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재하는 것 만큼이나 존재하는 것도 지독하다'
사랑, 돈, 권력.... 결국은 우리의 탐욕과 분별심 때문이 아닐까?
 
 
[본문발췌]
 
나는 어떻게 노인들이 먼지와 끈적거림, 경미한 수준의 오물과 곰팡이 핀 수건에 익숙해지는지 이해하게 된다. 꼭 눈이 침침하거나 몸이 약해져서 이런 문제를 어쩌지 못한다기보다는, 그저 지금껏 너무 많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친한 친구들을 전부 땅에 묻은 마당에, 커피잔의 립스틱 자국이나 다시는 못볼 사람의 사진 액자에 내려앉은 먼지에 어떻게 일일이 흥분하겠는가? 사랑했던 아내와 형제를 땅에 묻은 마당에, 의자 등받이의 (이제는 거의 구멍이 날 지경인) 닳은 곳을 어떻게 심각하게 생각하겠는가? 물론 관록은 유용하다. 그래서 열여덟 살로 돌아가라면 다들 싫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관록이 너무 많이 쌓여서 안 좋은 점은, 실제로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에 신경쓰는 게 도무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린 오래 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여기 있는 것이다.
 
 
나는 부재하는 것 만큼이나 존재하는 것도 지독하다는 걸 알게 된다.

 
'육신은 무엇인가? 인내다. 사랑은 무엇인가? 감사함이다. 우리 가슴속에는 무엇이 숨어 있나? 웃음이다. 또 다른 건? 연민이다.' - 루미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빠르지만 너무 빠르지는 않게) - 비스와바 아나 심보르스카

삶이여, 너는 참으로 아름답다
이토록 비옥할 수가 없고,
개구리처럼 개굴대거나 지빠귀처럼 지저귀거나
개미집처럼 집채만하거나 새싹처럼 싹틀 수 없다

나는 삶의 환심을 사려 애쓴다
삶의 총애를 받으려,
삶의 변덕을 예상하려
늘 제일 먼저 허리 굽혀 인사하며,
늘 잘 보이는 곳에 서 있다
겸손하고 존경어린 얼굴로,
환희의 날개로 날아오르며,
경이의 파도 아래 떨어지며

아, 이 풀벌레는 어찌나 푸르른지
이 열매알은 또 어찌나 영그는지
이 행을 결코 잉태하지 못했겠지
이 생에 내가 잉태되지 않았다면!

삶이여, 너는 참으로 알지 못한다
너를 어느 것에 견줄 수 있을지
그 누구도 솔방울을 하나 만들고 나서
똑같은 솔방울을 하나 더 만들 수 없으니

나는 너의 독창성을 찬양한다
관대함과 유연함과 정확성을,
그리고 정연함을-가히 마법과
마력에 가까운 선물들을

나는 너를 언짢게 하고 싶지 않다
놀리거나 화나게, 성가시게, 귀찮게도.
수천 년간 나는 노력했다
내 미소로 너를 달래려고

나는 삶의 잎자락을 붙잡고 매달린다
제발 날 위해 한 번만 멈춰주겠느냐
무엇을 향해 달리고 또 달리는지
잠깐이나마 망각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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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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