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국가와 계급 집단간의 갈등..... 드라마틱하고 리얼한 역사 이야기!

 

 

[본문발췌]

 

 

칼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지금가지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 "계급투쟁이야말로 사회이며, 역사다"라고 말합니다. 사회의 본질을 이만큼 꿰뚫은 테제(These, 명제)는 없을 겁니다. 인간이 모여 이루는 사회가 존재하는 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르크스의 테제는 딱 들어맞습니다. 인간은 세 명 이상 모이면 반드시 파벌(동맹)을 만듭니다. 그 경우, 힘의 관계를 가늠하면서 약한 두 명이 동맹해서 강한 한 명에게 대항하거나, 강한 두 명이 약한 한 명을 공동으로 제압하는 등, 힘의 관계에 따른 합종연횡이 전개됩니다. 힘에는 무력, 지력, 매력을 포함해 국력, 개인력, 씨족력 등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그러한 힘 속에서 인간이 파벌이나 세력을 형성할 때 가장 중요하면서 보편적인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경제력입니다. 경제적인 빈부 차이가 계급을 형성하면서 그 계급은 흔들림이 없는 파벌이자 세력의 결속을 나타내는 지표가 됩니다. 풍요롭게 사는 사람과 가난하게 사는 사람. 이 구분이 다른 구분보다 우선시되어 인간이 이루는 사회의 숙명적인 테제로서 존재합니다.

 

 

인간은 인간으로 존재하는 한, 부를 바랍니다. 부는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수단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어떤 시대든 세상에 존재하는 부의 용량은 한계가 있기에 필연적으로 부를 둘러싼 다툼과 경쟁이 일어납니다. '돈이야말로 전부'라는 인간사회의 실태를 누구도 부정할수는 없겠지요. 문화, 예술 분야 혹은 윤리, 종교 분야에서는 부가 절대적인 가치는 아니지만, 정치, 경제 분야에서는 부야말로 모든 것이며, 그에 따른 제반 문제나 현상은 원인도 해결책도 결국 부, 돈에 있습니다. 따라서 역사의 사회문제를 파고들 때, 돈의 흐름을 따라가면 그 실체가 보이게 되고, 그 실체를 둘러싼 인간의 행동양식이야말로 역사라는 현상 그 자체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규정한다' 마르크스의 이 말에서 하부구조는 경제적인 것이고, 상부구조는 정치적, 문화적인 것을 지칭합니다. 경제적인 요인이 근본 요인이고, 그에 따라 상부구조인 정치가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 하부구조라는 것은 경제적 이해득실 관계이며, 부에 대한 인간의 욕망 그 자체입니다. 역사적 현상의 배후에는 인간의 욕망에 따른 거대한 구조가 필연적으로 존재하기에, 그것만 따로 떼어두고 단독으로 존재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그 거대한 구조를 알아두어야 비로소 역사의 본질을 알게 되는 것이지요. ... 역사상에 누적된 부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명확히 밝히고, 주로 경제적 측면의 문제를 살핌으로써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역사에서 파벌, 세력은 행동양식(패턴)이 거의 동일할뿐더러 되풀이 됩니다. 이미 부를 획득한 풍요로운 세력은 그 부를 지키려고, 현재의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보수파가 됩니다. 반면 가난한 세력은 부의 확득에 실패했기에 현재의 사회 시스템을 부정하고, 새롭게 부를 분배받을 기회를 노리는 혁신파가 됩니다. 보수파는 우파, 혁신파는 좌파라고 말하지요.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 시대에 의회가 열릴 때, 의장석에서 바라보면 오른편에 보수파 부유층이 앉았고, 왼쪽에 혁신파 빈곤층이 앉았기에 이런 명칭이 붙었습니다. ... 근현대사에서 우파는 자본주의/자유주의, 좌파는 공산주의/사회주의라는 속성도 띱니다. 우파의 엘리트 부유층은 자유경쟁을 원하면서 더욱 사회적 강자가 되려 합니다. 즉, 자본주의를 지향합니다. 이에 비해 좌파인 빈곤층 약자가 사회적 격차를 인정하지 않고, 높은 곳에 군림하는 강자를 끌어내려 평등한 세상을 이루려는 것도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겠지요. 따라서 좌파는 공산주의를 지향합니다. 하지만 우파와 좌파의 대립은 실로 복잡한 정치적인 측면이 얽혀 있기에 혼재된 양상을 띱니다. 우파적인 경제성향을 가진 사람 중에서도 그 정치적인 사상은 전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국가, 지역, 마을 같은 공동체(커뮤니티)를 중시하고 전통, 관습을 따라 사회적 운영을 지향하는 그룹은 진정 보수라고 부릅니다. 좌파 중에서도 개인 인권을 중시하고 자유경쟁과 개방사회를 지향하는 그룹은 리버테리어니즘(libertarianism, 자유시장주의)이라고 불리지만 진정보수와는 거리를 둡니다. 좌파와 마찬가지로 커뮤니티, 규칙을 중시하는 그룹은 통제형 사회주의라고 불리는데, 개인의 권리를 우선시하는 리버럴(liberal, 자유주의) 타이브이 사회민주주의와는 색깔이 다릅니다.

 

 

드디어 인류가 농경 기술을 갖추고 농촌을 형성했습니다. 사회가 생기면 그것을 다스리는 권력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 권력은 곧 국가가 되고, 머지 않아 광대한 지역을 다스리게 됩니다.

 

 

그리스헬레니즘 세력은 어디까지나 군사 집단이었기에 법률, 제도를 통해 상업 활동을 활성화시킨 로마의 현명한 비전을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인간이 사회라는 것을 형성할 때도 언어가 출발점이 되었고, 구심점이 되었으며, 언어로 인해 발전했습니다. 인간사회와 언어와의 관계가 얼마나 밀접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을 선으로 보는 덕치주의, 악으로 간주하는 법치주의... 정치는 사람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 없고,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사람의 욕망뿐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남의 것을 빼앗고, 속이고, 죽이는 등의 악행을 저지릅니다. 그러한 욕망을 억제시키기 위한 강제력 있는 장치가 사회에는 필수불가결한데, 그것이 바로 '법'입니다. 자비와 덕만으로는 욕망을 억제시키기 어렵기에 사람들은 보기 흉할 만큼 싸웁니다. 법은 욕망의 폭주를 벌합니다. 반면 일정한 수준에서 욕망 추구를 인정하고, 그것이 타인의 욕망과 부딪치지 않도록 욕망의 타협점, 즉 권리의 범위를 정해줍니다.  또한 규칙 속에서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보장해주고, 능력 있는 사람이 법을 통해 정당히 평가 받습니다. 유교의 덕치주의는 윗사람에 대항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며, 부당한 기득권이 고정화되고, 경쟁이 무의미해지면서 사회발전을 꾀할 수 없습니다. 선의, 덕이라는 말은 아름답게 들릴지 몰라도 정치에 본격적으로 도입하면 사회는 혼란스러워질뿐더러 부패한다는 정치상의 역설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백년 전쟁 이전에는 유럽의 주요 간선 루트에 끼지 못해 이익을 바라보지 못했던 영국이었지만, 백년 전쟁 중에 습득한 '자본과 기술의 집적', 여기에 따른 중앙집권화라는 근대적 이노베이션으로 세계경제의 패권을 쥐게 됩니다. 이노베이션은 때때로 역경과 갈등 상황에서 비롯되는데, 그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영국의 의지가 근대로 향하는 이노베이션을 탄생시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항해 시대의 도래는 유럽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옵니다. 하나는 상업혁명입니다. 이는 종래의 지중해가 무대인 제한된 시장권이 대서양을 거쳐 아시아, 신대륙을 향해 글로벌한 시장권이 갖추어지는 변화를 가리킵니다. 또 하나는 가격혁명입니다. 신대륙에서 대량의 은이 유럽에 전해지면서 은에 의한 화폐경제가 눈에 띄게 발전합니다. 이에 따라 유럽의 경제 규모가 비약적으로 확대되고 물품의 가격도 상승(인플레)하면서 이른바 고도 성장을 이룹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계층이 신흥 부르주아라는 비즈니스맨들입니다. 반면에 기사, 귀족 등 제후 세력은 격동하는 시장 경제의 흐름에서 도태되어 중세 봉건 시대의 유물이 됩니다. 가격혁명은 중세의 사회구조를 끝내게 만들었고 화폐경제, 시장경제라는 새로운 시대를 등장시켰습니다.

 

 

20세기의 역사가인 페르낭 브로델의 저서, 특히 제 2권인 <교환의 역할>이 압권으로 산업혁명 이전의 유럽 자본주의 태동에서 시작해 18세기의 세계적 규모의 자본주의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페르낭 브로델은 자본주의와 시장을 구별해 "시장은 도시민, 농민, 소상인으로 구성되는 물질의 교환 장소이다"라고 정의합니다. 시장의 거래는 소박한 등가교환이고, 큰 이익을 얻지는 못합니다. 한편 자본주의는 베네치아처럼 대도시 상인에 의해 구성되는데 페르낭 브로델은 "도시는 시장과 시장을 잇는 교역의 접점이고 대상인들은 대도시에서 파생되는 교역의 이권을 독점, 자본을 축적했다"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중세의 도시경제 형성과 먼 거리 무역 안에서 그는 근대자본주의로 이어지는 원형을 발견하려고 했습니다. 

 

 

정치경제학자인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로빈슨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 권력, 번영, 빈곤의 기원>에서 일부 사람들이 부를 독점하는 정치적 제도를 저자들은 '수탈적 제도'라고 부르고, 이 제도는 부의 분배를 요구하는 다수에 의해 필연적으로 붕괴된다. 영국의 명예혁명, 프랑스의 혁명, 일본의 메이지유신을 사례로 들어 '수탈적 제도'의 붕괴가 제도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리카도 vs 멜서스, 곡물법을 둘러싼 논쟁. 19세기의 곡물법을 둘러싸고 당시의 경제학자들도 격렬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리카도는 자유주의 관점에서 보호주의인 곡물법을 폐지하라고 주장했고 한편 멜서스는 저서 <인구론>에서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대비해 국내농업을 보호해야 한다며 곡물법을 지지했습니다.

 

 

정부가 재량을 갖고 재정 정책을 펼쳐 경기를 자극시킨다는 케인스 학파에 통화주의자들은 반대했습니다. 그들은 정부에 의한 인위적인 재정확대지출은 매크로 경제의 실상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중앙은행이 재량을 갖고 화폐를 공급하는 것도 적절한 대응이라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실물경제에 부작용과 악영향을 끼친다고 했습니다. 통화주의자들은 물가의 장기적 안정을 중요시했기에, 화폐량의 증가율을 적절한 비율로 고정함으로써 재정, 금융을 인위적으로 조작해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통화주의자의 대표 격인 인물은 밀턴 프리드먼입니다.

 

 

문명 혹은 국가는 탄생하고 붕괴됩니다. 대부분의 역사책은 그 흥망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자세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흥망이 '왜' 발생했는지를 추구한 책은 아주 드뭅니다. 그 드문 책이 바로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저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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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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