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이든 의식중이든 우리 일상에 흔한 생각의 오류, 유전자로 내려온 선조들의 흔적일지도!
[본문발췌]
매몰 비용의 오류(Sunk cost fallacy),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 이미 지불한 비용이 아까워서 다른 합리적인 선택에 제약을 받는 것.
-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문제가 발생한 즉시 계속 추진하는 것이 이득인지, 그만두는 것이 이득인지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이미 많은 시간과 돈, 에너지, 애정 등을 투자했다면 합리적 판단을 내리기 전에 매몰 비용의 오류가 우리를 덥석 낚아챈다. 그럴 때는 객관적으로 분석하면 의미가 없는 게 분명한데도 계속해서 시간이나 돈, 애정 등을 투자할 수밖에 없는 지리멸렬한 이유가 생기고 만다. 그리고 더 많이 투자할수록, 다시 말해 매몰 비용이 커질수록 그 프로젝트를 계속해야 한다는 압박은 더욱 강해진다.
- 돈과 시간을 쏟아부을수록 사람들은 그 계획이 성공하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 주식투자를 결정하는 데 매입 가격이 주된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주가 변동에 대한 전망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누구나 틀릴 수 있다. 어떤 주식 때문에 잃은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주식을 더욱 집요하게 붙들고 있게 된다. 끈기 있게 버팀으로서 스스로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려고 한다. 자신의 선택에 모순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것이다.
- 장기 프로젝트를 끝까지 마무리하려면 투자를 계속해야 할 정당한 이유들이 많이 있어야 한다. 이미 투자한 것 때문이라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는 안 된다. 그리고 합리적으로 결정하려면 이미 지출된 비용을 무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무엇을 얼마나 투자했든 상관없이, 현재의 상황과 미래에 대한 객관적인 전망 속에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희소성의 오류, 한정판 제품이 더 잘 팔리는 이유
- 희소한 것에 대한 사람들의 전형적인 반응은 '특별하다'는 것이다. 희소성은 우리로 하여금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상실하게 한다. 그러므로 어떤 사안을 볼 때는 오직 비용과 유용성만으로 판단하라. 어떤 재화가 희소한지 아닌지, '런던에서 온 의사'가 그 물건을 원하는지 아닌지 따위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기적, 신의 계시를 받은 열다섯 명의 성가대원
- 도저희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우연의 일치라 해도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확률보다 일어날 확률이 더 높다.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 왜 비싸게 판 사람은 없고 비싸게 산 사람만 있을까?
- 우리는 소유하고 있는 것을 소유하지 않을 때보다 더 가치 있는 것으로 느낀다. 달리 표현하자면, 자신의 소유물을 팔 때 스스로가 그것에 대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요구한다.
- 무엇을 버리는 일은 무엇을 쌓아가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것은 우리가 왜 집안을 허섭스레기들로 채우곤 하는가를 설명해줄뿐더러, 예술품 애호가들이 왜 쉽게 물건을 바꾸거나 팔지 않는지도 이애할 수 있게 해준다.
- 사물들에 얽매이지 말라, 당신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을 대자연에게 잠시 빌렸다고 생각하라, 언제든 다시 빼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확증 편향1(Confirmation bias),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우리
- '확증 편향'이란 새로운 정보들이 우리가 갖고 있는 기존의 이론이나 세계과, 그리고 확신하고 있는 정보들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보는 경향이다. 이것은 모든 생각의 오류들의 아버지다. 다시 말해 확증 편향에 빠지면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지식과 모순되는 새로운 정보들(일명 '확인되지 않은 증거'라고 부른다)은 받아들이지 않고 걸러내게 된다.
-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기존의 사실들을 무시한다고 해서 그것들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런 버핏도 "사람들이 가장 잘하는 것은 기존의 견해들이 온전하게 유지되도록 새로운 정보를 걸러내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워런 버핏이 그처럼 성공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확증 편향의 위험을 의식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혁신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 확증 편향을 견제하기 위해서 '특수한 경우'라는 말이 나올 때 좀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어날 확률이 적다고 여겨지는 특수한 경우에는 종종 확인되지 않은 증거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 확증 편향에 빠지는 것은 지적인 사람들이 저지르는 경범죄다. 알고 있는 지식이 많을수록, 성공의 경험이 풍부할수록 자신의 생각을 거스르기는 더 어려워진다.
확증 편향2, 믿기 위한 증거와 믿을 수 있는 증거를 구분하라
- 우리 모두는 이 세계와 삶, 경제, 투자, 경력 등에 대해서 이론을 세워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뭔가 가정을 세우지 않고는 일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애매모호한 이론일수록 확증 편향의 위력은 더욱 강해진다.
- 종교적 확신과 철학적 확신들은 그것들이 지닌 애매모호함 때문에 확증 편향이 자라기에 아주 적절한 토양이 된다.
-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에 허점이 생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먼저 이론을 세우고 '마음에 드는 증거'를 찾아 덧붙인다. 마치 자신이 확신하고 있는 신념 앞에 소음 장치를 한 보호막을 세워놓고 있는 것 같다. 의심의 총성이 울려도 웬만큼 크지 않으면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이다.
- 인터넷은 그런 보호막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주고, 유대감을 갖고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론을 확고하게 입증해주는 블로그에 방문하고, 자신의 생각 또한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특성에 맞춰 전달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의견과 반대되는 이야기는 게시판에 글을 올릴 수도 없게 차단한다. 그러면서 점점 더 같은 생각을 가진 단체 안에서만 활동하게 되고, 이런 성향이 확증 편향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준다.
운전사의 지식(Chauffer's knowledge), 말 잘하는 아나운서에게 속지 마라
- 지식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진짜 지식'이다. 그것은 오랜 시간을 들여 생각하는 노동을 해온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또 하나는 일명 '운전자의 지식(Chauffeur’s Knowledge)'이다. 여기서 ‘운전사’란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 탁월한 외모와 멋진 목소리를 가진 과시형 인간들이다.
- 워런 버핏은 '능력의 범위(Circle of competence, 자신이 완전히 이해하는 곳에만 투자하라는 뜻)' 라는 놀라운 개념을 사용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범위 안에 있는 것은 전문가만큼의 지식을 갖고 있지만, 그 범위 바깥에 있는 것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부분적으로만 이해한다. 이런 이유로 워런 버핏이 강조하는 인생의 좌우명은 다음과 같다. "능력의 범위를 파악하라. 그리고 그 안에 머물라. 그 범위가 얼마나 큰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그 범위의 경계가 정확히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찰리 멍거는 거기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당신의 재능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야 한다. 만약 당신의 능력 범위 밖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시도한다면 초라한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거의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다."
대비 효과(Contrast effect), 4백만 원짜리 가죽 시트가 싸게 느껴지는 이유
- 사람들은 한 개의 사물을 보여주고 그 가치에 대해 말하라고 하면 명확하게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그러나 뭔가 추하고 값싸고 부족한 것을 뒤이어 보여주면 앞에 본 것이 더 아름답거나 더 값지다거나 더 크다는 식으로 판단한다. 절대적인 기준을 갖고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것이다.
- 얼음물에 손을 담갔다가 미지근한 물로 옮기면 온도가 높지 않은데도 뜨겁다고 느낀다. 50만원짜리 옷은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100만원짜리를 50만원에 팔면 싸다고 생각한다.
- 최근에 한 투자가에게 이런 제안을 받았다. "그 주식은 쌉니다. 왜냐하면 가장 높았던 시세의 50퍼센트도 안 되니까요."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증권 시세라는 것은 낮거나 높았던 적이 전혀 없다. 시세는 그냥 시세일 뿐이며, 단지 중요한 것은 오직 그것이 과연 지금 시점부터 오를 것이냐 내릴 것이냐 하는 것뿐이다.
사회적 검증과 동조 심리, 수백만의 사람들이 옳다고 주장해도 어리석은 것이 진실이 되지는 않는다
- 때로 '집단 충동'이라고도 불리는 '사회적 검증(Social proof)'은 다른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처럼 나도 행동하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어떤 생각에 대해 옳다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생각은 더 정확하다는 것인데, 이런 믿음은 물론 부조리하다.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 팀이 더 게으르다
- 사회적 태만은 흥미로운 영향을 미친다. 즉 집단 속에 있으면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후퇴시킬뿐더러 그에 따르는 책임도 후퇴시킨다. 좋지 않은 결과들에 책임을 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에 대한 사례는 어느 이사회나 팀 회의에서도 볼 수 있다. 개인은 집단이 내린 결정 뒤로 몸을 숨긴다. 이를 학문적으로는 '책임감의 분산(Diffusion of responsibility)'이라고 부른다. 같은 이유로 집단은 개인보다 더 큰 위험부담을 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을 '모험 이행(Risky shift)'이라고 하는데, 증명된 바에 의하면 집단적인 논의는 개인이 혼자 의사결정을 낼릴 때보다 더 모험적인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말하자면 '실패하더라도 내가 모든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위험한 것은 거대 자본을 다루는 기업 및 연금 기금 운영사들, 핵무기의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팀 등에 모험 이행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 결론적으로, 사람들은 집단 내에 있으면 혼자일 때와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모험을 주도하며 리더십을 보이기도 하고 집단의 규모를 힘의 크기라 믿고 용감해지기도 하며(그렇지 않으면 집단이라는 것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집단의 지혜에 몸을 맡긴 채 태만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는 집단이 지닌 불리한 점을 약화시킬 수 있다. 개인의 능력을 가능하면 눈에 띄게 만드는 것이다. 오늘날 인센티브 제도가 또 다른 폐해를 낳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없애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다.
틀 짓기(Framing), ‘위기는 기회다’라고 우기는 이유
- 똑같은 사안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Framing'은 '틀에 넣는다'는 뜻으로 '틀 효과'라고도 쓰이는데, 아주 똑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그것이 어떻게 묘사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 사실 우리는 틀 짓기를 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표현할 수 없다. 개성을 표현할 수도 없으며 매력을 표현할 방법도 사라진다. 모든 일은 틀 짓기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식하라.
행동 편향,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고통을 참지 못한다
- 행동 편향(Action bias), 비록 아무런 소용이 없더라도 행동을 보이는 것
- 행동 편향은 특히 어떤 상황이 새롭거나 불분명할 때 자주 나타난다. 많은 투자자들은 증권거래소에서 일어나는 상황의 추세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으므로 일종의 과민 행동에 빠진다. 물론 소용은 없다. 워런 버핏은 그런 경향에 대해 이렇게 충고한다. "투자에서는 행동이 실적과는 무관하다."
- 그러면 우리의 의지는 왜 행동 편향에 권리를 빼앗기는 것일까? 이것은 오랜 진화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 사냥꾼과 채집가들이 살던 환경에서는 생각하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훨씬 많은 보상을 받았다. 그 시절에는 번개처럼 빠른 반응이 생존하는 데 중요했다. 오히려 생각하는 것은 치명적이 될 수 있었다.
- 사회는 의미 있게 기다리기보다는 생각 없더라도 행동하는 쪽을 더 선호한다.
- 불분명한 상황에서 우리는 뭔가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고 나면 더 낫게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더라도 기분은 나아진다. 그러나 자기 기분만 빼면 실제 상황은 종종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너무 빨리, 그리고 너무 자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인간이 행동하는 것을 선호하고 행동하는 것이 더 빨리 보상을 얻는 방법이라 해도, 상황이 분명하지 않으면 제발 아무것도 감행하지 말라. 당신이 상황을 더 낫게 평가할 수 있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뒤로 물러나 있으라. 그리고 철학자 파스칼의 말을 명심하길 바란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그들이 방안에 조용히 머물러 있지 못하는 데 있다."
부작위 편향, 80명의 목숨을 살리는 약을 못 팔게 하는 이유
- 부작위 편향(Omission bias), 인간은 어떤 일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개인적 피해보다는 어떤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사회적 피해를 비이성적으로 선호하는 특성이 있다. '부작위'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일부러 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부작위 편향은 행동을 중지하든 실행하든 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 경우에 나타난다. 그럴 때 우리는 대개 중지하는 쪽을 선택하는데, 그 이유는 그렇게 해서 발생한 폐해는 왠지 덜 해로운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 부작위 편향은 왜 우리가 누구에겐가 직접 해를 끼치기보다는 차라리 그 사람이 스스로 파멸하도록 내버려두는지를 설명해준다. 투자가들과 경제 애널리스트들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지 않는 것을 잘못된 상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덜 나쁘다고 느낀다. 비록 양쪽 모두 해당 회사를 파산으로 이끌어가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수년 전에 상속받은 보잘것없는 주식을 멍청하게 쌓아만 두고 있는 것을 쓸데없는 주식을 사는 것보다 덜 나쁘게 여긴다. 또한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석탄 화력발전소 내부에 폐수 시설을 건립하지 않는 것은 기존 폐수 시설을 철거하는 것보다 덜 나쁘게 여겨지며, 세무서에 수입을 신고하지 않는 것은 세금 서류를 위조하는 것보다 덜 나쁘게 느껴진다. 사실 둘 다 결과는 같은데 말이다. 어쩌면 이것은 우리가 자주 빠지는 행동 편향에 반하는 성향처럼 보인다. 그러나 행동 편향은 어떤 상황이 불분명하고 모순적이고 불투명할 때 작용하는 반면, 부작위 편향은 대개 통찰 가능한 상황에서 나타난다. 다시 말해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폐해는 행동을 통해서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것이지만, 예측할 수 있는 폐해를 예방하는 것은 우리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하지는 못한다.
- 부작위 편향은 행동 편향에 비해 인식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행동을 거부하는 것은 행동하는 것보다 눈에 덜 띄기 때문이다. 그래서 1968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된 대규모 학생운동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슬로건을 내세우며 싸웠다. "만약 당신이 해결의 일부가 아니면, 당신은 문제의 일부이다."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 백억 원짜리 로또에 당첨된다면 얼마 동안 기쁠까?
- 우리는 일을 하고 출세하며 스스로 더 많은 일, 더 멋진 일들을 해내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 당신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 부정적 요소들, 장거리 출퇴근, 소음, 만성 스트레스 같은 것들을 피하라.
- 물질적인 것들, 즉 자동차, 집, 보너스, 로또 당첨, 금메달 따위가 주는 효과는 단기적임을 기억하라.
- 오래 지속되는 긍정적 효과들은 주로 당신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와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많은 자유 시간과 자율성을 갖도록 하라.
- 당신의 열정에 가장 잘 맞는 일을 하라. 비록 소득이 줄어들더라도.
- 우정에 투자하라.
자기 선택적 편향(Self-selection bias), 나만 불행하다는 착각
- 고속도로에서는 어느 시간대나 10퍼센트씩 정체가 발생한다. 은행, 우체국, 마트도 특별히 붐비는 시간대가 있다. 당신이 그 시간대에 들어갔을 뿐, 불운이 당신만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니다.
- 정체 상태에서는 기어가듯 계속 조금씩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너무 많은 시간을 정체 상태에서 보내게 된다. 게다가 만약 교통의 흐름이 원활하면 정체니 시간이니 하는 것들에 생각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신이 교통 정체에 갇히면 그 상태가 유달리 눈에 띄는 것이다.
- 사람들은 확률을 따져보지도 않고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자신이 특별히 선택받았다고 여긴다.
기본적 귀인의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 CEO 때문에 실적이 떨어진 게 아니다
- 기본적 귀인 오류란 타인이 행동 또는 문제 상황에 대한 이유를 환경적 요인이나 특수한 외부 요인에서 찾지 않고, 성향이나 성격 등 내적 요인에서 찾으려고 하는 경향을 말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미치는 영향을 시스템적으로 과대평가하고, 상대적으로 외부 요인과 상황적인 요인들은 과소평가한다.
- 어떤 사업이 잘되거나 또는 잘 안 되면, 우리는 그 책임을 가장 먼저 기업의 사장에게서 찾는다. 사실상 경제적인 성공은 기업 수뇌부의 탁월한 경영 능력보다는 일반적인 경제 상황과 업종이 지닌 매력에 달린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한다. 위험에 처한 업종의 CEO들이 얼마나 자주 바뀌며, 반대로 잘나가는 업종에서는 그런 일이 얼마나 드물게 일어나는지를 살펴보면 깜짝 놀랄 정도다.
- 인생이란 연극은 창조적이지만 무대 위의 배우는 스스로의 규정에 따라 움직이는 완전한 인물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비틀거리는 인물이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지금 막 막이 오른 연극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그 연기자들에게 주의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배우들이 종속되어 있는 영향력이 추는 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집단 사고(Groupthink), 케네디와 가장 지적인 남성들의 어처구니없는 작전
- 지적인 사람들이 모인 우수한 집단조차도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 때가 있다. 각각의 사람들이 잘못된 의견 일치에 자신의 생각을 맞추기 때문이다.
기저율의 무시(Neglect of base rate), 가장 높은 확률에 따르기
- 우리는 종종 추가된 특정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기저율을 무시하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된다.
- 그 어떤 정보도 지식도 없는 문제의 정답을 맞춰야 할 때 당신이 선택해야 할 유일한 답은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이다.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 비행기 사고가 날지 모르니까 자동차가 낫겠어
- '가용성 편향'은 자신의 경험 혹은 자주 들어서 익숙하고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세계에 대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머릿속에 더 잘 떠오른다고 해서 현실에서도 보편적인 일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사람들은 구경거리가 되고 현란하거나 떠들썩한 모든 것에 대해서 훨씬 높은 개연성을 부여하고, 조용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너무 낮은 개연성을 부여한다. 구경거리가 되고 현란하거나 떠들썩한 것이 뇌리에서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뇌는 양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극적으로 생각한다.
- 자주 되풀이되는 일이 있다면 뇌는 그것을 '중요한 것'으로 기억하고 언제든 쉽게 다시 불러낸다. 그것이 진실이냐 거짓이냐는 별개의 문제다.
- 블랙숄즈 모형이 파생 금융 상품들의 가격 계산에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변동성지수가 금융 상품 위험의 척도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계산법이 없어서 전혀 아무것도 이용하지 않기보다는 틀렸더라도 어떤 공식을 사용하는 쪽을 선택한다.
-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서 틀린 방법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은 결과가 잘못될 줄 알면서도 전력 질주를 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가용성 편향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 전혀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라.
이야기 편향(Story bias), 중요하지 않은 기사가 신문 1면을 차지하는 이유
- 인간은 이 세계에 대해 학문적으로 생각하기 이전에 먼저 이야기의 형식으로 설명을 들어왔다. 신화는 철학보다 더 오래되었다.
- '이야기 편향'은 이야기들을 왜곡해서 현실을 단순화하는 것이다. 원래는 제대로 들어맞지 않는 모든 현상을 억지로 쑤셔 넣어 인과관계를 짜 맞춘다. 특히 매스컴에서는 이야기 편향이 역병처럼 창궐하고 있다.
- 온갖 중요한 물음들은 그 대답을 하나의 이야기로 정리해서 설명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사람들은 추상적인 사실들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끼지만, 이야기에는 본능적으로 끌리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저주다. 그리하여 중요하지 않은 관점들에 밀려서 중요한 관점들이 저평가되는 왜곡이 생긴다.
- 뇌는 이야기를 원한다. 짧고 단순하지만 연관성 없는 정보보다는 조금 길더라도 인과관계로 묶인 이야기를 더욱 잘 기억한다.
사후 확신 편향(Hindsight bias),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 사후 확신 편향은 가장 완고한 생각의 오류 중 하나다. 좀 더 쉽게 표현하면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사건이 터진 후에 돌이켜보면 모두가 마치 분명한 개연성에 따라 일어난 일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사후 확신 편향은 왜 위험할까? 그 이유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이 훌륭한 예언가라고 믿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를 오만하게 만들고 그릇된 판단을 내리도록 인도한다. 사람들은 제각각 자신만의 가설을 세우고 이미 일어난 결과에 그럴듯하게 끼워 맞춘 후,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을 근거로 잘못된 결론을 내린다.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 로또 번호를 직접 선택한다고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 통제의 환상이란 현실적으로 권한이 없는 뭔가에 대해 통제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을 말한다.
- 사람들은 자신이 좋은 생각을 발산시키면 운명은 물론 세계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 사실 자신의 삶이라고 해도 모든 것을 계획한 대로 이루고 통제할 수는 없다. 확실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몇 안 되는 부분에 집중하라. 나아가 그것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들에만 시종일관 집중하라. 그리고 그 밖의 다른 모든 것은 그냥 일어나도록 놔두어라.
중간으로의 역행(Regression toward the mean), 병원에 갔든 안 갔든 감기는 나았을 것이다
-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끌어 붙여 자기의 주장에 맞게 만드는 것.
- 내리막의 끝에는 반드시 오르막이 있듯 극단적인 상황들은 시간이 지나면 덜 극단적인 쪽으로 바뀌어간다. 지난 3년 동안 가장 실적이 좋았던 주식이 다음 3년 동안에도 가장 실적이 좋은 주식으로 머무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도박꾼의 오류(Gambler's fallacy), 주사위는 순서대로 나오지 않는다
- 사람들은 균형을 맞춰주는 운명의 힘을 믿는다. 이것이 바로 도박꾼의 오류이다. 그러나 독립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의 균형을 잡아주는 초월적인 힘은 없다.
- 인간의 몸이나 날씨처럼 복잡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수치들은 다시 균형을 맞추려는 성향이 있다. 그런데 다른 경우들에서 극단적인 것들은 더욱 강화된다. 예컨대 부자들은 점점 더 부유해지는 경향이 있다. 어떤 주식의 주가가 치솟으면, 그것은 어느 지점까지는 자체적으로 수요를 만들어낸다. 왜냐하면 단순히 그것이 매우 뚜렷하게 눈에 띄기 때문이다. 일종의 역균형 효과이다.
- 결론적으로 당신은 눈앞에 독립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독립적이지 않은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자세히 바라보아야 한다. 독립적인 사건들은 카지노나 로또, 그리고 이론 서적들 안에만 있다. 정상적인 삶에서 사건들은 대개 서로 의존해서 일어난다. 다시 말해 이미 일어난 일은 미래에 일어날 일에 영향을 미친다.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 무료 공공 화장실이 더러운 이유
- 공유 재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 방법 밖에 없다. 그 재산을 사유화하거나 아예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것이다.
- 현대 과학이 발달하고 세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또 다른 형태의 공유지의 비극이 생겨나고 있다. 그 누구도 소유할 수는 없지만 공동체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것들, 이를 테면 이산화탄소, 벌목, 물의 오염, 라디오 주파수의 과잉 사용, 공공 화장실, 우주 폐기물, 파산시킬 수도 인수할 수도 없는 거대 은행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우리는 아직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결과 편향(Outcome bias), ‘결과만 좋으면 됐지’의 위험
- 우리는 자주 과정의 질이 아니라 결과를 보고서 어떤 결정을 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것은 역사가들의 오류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 앞으로 당신은 어떤 결과만을 근거로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길 바란다.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무조건 의사결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당신은 어떤 결정이 결과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증명됐다고 해도 불만스러워하지 말라. 혹시 성공을 거두었다면 그렇게 결정한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대신에, 왜 그렇게 결정했었는지를 다시 한 번 주목해봐야 할 것이다. 결과가 어찌 되었든 이성적이고 스스로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서 내린 결정이라면, 다음번에 그와 똑같이 행동해도 좋다. 비록 당신이 그 때문에 지난번에 운이 없었더라도.
선택의 역설(Paradox of choice), 너무 많은 것보다 차라리 하나뿐인 게 나은 이유
- 선택의 폭은 발전의 기준을 재는 척도가 되고 있다. 우리를 계획경제나 석기시대로부터 구분 지어주기도 한다. 물론 품질 좋은 다양한 물건들 사이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일은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선택에도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넘어서서 계속 선택하기를 요구하면 오히려 삶의 질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 미국의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는 자신의 저서 <선택의 심리학>에서 왜 선택의 행복이 불행으로 바뀌는 모순이 생기는지 설명했다. 거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 첫 번째 이유는 선택의 여지가 크면 내면적인 무감각으로 이끌려가기 때문이다. 선택할 것이 너무 많으면 사람들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오히려 구입하지 않는 쪽을 선택한다.
- 두 번째 이유는 선택의 폭이 커지면 좋지 않은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기 때문이다.
- 세 번째 이유는 선택의 폭이 커지면 결과적으로 불만족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선택의 폭이 크면 클수록 당신은 더욱 불확실해지며, 따라서 선택을 한 후에는 더욱 불만족하게 되는 것이다.
- 그렇다면 어찌할 것인가? 일단 선택하도록 주어진 것들을 살펴보기 전에,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생각해보라. 당신의 판단 기준을 기록하고 무조건 그것을 지켜라. 그리고 후회없는 완벽한 선택은 없다고 인정하라. 홍수처럼 밀려오는 가능성들 앞에서 최고의 선택을 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그치는 것은 비합리적인 완벽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당신은 그냥 일이 잘 해결된 것으로 만족하라. 인생의 파트너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그렇다.
- 선택의 폭이 무제한적인 시대에는 오히려 그 반대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 즉 '최고'가 아니라 '최선'이 가장 좋은 것이다.
확률의 무시(Neglect of probability), 가능성이 희박해도 당첨 상금이 높은 것에 도전하는 이유
- 사람들이 어떤 사건의 예상된 정도(도박 상금의 크기, 또는 전압의 강도 따위)에는 분명하게 반응하지만, 그 사건이 일어날 확률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달리 표현하면, 우리에게는 확률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가 결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 사람들은 종종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무시한다. 이것을 '확률의 무시'라고 부른다. 이런 경향은 결과적으로 의사결정의 오류를 낳게 된다.
- 초보 투자자들은 20퍼센트의 수익을 내는 구글 주식이 10퍼센트의 수익을 내는 부동산 투자보다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잃게 될 가능성은 계산하지 않는다.
- 우리는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위험성들에 대해서 제로 상태냐 아니냐 두 종류를 제외하고는 잘 구별하지 못한다. 위험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확률을 계산해야 한다는 생각도 즉각적으로 하지 못한다. 로또의 경우라면 확률에 민감할 것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삶에서는 위험성을 측정하는 일에 여전히 게으르다. 하지만 위험을 비껴갈 수 있는 다른 길은 없다.
제로 리스크 편향(Zero-risk bias), 모든 위험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환상
- 우리는 위험이 '크다'고 하면 불안해 한다. 위험이 '적다'고 해도 여전히 불안해한다. 오직 위험이 '없다'라는 말에만 안심한다.
- 그래서 우리는 아주 사소한 나머지의 위험성마저 완전히 제거하려고 종종 엄청나게 많은 돈을 투자할 마음까지 먹는다.
-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은 안전한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제로 리스크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라. 저축예금도, 건강도, 결혼 생활도, 우정도, 부동산도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없다. 세상에서 단 한 가지만 우리의 뜻대로 확고하다 말할 수 있다. 바로 우리 자신의 행복감이다.
인센티브에 특별 반응을 보이는 경향(일명 자극에 민감한 감수성), 쥐를 사육한 사람들
-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한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놀라운 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부차적인 양상이다. 첫째, 자극적인 것들이 함께 포함되거나 그 자극이 바뀌게 되면 사람들은 너무도 빨리 그들의 태도를 바꾼다. 둘째, 사람들은 자극적인 것에는 반응하지만 그 자극의 배후에 숨겨진 의도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는다.
- 좋은 자극 시스템은 의도와 자극을 함께 커버해준다. 한 가지 예를 보자. 고대 로마에서는 다리를 건설하는 기술자에게 그 다리가 개통될 때 다리 밑에 서 있게 했다. 그것은 다리를 튼튼하게 짓도록 주문하는 상당히 좋은 자극제였다. 반대로 나쁜 자극 시스템은 본래의 의도를 지나쳐 가거나, 심지어 그것을 왜곡시킨다. 예를 들어, 쥐를 잡을 때마다 돈을 주면 쥐를 사육하고 대출 계약이 체결될 때마다 인센티브를 주면 상환 능력을 따지지 않고 돈부터 빌려 준다.
- 변호사, 건축가, 기업의 고문, 경제 분석가, 또는 운전 강사에게 그들이 노력한 대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런 사람들은 가능하면 많은 소요 비용을 발생시키려는 충동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당신은 마음속에 지불할 수 있는 고정된 비용을 책정하고 그들을 만나라. 인센티브를 받으려고 하는 의사라면 되도록 포괄적으로 진찰하고 수술하는 데 관심을 가질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을 때조차 말이다. 또 투자 고문이라면 자신이 판매 커미션을 챙길 수 있는 금융 상품을 추천할 것이다. 기업가나 투자은행가들이 제시하는 사업 계획도 가치가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그들 역시 거래에 직접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독일 속담이 있는 것 같다. "미용사에게는 머리를 잘라야 할지, 그냥 길러야 할지 결코 물어보지 말라."
- 투자가인 찰리 멍거는 낚시 도구를 파는 한 상점에 간 적이 있었다. 그는 진열대 앞에 멈춰 서서 눈에 띄게 반짝거리는 플라스틱 미끼를 집어 들고 가게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솔직히 말해봐요, 정말로 물고기들이 이런 것을 뭅니까?" 그 주인은 미소를 지으면 대답했다. "찰리, 우리는 그 물건들을 물고기들에게 파는 게 아녜요."
정박 효(Anchoring effect)과, 깎아줄지언정 가격을 싸게 매기지 않는 이유
- 사람들은 언제나 불확실한 무엇인가를 측정할 때(예를 들어 라인 강의 길이라든가, 러시아의 인구밀도, 또는 프랑스에 있는 핵발전소의 수 등) 닻을 이용한다. 알고 있는 사실을 선택한 다음, 그것에 기대어 알지 못하는 것을 향해 모험의 항해를 해나간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측정해야 하겠는가? 그냥 단순하게 하늘에서 숫자를 하나 따오면 될까? 그것은 비효율적인 일일 것이다.
- 부동산, 회사, 예술 작품 등 가치가 정해져 있지 않은 대상일수록 전문가들조차 닻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다.
손실 회피(Loss aversion), 상대를 설득하는 가장 강력한 기술
- 우리는 얻는 것의 가치보다 잃어버린 것의 가치를 더 크게 평가하는데, 이는 이상할 것이 없다. 당신이 1만 원을 잃어버렸을 때 느끼는 상실감은 1만 원을 선물받았을 때 느끼는 행복감보다 더 크다. 경험적으로 증명된 바에 따르면, 잃어버린 것의 무게는 같은 크기로 얻은 것보다 정서적으로 약 두 배나 더 무겁다는 것이다.
- 당신이 누군가에게 확신을 주고 싶다면, 그 때문에 얻을 가능성 있는 수익을 내세워 설득하지 말고, 가능한 한 손실을 피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설득하라.
- 뭔가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불안은 똑같은 가치의 뭔가를 얻는다는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더 강한 동기를 부여한다.
- 투자자들은 손실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여전히 기다리면서 주가가 다시 회복될거라고 바라는 경향이 있다. 현실화되지 않은 손실은 아직 손실이 아닌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비록 회복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고 주가가 계쏙해서 떨어질 개연성이 크더라도 결코 주식을 팔지 않는다.
그릇된 인과 관계, 소방관이 많으면 화재 피해가 크다?
-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무조건 인과로 묶이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영향을 주는 화살은 반대 방향으로 날아간다. 그리고 어떤 경우는 영향을 주는 화살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
생존 편향(Suvivorship bias), 평범한 99퍼센트가 아니라 성공한 1퍼센트에 속한다는 착각
- 성공은 일상에서 실패보다 더 크게 눈에 띄게 되므로, 우리는 시스템적으로 성공에 대한 전망을 과대평가한다.
- 그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한때 많은 것을 약속했으나 실패하고 만 프로젝트, 투자, 경력들이 묻힌 마음속 묘지를 자주 방문해보라. 서글프지만 유익한 산책이 될 것이다.
예지의 환상,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견한 경제학자는 0.001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 "미래에 대해서 예측하는 사람들은 두 종류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 어떤 시스템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그리고 시간의 지평이 길면 길수록 미래에 대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진다. 기후 온난화, 원유 가격, 환율 변동 등은 미리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발명품 또한 예측할 수가 없다. 만약 훗날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기술에 대해 미리 안다면 지금 이 순간 벌써 발명되어 있을 테니까.
결합 오류(Conjunction fallacy), 직관의 함정
- 왜 우리는 결합 오류에 빠질까? 조화로운 이야기나 그럴듯한 이야기들을 훨씬 잘,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 직관적인 생각은 그럴듯한 이야기에 취약하다. 그러니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되도록 드라마처럼 앞뒤가 딱 맞는 그럴듯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연상 편향(Association bias), 징크스의 탄생
- 기업의 CEO나 투자가들은 그런 달갑지 않은 피해를 가져오는 사람들을 무의식적으로 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결과는 이렇다. 즉 양탄자가 깔린 계단 위로는 오로지 좋은 소식들만 도착한다. 그렇게 해서 왜곡된 이미지가 생겨나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그 점을 매우 잘 의식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소유한 회사들의 CEO들에게 지시하기를, 좋은 소식은 전혀 전하지 말고 오직 나쁜 소식을 (그것도 주저하지 말고) 즉각 전하도록 했다.
- "우리는 어떤 경험으로부터 그 안에 들어 있는 만큼만의 지혜를 추출하고 그 이상은 추출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뜨거운 부뚜막 위에 앉았던 고양이처럼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뜨거운 부뚜막 위에 앉았던 고양이는 다시는 그 위에 앉지 않았다. 그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그 고양이는 자가운 부뚜막 위에도 다시는 앉지 않았다." - 마크 트웨인
초심자의 행운(Beginner's luck), 처음에 모든 일이 잘 풀리면 의심할 것
- 앞서 거둔 성공들에 나중의 결과를 그릇되게 연관시키는 경향
- 처음 해본 도박에서 돈을 따는 사람들은 자신이 보통 이상의 능력과 행운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고 판돈을 키운다. 그러면 그는 여지없이 운 나쁜 사람이 되고 만다.
과신 효과(Overconfidence effect), 예언가들이 옳았다면 지구는 백 번도 더 망했다
- 우리는 시스템적으로 자신의 지식과 예측하는 능력을 과신한다. 과신 효과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개개의 예측이 과연 맞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아니다. 과신 효과에서는 실제 알고 있는 것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의 차이가 드러난다. 정말로 놀라운 것은 전문가들이 비전문가들보다 더 심하게 과신 효과에 빠진다는 것이다.
- 과신 효과는 자신을 소개하거나 능력들을 드러내고 싶을 때도 일어난다. 사업가들의 과신 효과는 더 심각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사업의 성공을 과신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업은 3년 안에 문을 닫거나 만성적 적자 상태에 놓이게 된다.
- 과신 효과에 대해 자세히 보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항을 발견할 수 있다. A) 과신(즉 과대 평가)의 반대인 '과소평가 효과'라는 것은 없다. B) 여성보다 남성에게 과신 효과가 더 뚜렷이 나타난다. 즉 여성들은 자신들을 과신하는 일이 남성에 비해 적다. C) 낙관주의자들만 과신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비관주의자라고 천명하는 사람들조차 좀 덜하기는 하지만 자신을 과신하는 경우가 많다.
- 과신 효과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모든 예언에 대해 의심을 해보는 것이다. 특히 이른바 전문가라고 불리는 이들에게서 나온 예언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리고 어떤 계획을 세우든 언제나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 출발하라. 그렇게 하면 상황을 어느정도 현실적으로 판단할 진정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권위자 편향(Authority bias), 권위자에게 무례해야 하는 이유
- 오늘날의 작은 권위자들도 우리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 작은 권위자들은 바로 정치가, 학자, 의사, CEO, 자본가, 행정가, 기업의 고문, 그리고 증권 투자의 대가들이다. 그러나 권위자들은 완벽하지 않다.
- 우리는 권위자가 앞에 서 있으면 스스로 옳다고 생각했던 것조차 이야기하지 못한다. 신빙성 있는 증거나 다른 경험 많은 사람들의 의견보다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의 주장 앞에서 우리는 주관을 잃고 부주의해진다. 그리고 심지어 이치에 맞지 않고 도덕적으로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해도 전문가의 말이라면 귀를 기울인다.
- 어느 시대든 그때마다 여러 종류의 권위자들이 있었다. 한때는 사제가 권위자였고, 때로는 왕, 전사, 교황, 철학자, 시인, 록스타, 언론사 기자, 닷컴 회사 설립자, 헤지 펀드 매니저, 중앙은행 총재들이 권위자였다. 이렇게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권위자들이 있고, 사회는 그 유행에 따라 권위자들을 바꿔가며 의지한다. 그러나 그 어떤 권위자들도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하고 늘 옳은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 권위자들에 대해 비판적일수록 오히려 더 자유로워진다. 그리고 그만큼 더 당신은 자신을 신뢰해도 되는 것이다.
인지적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따금 위로가 필요할 때는 쓰라
- 이솝 우화의 '여우와 신포도'는 사람들에게 자주 일어나는 생각의 오류를 묘사하고 있다. 여우의 행동과 그 결과로 나타난 일은 서로 모순된다. 여우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스스로 그 모순의 첨예함을 둔화시킬 수 있다. A) 여우는 어떤 식으로든 포도를 가져온다. B) 여우는 자신의 능력이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다. C) 여우는 뒤에 가서 스스로 뭔가 해석을 달리한다. 마지막의 경우를 '인지적 부조화' 내지는 그 부조화의 해소라고 부른다.
과도한 가치폄하(Hyper-bolic discounting), 오늘을 즐겨라, 그러나 일요일에만
- 우리가 내리는 결정이 현재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감정적인 이율(利律)'은 상승한다.
- 우리가 주관적으로 서로 다른 이율을 계산한다는 것을 파악한 경제학자들은 거의 없다. 그들이 적용하는 모델들은 시종일관 일정한 이율에 기초하고 있으며, 따라서 사용 불가능하다.
- 과도한 가치 폄하, 즉 우리가 직접성의 궤도 안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동물적으로 살던 과거의 잔재이다. 동물들은 미래에 더 많은 보상을 얻기 위해서 오늘의 보상을 거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힘을 얻을수록 우리는 생각의 오류를 성공적으로 피할 수 있다.
에필로그
- '공동체 안에서 살 때는 낯선 관념들 속에서 사는 것이 쉽다. 혼자 살 때는 자기 자신의 관념 속에서 사는 것이 쉽다. 그러나 공동체 안에서도 독립성을 유지하는 자만이 주목할 만하다.' - 랄프 왈도 에머슨
- 지난 만 년 동안 우리는 우리가 더 이상 이해하지 못하는 세계를 창조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러나 또 더욱 복잡하고 서로 의존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물질적으로는 더욱 놀라운 번영을 이룩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와 더불어 문명의 폐단과 생각의 오류도 생겨났다. 복잡성이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이런 생각의 오류들은 더욱 자주, 그리고 더욱 심각하게 일어나게 될 것이다.
- 생각의 오류를 피하려고 하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규칙을 젛했다. (중요한 개인적 결정이나 사업상의 결정처럼) 그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는 가능하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해 결정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내가 수집한 생각의 오류 목록을 꺼내서, 마치 파일럿이 체크리스트를 보듯이 그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 나간다.
-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별로 크지 않은 상황일 때는 (예를 들어 BMW를 살지, 폭스바겐을 살지 결정하는 경우) 최적의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거부하고 직관이 작동하도록 내버려둔다. 머리로 분명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다. 그러므로 만약에 피해 가능성이 작다면 그런 일에 머리를 싸매지 말고 오류가 생기더라도 그냥 두어라. 당신은 그렇게 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게 된다. 자연은 우리가 어느 정도 안전하게 우리의 인생을 헤쳐 나가는 한 그리고 중요한 결정일 때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는 한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이 완벽한지 그렇지 않은지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95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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