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벽두부터 코로나19가 전세계를 엄습하여 누군가는 질병과 싸우고, 누군가는 그들의 치료를 돕고 더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 대중 또한 감염병의 공포와 싸우고 있는 와중에 저 멀리 떨어져서 코로나19 전쟁에 참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헐뜯고 비방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이 재난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어떠한 노력이나 대안도 내놓지 않는다. 오로지 요사스런 말과 기사로 대중을 홀리고 감염병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이들의 힘을 빼면서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채우려는 데 열중하고 있다.
얼마전에 읽었던 조지 오웰이 <카탈로니아 찬가>에서 스페인 내전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썼던 글 중 "모든 전쟁이 똑같다. 병사들은 전투를 하고, 기자들은 소리를 지르고, 진정한 애국자라는 사람은 잠깐의 선전 여행을 제외하면 전선 참호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는 코로나19와 싸우는 사람들과 그들의 뒤에서 비방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설명해주고 있다.
"전쟁의 가장 끔찍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모든 전쟁 선전물, 모든 악다구니와 거짓말과 증오가 언제나 싸우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는 점이다. 내가 전선에서 알게 된 통일사회당 의용군 병사들이나, 이따금씩 만나는 국제 여단의 공산주의자들은 나를 결코 트로츠키주의자나 배반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런 일은 후방의 기자들이 담당했다. 우리에게 반대하는 팸플릿을 쓰고 신문에서 우리를 헐뜯는 사람들은 모두 안전한 집에, 혹은 기껏해야 발렌시아의 신문사 사무실에 있었다. 총알과 진창으로부터 수백 킬로미터는 떨어진 곳이었다. 당 사이의 불화에서 비롯된 비방은 물론이고 모든 일반적인 전쟁 선전 활동, 즉 탁자를 치며 열변을 토하거나, 과장된 영웅담을 늘어놓거나, 적을 헐뜯는 일들 역시 보통 모두 싸우지 않는 사람들, 많은 경우 싸우느니 차라리 백 킬로미터 가량 먼저 달아나겠다고 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 전쟁에서 우울한 결과 가운데 하나는 좌익 언론도 우익 언론만큼이나 똑같이 거짓되고 부정직하다는 것을 내게 가르쳐주었다는 점이다." -- 조지 오웰, <카탈로니아 찬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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