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과 결핍, 불완전함 속에서 진보가 있다. 혼자라는 외로움도 관계와 성장으로 가는 과정....

 

 

[본문발췌]

 

뭔가를 빨아들이려면, 작은 것을 커다랗게 느끼려면, 미지근하기만 한 대기를 청량한 것으로 바꿔서 받아들이겠다면 어느 정도 메마른 상태여야만 가능하다.

 

 

인생의 파도를 만드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보통의 사람은 남이 만든 파도에 몸을 싣지만, 특별한 사람은 내가 만든 파도에 다른 많은 사람들을 태운다.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할수록 희미하고, 또 차이가 없다고 할수록 선명하다.

 

 

혼자 있으면 무조건 심심할 거라며 회피하는 사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란 건 별로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진정 하고픈 걸 할 수 있는 상태는 정말로 혼자일 때 아닌가. 세상 눈치보는 일 없이 자유로운 상태일 테니 행동력이 따라오는 건 당연. 혼자는 초라하지 않다. 오히려 외로움은 사람을 입체적으로 다듬어준다. 우리의 혼자 있는 시간은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 특별한 의미로 사람을 빛나게 하고 또 사람관을 선명하게 한다. 

 

 

"우리에겐 필요한 순간에 길을 바꿀 능력이 있다" - 파울로 코엘료, <히피>

 

 

얼마 전 감명깊게 본 영화의 제목은 <사랑의 모양>이다. 원제는 <The Shape of Water>로 '물의 모양' '물의 형태'라는 의미쯤 된다. 물과 사랑의 모양은 시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그대로 닮았으니 이 멋진 제목을 붙인 이가 누구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사랑의 꼴도 다르다. 누구를 사랑하느냐에 따라 내가 얼마만큼의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 또한 누구를 어떻게 떠나보내는지가 남은 사람을 입체적으로 성장시킨다.

 

 

우리는 새장 한쪽 구석에서 새장의 이쪽 구석으로 매일 출근한다. 하늘을 올려다본 지 오래되었으며 빈 밥그릇만 쳐다본 지 오래되었으며 다른 새장으로 이동하는 일을 두려워하거나 포기했다. 사람은 자기가 속한 세계 안에서 끊임없이 서성이며 살고 있다. 행복을 말해야 할 때 인용할 거리는 적고, 가고 싶은 곳도 적고, 살아야 할 시간마저도 적다. 이렇게 적은 것으로 가득찬 세상에 우리는 태어난 채, 그저 버려져 있는 느낌이다. 그러기에,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의 반경을 조금이라도 넓혀줄 것 같으면 우리는 기꺼이 그것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다 쏟을 의향이 있다. 하지만 그 무엇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모른다. 잘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깊은 밤이 오면 이불을 끌어다 그저 심장을 상처 난 자리처럼 덮는다.

 

 

사람들은 아파트 평수에만 연연해하고 아파트 공간의 높이에 대해선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난 참 그것이 신기하다. 어떤 아파트냐에 따라 높이도 제각가 다르다. '높이야 거기서 거기지'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과 '사랑이 그렇고 그런 거지 뭐. 살아보면 누구랑 살아도 다 똑같아'라는 생각은 참 많이도 닮았다. 한계에 눌려 사는 인간의 한계를 닮았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4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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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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