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물건의 갯수를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올초에 입지않는 옷을 비롯한 몇 가지를 물품을 정리해 아름다운가게에 기증한 갯수가 200여개 였다. 집에 남은 숫자는 그 몇배, 몇십배에 달할 것이다.

 

문요한의 <여행하는 인간> 중에 "'일본의 한 사진작가에 의하면 몽골인은 평생 가지고 있느 물품이 300여 개인데 비해 일본인은 한평생 6200여개를 갖는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평생을 여행하듯 사는 사람에게는 많은 것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불필요한 욕망을 걷어내고 소유에 덜 연연할 수 있다. 그것은 자유의 지평을 한 차원 넓혀준다."라는 글에서 아 나도 저렇게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있겠구나 생각했고 누군가 쓴 '물건은 기억해주는 주인을 잃을 때 가치도 함께 잃는다.'는 표현에서, 내 기억속에 사라졌지만 집안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을 생각하면 잠깐의 편리와 만족을 위한 소비에 대한 반성을 한다.

 

파타고니아의 기업 철학과 활동을 엿보며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물건에 대한 소유와 소비태도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본문발췌]

 

 

"바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재사용하는 일은 적절한 이유에 따라 행해졌을 때 우리 자신의 존엄을 표현하는 사랑의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 받으소서 - 우리의 안식처를 돌보는 일에 대하여' 중에서

 

 

"알고서 하지 않는다면 모르는 것만 못하다." - 왕양명

 

 

글로벌 생태 발자국 네트워크(Global Footprint Network)는 현재 깨끗한 물 깨끗한 공기, 경작 가능한 토지, 풍부한 어장, 안정된 기후와 같은 필수적인 '서비스'의 사용량이 이를 공급하는 지구 역량의 150퍼센트에 달한다고 계산하고 있다.

 

 

대형 다국적 기업에게 조종을 받는 정부들이 운영하는 세계 경제는 끊임없이 증가하는 수익과 성장에 의존하고 있다. 좀 더 지속 가능하고 푸른 지구를 가지기 위해 노력해 얻었던 성과들은 양적 성장에 모두 잡아먹히고 있다. 양적 성장은 아무도 입에 올리고 싶어 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이다.

 

 

옳은 것을 선택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압도적으로 성공하는 법: 환경의 붕괴가 목전에 있다는 전 세계 과학자들의 보편적인 합의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행동을 취할 의지가 부족하다. 우리는 무관심, 타성, 상상력의 부재로 인해 집단적인 마비 상태에 빠져 있다. 파타고니아는 통념에 도전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책임 있는 기업을 보여 주려고 한다. 우리는 끝없는 성장을 필요로 하고 자연 파괴에 대해 책임져야 마땅한 자본주의 모델은 반드시 대체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파타고니아와 2000명의 직원들은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세상에 유익하면서도 수익성이 있는 기업을 만든다는 것을 전 세계 기업들에게 입증해 보일 수단과 의지를 갖고 있다.

 

 

'위험과 마주하는 것은 등반의 목표가 아니다. 그것은 천천히 기어오르는 상태 그 너머에서 일순간 느껴지는 기쁨을 맛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험들 중 하나이다.' - 리오넬 테레, <쓸모없는 것을 정복하는 사람들>

 

 

항공기 뿐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모든 것이 마찬가지이다. 사람이 하는 모든 산업 활동, 모든 계산과 추정, 사람들이 초안을 만들고 청사진을 그리는 데 보낸 모든 밤들은 하나의 원리로 수렴된다. '단순성'이라는 궁극의 원칙으로. 가구의 곡선이나 배의 용골이나 비행기의 동체를 다듬는다고 생각해 보자. 장인 정신을 담은 수 세대에 걸친 실험을 통해, 인간의 가슴이나 어깨의 곡선과 같은 궁극의 자연스러움을 드러내야 한다는 법칙이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 일에 임해야 한다. 어떤 것이든 완벽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무엇 하나 걸치지 않은 적나라한 상태에 이를 때에 달성된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존 뮤어는 자신의 짐을 양철통 하나에 넣을 수 있는 정도로 제한하곤 했다. 묵은 빵 한 덩어리와 외투 한 벌로 말이다. 그것은 환경적인 고려이기도 하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모든 것들은 만들어져서, 팔리고, 운송하고, 보관되고, 세탁되고, 결국은 버려지는 그 모든 단계에서 환경에 피해를 입힌다. 우리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기도 하고, 우리에게서 비롯되어 다른 사람에 의해 저질러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자로서든 소비자로서든 무언가를 구입할 때에는 이렇게 자문해 보아야 한다. 이 구매가 필요한가? 요가를 하기 위해서 새로운 옷이 정말로 필요한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이 제품이 한 가지 이상의 일을 해낼 것인가?

 

 

전체에 대한 책임: 우리가 쓰는 것, 만드는 것, 그것을 만드는 방법, 버리는 것 모두가 사실은 윤리의 문제이다. 우리는 전체에 대한 무한대의 책임을 갖고 있다. 감당하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성공하지는 못하는 책임 말이다. 품질과 제품이 내구성을 유지하는 기간도 이런 책임의 일부이다. 고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고객과 사용자를 존중하고 그들에 대한 책임을 기꺼이 감수하는 방법이다. 사용법과 관리법을 익힌 사람들의 손에 들어간 고품질의 제품은 내구성이 훨씬 더 높아진다. 소유자, 곧 사용자에게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보다 큰 전체, 지구와 우리 모두에게도 좋은 일이다. 내구성의 향상은 우리가 덜 쓰고(원료와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고), 적게 생산하고(더 중요하거나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다른 일을 할 시간이 늘어나고), 적게 파괴한다(적게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 그랑스포스 브룩 AB

 

 

기능 중심의 디자인은 대개 미니멀하다. 브라운의 디자인 책임자인 디터 람스의 주장처럼 "좋은 디자인은 최소한의 디자인이다." 복잡하다는 것은 기능적 필요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확실한 신호이다.

 

 

합리적인 소비자이자 건전한 시민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책임감 있는 의류 구매 방법은 중고 의류를 구입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드라이클리닝이나 다림질이 필요한 옷을 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탁은 찬물에 해야 하고 가능한 건조기 없이 건조대에 널어 말려야 한다. 셔츠는 하루 이상 입고 빤다. 여행 가방을 챙길 때는 100퍼센트 면직 의류보다는 더 빨리 마르는 대체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몬태나주립대학의 토마스 M. 파워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재화와 서비스에 쓰는 돈 가운데 생존에 필요한 것은 10~15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한다.

 

 

어떤 문제를 고민할 때면 나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고민이 끝났을 때 그 해법이 아름답지 않다면 잘못된 답이다. - 리처드 버그민스터 퓰러 

 

 

세계 경제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세계 경제는 오로지 값싼 화석연료를 태우는 데만 의지하고 있다. 기차나 배를 통해 물건을 1킬로미터 운송하는 데 톤당 250T가 소모된다. 트럭 운송에는 톤당 2000BTU 이상이, 항공 화물은 1톤의 화물을 1킬로미터 옮기는 데 13,465BTU의 에너지가 든다. 카탈로그나 웹을 토해 쇼핑을 할 때는 메인에서 살아 있는 바닷가재를 주문하는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당일 배송으로 하룻밤 사이에 도착하는 바지가 정말로 필요한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BTU(British termal unit, 영국의 열량 단위로서 1파운드의 물을 ㄷ기압 하에서 1F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의 에너지)

 

 

파타고니아의 이미지는 인간적인 목소리이다.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들, 자신들의 신념에 대해 열정적인 사람들, 미래에 영향을 주고자하는 사람들의 즐거움을 표현한다. 그 과정에서 가공이 가해지거나 인류애를 위태롭게 하지 않는다. 우리의 이미지가 규범을 깨뜨리고 영감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우리에게는 상정하고 있는 고객 이미지가 있다. 고객이 똑똑하다고만 상정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쇼핑을 재미로 하지 않으며, '삶을 돈으로 사는 것'을 원치 않으며, 삶을 허접한 쓰레기로 만들지 않고 보다 깊고 단순하게 만들기를 원하며, 공격적인 광고의 표적이 되는 데 지쳤거나 무관심하다고 가정한다. 우리는 물론 고객에게도 가장 귀중한 조언은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주는 조언이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삶의 기술에 통달한 사람은 일과 놀이, 노동과 휴식, 몸과 마음, 훈련과 오락을 뚜렷이 구분하지 않는다. 무엇이 어떤 것인지 거의 알지 못한다. 그는 무슨 일을 하든 그 안에서 탁월성에 대한 비저늘 추구할 뿐이고, 자신이 일을 하고 있는지 놀고 있는지에 대한 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 스스로에게 그는 항상 양쪽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 L. P. 잭스

 

 

가장 강한 종이나 가장 지능이 높은 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살아남는 것은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 찰스 다윈

 

 

나는 인간이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영리한 동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 이외의 어떤 동물도 자신의 보금자리를 더럽히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는다. 우리는 일상적인 행동의 장기적인 결과를 예상할 만큼은 똑똑하지 않은 것이 틀림없다. 원자력, 텔레비전, 에탄올, 패스트푸드 같은 새로운 것을 발명하고 개발하는 뛰어난 과학자나 기업가도 종종 자신의 발상이 가진 어두운 면을 보지 못한다. 문제는 상상의 실패이다. 호기심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삶을 살지 못한다. 그들은 종종 맹목적인 믿음을 갖는다. 맹목적 신념의 가장 무서운 점은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심지어는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모두가 자신의 행동을 책임져야 하는 작고 동질적인 사회에서 가장 잘 작동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숨는 것이 불가능하다. 동료 집단의 압박이 있기 때문에 경찰, 변호사, 판사, 감옥이 필요치 않다. 개인은 자신과 부모의 '사회적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결정은 타협이 아닌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다.

 

 

"세상의 변화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당신 자신이 그 변화가 되어야 한다." - 마하트마 간디

 

 

소비자의 원래 정의는 "사용을 통해 파괴 혹은 소진하는 사람, 게걸스레 먹거나 헤프게 쓰는 사람"이다. 세계의 다른 사람들이 미국인과 같은 속도로 소비를 한다면 지구가 7개는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쇼핑센터에서 사들이는 것의 90퍼센트는 60~90일 내에 쓰레기 더미로 들어간다. 우리가 이제 시민 대신에 소비자라고 불리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소비자는 우리에게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정치가와 기업가들은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어는지를 비추는 거울이다.

 

 

우리 모두는 끊임없이 소비하고 버리는 일을 기반으로 하는 현재의 세계 경제가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죄인은 바로 우리다. 우리는 '써 버리고, 파괴하는' 소비자이다. 우리는 필요는 없지만 원하는 물건들을 계속해서 사들인다. 우리에게 만족이란 없는 것 같다.

 

 

사업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내가 싸워야 할 가장 큰 문제가 '안주'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항상 파타고니아가 지금부터 100년 후에도 이곳에 있을 것처럼 생각하고 회사를 운영한다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그 말은 목표까지 100년의 시간이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의 성공과 수명은 빠르게 변화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절박한 느낌을 유지해야 한다. 한가롭고 느긋해 보이는 파타고니아의 기업 문화에서는 특히 어려운 과제이다. 사실 내가 우리 회사 관리자들에게 주는 가장 큰 과제는 변화를 일으키라는 것이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우리를 살아남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자연도 마찬가지이다. 자연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생태계는 대재해나 자연선택을 거쳐 환경에 적응한 종을 지지한다. 건강한 환경이 작동하려면 성공적인 기업과 마찬가지로 다양성과 포괄성이 필요하다.

 

 

사회가 너무 복잡해진 나머지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은 상황이라고 해서 끝내 진창에 빠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데이비드 브로워의 말대로 뒤로 돌아서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나는 절제, 품질, 단순함과 같은 단어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성장이라면 다 좋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과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 유한한 지구에서는 소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까 걱정인가? 어차피 자동화와 로봇 기술의 발달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닌 필요한 것만을 구입한다면, 다기능의, 내구성이 좋은, 수선이 가능한, 품질이 좋은, 유행이 없는 그리고 다음 세대까지 물려줄 수 있는 것만을 산다면 어쩌면 일부 사람들은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일에 달인이 되는 길은 단순함을 향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기술 대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다. 많이 알수록 필요한 것은 적어진다. 자신의 삶을 단순하게 만들려는 미미한 시도들을 통해 나는 보다 단순하게 살아야, 혹은 그렇게 살기로 선택해야 정말 중요한 모든 면에서 빈곤하고 결핍된 삶이 아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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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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