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결말, 희망이다.

 

 

[본문발췌]

 

 

서재는 반드시 우리가 읽은 책들로 구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는 언젠가 읽게 될 책들로 구성되는 것도 아니죠. 서재란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책들입니다. 혹은 그럴 가능성이 있는 책들이죠. 그것들을 영원히 못 읽는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 장 클로드 카리에르, <책의 우주>

 

 

어떤 것에 대해 미운 마음을 품거나 자기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꼬치꼬치 캐고 들거나 속상해 하면서 세월을 보내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은 거란다. - 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다시 생각했다. 기쁨 같은 것이 몰려 왔다. 여름의 산들바람에 실려 온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실패에 대해 생각했던 것을 어렴풋이 떠올렸다. 그런 것이 무슨 문제가 된다고, 이제는 그런 생각이 하잘것 없어 보였다. 그의 인생과 비교하면 가치 없는 생각이었다. - 존 윌리엄스, <스토너>

 

 

취미의 세계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것은 없지만 삶을 요동치게 만들 무언가를 맞닥뜨리거나 발견하게 해 주는 것도 없다. 가슴이 무너지는 실망도, 정신이 번쩍 나게하는 환희나 흥분도 없다는 말이다. - 무라카미 류, <무취미의 권유>

 

 

나는 타인에게 별생각 없이 건넨 말이 내가 그들에게 남긴 유언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같은 말이라도 조금 따뜻하고 예쁘게 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겠지만>

 

 

곧 겨울이 되기 때문에 작은 들쥐들은 옥수수, 호두, 밀, 짚을 모으기 시작했다. 쥐들은 모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 프레데릭을 제외하고, 들쥐들이 물었다. "프레데릭, 왜 일을 안 하는 거니?" 프레데릭이 말했다. "나도 일하고 있어. 나는 춥고 어두운 겨울날을 위해 햇빛을 모으고 있는 거야." - 칼하인츠 A. 가이슬러의 <시간>이라는 책에서 레오 니오니의 동화 <프레데릭>을 인용한 부분

 

 

흘러가는 세월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한 줌의 모래처럼, 혹은 우리를 노쇠하게 만드는 어떤 것으로 보인다면 우리는 불행한 것이다. 반대로 생각을 바꿔서 흘러가는 세월이 우리를 보다 더 완성시켜가고 있다고 여기면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 - 생텍쥐페리 잠언집>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모든 것에 대해 의견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해방감을 선사해준다. 의견이 없다고 지적으로 떨어지는 사람은 아니다. 의견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말라. 의견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이자 권리다. 오늘날 진짜 문제는 정보의 부하가 아니라 의견의 과부하다. 세상은 당신의 코멘트 없이도 잘 돌아갈 것이다. - 롤프 도벨리, <불행 피하기 기술>의 52개 기술 중 '모든 것에 뚜렷할 필요는 없다'

 

 

살다 보니, 실망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불평하지 말고,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그렇게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과거의 교육은 여러 형식으로 이루어졌고, 환경이 달라질 때는 새로운 목표와 새로운 전략을 설계하면서 적응해나갔다. 그러나 작금의 변화는 과거의 변화와 전혀 다르다. 교육자들은 인간 역사의 어떤 전환점에서도 이번만큼 어려운 고비와 도전에 직면한 적이 없다. 정말이지, 우리는 이런 상황을 처음 겪고 있다. 우리는 정보로 과포화된 세계에서 살아가는 기술을 아직 배우지 못했다. 하물며 그보다 더더욱 어렵고 역부족인 기술, 즉 앞으로 그런 삶을 살아가도록 인간을 가르치는 기술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 지그문트 바우만,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좋은 삶'을 사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하고, 싫어하는 것을 줄이면 된다. 제발 '좋은 것'과 '비싼 것'을 혼동하지 말자! 자신의 '좋은 것'이 명확하지 않으니 '비싼 것'만 찾는 거다. - 김정운,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같은 것을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 - 영화,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매일 매일이 좋은 날'

 

 

익숙한 것의 안도감과 지루함, 낯선 것의 경이로움과 두려움. 아마도 이것들이 잘 조화를 이룰 때 생은 안정되는 것이리라.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질병의 부재나 기능의 부존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 잠재력이다. - 올리버 색스, <모든 것은 그 자리에>

 

 

마음이 담긴 길을 걷는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과 나란히 걷는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에서 발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의 뒤를 좇는다는 거은 아직 마음이 담긴 길을 걷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 있든 가고 싶은 길을 가라. 그것이 마음이 담긴 길이라면, 마음이 담긴 길을 갈 때 자아가 빛난다. -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마음에도 문이 있다. 힘으로는 열리지 않는다. 공감하는 마음이 열쇠다.

 

 

일출과 일몰은 매일 있는 거란다. 네가 마음만 먹느다면 그 아름다움 속으로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단다. - 영화, <와일드>

 

 

방랑하는 시간은 긍정적인 시간이다. 새로운 것도 생각하지 말고, 성취도 생각하지 말고, 하여간 그와 비슷한 것은 절대 생각하지 마라. 그냥 이런 생각만 하라. "내가 어디에 가야 기분이 좋을까? 내가 뭘 해야 행복할까?" - 조지프 캠벨, <신화와 인생>

 

 

상상력은 실제 경험이라는 천박한 현실보다 훨씬 나은 대체물을 제공할 수 있다. - 위스망스, <거꾸로>

 

 

그것은(여행기는) 여행이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을 돌아오는 것이다. - 김영하, <여행의 이유>

 

 

노승이 말했다. "진정한 지혜는 이 풍경 속에서 한 순간에 발견할 수도 있고, 아니면 언제까지나 깊이 감추어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꾸뻬는 문득 깊이 감추어져 있는 그것을 자신이 지금 이 순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침묵 속에 사원 앞에 서서 구름과 태양과 바람이 한 순간 산들과 어울려 노니는 것을 바라보았다. 꾸뻬는 이것이 지금까지의 그 어떤 것보다 새로운 배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생각을 멈추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 프랑수아 를로르, <꾸뻬씨의 행복여행>

 

 

인생의 목표가 성공이 아니라 성숙이라면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습관은 안락하고, 포근하고, 안전하게 우리의 삶을 여기까지 끌고 왔지만, 새로고침이 주는 뜻밖의 재미, 유쾌한 즐거움은 여러분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겁니다. 우리 뇌는 습관이라는 틀을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게 디자인돼 있지만 새로운 목표를 즐겁게 추구하도록 디자인돼 있기도 합니다. 어느 뇌 영역을 사용할 것인지는 이제 여러분이 선택하시면 됩니다. - 정재승, <열두 발자국>

 

 

우주는 떨림이다. 정지한 것들은 모두 떨고 있다. 인간은 울림이다. 우리는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떨림에 울림으로 반응한다. 나의 울림이 또 다른 떨림이 되어 새로운 울림으로 보답받기를 바란다. - 김상욱, <떨림과 울림>

 

 

우리는 흔히 혼자됨을 개인적인 실패라고 여기지만, 그것은 사실 자연스러운 삶에 속한 것이며, 홀로 있음에 힘들어하는 것 역시 사회적인 통념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를 안다면 혼자인 사람은 자신이 커다란 전체의 일부임을 깨닫는다. - 프란치스카 무리, <혼자가 좋다>

 

 

혼자라는 것은 같이 있다는 것에 비추어보면 분명 결핍이다. 같이 있다는 것은 혼자 있다는 것에 비추어보면 충족이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틀로 비추어보면, 행복은 혼자 있을 때와 같이 있을 때 어느 한쪽과 일방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다. 행복이란 혼자이기에 발생할 수 있는 결핍에 벗어날 때, 그리고 같이 있을 때 발생하는 과잉 충족으로 인한 질식에서도 동시에 벗어날 때 가능하다. - 노명우,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별들은 멀고 먼 거리 /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 저 혼자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 김재진,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젊을 때는 산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온전한 형태로 기억하는 게 가능하다. 노년에 이르면, 기억은 이리저리 찢기고 누덕누덕 기운 것처럼 돼버린다. 충돌사고 현황을 기록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재하는 블랙박스와 비슷한 데가 있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면 테이프는 자체적으로 기록을 지운다. 사고가 생기면 사고가 일어난 원인은 명확히 알 수 있다. 사고가 없으면 인생의 운행일지는 더욱더 불투명해진다. -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길의 추구, 오솔길의 암시다. 일찍이 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노력한다. 어떤 사람은 모호하게 어떤 사람은 보다 투명하게, 누구나 그 나름대로 힘껏 노력한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주위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을 보고 토끼가 물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급하게 가고 있니?" 사람이 대답했다. "나의 일을 쫓아가고 있어." 토끼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네가 일을 쫒아가야 할 정도로 일이 너를 앞서서 달리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지? 그 일이 네 등 뒤에 있을 지도 모르잖아. 그러면 그냥 멈추기만 하면 만나게 될 텐데. 지금 너는 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건지도 몰라." - 동유럽에서 전해지는 우화 중에서 

 

 

한가로이 거니는 것. 그것은 시간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게 쫓겨 몰리는 법 없이 오히려 시간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것은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의미한다. 따라서 더 이상 긴장감 속에서 경계심을 품은 채 이 세상을 조사, 관찰하지 않아도 된다. - 피에르 쌍소,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조급증에 빠진 사람들에게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충고한다. 그렇다면 방향을 잡는 것도 서두를 일이 아니다. 헤매는 것이 인생이다.

 

 

향미가 희석되는 현상은 현대 농업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문제다. 종자 개량, 화학비료, 비닐하우스, 지력 쇠퇴, 토양미생물 감소 등 다양한 원인이 밍밍한 음식을 만들어 냈다. 닭고기는 향미를 잃었따. 토마토는 밍밍해졌고, 옥수수, 밀, 딸기, 상추도 각각의 고유한 맛이 약해졌다. 모든 음식이 묽게 변했다. - 유진규, <맛의 배신>

 

 

미래는 종종 예상하고, 계획하고, 기대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니 그렇기에 새로운 시간과의 만남에 설레고 싶다. 그것이 살아 있음의 증거이므로.

 

 

"미지를 향해 문을 열어두는 것, 어둠으로 난 문을 열어 두는 것. 그 문은 가장 중요한 것들이 들어오는 문이고, 내가 들어왔던 문이고, 언젠가 내가 나갈 문이다. ... 우리가 삶에서 원하는 것은 우리를 변화시키는 무언가다. 그런데 우리는 변화의 건너편에서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는지 모르거나, 모르는 데도 안다고 생각한다." - 리베카 솔닛, <길 잃기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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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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