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첫 다이빙은 세부섬 모알보알로 간다.

2016년 다이빙 교육을 받고 처음 갔던 펀다이빙 여행지였는데 9년만에 다시 방문, 최근에는 거의 로컬 다이빙샵을 이용했는데 픽업 및 싱글차지 서비스와 할인 등 조건이 좋아 Brand New라는 한인샵을 이용했다.

인천공항 짙은 안개로 1시간 가량 비행기 안에서 대기하다 출발했지만, 같은 시간대 도착 항공편이 없었는지 금방 입국수속을 마치고 기다리던 픽업 기사를 만나 3시간 가까이 새벽길을 달려 드디어 모알보알 도착.

모알보알 다이빙 포인트는 대부분 해변을 따라 다이빙샵 가까이 있기에 아침 먹고 9시 경 출발해 2회 다이빙을 하고 들어와 점심 먹고 오후 1회 다이빙 일정으로 진행해 3시 이전에 끝난다.

물속 온도는 27도, 시야는 5~10미터로 별로 좋지는 않고 대부분 포인트에 해파리가 많아 다이빙 하면서 주의가 필요하다.

같은 기간에 프리&스쿠버 다이빙 단체가 있어 다이빙샵이 북적북적 했지만, 이틀째부터 노련한 어르신 두분, 초보 부부팀과 같은 그룹으로 가이드 2명과 다이빙을 진행했다.

모알보알은 뭐니뭐니해도 Sardines 정어리 포인트와 Pescador가 핵심 포인트. 정어리 포인트는 매일 한 번씩 방문해 거대한 정어리 군무를 감상하고, 정어리 구경이 지루할 즘 가이드가 월을 따라 프로그 피쉬, 곰치, 누디 등 바다생물들을 찾아 주었다.

소그룹이라 Pescador는 작은 스피드보트를 타고 갔는데 첫 다이빙 심한 조류로 과호흡이 오신 분이 있어 같이 들어갔던 두 명은 먼저 출수하고 가이드와 단둘이 수중 동굴 구경을 했다. Pescador  두 번째 다이빙에서는 다행히 조류를 피해 하얀색 자이언트 프로그 피쉬를 한참 동안 바라보며 다이빙을 마쳤다.

3일간의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시간 여유도 있고 남부 버스터미널 근처에 숙소를 잡아 로컬 버스를 이용해 세부 시티로 이동하는데, 버스 정류장 합승밴 호객꾼의 방행로 버스를 놓칠 뻔 했지만 무사히 에어컨 버스를 타고 3시간여 만에 도착했다.


세부-모알보알 이동 Tip
일행이 있고 새벽 도착한 경우 다이빙샵의 픽업과 Early Check-in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하다. 혼자서 대중 교통을 이동한다면 Grab을 이용해 공항-세부남부터미널로 이동해 로컬버스를 이용한다. 에어컨 버스 기준 현재 요금은 210페소.

모알보알에서 세부 이동시에는 대부분 다이빙샵이나 숙소가 있는 파낙사마 비치에서 버스정류장까지는 트라이시클을 이용해야 하는데 외국인은 200페소가 기본이다. 버스 정류장에 의자에 앉아 기다리다 버스를 타면 되는데 논에어컨버스가 먼저 오면 20여분 기다려 에어컨 버스를 타는게 낫다. 단, 버스 정류장에 기다리면서 합승밴 호객꾼들을 조심해야 한다. 에어컨 버스가 1~2시간 기다려야 한다며 합승밴 타라고 유도하면서, 도착한 버스가 세부시티가는 버스가 아니라는 둥 방해도 하니 주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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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누군가에는 부러움,
누군가에는 두려움,
누군가에게는 아쉬움.


[본문발췌]

삶의 버거움을 느낄 때, 버거움을 뛰어넘는 고통으로 행복해지는 들숨과 날숨. 절망은 생각보다 쉽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편리함에 익숙해져 기억해야 할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사는 시간이 있다.


난, 불확실한 긴 여행을 시작하는 자유인이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 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끝과 시작’ 중에서
 


‘나’라는 존재는 분인(分人)이 가능한가?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타인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억지로 강요당한 가짜 ‘나’로 산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해진다. 단, 하나뿐인 진정한 나는 존재하지 않고 대인관계마다 더러 나는 여러 얼굴이 모두 ‘나’다. – 히라노 게이치로, ‘나란 무엇인가’ 중에서

‘나’라는 존재는 여러 개로 분인될 수 없는데도 때론 하나였다가 여러 개의 얼굴로 분인되는 존재다. 추상적이면서 어려운 물음에 어떻게 답해야 하고 이해가 가능할까?

 

살면서 ‘열심히’라는 말을 밥 먹듯이 들으면서 살아왔다. 열심히 살지 않으면 죽는 줄로만 알았고, 우리는 그렇게 교육받았다. 우리가 믿었던 것과는 다르게 인생은 이처럼 아이러니하다. 열심히 살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중년의 삶은 삭힘의 미학이라 생각한다. 곧 찾아올 나의 겨울을 위해서 덜어내고 비우면서 내게 남은 중년의 시간을 푹 삭혀봐야겠다.


오히려 이해 관계가 없는 인연은 괴로움이 없지만,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인연은 버거움과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하게 되는 것 같다. 잠시 호저의 거리를 생각한다. 쇼펜하우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호저들의 안타까운 모순 속에 있다!;’라고 말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오래 그리고 멀리 갈 수가 있다.


실체가 없는 삶을 살다 보니 남이 인정해 주는 명함에 탐닉한다. 알고 보면 명함에는 직위는 있으나 실체가 모호하다. 남을 의식하는 삶을 살다 보니 삶이 향기롭지 못하다. 직장 안에는 두 계절만 존재한다. 여름과 겨울 즉, 뜨거움(경쟁)과 차가움(평가)뿐이다.


많은 것을 소유하고 살아가면서도 늘 부족함을 느낀다.


삶이란 예측이 불가능하고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그래서 매 순간 불안한 상태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일이다. 찰나에 집중하자.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없을까? 과거와 미래를 고민하지 않고 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일이 중요하다.


여행은 자신과 마주하는 독백이라 생각한다. 그 길에는 늘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순간의 감정이 제어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이 아팠고 힘들었다.
 
중년에게 필요한 것은 생각을 줄이고, 말을 줄이고, 불필요한 관계를 줄이는 일이 중요하다.


우리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작은 일 큰 일 구분하지 말고 그냥 살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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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들은 시간과 함께 기억을 지우거나 왜곡하는데, 피해자들은 그 때의 기억에 갇혀 괴로워 한다.
 
 
[본문발췌]

어떤 말도 허투루 뱉지 않는, 잠시라도 무기력과 혼란에 빠져 삶을 낭비하지 않을 것 같은 태도 때문일 거라고, 인선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 혼돈과 희미한 것, 불분명한 것들의 영역이 줄어드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우리의 모든 행위들은 목적을 가진다고, 애써 노력하는 모든 일들이 낱낱이 실패한다 해도 의미만은 남을 거라고 믿게 하는 침착한 힘이 그녀의 말씨와 몸짓에 배어 있었다.



정말 누가 여기 함께 있나, 나는 생각했다. 동시에 두 곳에 존재하는, 관측하려 하는 찰나 한 곳에 고정되는 빛처럼. 
그게 너일까, 다음 순간 생각했다. 네가 지금 진동하는 실 끝에 이어져 있나. 어두운 어항 속을 들여다보듯, 되살아나려 하는 너의 병상에서.

아니, 그 반대인지도 모른다. 죽었거나 죽어가는 내가 끈질기게 이곳을 들여다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 건천 하류의 어둠 속에서. 아마를 묻고 돌아와 누운 너의 차가운 방에서.

하지만 죽음이 이렇게 생생할 수 있나. 뺨에 닿은 눈이 이토록 차갑게 스밀 수 있나.



숨을 들이마시고 나는 성냥을 그렀다. 불붙지 않았다. 한번 더 내리치자 성냥개비가 꺾였다. 부러진 데를 더듬어 쥐고 다시 긋자 불꽃이 솟았다. 심장처럼. 고동치는 꽃봉오리처럼.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가 날개를 퍼덕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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