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불확실성은 위기이면서 기회다.
[본문발췌]
끝은 새로운 종류의 시작을 의미하며, 그 새로운 시작에는 수많은 기회가 함께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파고들어 새로운 트렌드를 예측하고, 단절보다는 소통을 택하며, 자신과 자녀들, 배우자, 미래의 가족, 직장 등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줄 안다면 말이다. 변화의 충격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민자들이 더 창의적이며 이민자들이 더 혁신적인 이유는 특별히 더 뛰어난 능력을 물려받아서가 아니라 과학과 공학 분야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민이라는 행위 자체가 순수한 기업가의 도전 정신과 비슷하다. 온라인 취업 소개 사이트로 유명한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은 2013년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익숙해진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다른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한다. 성공하려면 새로운 사회에 녹아들 필요가 있으며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때로는 즉흥적으로 선택해야 할 때도 있는데, 이민 그 자체와 마찬가지로 대담한 계획과 결단이 필요하다."
2030년에는 이민자들의 적극적인 기여를 잘 이용하는 동시에 경제 상황이 변화하여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잘 다독이는 국가가 가장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노년층의 삶의 질은 점점 더 독립성과 자율성, 이동성, 그리고 연결성과 밀접해진다. 삶의 질은 육체적, 인지적 쇠퇴의 결과들 외에 외로움을 견디고 계속해서 인생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랜데버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카일 랜드는 사람은 고립감을 느끼면 인지 능력이 떨어지고 혈압이 상승하는데 이 가상현실 장비를 사용해 일종의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노년층의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또 다른 첨단 기술은 기계 외골격이다. 이 외골격은 계단 오르기, 짐 들어 올리기, 집안 일하기, 혹은 재활 치료 등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다. 노년층이 삶의 질과 자율성, 독립성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 기억하자.
"연령대가 다양한 부서는 주어진 문제를 더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다. 생각이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을수록 과제를 해결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 - 헬렌 데니스
외로움이 심해질수록 인지력은 더 빨리 떨어지고 건강도 나빠지며 사망률도 높아진다.
창조적 변화를 주도하는 이 전문가(과학자, 공학 기술자, 건축가, 예술가, 디자이너 등) 계층은 미국 노동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30년이 되면 절반 가까이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계층은 "특별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복잡한 지식 체계를 이용한다." 토론토대학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도시가 역동적인 전문가 계층을 한자리에 모으거나 길러내는 데 필요한 것들을 '3T' 개념으로 요약했다. 바로 인재talent, 관용tolerance, 기술technology이다. 그중에서도 관용이란 개념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플로리다 교수는 자신이 제시한 성 소수자 지수Gay Index와 방랑자 지수Bohemian Index가 높은 도시가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용을 특히 남녀 성소수자들, 그리고 화가나 음악가처럼 자유분방한 방랑자 기질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폭넓게 보면 모든 전문가 계층은 편견 없는 열린 마음을 키울 수 있는 특별한 생활 방식과 밀접하다. "다양성에 대한 관용과 열린 마음은 물질만능주의적 가치 이후의 시대로 향하는 광범위한 문화적 변동의 일부다." 플로리다 교수의 지적이다. "관용과 열린 마음은 기술, 그리고 인재와 함께 경제 발전을 돕는 또 다른 요소다" 인재와 관용, 그리고 기술은 힘을 합해 지식 경제를 주도하는 사람들을 한곳으로 이끈다. 플로리다 교수의 주장은 특히 도시의 부활과 밀접하다. 그가 말하는 "거리의 문화"는 "찻집과 길거리 음악가, 그리고 작은 음식점이나 전시관들이 뒤섞여 있어서 참여자와 관찰자, 혹은 창의성과 그 창조자 사이의 경계가 흐릿한 환경"을 의미한다.
조지프 슘페터는 새로운 기술을 바로 받아들이는 시장경제의 특성과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낡고 비효율적인 것들을 몰아내는 지속적인 영향력 모두 시장경제의 빛인 동시에 그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42년에 이렇게 말했다.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엔진을 설치하고 계속 움직이도록 만드는 근본적인 동력원은 새로운 소비재와 새로운 생산 혹은 운송 방법, 새로운 시장, 그리고 자본주의 기업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형태의 산업 조직들로부터 나온다." 또한 슘페터는 이러한 동력원을 "내부로부터 끊임없이 경제 구조를 혁신하고 낡은 것들을 파괴하며 새로운 것들을 창조하는 산업적 돌연변이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창조적 파괴 과정이야말로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사실"이라고 결론지었다.
노령화 사회와 환경 악화, 그리고 기후변화가 낳는 어려움들을 감안할 때 2030년 전에 개발해야 할 기술은 무엇일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술은 생활에 필요한 편의시설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물이 필요없는 화장실과 전자책이다. 가상현실 기술에 바탕한 치료법도 심리적, 인지적 만성 장애를 앓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니 중요하다. 나노 기술은 환경에 치명적인 일부 소재들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어주며, 3D 인쇄술은 자원을 적게 낭비하게 해준다. 그렇지만 이 기술들이 일자리를 없애거나 우리의 사생활을 노출시키거나 혹은 가짜 뉴스 확산 등을 부추기면 미래는 오히려 위축될 수도 있다.
모든 일은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화폐를 암호화한 디지털 증표로 바꾸면서 시작되었다. 2030년이 되면 디지털 화폐만큼이나 블록체인 기술을 여러 분야에 적용하는 가능성도 중요해질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예컨대 각종 공무, 지적 재산, 무역 거래, 위조 방지, 총기 규제, 빈곤 퇴치, 환경보호 같은 다양한 분야에 도움이 된다. 이들은 모두 수평적 사고의 산물이다. 나는 암호 화폐가 규제 담당자들을 포함해 수많은 사용자의 상상력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러려면 우리가 돈에 관해 생각하고 사용하는 방식 자체를 암호 화폐가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며, 사업체 경영이나 개인 재무 상황 관리를 넘어서 우리 삶 자체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과 지평을 열어젖혀야 한다. 만약 디지털 화폐가 기존의 현금을 대신할 뿐이라면 사람들이 꽤 실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금을 주고받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뿐더러 자원을 절약하거나 탄소 발자국을 지우는 데 도움이 된다면 사람들은 금융업의 지각 변동을 목굑하는 동시에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어떻게 암호 화폐 기술 활용을 사람들의 행동 변화와 연결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탄소 가스 배출 감소처럼 장기적으로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이득이 되는 일뿐만 아니라 쉬운 사용법이나 비용 절약처럼 즉각적인 이득이 생기기를 원한다. 예컨대 디지털 공유 방식으로 먹을거리나 의류 낭비를 줄이면 자신이 보유한 암호 화폐에 지급되는 이자가 늘어나기를 원한다.
"육지에서 멀어질 용기가 없다면 새로운 수평선을 향해 나아갈 수 없다." 미국의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말이다. 잘 모르는 것들을 두려워하면 기회를 붙잡는 데 방해가 된다. 바로 2030년과 그 이후에 다가올 거대한 변화에 숨은 기회들이다.
사람들은 불확실성과 맞닥뜨리면 두려워서 다양한 길을 찾으려 한다. 다가오는 위협에 정면으로 노출되는 상황을 피하려 한다. 쉽게 말하면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투자자와 경영자, 그리고 운 좋게도 운용할 만한 연금이 있는 사람이라면 불확실한 시장이라는 험난한 바다를 헤쳐 가기 위해 매일 이 교훈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2030년을 맞이하려면 수많은 새로운 발상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 기존의 믿음이나 행동 방식을 고수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기대 수명과 인구 노령화, 그리고 인공지능의 영향력을 살피는 데 도움을 얻겠다는 생각은 안이하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요소가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미 입증된 생각'은 사실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시대에 직업과 퇴직, 혹은 장래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들을 언제든지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대규모로 일어나는 변화에 대처할 때 발생하는 또 다른 어리석은 믿음은 뭔가 거창하게 행동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두려움에 시달릴 때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거대한 변화에는 완고한 고집이 아니라 점진적인 수정과 적응이 필요하다.
막다른 곳에 몰려 두려움이 엄습하면 점진적인 방향 수정이나 수평적 이동을 하기 어렵다. 어떤 선택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야 상황 변화에 확실하게 적응할 수 있다.
선택의 여지를 항상 열어두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겠는가? 탈출할 곳이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달리는 것 같은 결정은 하지 말라. 수평적 이동을 가로막는 일은 해서는 안 된다. 되돌릴 수 없거나 되돌리는 과정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하리라고 예상되는 결정은 하지 말라. 선택의 여지를 열어두는 일은 경제 상황이 불확실할 때 '리얼 옵션'을 확보하는 일과 비슷하다. 경제가 불확실할수록 리얼 옵션의 가치는 올라간다.
"리얼 옵션이 가치 있는 이유는 의사 결정권자가 지속적으로 비용을 낭비하는 일 없이 다시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매킨지의 전략 투자 부문 부책임자 휴 커트니의 주장이다. 이 전략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위험 속으로 몸을 던지는 것 같은 극단적 선택 사이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음을 깨닫고 '양자택일'이라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자는 의미다. "선택의 여지를 열어두면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지만 행동의 제약도 줄어든다." 선택의 여지를 열어두는 것은 처음부터 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행동의 지침으로 삼는 방식으로 볼 수도 있다.
우리가 부정적인 면보다 기회에 초점을 맞출수록 2030년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확률이 올라간다. 윈스턴 처칠은 이렇게 말했다.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찾아내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찾아낸다." 예컨대 기후변화는 다루기 어려운 문제 같지만 모든 문제에는 그만큼 기회가 있는 법이다.
2030년을 맞이하는 우리는 한정된 자원을 보존하고 혁신을 쉬지 않으면서 선택의 폭을 계속 넓혀야 한다. 우리가 좀 더 친환경적으로 행동하면 일상적인 적응과 수평적 사고를 통해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적 위협들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은 계속 바뀐다. 변화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도 함께 변하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저 손실을 최소화하려 애쓰거나 한번에 하나씩 소극적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크든 작든 새로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인구통계학적, 경제적, 문화적, 기술적인 변화가 다가올 때 그 흐름에 올라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4.읽고쓰기(reading & ess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잃어버린 대의를 옹호하며(In Defense of Lost Causes) - 슬라보예 지젝 (0) | 2022.02.10 |
---|---|
안목의 성장 - 이내옥 (0) | 2022.01.31 |
거꾸로 읽는 세계사 - 유시민 (2021년 개정판) (0) | 2022.01.10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주편: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 유홍준 (0) | 2022.01.05 |
스마트한 생각들 - 롤프 도벨리 (0) | 2021.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