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개념과 사실을 알기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전문가다.
[본문발췌]
"과학이란 실험을 통하여 모든 지식을 검증하는 행위이다." 과학적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방법은 실험뿐이다. 그렇다면 지식의 원천은 무엇인가? 우리 앞에서 검증되기를 기다리는 이 모든 법칙들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실험 행위 자체는 법칙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험이 진행되는 와중에 모종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을 폭넓게 일반화시키려면 상상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실험 중에 얻어진 희미한 실마리로부터 경이롭고 단순한(때로는 신기하기까지 한) 패턴들을 추정해내는 데에는 우리의 상상력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우리가 올바른 추측을 내렸는지를 검증하는 또 다른 실험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흥미 있는 사실 하나를 강조하고 싶다. '근사적으로' 맞는 법칙들은 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완전히 틀린 법칙이라는 사실이다. 질량의 변화가 아무리 작다 해도 그것이 완전 불변량이 아닌 한, 우리의 자연관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이것은 법칙들 뒤에 숨어 있는 자연 철학의 특징이기도 하다. 지극히 미미한 효과 때문에 자연에 대한 개념을 송두리째 바꿔야 했던 경험을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겪어왔다.
우리의 목표는 자연의 특성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구성요소들로부터 자연이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게 되었는지를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 이론 물리학이 추구하고 있는 기본적인 방향이다. 이론 물리학은 실험을 통해 새로운 법칙을 발견하고, 이렇게 얻어진 수많은 법칙들을 하나로 묶어왔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과 함께 새로운 법칙들도 끊임없이 발견되어 왔다. 지금까지 상당히 많은 법칙들이 한데 묶여지긴 했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정리되지 않은 끈들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다.
양자역학은 매우 흥미로운 과학 철학젹 개념을 낳기도 했다. 아무리 이상적인 상황에서도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정확하게' 에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실험실에서 원자들이 상태를 조절하여 빛을 방출하도록 만들었다고 하자(이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원자로부터 방출된 빛을 감지하는 장치를 그 근처에 대기시켰다고 하자. 이제 잠시 후면 감지기는 빛이 도달했음을 알리는 신호음을 내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어떤' 원자가 '언제' 빛을 방출할 것인지를 알아내는 방법은 없다. 여러분은 이 한계가 원자 내부에 대한 '정보 부족'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빛의 방출과 관련된 원자의 성질에 관한 한, 우리가 모르는 더 이상의 정보는 없다. 그런데도 결과는 이렇게 실망스럽기만 하다. 이와 같이 자연은 '앞으로의 일을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물리학이 처한 상황은 정말 끔찍하다.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정리해보면 대충 다음과 같다. 핵의 바깥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은 모두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핵의 내부에는 양자역학이 적용된다. 양자역학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지금 물리학의 무대는 시공간(space-time)이다. 아마 중력도 이 안에 포함될 것이다. 우리는 우주 탄생의 비밀을 알 수 없고, 우리가 갖고 있는 시공간의 개념을 극미의 영역에서 검증해본 적도 없다. 어떤 특정 규모 이상에서만 우리의 아이디어가 통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지금 벌이고 있는 게임의 규칙은 양자역학적 원리이며, 이 원리는 기존의 입자들뿐만 아니라 새로 발견되는 입자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핵력의 정체를 추적하던 중에 새로운 입자들이 발견되긴 했지만, 그 종류가 너무 많아서 미로에 빠지고 말았다. 우리는 지금 원자 규모 이하의 미시세계를 탐구하고 있으나, 우리의 현재 위치가 어디쯤이며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이다.
사람들은 흔히 '과학적이 아닌' 것에 대하여 불신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과학이 아니면서도 우리에게 좋은 것은 얼마든지 있다. 사랑이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무언가가 과학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단지 과학이 아닌 '다른 무엇' 일 뿐이다.
https://www.feynmanlectures.caltech.edu/
The Feynman Lectures on Physics
Caltech's Division of Physics, Mathematics and Astronomy and The Feynman Lectures Website are pleased to present this online edition of Feynman • Leighton • Sands Now, anyone with internet access and a web browser can enjoy reading a high
www.feynmanlectures.caltech.edu

'4.읽고쓰기(reading &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이에 관한 생각 - 프란스 드 발 (6) | 2025.06.21 |
---|---|
바람이 분다, 가라 - 한강 (0) | 2025.06.13 |
흰 - 한강 (1) | 2025.05.31 |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 - 하워드 막스 (4) | 2025.05.24 |
침팬지 폴리틱스: 권력 투쟁의 동물적 기원 - 프란스 드 발 (4) | 2025.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