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이 만들어내는 문학 작품,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은 변함없는 가치를 가진 작품 이라기보다는 세월이 흐르면서 새로운 의미를 산출할 수 있는 작품이다....
[본문 발췌]
근육노동은 실제적인 것인 반면에 종이로 된 재산은 다른 사람들의 노동에 기생하는 것이지요.
가치. 문학은 기적과 같은 새로운 창조입니다. 그것은 신의 세계 창조 행위의 모방이자 반복이지요. 전능하신 신처럼, 예술가는 마술을 부리듯 무에서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그것을 고무하는 것은 상상력이고, 상상력이란 현실성 보다는 가능성과 관련됩니다. 그것은 예전에 존재하지 않은 것을 불러내어 존재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들은 작은 신이라기보다는 벽돌공에 더 가깝지요.
새롭다고 해서 모두 다 가치 있는 것은 아니지요.
과학은 발달할 수 있어도 예술은 그렇지 않습니다. 유사성이 차이점보다 더 주목할 만하고, 공통적인 것이 독자적인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예술의 임무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의 생생한 이미지를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현재란 대체로 과거의 재순환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과거에 대한 충실성이 현재에 정통성을 부여합니다. 현재를 구성하는 것은 대체로 과거이고, 미래는 이미 지난간 것을 주제로 한 일련의 가운 변주곡들을 연주하겠지요. 변화에 대해서는 의혹을 품고 다뤄야 합니다. 그것이 진전보다는 퇴보를 의미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물론 변화는 불가피한 것이지만, 인간사의 변화무쌍함은 인간의 타락한 상태를 보여주는 징후입니다. 에덴동산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지요. 이러한 신고전주의적 세계관이 우리의 세계관과 몇 광년은 떨어져 있는 듯이 보인다면, 부분적으로는 두 관념 사이에 낭만주의가 끼어 있기 때문입니다. 낭만주의자들의 눈에 인간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무궁무진한 힘을 소유한 창조적 정신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현실은 정적이 아니라 역동적인 것이고, 변화란 대체로 겁내기보다는 환영해야 할 것이지요. 인간은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존재이고, 무한한 진보를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이 멋진 신세계에 들어서기 위해서 그들은 자신들에게 쇠사슬을 채운 세력을 떨쳐내기만 하면 됩니다. 창조적 상상력은 우리의 가장 깊은 욕망의 이미지에 따라 세계를 개조할 수 있는 예지력입니다. 그것은 시뿐 아니라 정치 혁명에도 영감을 불어넣습니다. 그러므로 개인의 재능이 새롭게 강조됩니다. 이제 인간은 늘 과오에 빠져들기 쉽고 확고한 권위의 호된 질책을 끊임없이 받아야 하는 연약하고 결함 많은 피조물로 더 이상 여겨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의 근원은 무한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자유야말로 인간의 본질 그 자체입니다. 열망과 분투는 인간의 본성이고, 인간의 진정한 집은 영원에 존재합니다. 우리는 인간의 능력에 대한 너그러운 신뢰를 키워야 합니다. 열정과 애정은 대체로 온유한 것이지요. 냉정한 이성과 달리, 열정과 애정은 우리를 자연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묶어줍니다. 그것은 인위적 속박에서 풀려나 자유롭게 번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장 훌륭한 예술 작품뿐 아니라 참으로 정의로운 사회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곳이지요. 가장 소중한 예술 작품이란 전통과 관습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그런 작품은 노예처럼 과거를 모방하지 않고, 풍부하고 낯선 것을 탄생시킵니다.
무릇 문학적 고전이란 변함없는 가치를 가진 작품이라기보다는 세월이 흐르면서 새로운 의미를 산출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어떤 비평가는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그것은 서서히 타오르는 것입니다. 그것은 점진적으로 나아가면서 다양한 해석을 축적합니다.
기준이란 가치를 판단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입니다. 체스를 둘 때 규칙을 따른다고 해서 게임에 이기는 것이 아니듯이, 기준을 따른다고 해서 가치 판단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체스를 둘 때 그저 규칙에 따라서가 아니라 규칙을 창조적으로 응용해서 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규칙 그 자체는 규칙을 창조적으로 응용하는 법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실질적 지식, 지능과 경험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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