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누군가에는 부러움,
누군가에는 두려움,
누군가에게는 아쉬움.
[본문발췌]
삶의 버거움을 느낄 때, 버거움을 뛰어넘는 고통으로 행복해지는 들숨과 날숨. 절망은 생각보다 쉽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편리함에 익숙해져 기억해야 할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사는 시간이 있다.
난, 불확실한 긴 여행을 시작하는 자유인이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 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끝과 시작’ 중에서
‘나’라는 존재는 분인(分人)이 가능한가?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타인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억지로 강요당한 가짜 ‘나’로 산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해진다. 단, 하나뿐인 진정한 나는 존재하지 않고 대인관계마다 더러 나는 여러 얼굴이 모두 ‘나’다. – 히라노 게이치로, ‘나란 무엇인가’ 중에서
‘나’라는 존재는 여러 개로 분인될 수 없는데도 때론 하나였다가 여러 개의 얼굴로 분인되는 존재다. 추상적이면서 어려운 물음에 어떻게 답해야 하고 이해가 가능할까?
살면서 ‘열심히’라는 말을 밥 먹듯이 들으면서 살아왔다. 열심히 살지 않으면 죽는 줄로만 알았고, 우리는 그렇게 교육받았다. 우리가 믿었던 것과는 다르게 인생은 이처럼 아이러니하다. 열심히 살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중년의 삶은 삭힘의 미학이라 생각한다. 곧 찾아올 나의 겨울을 위해서 덜어내고 비우면서 내게 남은 중년의 시간을 푹 삭혀봐야겠다.
오히려 이해 관계가 없는 인연은 괴로움이 없지만,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인연은 버거움과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하게 되는 것 같다. 잠시 호저의 거리를 생각한다. 쇼펜하우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호저들의 안타까운 모순 속에 있다!;’라고 말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오래 그리고 멀리 갈 수가 있다.
실체가 없는 삶을 살다 보니 남이 인정해 주는 명함에 탐닉한다. 알고 보면 명함에는 직위는 있으나 실체가 모호하다. 남을 의식하는 삶을 살다 보니 삶이 향기롭지 못하다. 직장 안에는 두 계절만 존재한다. 여름과 겨울 즉, 뜨거움(경쟁)과 차가움(평가)뿐이다.
많은 것을 소유하고 살아가면서도 늘 부족함을 느낀다.
삶이란 예측이 불가능하고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그래서 매 순간 불안한 상태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일이다. 찰나에 집중하자.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없을까? 과거와 미래를 고민하지 않고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일이 중요하다.
여행은 자신과 마주하는 독백이라 생각한다. 그 길에는 늘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순간의 감정이 제어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이 아팠고 힘들었다.
중년에게 필요한 것은 생각을 줄이고, 말을 줄이고, 불필요한 관계를 줄이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작은 일 큰 일 구분하지 말고 그냥 살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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