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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12 지식의 역습 - 웬델 베리, 청림출판

웬델 베리의 이야기는 한결 같다.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조화로운 삶을 살자. 우리는 경제 발전이란 목표가 삶을 윤택하게 해줄거라 믿고 달려가고 있지만 현실은 착취와 파괴로 향하고 있다.

우리 자신의 삶 뿐 아니라 후세를 위해서도 이러한 삶의 방식과 가치관은 바뀌어야 한다.


<이하 본문에서 발췌>


오만한 무지는 세계화 경제를 장려하면서도 그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세균과 질병의 국제적 확산에 대해서는 눈을 감는다. 오만한 무지는 평화에 대해서는 고려하지도 않고 무조건 전쟁을 일으킨다. 오만한 무지의 징표는 큰 규모로 일을 벌이려다 지나친 위험을 초래하는 것이다. 오만한 무지는 나쁜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다. 모든 행동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만한 무지는 투자된 자본에 눈이 멀어 나쁜 결과를 예측하려 들지도 않는다. p20


기업은 단순히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의 덩치를(이윤을) 키우기 위해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피해는 언제나 대중에게, 자연에게, 우리의 미래에 떠넘긴다. p28


양에 대한 무제한의 욕망에 굴복하는 행위는 귀중한 것을 모조리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삶을 전체에 포함시킬 때만 누릴 수 있는 형태적 완전성과 품위와 아름다움에 대한 희망을 모두 포기해야 하며, 영원히 미완성이고 불완전하며 탐욕스러운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우리 삶이 상상에 의해 완전해질 수 있는 하나의 인공물이라는 자각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p50


과학이 인간과 토지 사이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으니 농촌 공동체의 지식과 문화를 과학으로 대체해도 무방하다는 가정은 이제 공식적인 강령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과학은 자본과 이윤의 연결 고리 기능을 한다. 전문가로서 주도권을 가지려면 지역 지식, 즉 평범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지식과 경험을 포기하거나 믿지 않아야 한다고 여겨진다. 그 결과 지역 지식은 경쟁력을 상실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지역 주민의 지혜를 잃고 있다. 이제는 어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정부, 기업, 대학에서 전문가를 불러오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으로 간주된다. 그 전문가는 중심에서 고안한 물리학이나 화학의 최신식 해법을 추천할 것이다. 경제의 토대가 토지에서 정보로 바뀌었듯이, 노동의 토대가 지혜에서 자본으로 바뀌는 것이다. 물론 전문가들이 추천한 해결책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만 한다면 이것도 괜찮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사태가 악화되거나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건전 과학'과 기술 발전을 기업의 손에 맡겨두는 동안 우리의 농업은 갈수록 독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유전자 및 종자의 개수와 다양성은 줄어들고 있다. 대수층과 강물이 고갈되고, 농촌 공동체가 죽어가며, 토지와 농산물의 건강 상태도 갈수록 나빠지는 실정이다. 또한 식품 공급은 장거리 운송과 외국인 노동자에게 더 의존하게 되고, 우리가 마시는 물은 질이 점점 더 나빠지며, 멕시코 만에 있는 '죽음의 해역'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p140


나는 소통communication보다 대화conversation를 더 좋아한다.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경험하는 바와 같이 소통은 하나의 방향으로, 즉 중심에서 주변으로만 이루어진다. 그러나 대화는 양방향으로 이루어진다. 대화에서는 정보가 오간다. 소통과 달리 대화는 미리 예측해서 준비할 수가 없고, 말이 오가는 도중에 내용이 바뀌기도 한다. 대화를 시작하는 사람도 어떻게 끝날지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대화를 할 때는 참가자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언제나 사람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내가 생각하는 '대화'란 둘 이상의 사람들이 서로에게 무언가를 알려주기 위해 말을 주고받는 행동이다. 방송국의 토크쇼나 시청자 전화 참여 프로그램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 식의 대화는 참여하지 않는 시청자에 의해 소비되는 상품일 따름이다.) p145


농사일이란 생명체와 같아서 다른 것과 달리 정보와 지식과 언어를 통한 소통이 쉽지 않다. 농사는 단순히 과학을 지역에 적용하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에 맞는 기술과 생활을 지역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농부는 똑같은 노동을 물리도록 반복해야 하는 직업이기에 농사일은 책으로 배울 수 없다. 다른 누군가에게 농사짓는 법을 '말'로 가르쳐 줄 수도 없다. ... 세상에는 소통이 불가능한 지식, 오직 경험과 협력을 통해서만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이 분명히 존재한다.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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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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