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에 보면 "역사는 끝없이 반복되는 하나의 톱니바퀴이며, 그 축이 서서히, 고칠 수 없을 정도로 마모되지 않는다면 영원히 계속해서 회전하는 하나의 바퀴"라고 역사의 지속성과 반복성, 그리고 순환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한다.
역사는 또한 역사가 과거-현재-미래가 상호작용하고 있다.
"역사가들은 정확하고 그 무엇에도 쏠리지 않고 흔들리지 말아야 하는 만큼, 그 어떤 증오나 두려움 때문에 진실의 길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는 진실의 어머니이며 시간의 그림자이자 행위의 축적이다. 그리고 과거의 증인, 현재의 본보기이자 반영, 미래에 대한 예고인 것이다." -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중에서
[본문 발췌]
역사 서술은 사실을 기록하는 작업이자 사회 변화의 원인과 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활동이며 어떤 대상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 행위이기도 하다. 성실한 역사가는 사실을 수집해 검증하고 평가하며 중요한 역사의 사실을 정확하게 기록한다. 뛰어난 역사가는 사실들 사이의 관계를 탐색해 역사적 사건의 인과관계를 밝혀내며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동력과 역사 변화의 패턴 또는 역사법칙을 찾아낸다. 위대한 역사가는 의미 있는 역사적 사실로 엮은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독자의 내면에 인간과 사회와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과 감정의 물결을 일으킨다. 역사는 사실을 기록하는 데서 출발해 과학을 껴안으며 예술로 완성된다.
교류가 전혀 없었던 두 문명에서 비슷한 때 본격적인 역사서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과거를 기억함으로써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려는 욕망이 우리 인류의 본성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흔히들 과거를 평가하고 미래에 대비하도록 사람들을 일깨우는 것이 역사 서설의 과업이라고 하지만 이 책은 그처럼 고매한 과업을 추구하지 않는다. 이 책은 단지 과거를 '있었던 그대로(wie es eigentlich gewesen)' 보이려 할 뿐이다. - <1494년붕터 1514년까지 라틴족과 게르만족의 역사> 서문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의 기록이다. 비아를 정복하여 아를 드러내면 투쟁의 승리자가 되어 미래 역사의 생명을 잇고, 아를 없애어 비아에 바치는 자는 투쟁의 패망자가 되어 과거 역사의 묵은 흔적만 남긴다. 이는 고금의 역사에 불변하는 원칙이다. - <조선상고사> 13~14쪽
역사가의 선택을 받은 사실을 '역사적 사실'이라고 하자. 수많은 과거의 사실 가운데 어느 것을 사실로 인정할지, 그 사실에 얼마나 중요한 지위를 부여할지는 역사가의 주관적 평가와 해석에 달려 있다. 역사적 사실은 순수하게 그 자체로 존재하면서 발언하는 게 아니라 평가와 해석이라는 주관적 요소의 세례를 받은 다음에야 비로소 존재를 인정받고 무언가 할 수 있다.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이다.
역사의 진로를 만든 것은 세 혁명이었다. 약 7만 년 전 일어난 인지혁명은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약 1만 2,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은 역사의 진척을 가속했다. 과학혁명은 겨우 500년 전에 시작되었지만 역사의 종말을 부르거나 무언가 완전히 다른 것을 새로 시작하게 할지도 모른다. 이 세 혁명은 인간과 이웃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그것이 이 책의 주제다. - <사피엔스> 18~19쪽
뇌 배선이 달라지는 생물학적 돌연변이 덕분에 사피엔스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한다고 믿으며 협동하는 능력을 얻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우리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란 무엇인가? 첫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 '신'이다.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꽃이라고 하는 '법인', 우리가 소중이 여기는 '인권'과 '국민주권' 개념도 그렇다. 사피엔스는 이런 것을 믿으면서 거대한 공동 행동을 조직했고, 그런 능력 덕분에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한 다른 인간 종을 모두 밀어내고 지구 생태계의 패권을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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