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 러셀은 1930년대에 '워라밸'을 이야기하고 있다.

 

 

[본문발췌]

 

 

복잡하기 그지없는 현대 사회에 필요한 것은 도그마엔 언제든 의문을 제기하는 마음 자세와 모든 다양한 관점들에 공정할 수 있는 자유로운 정신을 가지고 차분하게 숙고하는 일이다.

※ 도그마 : 독단적인 신념이나 학설

 

 

(게으름에 대한 찬양)

  • '근로'가 미덕이라는 믿음이 현대 사회에 막대한 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과 번영에 이르는 길은 조직적으로 일을 줄여가는 일이다.

    그렇다면 일이란 무엇인가? 일에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지표면 혹은 지표면 가까이 놓인 물질을 다른 물질과 자리를 바꿔 놓는 일이다. 또 하나는 타인들에게 그런 일을 하도록 시키는 일이다. 첫번째 종류의 일은 즐겁지 못하고 보수도 박하다. 두 번째의 일은 즐겁고 보수도 높다. 또한 이 일은 무한히 확대될 수 있어서 지시를 내리는 사람들뿐 아니라 어떤 지시를 내려야 할지에 대해 조언해 주는 사람들도 있다. 흔히, 조직화된 두 개의 집단에서 정반대되는 두 가지 조언이 동시에 나오게 마련인데 이게 소위 정치역학이다. 이런 류의 일을 하는 데 요구되는 기능은 어떤 조언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에 관한 지식이 아니라 말과 글로써 설득하는 기술, 즉 선전에 관한 지식이다.

  • 모든 도덕적 자질 가운데서 선한 본성은 세상이 가장 필요로하는 자질이며 이는 힘들게 분투하며 살아가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과 안전에서 나오는 것이다.

    현대의 생산 방식은 우리 모두가 편안하고 안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쪽 사람들에겐 과로를, 다른 편 사람들에겐 굶주림을 주는 방식을 선택해 왔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기계가 없던 예전과 마찬가지로 계속 정력적으로 일하고 있다. 이 점에서 우리는 어리석었다. 그러나 이러한 어리석음을 영원히 이어나갈 이유는 전혀 없다.

 

(무용한 지식과 유용한 지식)

  • 현대의 지식은 평균적 건강 수준을 엄청나게 진보시켰지만 동시에, 대도시를 독가스로 전멸시키는 방법도 찾아 냈으니....

  • 아이들에게만 놀이가 필요한 게 아니다. 어른에게도 현재의 즐거움 이외엔 아무 목적도 없는 행위에 빠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놀이가 제 구실을 다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일과 관계 없는 부분에서도 기쁨과 흥미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현대의 도시인들은 점점 더 수동적이고 집단적인 여흥, 즉 다른 사람들의 능란한 활동을 피동적으로 구경하는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다. 물론 그런 여흥도 전혀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교육을 통해 일과 관계 없는 부분에서 폭넓은 지적 관심사들을 가지게 된 사람들의 여흥에 비하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 '모든 이론은 회색이고 영원히 푸르른 것은 오직 생명의 나무' - 메피스토펠레스 <파우스트>

  • 햄릿을 행동이 따르지 않는 사고의 극단적인 모델로 여기지만 오델로를 생각없는 행동을 경고하는 본보기로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베르그송 같은 교수들은 실리적 인간을 추구하는 일종의 속물적 사고에 기초해 철학의 가치를 깎아내리면서 한창 때의 인생은 돌격하는 기병대 같은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볼 때 행동이란 낭만적이고 불균형한 자기 주장만 있는 터무니없이 열정적인 충동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우주와 인간의 운명에 대한 심오한 이해에서 나올 때 최상의 행동이 된다.

    행동보다 사고에서 기쁨을 찾아내는 습관은 어리석음을 막아주고 과도하게 힘을 추종하는 현상을 방지해 주는 보호막이며 불행할 때 평온을, 근심에 싸였을 때 마음의 평화를 유지시켜 주는 수단이다.

    개인적인 것에만 한정된 생활은 언젠가는 견디기 어려울 만큼 고통스러운 것이 될 것이다. 보다 큰 우주를 향하여 마음의 창을 활짝 열어야 인생의 비극적인 단면을 이겨 나갈 수 있다.

  • 필요한 것은 이것이냐 저것이냐 하는 특정한 정보가 아니라 전체의 시각에서 본 인생의 목적에 관한 지식이다. 여기에는 예술, 역사, 영웅적인 사람들의 인생 접하기, 우주 차원에서 볼 때 인간은 한심할 정도로 우연적이고 하루살이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대한 이해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지식은 인간 특유의 것에 대한 일종의 자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이해하고 아는 힘, 도량 있게 느끼는 힘, 올바르게 사고하는 힘을 키워준다. 비개인적인 감정과 결합된 폭넓은 인식으로부터 비로소 지혜가 솟아나오는 것이다.

  • 개인적인 불행이든 공적인 불행이든, 의지와 지성이 상호 작용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극복될 수 있다. 의지에는 악을 피하고 비현실적인 해결책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세가 포함된다. 지성에는 그 악을 이해하고, 치유가 가능하다면 치유책을 찾아내고, 만일 불가능하다면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되 그것을 벗어난 다른 영역, 다른 시대, 행성간의 공간에 놓인 심연들에는 무엇이 놓여 있나를 되돌아봄으로써 그 악을 참고 살 만한 것으로 만드는 일이 포함된다.

 

(건축에 대한 몇 가지 생각)

  • 어쨌거나 내가 주장해 온 것과 유사한 '협동 조합'의 건설은 크게 볼 때 대규모 사회주의 운동의 일환으로서만 가능하다. 이윤 동기만 가지고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윤 추구가 경제 활동을 규정하는 한, 어린이들의 건강 및 성격과 아내들의 신경은 계속 고통받게 될 것이다..... 근심과 가난과 마찬가지로 추악함도 우리가 사적 이윤이란 동기의 노예가 되어 있음으로 해서 치러야 하는 대가인 것이다.

 

(현대판 마이더스)

  • 만일 내가 곤궁할 때를 대비해 100파운드를 저축해 놓겠다고 말한다면 나는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곤궁해지더라도 그 100파운드만은 쓰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그 돈은 이미 내 재산으로서의 유효성을 상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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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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