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평생동안 서핑 경험과 에피소드, 생각을 담담하게 표현한 글을 통해 서핑이 파도를 타며 자신과의 싸움이며 자연에 겸손해지는 것이라고 느낄 수 있다.

 

 

[본문발췌]

 

"서핑은 홀로 뛰어든 사람이 힘들게 얻은 기술을 장엄한 대양의 거친 힘에 대항해 발휘하는 것, 개인적인 스포츠다."

 

 

삶은 생각하는 자에게는 희극이고, 느끼는 자에게는 비극이다.

 

 

"큰 파도는 높이가 아니라 공포의 정도로 재는 것이다."

 

 

커다란 파도 속으로 나아가는 건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 공포와 황홀이 사물의 가장자리 주위를 돌면서 밀려갔다 밀려오며 각기 꿈꾸는 사람을 덮치겠다고 위협했다. 지상의 것 같지 않은 아름다움이, 움직이는 물과 잠재된 폭력, 지나치게 진짜 같은 폭발, 그리고 하늘이 들어선 거대한 경기장으로 스며들었다. 장면은 펼쳐질 때도 신화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늘 광포한 양가성을 느꼈다. 나는 다른 곳 어디에도 있고 싶지 않았다. 나는 다른 곳 어디에든 있고 싶었다. 나는 떠돌며 바라보고 한껏 들이마시고 싶었지만, 대양이 하는 일에 최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과도하게 조심했다. 거대한 파도는(그 말은 물론 상대적이다. 내가 목숨을 위협할 만하다 생각하는 것도 옆 사람은 그럭저거럭 처리할 만하다 할 수 있었다) 나를 위축시키는 힘의 장場이었고, 오로지 이 힘을 주의 깊게 읽어야만 거기서 살아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커다란 파도를 타는 것에 황홀감이 있다면 그 바로 옆에 거기 묻혀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또한 두어야 했다. 두 상태를 갈라놓는 선은 아주 가늘어졌다. 멍청한 행운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무거웠다. 상황이 악화되면 - 그리고 무척 큰 파도 안에 갇히거나 파도타기에 성공하지 못하면 필연적으로 그렇게 되기 마련이므로 - 모든 기술과 힘, 판단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 누구도 우르르 밀려오는 커다란 파도에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위엄을 유지할 순 없었다. 그 순간 유일하게 통제할 희망이 있는 건 오로지 공포뿐이었다.

 

 

서퍼, "그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그런 걸 할까요? 그저 순수한 겁니다. 사람은 혼자예요. 파도는 사람보다 더 크고 강하죠. 언제나 압도당합니다. 파도는 언제나 사람을 부수어버릴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람은 그걸 받아들여서 작고 간결함 의미 없는 예술 형태로 바꾸어놓는 거죠."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796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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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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