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습관'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경험이나 주변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형성된 인식이 아닐까?
'습관'은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경우에따라 중독이라는 것으로 발전해 삶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습관'은 무엇이고, 어떻게 형성되며, '습관'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본문발췌]
듀크 대학교 연구진이 2006년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가 매일 행하는 행동의 40퍼센트가 의사결정의 결과가 아니라 습관 때문이었다.
뇌의 기저핵이 패턴을 기억해서 패턴대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조절장치였다. 달리 말하면 뇌의 다른 모든 부분이 마비가 되어도 기저핵만 살아 있으면 우리가 습관대로 움직일 수 있다.
뇌가 일련의 행동을 기계적인 관례로 변환하는 과정은 '청킹(chunking, 덩어리짓기)'으로 알려져 있다. 습관이 형성되는 과정의 근원에 청킹이 있는 셈이다. 우리는 매일 최소한 수십 가지의 행동덩이들을 반복하고 있다. 칫솔에 치약을 묻힌 다음에야 칫솔을 입에 넣는 단순한 행동덩이부터, 옷을 입거나 아이들의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행위처럼 다소 복잡한 행동덩이까지 다양하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습관이 형성되는 이유는 우리 뇌가 활동을 절약할 방법을 끊임없이 찾기 때문이다. 어떤 자극도 주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두면 뇌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거의 모든 일을 무차별적으로 습관으로 전환시키려고 할 것이다. 습관이 뇌에게 휴식할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뇌가 활동을 절약하려는 본능은 우리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한다. 뇌가 효율적이면 그만큼 뇌에 필요한 공간이 줄어들고, 따라서 머리 크기도 작아질 수 있다. 머리가 작으면 분만하기가 더 쉬워지고, 따라서 분만 과정에서 영아와 산모의 사망률도 줄어든다. 또한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한 덕분에 우리는 걷기나 먹는 것 등 기본적인 행위를 하는데 드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었고, 남는 정신 에너지를 더욱 창조적인 일에 투자해서 칼과 관개시설을 만들 수 있었다.
우리 기저핵은 습관을 사용해야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구분하는 기발한 방법을 고안해냈다. 행동덩이를 시작하거나 끝낼 때마다 일어나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 우리 뇌에서 이런 과정은 3단계의 고리로 이루어진다. 첫 단계는 신호다. 신호는 우리 뇌에게 자동모드로 들어가 어떤 습관을 사용하라고 명령하는 자극이다. 일종의 방아쇠이다. 다음 단계는 반복 행동이 있다. 반복 행동은 몸의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심리 상태나 감정의 변화로도 나타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는 보상이다. 보상은 뇌가 이 특정한 고리를 앞으로도 계속 기억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호 - 반복 행동 - 보상'이 반복되며 고리는 점점 기계적으로 변해간다. 신호와 보상이 서로 얽히면서 강렬한 기대감과 욕망까지 나타난다.
습관은 잊힐 수도 있고 변할 수도 있으며 대체될 수도 있다. 그러나 습관 고리를 찾아내는 게 중요한 이유는 "어떤 습관이 형성되면, 뇌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걸 완전히 중단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뇌가 부지런히 활동하는 걸 멈추거나 다른 일로 관심을 돌린다. 따라서 어떤 습관을 떨쳐 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요컨대 새로운 반복 행동을 찾아내지 않으면 그 습관 패턴이 자동적으로 전개된다.
습관은 일반적인 생각보다 우리 삶에 훨씬 많은 영향을 미친다. 습관은 우리 뇌를 상식적인 판단을 비롯해 모든 것을 무시하고 오직 그 습관에만 매달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무척 강력하다.
습관 고리가 뇌 속에서 점점 굳어지는데도 그런 패턴이 우리에게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습관 고리를 깨뜨릴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신호와 보상을 인식하는 법을 배우면, 반복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스콰이어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평생 기억을 연구했습니다. 그러다가 유진 폴리를 통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도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행복한 삶에 대한 기억이 사라져도 우리 뇌에는 행복을 찾아내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능력이 우리 삶을 해치더라도 그 능력을 없애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습관은 강력하다. 습관은 신경학적으로 열망을 조장한다. 이런 열망은 아주 점진적으로 자리 잡기 때문에 대부분은 그런 열망이 존재하는지 의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습관의 영향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습관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신호와 보상만으로 부족하다. 신호는 반복 행동을 유발하는 자극제를 넘어서 보상을 열망하는 마음까지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열망은 습관을 만드는 원동력이다. 열망을 자극하는 방법을 알아내면 새로운 습관을 더 쉽게 형성할 수 있다.
습관을 영원히 뜯어고치기 위해서는 변화가 가능하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변하기 위해서 한마음으로 서로 도울 때, AA(Alcoholics Anonymous) 프로그램에 효과를 더해 주는 과정(개개인에 믿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집단의 힘)이 그대로 일어난다. 공동체와 함께할 때 더 쉽게 믿음을 받아들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습관을 바꿀 수 있을까?
-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에게 효과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습관을 근절할 수는 없지만 습관을 바꿀 수는 있다. 또 "동일한 신호와 동일한 보상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반복 행동을 더하라"는 습관 변화의 황금률을 사용하면 습관을 가장 쉽게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습관을 항구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여기에 필요한 믿음은 같은 목적을 지닌 모임의 도움을 받을 때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
- 담배를 끊고 싶다면, 담배에서 얻는 열망을 대신 채워 줄 새로운 반복 행동을 생각해내라. 그 다으메는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의 모임이나, 니코틴을 멀리하고도 지낼 수 있다는 믿음을 당신에게 심어 줄 공동체를 찾아내서, 결심이 흔들릴 때마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라.
- 체중을 줄이고 싶다면, 당신의 습관을 면밀히 과날해서 간식거리를 찾아 매번 책상을 떠나는 이유를 알아내라. 그런 다음에는 카페테리아로 먹을 것을 찾아가는 대신에 당신과 함께 산책할 사람이나, 체중감량이란 동일한 목표를 추구하는 모임, 혹은 가까운 곳에 감자칩보다는 잘게 썬 사과를 놓아두려는 사람을 구하라.
-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습관을 바꾸고 싶다면 다른 반복 행동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모임의 일원으로서 습관을 바꾸려할 때 성공할 확률이 극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습관의 변화에서 믿음은 필수적인 요건이다. 믿음은 공동체와 함께할 때 성장한다. 공동체라고 항상 대단한 규모를 생각할 것은 없다. 두 사람만으로도 공동체는 가능하다.
- 변화가 가능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알코올 중독자도 술을 끊을 수 있고, 흡연가도 담배를 끊을 수 있다. 만년 패배자도 챔피언이 될 수 있다.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나, 직장에서 간식을 먹는 습관도 끊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소리치고, 밤을 꼬박 세우며, 작은 일에 쓸데없이 걱정하는 습관도 멈출 수 있다.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알아낸 바에 따르면, 습관의 변화로 개인의 삶만이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습관이 바뀌면 기업과 조직 및 공동체의 운명도 달라진다.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듯이 저녁식사를 함께하는 습관을 지닌 집안에서 자란 아이들은 숙제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성적도 좋으며, 감정조절도 잘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매일 아침 자신의 손으로 침대를 정리하는 습관은 생산성, 행복지수, 예산을 통제하는 절제력 등과 상관관계가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나 깔끔한 침대가 좋은 성적이나 절제된 삶의 원인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작은 변화가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다른 좋은 습관이 몸에 배도록 자극한 것만은 확실하다.
핵심 습관을 바꾸거나 함양하는 데 집중하면 광범위한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핵심 습관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핵심 습관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어디에 눈을 두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것은 자기만의 고유한 어떤 특징을 찾아나서는 것과 같다. 핵심 습관은 학계에서 '작은 승리(small wins)'로 알려진 것을 제공한다. 그리고 새로운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다른 습관들이 형성되도록 지원하고, 변화가 점염병처럼 확산되는 문화를 형성한다.
핵심 습관은 다른 습관들이 형성되는 구조를 만들어냄으로써 변화를 유도한다.
혼란이 닥쳤을 때야말로 책임을 부여하고 한층 공평한 세력 균형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조직의 습관을 바꿀 수 있는 적기이다. 위기에 직면하면 조직의 습관이 유연해지기 때문이다.
때때로 소비자는 습관의 동물처럼 행동하며, 현재의 목적에 관계없이 과거의 행동을 기계적으로 되풀이한다.
새로운 습관을 마케팅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에 익숙한 것을 덧입혀서 낯선 것을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 습관이란 수십, 수백, 수천, 수만 명의 사람이 아무런 의식 없이 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사람들은 그런 습관이 자신의 몸에 배어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세상을 바꿔놓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사회적 습관 때문에 서로 일면식도 없는 시위자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다양한 이유로 행진하지만 모두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어떤 계획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규모 운동으로 발전하는 반면에 어떤 계획은 그렇게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도 사회적 습관에서 비롯된다. 사회적 습관이 그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 데는 대규모 혁명이든 교회 혁신 운동이든 간에 대다수 운동의 근저에는 세 단계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 첫 단계에서 사회운동은 가까운 지인들 간의 우애와 강력한 연대감으로 시작된다.
- 다음 단계에서 사회운동은 이웃과 집단을 하나로 묶는 약한 연대감과 공동체의 습관 덕분에 커져 간다.
- 마지막 단계에서는 사회운동의 지도자들이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습관을 심어 준다. 변화된 정체성과 주인의식을 잉태하는 새로운 습관의 영향으로 사회운동은 지속된다.
"약한 연대를 맺지 않은 사람들은 사회체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정보를 거의 얻지 못하고, 지역 소식과 친한 친구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런 박탈로 인해 그들은 최근의 지식과 유행에서도 소외되고, 노동 시장에서도 불리한위치에 처할 수 있다. 노동시장에 진출하려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일자리가 비었다는 걸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 마크 그래노베터
모두가 갑자기 한꺼번에 똑같은 방향을 보기로 결심한다고 사회운동이 시작되지는 않는다. 어떤 사회적 패턴이 우정이란 습관으로 시작해서 공동체의 습관으로 발전하여, 참여자의 정체성을 바꿔 놓는 새로운 습관에 의해 유지될 때 사회운동은 가능해진다.
"적을 친구로 돌려놓을 만큼 사랑하십시오. 이제 우리는 저항에서 화해로 옮겨가야 합니다. ... 그런 헌신이 있을 때 우리는 인간이 인간을 잔혹하게 대하는 암울하고 절망적인 암흑에서 벗어나, 자유와 정의가 살아 있는 밝고 환한 세상을 맞이할 수 있을 겁니다." - 마틴 루터 킹 주니어
"역사적으로 신경과학에서는 뇌손상이 있는 환자는 자유의지를 부분적으로 상실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병적인 도박꾼이 카지노를 보면 무척 유사한 반응을 보입니다. 아무 생각도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듯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관련해서 어떤 사람들은 본성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습관에 의해서, 어떤 사람들은 가르침에 의해서 그렇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습관의 힘이 절대적이라 생각했다. 또 생각 없이 행해지는 행동은 본성의 증거라며, "씨앗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서 땅을 미리 준비해야 하듯이, 올바른 것을 즐기고 미워하기 위해서는 학생의 마음이 습관이 되도록 다듬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어렵게 하는 일을 점점 쉽게 해내고, 충분히 연습한 후에는 거의 기계적으로 혹은 거의 의식하지 않은 채 해낼 수 있게 해 주는 힘이 바로 습관이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면 종이나 코트가 일단 구겨지거나 접히면 그 후로는 항상 똑같은 곳이 접혀지는 경향이 있듯이, 우리도 훈련하고 연습한 방향으로 성장한다." - 윌리엄 제임스
"물은 자신의 힘으로 길을 만든다. 한번 만들어진 물길은 점점 넓어지고 깊어진다. 흐름을 멈춘 물이 다시 흐를 때에는 과거에 자신의 힘으로 만든 그 길을 따라 흐른다." - 윌리엄 제임스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한 4단계 법칙
- 반복 행동을 찾아라
- 다양한 보상으로 실험해 보라. 반복 행동을 자극하는 열망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가정을 시험해 보는 것.
- 신호를 찾아라. 우리에게 어떤 습관을 자극하는 신호를 찾아내기 힘든 이유는, 우리가 습관과 관련된 행동을 시작할 때 우리에게 쏟아지는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습관의 패턴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먼저 면밀하게 관찰해야 할 행동들을 규정해야 한다. 이런 행동들을 규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있다. 이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거의 모든 습관의 신호는 장소(어디에 있는가?), 시간(몇 시인가?), 감정 상태(감정 상태는 어떤가?), 다른 사람(주변에 누가 있는가?), 직전의 행동(충동이 있기 직전에 무엇을 했는가?)이라는 다섯 가지 중 하나에 속한다.
- 계획을 세워라. 습관 고리를 알아내면, 즉 습관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보상과 신호, 그리고 습관에 따른 반복 행동이 무엇인지 알아내면 그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신호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당신이 열망하는 보상을 안겨줄 적절한 행동을 선택함으로써 반복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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