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나 공간의 변화를 통해 마음의 복잡함과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다른 삶을 간접 경험도 한다.

 

누군가는 내면의 성찰과 명상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기도 하고, 여행에서 돌아와 집 담장안에 핀 꽃, 반겨주는 강아지, 고양이, 새장의 새들에게 더 위안을 받기도 한다.

 

 

尋春(심춘) -작자 미상-

 

盡日尋春不見春(진일심춘불견춘) 종일토록 봄을 찾아 헤맸건만 봄은 보지 못하고

芒鞋遍踏壟頭雲(망혜편답롱두운) 짚신이 다 헤지도록 언덕 위 구름만 따라 다녔네

歸來笑撚梅花臭(귀래소연매화취) 지쳐서 돌아와 뜰 안에서 웃고 있는 매화향기 맡으니

春在枝頭已十分(춘재지두이십분) 봄은 여기 매화가지 위에 이미 무르익어 있는 것을

 

 

[본문발췌]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을 찾아 또다시 떠나고 싶어지면 나는 다른 어디도 아닌 뒷마당을 돌아볼 거에요. 그곳에 없다면 애초에 잃어버린 적도 없을 테니까요. - <오즈의 마법사>의 도러시

 

 

'아무데도 가지 않기'의 개념은 두말할 필요 없이 단순하다. 내면이 들여다보일 때까지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니 말이다. 가령 당신이 차에 흠집이 났을 때, 굳이 그 부분을 새로 칠할 방법을 찾아다니지 말라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우리의 문제는 (게다가 그 해결책, 즉 마음의 평화는) 내면에 있다. 자신의 바깥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이슬람의 우화에 나오는 우스꽝스러운 인물과 똑 닮았다. 우화 속 남자는 자신의 집에서 열쇠를 잃어버렸는데 거리가 더 환하다며 거리로 나가 열쇠를 찾으러 다닌다. 2000년도 더 전에 에픽테토스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말했다시피, 우리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경험이 아니라 그 경험에 반응하는 태도다. 허리케인이 들이닥쳐 모든 것이 산산조각이 났을 때, 어떤 사람은 비로소 과거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할 기회로 보는 것이다. 반면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 사이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어나 한 사람에게만 일생의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햄릿>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에 항상 좋거나 항상 나쁘기만 한 것은 없다네. 다 생각하기 나름이지." (햄릿의 2막2장에서, 햄릿이 로젠크란츠에게 하는 말)

 

 

삶의 상당 부분은 우리 머릿속에서 벌어진다. 기억이나 상상, 추측이나 해석 같은 것들로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바꾸기만 해도 내 삶을 훌륭하게 바꿀 수 있을 것만 같다.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최고의 무기는 마음을 바꿔 다른 관점을 볼 줄 아는 능력이다. - 윌리엄 제임스

 

 

실리콘밸리에는 매주 '온라인 안식일'을 지키는 사람들이 많다. 안식일을 맞아 균형감각과 방향감각을 되찾으려고 금요일 밤에 거의 모든 전자기기를 껏다가 월요일에 다시 온라인 상태로 돌아간다.

 

 

어떤 사람들은 경제적 여력이 있다면 시골에 집을 얻거나 세컨드 하우스를 얻으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늘 세컨드 하우스에서와 같은 시간을 주중에 만드는 편이 더 간단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왔다. 이는 특히 고가의 부동산을 구입할 형편이 안 되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 마르크스의 말처럼 이동과 연결과 공간의 시대가 되었지만, 정작 우리의 일상은 시간에 잡아먹혀버렸다. 물론 마르크스가 이 말을 한 맥락은 지금과 전혀 달랐지만 말이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어느 곳에나 연결될 수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지리적인 제한이 사라지자마자 시간이 점점 더 우리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이 어울릴수록 나 자신과 소통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 듯하다. 일본의 뒷골목에서 살기 위해 뉴욕을 떠날 때만 해도 나는 가진 돈은 물론 즐거움과 친목생활, 여러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 거라 각오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바로 시간이다.

 

 

속도의 시대에, 느리게 가는 것보다 더 활기찬 일은 없으리라. 산만함의 시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보다 더 호화로운 기분이 드는 일도 없을리라. 그리고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시대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 더 시급한 일은 없으리라.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729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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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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