인심좋은 와얀 사장님과 그 식구들, 페무테란 작지만 잘 가꾸어진 정원이 아름다운 숙소의 카덱 부부와 귀여운 아들 또 다른 뿌두, 나만 보면 김정은과 북한 이야기를 물어보신 우붓 숙소의 사장님, 인상좋은 렘봉안 숙소의 사장님..... 발리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미소와 함께 친절하고 여유가 있으며 순수했다.
[발리의 자연과 여유, 그리고 다이빙]
발리에서 3~4월은 아직 비수기라 도착하고 4일만 에어비앤비 예약을 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직접 둘러보고 숙소를 정하거나 연장을 하기로 했다. 발리의 주요 다이빙 포인트가 있는 아메드, 뚤람벤, 멘장안, 렘봉안을 간다는 것과 중간 우붓에서 휴식을 취하겠다는 정도만 정해진 여행의 시작. 우붓의 논과 풍경, 반딧불이, 논길 아침 산책의 여유로움에 마음을 뺏겨 렘봉안 갔다가 일정을 줄이고 다시 우붓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매일 일출과 일몰, 산책 그리고 다이빙, 먹고 쉬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며 내 삶에도 여유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사누르 비치의 일출, 꾸따 비치에서의 석양, 떠오르는 햇빛에 반사되 꼬깔쓴 모양의 아궁산, 중간중간 화산연기 분화로 깜짝 놀라기도 하고, 페무테란의 Biorock의 산호 스노클링, 멘장안 잔잔한 바닷속 산호에 엎드린 스톤피쉬와 수중 동굴 속 화이트팁 상어, 잘랑잘랑 우붓의 논길 산책 후 시원한 빈땅 한병, 우붓로스트리의 낀타마니 커피, 누사페디나의 만타까지.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발리 여행의 마무리, 그리고 삶의 전환점]
매일 반복되는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이 모두 다르고 아름답다는 것을 일깨웠고, 파란하늘과 그 사이 하얗게 피어오른 뭉게구름, 초록 숲과 논, 밤에 반짝이는 별과 반딧불이 등의 자연을 벗삼아 여유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친근함과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소비하고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버리는 쓰레기로 균형과 아름다움을 깨뜨린 모습이 여기저기 나타나지만 생태 친화적인 활동을 통해 지키려는 노력도 열심히 하고 있다.
발리의 자연과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경험하고 느낀 삶의 방향과 철학, 그리고 삶을 대하는 자세와 방법을 생각해 본다. "작은 것이 아름답고 단순한 것이 최선이다, 유연하고 여유롭게 삶을 즐기자. Small is beautiful, simple is best! Flexible, easygoing & enjoy life!"
한달간 여행중 아메드/뚤람벤, 멘장안, 렘봉안의 다이빙과 우붓에서의 여유로운 산책 이야기는 하나씩 풀어보기로 하자.
1. 볼거리 : 사누르 비치의 일출, 꾸따 비치의 낙조, 아메드에서 바라보는 아궁산, Bali Twin Lake Trekking Point, 푸라 울룬 다누 브라탄, Aling-Aling Waterfall, 바투르산 일출, Taman Soekasada Ujung, 렘푸양 사원원, Taman Ayun Temple, Tanah Lot에서 일몰....
2. 즐길거리 : 다이빙, 킨따마니 트레킹, 서핑, 쿠킹 클래스, 요가, 우붓 논길 산책, 마사지(공항 가기전 Rehat Massage and Reflexology)
3. 먹거리 :
- 사누르/꾸따 : Batu Jimbar Café (주말에 유기농 장터 구경과 장터에서 파는 음식도 맛있어요), Warung Saro (꼬치구이가 맛있어요), Warung Super (발리스타일 해산물 요리, 관광객은 찾기 힘들어요), Simply Brew Coffee Roasters (인생커피), Nostimo Greek Grill Bali (그리스 음식점)
- 우붓/아메드/페무테란/렘봉안섬의 먹거리는 다른 글에서 만나요.
4. 기타 Tip
- 사누르/꾸따/르기얀 등 덴파사르 인근에서는 이동은 우버, 그랩, 고젝 등 차량공유 앱을 이용하는 게 편하고 혼자고 가까운 거리는 고젝으로 오토바이 불러 타 보시길 권합니다. 꾸따/르기안은 막히는 시간에는 정말 피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 공항에서 픽/드랍이나 아메드/뚤람벤, 페무테란, 우붓 등의 장거리 이동은 Klook의 픽드랍서비스나 기사포함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다. Klook은 픽드랍 뿐 아니라 Day tour 여행상품 예약, 현지 유심카드 구입까지 가능해서 편리하다. 우리는 처음 공항에서 사누르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까지는 Klook 픽업 서비스를 이용했고, 그 때 만난 Putu라는 기사의 명함을 받아, 사누르-아메드 렌터카 이용하면서 타만우중과 렘푸양 사원을 들러 구경을 했다. 아메드-페무테란과 페무테란-우붓으로 이동은 숙소 사장님들에게 부탁해 렌터카를 수배했고, 마찬가지로 가는 경로에 있는 명소 2~3군데를 들러 가는 것으로 딜을 했다. 마지막날은 Putu에게 연락해 숙소 체크아웃 후 우붓에서 기념품을 사기 위해 마트 들르기, 타만아윤과 따나롯 일몰, 그리고 저녁식당, 마사지샵을 들러 공항까지 데려다 주는 10시간 렌터카 서비스를 이용하니 비용도 절약되고 구경도 하고, 편하기까지... 일일 렌터카는 그랩에서도 예약이 가능하다.
-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고젝(Go-jek)이라는 어플을 이용하면 차량/오토바이 이동 뿐 아니라 숙소로 마사지를 부를 수도 있고, 근처 맛집의 음식을 숙소로 배달해 먹을수도 있어요.
- 우붓에서 일주일정도 숙소를 정하는 경우, 리조트나 호텔이 아닌 25~50불 내외의 조용한 곳으로 우붓 중심 북서쪽의 Campuhan ridge walking 코스와 Sari orgarnic walking 코스 근처에 있는 숙소를 추천합니다. Rice field 중간에 있어 조용하고, 아침/저녁으로 산책하기도 좋고, 밤에는 반딧불이, 아침에는 일출, 저녁에는 일몰을 볼 수 있는 숙소들을 찾으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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