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은 단순한 기능적 공간뿐 아니라, 문화와 철학이 반영된 시간적/공간적 예술작품이다.

 

 

[본문발췌]

 

 

창조란 역경 속에서 비로소 표출되는 것 - 루이스 칸

사람은 일 혹은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거나 라이벌에게 열등감을 느낄 때, 생각지도 못한 벽에 부딪치거나 절망을 느낄 때, 일이 안 풀리는 것을 원망하며 심한 좌절감에 휩싸인다. 그럴 때 놀라운 힘을 바루히해 그 벽을 뛰어넘고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는 계기다 되는 것이 바로 꿈과 행동이다. 건축은 '꿈'이 없으면 창조적일 수 없고, '행동'이 동반되지 않으면 형태가 실현되지 않는 일이다. 역경에 부딪혔을 때야말로 꿈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을 어떻게 지내는가가 중요하다. 

 

 

문학은 사람을 말하고 건축은 인간을 가리킨다. -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건축은 인간을 가리킨다'는 것은 말 그대로 건축은 설계자의 인간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삶의 방시기나 지성,  취미나 취향까지 말해준다는 의미다. 특히 주택은 더 그렇다.

 

 

건축의 완성도는 설계자의 에너지(열정) 양에 비례한다. - 미야와키 마유미

건축은 미학도 필요하지만 기능성과 합리성, 그리고 경제성이나 안전성까지 갖춰야 하는 복잡한 구조물이다. 이런 다양한 조건을 만족시키려면 열정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기획안을 검토하고 세부 사항을 조정하면서 기존의 개념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구조나 디자인을 반복하며 조정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훌륭한 건축물을 만들 수 없다.

 

 

치수에 의존하지 말고 나무, 그 자체의 성질을 이용하라. - 니시오카 쓰네카즈

자연 속에서 자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는 다른 개성이 배어 있다. 따라서 강한 나무는 강하고 약한 나무는 약한 대로 그 나무의 성질을 충분히 숙지하고 사용해야 한다. 치수나 규격에 맞추면 된다는 식의 이용 방법은 나무에도 집에도 매우 불행한 일이다. 이 같은 개념은 교육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사람도 자연 속에서 자라나 한 사람 한 사람 개성이 다르다. 그것을 잘 살펴보고 키워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같은 대답을 얻으려면 로봇을 키우면 된다. 사람은 결코 공장에서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그런데 근대화라는 것은 공장 생산을 좋아하고 나무나 인간, 그 외의 온갖 것들도 획일화하고 규격화하는 것을 사명이라 생각한다. 교육은 공장에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건축가는 동시에 위대한 공상가이기도 하다. 자신의 시간, 자신의 시대, 자신의 연령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자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자본주의가 고도화되면 문명은 유아화幼兒化된다. - 폴 비릴리오

편리함을 추구하는 가전제품이나 탈것 등이 점점 장난감에 가까워지고, 번거로운 절차나 까다로운 학습을 거치지 않고도 손쉽게 누구나 기대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놀라운 세상이 되었다. 1990년대 후반 이래 온 세상에 가득 찬 '가벼움'은 대체 무엇인가. 자본주의가 이상 발달한 것은 모두가 풍요로워지길 원하기 때문이 아니라, 편리함만을 좇아 귀찮은 일은 하지 않으려 하는 마음을 키우고는, '귀찮은 일 대행업'을 만들어 그것을 크게 성장시켰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위대한 자연을 배우는 데서부터 생겨난다. 인간이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도 사실 모두 다 그 위대한 자연 속에 있다. - 안토니오 가우디

"오리지낼리티란 오리진, 즉 원점으로 돌아가 선다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던 가우디에게 창작의 원점은 자연 속에 있는 것이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다. 따라서 그는 인간이 만드는 모든 것은 자연 속에 잠재된 질서나 시스템을 배우고 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설파한다. 이것은 단순히 변한 것들과, 신선하고 독창적인 오리지낼리티가 자주 혼동되는 것에 대한 경종이기도 하다.

 

 

직선은 인간의 것이고 곡선은 신의 것이다. - 안토니오 가우디

직선적으로 사물을 보고 생각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인류가 창출한 과학이 중시되고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일지도 모르겠다. 유카와 히데키도 "자연은 곡선을 만들고 인간은 직선을 만든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건축도 마찬가지다. 보다 빠르게, 보다 단시간에, 보다 편리하게, 보다 경제적으로, 이런 식으로 어느새 직선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시대다. 하지만 가우디는 신이 인간을 만들어주셨으니 곡선으로 묘사되는 세상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Less is More - 미스 반데어로어

"적은 것이 오히려 많은 것이다"로 번역되는 말이다. 유리, 콘크리트, 철 등의 단순하고 한정된 재료를 사용해서 다양하고 풍부한 건축 공간을 만드는, 일련의 건축 과정을 극히 짧게 표현한 함축적이고 뜻깊은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고가高價인 것을 가능한 한 많이 손에 넣는 것이 부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소비가 경제의 윤택함과 풍부함을 표현하는 건축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참 난감한 세상이다.

 

 

누구나 비범한 재능을 갖고 태어난다. 하지만 살아가는 과정에서 그 재능을 없애버린다. - 리처드 벅민스터 풀러

인간만 그런 게 아니다. 돌고래도 개도 원숭이도 파리도, 모든 생물은 천부적인 재능을 지니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하지만 살아가는 과정에서 하늘이 주신 재능을 상실하는 것은 인간뿐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특유의 '교육'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하늘이 주신 재능을 버리고 다른 생물로 변신하며, 그 때문에 받은 다양한 스트레스를 지구에 마구 발산하며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다.

 

 

진실은 사실보다 중요하다. -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사실은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 혹은 이미 조작된 것으로 과거의 것이지만, 진실은 사람 수만큼 존재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진실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닏. 찰스 다윈도 "용기가 없으면 진실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에는 반대로 풍요로운 네트워크 사회를 만들려면 진실보다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들 떠들어댄다. 그리고 축적된 많은 '사실'이 정보가 되어 세상을 떠돌아다니고 있다. 

 

 

일본의 공간은 토폴로지topology적이다. - 이토 데이지

이 말은 언젠가 내가 일본 공간의 특징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했을 때 이토 데이지 선생님이 한 대답이다. 섣불리 해석해보면 '서양적인 의미의 공간은 기능과 형태가 합치하고 공간의 모양 자체가 그 공간의 역할을 상징한다. 하지만 일본적 공간은 다다미 두 장으로도 우주를 표현하듯, 물리적인 공간의 크기로 공간의 역할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장식이나 소재에 따라 공간의 역할이 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객실이 장례식이나 축하 파티 공간으로 변하기도 한다. 결국 공간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부 공간에 칸막이를 치거나 무엇인가를 세우거나 사물의 위치 관계를 재정립함으로써, 완전히 다른 공간의 역할을 만드는 방식이다. 결국 서양에서 옛날부터 지금까지 내려온 유클리드 기하학에, 관계성이 동질하다는 '같음'으로 보이는 폴로지 / 위상 기하학에 일본의 공간을 대입한다면, 그 질이 소프트하게 창출되는 관계성에 크게 의존하며 존재한다'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말이다. 

 

 

기분 좋은 여행에 대한 추억을 꿈속에서 다시 떠올리는 건 아름다운 일 - 카밀로 지테

지테가 한 말처럼 아름다운 마을을 만나면 그 풍경에 감동하고 또다시 그 토지에서 자란 문화와 만날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그것을 다시 꿈속에서 맛볼 수 있다면 더 행복해진다. 여행은 자신에게 내재된 좁은 생각에서 빠져나와, 이질적인 문화나 전통을 만나고, 그럼으로써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배우고 견식을 넓힐 수 있는 지적인 행위이다. 지테는 또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오래된 마을과 만나 그 아름다움에 감명을 받고, 도시나 마을 환경이 좋고 나쁘냐에 따라 인간의 마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는 것은 또 얼마나 멋진 일이냐고. 분명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합리적이고 기능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획일적이고, 상업주의로 더러워진 도시 풍경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과 만나기 힘든 것은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죽기 전에 한번이라도 꿈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마을에서 살아보고 싶다. 

 

 

자연에서 배워라 - 안토니오 가우디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은 이미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에 다 쓰여 있다"(가우디)나 "아름다움은 장식이 아니라 자연의 질서에 의해서만 깃드는 것"(코르뷔지에) 등 자연에서 배우는 것을 강조하는 말은 수없이 많다. 자연은 우리 선조들이 긴 시간 동안 함께해온 것이기 때문에, 그 다양한 현상은 우리 몸에 생명의 기억으로 깃들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빛이 인간의 심리에 주는 영향을 보면,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첫 번째는 '밝음(조도와 밝기 감지표)'으로 밝고 어두움은 누구나 알기 쉬운 감각이다. 두 번째는 '색온도(빛의 느낌)'인데 형광등의 밝은 색이라든가 자연 전구의 노란 빛이라든가 하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는 '빛의 위치'이다. 이 세 가지 요소는 하루 동안 태양 빛의 변화를 통해, 사람이 긴 세월 동안 진화하면서 영향을 받아온 것이다. 현대인은 다양한 공간과 풍부한 인공조명으로 낮이나 밤의 자연 변화와 무관한 생활을 하는 일이 많지만, 위의 말은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주는 말이다. 

 

 

밝은 가족을 만들려면 어두운 조명을 - 미야와키 마유미

언뜻 보면 모순된 것 같은 이 말을 살펴보면, '밝은'이란 단어는 가족 간 인간관계를 의미하고, 뒤에 나오는 '어두운'이란 단어는 조명의 밝기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야와키 씨는 건축 주변에 있는 다양한 요소를 배려하는 것으로 유명한 분이라 조명에 대해 남긴 말도 상당히 많은데, 그중에는 '형광등 금지령', '형광등은 그냥 식사, 자연등은 진수성찬', '가족에게는 어두움도 필요' 등 세상의 상식과는 반대되는 말도 많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조도 측면에서 밝기만을 추구하는 현대 건축에 경종을 울리는 말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사무실도 가정도 똑같이 천장에 붙어 있는 형광등에 의지하는데, 형광등에서 나오는 하얗고 강한 빛은 어느 곳을 가도 모두 똑같은 조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긴장감을 풀어주지 못한다. 사람은 긴장감이 지속되면 정신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고, 결국은 인간관계에 트러블을 일으켜 갖고 관계가 악화된다. 반대로, 밝지는 않지만 붉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화롯불 주위에 모두 둘러앉아 식사를 하거나 대화하며 웃거나 하는 가정에는 밝은 인간관계가 창출된다고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러니 꼭 어두운 가정에는 어두운 조명을 달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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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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