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카오섬에서의 다이빙은 섬 북쪽과 남쪽, 또는 리조트 근처 reef, 작은 바다 생물들을 찾는 macro diving과 티카오 해협 중간의 manta bowl에서 manta와 whale shark을 찾는 다이빙 등이 있다.


리조트 다이빙샵은 기본 하루 3회 다이빙을 기본으로 진행한다.

나는 solo diver라 다른 diver를 포함한 리조트 일정에 맞춰 총 9회 다이빙을 하기로 했는데, 체력의 한계도 있고 manta bowl 중심으로 다이빙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 중간에 하루 휴식도 취하며 체크 다이빙 1회를 제외하고 총 8회 manta bowl에서 다이빙을 했다.


첫날과 둘째 날은 영국에서 온 wild life documentary camera man robin, 중국&말레이시아 커플인  andy와 carol과 빈의 가이드로 함께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은 프랑스에서 온 elliot과 단 둘이 제론의 가이드로 manta bowl 3회 입수.


결과적으로 manta bowl 8회의 다이빙 중 만타는 만나지 못했고 잠깐 지나가는 고래상어와 한 번의 만남, 그리고 만타볼 근처 white tip shark와 잭피쉬 떼를 본 게 다였다.


만타볼 근처는  해협 중간이라 바다 위고 아래고 조류가 심하다.

그동안 대부분의 다이빙이 목적과 성공률이 50%이상의 예측 가능했다면, 만타볼 다이빙은 전혀 예측 불가능한 야생의 사냥 느낌이다.

입수하자마자 조류타고 drift, 만타 클리닝 포인트에 도착해서 바닥에 조류 걸이 걸어놓고 사냥감을 찾듯 만타가 나타니기만 기다리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해 반복적인 찾기와 기다림이다.

만타를 만나지 못했지만 과정은 재미있었다. 조류를 온몸으로 맞으며 기다림과 허탈함만 남았지만  때와 상황이 도와야 원하는 것을 얻듯이 바람, 소나기, 강한 조류, 8번의 시도에 티카오 해협 만타는 다음 기회를 기약한다.

첫날 만타볼에서 그 동안 허접한 영상이지만 많은 기록을 남겨준 나의 액션캠이 사망해, 남은 다이빙은 오롯이 눈과 기억으로만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좋았다.


첫 이틀 다이빙을 함께한 robin, andy&carol, 그리고 dive master bin


만타볼은 공기와 무감압잔여 시간에 따른 기다림의 게임


만타는 못보고 리조트 돌아가는 길 만난 돌고래떼
직업의식이 발동한 robin은 스노클로 돌고래 찍겠다고 쫓아간다.
이미 멀리간 돌고래떼, 헤매는 robin을 놀리는 bin


사망한 나의 액션캠, 그러나 carol의 영상을 받았다. 넓디 넓은 티카오 해협에서 입수 전 내 장비가 이상해 잠깐 정비하고, 입수 후 andy의 마스크를 다시 받느라 지체하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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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봄 Legazpi-Donsol로 가서 고래상어와 만타를 만나는 여행 예약을 해놓고 Covid19로 비행편이 취소돼서 숙소 등 취소환불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리고 4년 후, 다시 그곳을 가기위해 알아보다가 돈솔 지역 다이빙이 결국 manta bowl 이 가까운 ticao 섬 근처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아예 ticao 섬으로 가기로 했다.

가는길이 복잡하고 개별 교통편을 이용하려니 혼자서는 비용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 가기전 걱정이 가득했지만 리조트의 자세한 안내를 믿고 비행기 연착이나 연결 합승밴, 여객선을 놓치지 않기를 바라며 출발!



Incheon~Manila~Legazpi~Pilar port~San jacinto를 거치며 비행기 2회, 합승밴 2회, RORO(화객선)로 ticao 해협을 건너 마지막은 habal habal(오토바이) 꽁무니에 메달려 중간 대기시간 포함 장장 18시간 만에 숙소 도착했다.


비콜 공항부터 녹색 나무와 수풀, 파란 하늘, 하얀 구름이 아름답고 순박해 보이는 지역 사람들과 잘 조화된다. 마욘산은 구름에 가려 완벽한 꼬깔은 못봐서 아쉬웠지만 돌아가는길 레가스피 투어에서 제대로 보길 기대하며 공항-레가스피 SM터미널 합승밴을 타고 이동해 바로 Pilar port행 합승밴을 찾았다.

Pilar port까지 합승밴은 나까지 총 5명, 추가로 9명을 더 채워야 출발인데 25분여 만에 정원을 채우고 Pilar port 로 간다. 나를 빼고 모두 현지인들과 무릎을 맞대고 1시간 여를 달려 pilar port 도착.


합승밴에서 내리니 항구에서 짐을 날라 돈을 버는 포터들이 아우성, 배낭멘 나는 그들의 고객이 아니지만 가고자하는 곳 배표사는 곳을 친절히 알려주며 사라지고, 배타는 곳을 알려준다며 같이 배에 오른 간식 파는 사람들도 살 기색이 안보이면 쿨하게 돌아선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돈벌이에 열심이면서 다른 사람을 친절하게 도울지언정 피해를 주지않는 사람들, 잠깐동안 그들을 의심한 내가 부끄럽다.

Pilar ~ San jacinto행 RoRo(자동차와 화물 사람을 실어 나르는 화객선)를 타고 2시간 반 이동해 도착한 San jacinto port. 여기서 다시 10킬로 떨어진 리조트로 가야 하는데 항구 나오는 문에서 나를 데려다 준다고 너도나도 손을 들며 뽑아 달라 아우성인 habal habal기사들, 그 중 눈 마주친 한 기사에게 홀린듯 잡혀 오토바이 뒷꽁무니에 메달려 외진 리조트로 이동한다. 주변은 드문드문 야자잎 지붕얹은 집과 아이들 그리고 소, 염소, 말  등의 가축들이 자연 방목되어 돌아다닌다.  

출발전 제대로 티카오섬까지 갈 수 있을까 했던 걱정은 쓸데없는 것으로 끝나고 무사히 도착했다.

tip. Ticao Island resort 의 public transformation 에 나온 경로 그대로 이동할 수 있다. 단, 각 교통수단의 가격은 차이가 있는데 내가 이동한 2024.2.23일 기준 resort정보 보다 실제가 40%이상 저렴했다. 어떤 차이 인지는 모르겠으나 resort에서 제시한 비용을 최대라 생각하고 상황에 따라 이용하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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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의 적정 기술은 균형, 조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향한다.
 

[본문발췌]

적정기술 개발은 발전을 위한 '수단'이고 '도구'이지 개발 자체가 최종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간기술 ->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중간기술'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기술은 시간과 장소에 '적정한' 기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간기술의 목표
1.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존재
2. 일반적으로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충분히 저렴
3. 희소 자원의 낭비가 적어야 하며
4. 분산형 에너지를 사용
5. 상대적으로 간단한 기술과 현지 재료를 사용하여 제품을 만들고
6.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작업장을 만드는 것


개발도상국에서 적정기술이 저발전에서 기인한 사회경제적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부상한 것과는 달리, 선진국에서 적정기술이 부상하게 된 것은 정치, 사회적 배경의 영향이 컸다.
1970년 초반부터는 적정기술의 개념이 발달된 산업사회의 문제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사회 운동가들은 적정한 기술이 널리 사용된다면, 공해, 환경 파괴, 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상승, 자원고갈, 소외를 비롯한 여러 사회적 병폐가 해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적정기술은 
1)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저렴할 것, 
2)쉽게 운전하고 수리할 수 있도록 단순할 것, 
3)소규모 운전에 적합할 것, 
4)인간의 창의성에 부합할 것, 
5)환경 보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을 것 등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어떤 기술이 지역적, 문화적, 경제적 조건과 공존 가능하고, 지역적으로 물질과 에너지원이 이용 가능하며, 지역민에 의해 그 도구와 과정들이 유지, 작동할 수 있을 때 이 기술은 적정한 것으로 여겨진다.


적정기술은 기술이기 이전에 하나의 '사고 체계'를 의미하며, 이 사고 체계는 실로 하나의 '철학'이라고 부를 만한다. 적정기술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향, 개인의 '자유로서의 개발'을 위한 이해를 포괄한다. 즉 적정기술의 개념은 기술을 적정한 수준으로 한계 짓는 데 있지 않고, 기술 사용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와 태도를 고양하는 것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듄(Peter Dunn)이 언급한 바와 같이 적정기술은 '스스로 진화하고, 역동적이며, 발전에 관한 완벽한 시스템적 접근'이며, '지식, 기술, 그리고 그것의 기반이 되는 철학으로 구성된, 공동체의 발전에 관한 한 가지 접근방식'이다.
결론적으로 적정기술은 '해당 기술을 사용할 때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고, 그 사용이 환경이나 타인에게 가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로서 적정기술의 가장 정확한 기준은 '인간'이며, 적정기술은 '기술의 진보가 아닌 인간의 진보를 우선시'하는 사고체계 또는 철학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적정기술은 인간의 필요를 만족시켜줌으로써 인간의 실현을 강화하는 일련의 목표와 과정, 사상, 실천으로 정의될 수 있다.


"지구는 모든 사람이 필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게 제공하지만 모든 사람의 탐욕까지 채워주지는 않는다." - 적정기술의 정신을 제시한 간디


'디자인 주도형(design driven)' 프로세스는 기획 단계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최종적으로 구현해야 할 모델과 이에 필요한 기술을 도출하고, 디자이너가 제품의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한 후에 제품 개발을 시행하는 순서로 진행한다. 한동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이은종 교수는 "기술은 Seed based(Seed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 및 자원을 의미)로 개발하지만 디자인은 Needs based(사용자의 욕구를 토대로 개발하는 것을 의미)로 개발합니다."라고 말한다. 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술성이 아닌 필요성이다. 할 수 있는 것으로 해야 할 일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할 일을 정해야 하는 것이다.

디자인 방법은 근본적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직접 관찰하여 사람들이 원하는 필요를 먼저 발견한 후 이를 기술 개발이 가능하도록 연결한다. 지속가능하게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 적정기술은 디자인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콘셉트를 제안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 AT)은 한 공동체의 문화적, 정치적, 환경적인 면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기술이다. 궁극적으로 저개발국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개발한 현실적인 기술을 의미한다. 

"저개발국 성장의 관건은 경제가 아니라 문화이며 표준적인 생활이 아니라 삶의 질이다." 

적정기술 운동을 시작한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인 슈마허의 말은 개발도상국의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단순한 일회성 원조나 경제적 지원이 아니고 복지 증진과 기본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방법과 기회를 제공해야만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적정기술이 진정으로 '적정'하기 위해서는 적정기술이 계획되는 동기가 적정기술이 보급될 현지의 '욕구(wants)'와 '필요(needs)'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어야 한다. 

적정기술이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적정기술이 무엇이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적정해야 하는지 적정 기술이 가진 근본적인 의미를 생각해봐야 한다. 앞으로 적정기술의 실행자들은 수혜자들이 진정으로 필요를 느끼는 점이 무엇이며 잠재된 욕구가 무엇인가를  세심하게 찾아냄으로써 수요자 중심의 모델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공여자의 선한 의지가 수혜자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이어주는 잃어버린 연결고리이다.

디자인은 사람을 예민하게 관찰하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함으로써 수요자의 욕구와 필요를 발견해내는 분야이다. 적정기술이 잃어버린 고리, 바로 수요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들을 배려하기 위한 새로운 디자인 방법을 통해 적정기술을 인간중심의 기술로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려고 한다.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 변화 : 스타일링에서 서비스와 시스템으로
디자인의 범위는 더 이상 제품의 조형이나 시각화된 결과물만을 디자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과거에는 시각, 제품, 환경, 공간 등 유형적 형태를 디자인하는 것으로 제한되었지만, 오늘날 디자인은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 혹은 이 둘의 결합을 통해 경험하는 것을 디자인하는 범위까지 확장되었다. 이외에도 프로세스나 시스템을 창조하는 분야까지 새로운 콘셉트를 제안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방법론으로 활용된다.

"좁은 의미로서의 디자인은 제품 및 서비스의 본원적 목적을 유지하면서도 사용자가 전달받는 가치가 향상되도록 하는 실체화의 과정 및 결과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넓은 의미로서의 디자인은 창의성과 혁신을 연결하는 것이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고 실제화시킴으로써 사용자에게 있어 매력적인 제품과 서비스, 프로세스가 되도록 변화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소개된 서비스디자인은 인간 중심의 맥락적인(contextual) 리서치 방법을 활용하여 이해관계자 간에 잠재된 요구를 포착하고, 이것을 창의적이고 다학제적, 협력적인 디자인 방법을 통해 실체화(embodiment)함으로써, 고객 및 서비스 제공자에게 효율적이며 매력적인 서비스 경험을 향상시키는 방법 및 분야를 의미한다. 궁극적으로 서비스디자인은 서비스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더 유용하고 편리하고 바람직하게 인식될 수 있도록 하며, 고객뿐 아니라 제공자 측에게도 더 효과적이다. 서비스디자인은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분야로 새로운 디자인 전문 학문이 아닌 전문기술의 새로운 다학제적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


적정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고 적정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이다. 적정기술을 개발하기 전 기획 단계에서 인간과 문화의 맥락을 이해하여 근본적인 사용자의 숨은 욕구와 본질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콘셉트를 제안하여 혁신을 이끄는 방법이 바로 인간을 보는 기술, 디자인이다. 앞으로 적정기술을 개발할 때 기술 중심의 개발이 아닌 사용자 중심의 기술로서의 디자인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경제학자 다니엘 핑크도 새로운 디자인의 역할에 대해 '디자인은 문제에 접근하고 해결하는 것, 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효용과 의미를 결합하고 탐색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며, 광범위한 차원에서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문제 역시 디자인적으로 접근하면 다양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디자인은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고 나아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으며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제 디자인은 인간의 생활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는 도구이자 방법이며 인간 중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인간의 행동 변화를 일으키고 나아가 사회와 세상을 바꾸는 방법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사람을 향한 나눔 디자인', 디자인은 복잡한 문제를 구체화하고 실체화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며 감성적인 조화와 세심한 배려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인간 중심 디자인 프로세스는 개별적인 디자인 문제에서 출발하여 듣고(hear), 창조하고(create), 전달하는(deliver) 세 단계를 거친다. 이 프로세스를 통해 사람들의 실제 모습을 관찰한 다음 통찰력과 주제를 발견하는 추상적인 사고를 거쳐 다시 실체를 가진 해결책으로 돌아온다.


사고 통합적으로 지속가능한 생태 시스템 설계하기

  • 적정기술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방법은 단순한 원조 지원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의 경제 가치를 창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완전히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주어진 대안 중 제일 나은 대안을 선택하는 수렴식 사고가 아니라 디자인 사고를 활용해야 한다.
  • 디자인 사고는 통합적이고 총체적인 방법에 의해 수행되며, 아이디어가 펼쳐지는 확산적 사고와 아이디어를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수렴적 사고를 반복적으로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감성과 직관에만 전적으로 의지하는 방식이나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요소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통합적인 접근 방식으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대안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 실제로 인간은 물론 인간의 도구, 인간을 둘러싼 환경, 또 인간의 사고방식이나 계획 등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총체적인 사고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술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생태계를 고려한 통합적인 시스템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디자인적 사고를 활용해야 한다.
  • 전체는 단순히 부분의 합이 아니다. 따라서 특정 부분이 문제라 해서 그 부분만 바라보고 해답을 찾으려 해서는 결코 근원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열이 나는 것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단순히 해열제를 투약하는 것만이 아니라, 종합적 진단이 필요한 것이다. 새로운 디자인 방법인 서비스디자인은 문제를 통합적으로 접근하여 특정 시점이 아니라 제품의 구매-사용-폐기의 전체 경험을 디자인하는 태도를 가지며, 동시에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방법과 기회를 제공하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생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혁신(innovation)'이란 새로운 형태의 프로세스인데,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시사한다. 디자인은 적정기술 개발에 있어서 새로운 혁신의 고리를 연결할 수 있다. 적정기술과 디자인의 만남은 현재 세계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놀랍도록 효율적이고 합리적이면서도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디자인은 여우가 접시를 선택하기 전에 한 번 더 두루미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게끔 해주는 사용자 중심의 혁신 기술인 것이다.


BOP(Bottom of the Pyramid, 피라미드의 저변.. 연소득 3천 달러 미만인 인구 집단), 40억 명의 빈곤층이 만드는 혁신의 기회. BOP는 개인별 구매력은 약하지만, 이를 집단적으로 봤을 때 12조5천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며, BOP는 성장잠재력이 포화된 선진국 시장의 대안임과 동시에 기업이 이윤추구를 통해 빈곤을 퇴치하는 효과까지 이룰 수 있다.


BOP 시장 접근에 있어 중요한 요소

  • 접근성(Access) : 빈곤층의 생활 패턴과 사회 경제적인 환경을 감안... 이곳에 제공되는 제품은 장거리 이동이 쉽지 않고, 전기나 가스 등과 같은 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오프그리드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 적합성(Affordability) : BOP 구매력에 적합한 구매 기준에 맞춰 접근.... 소량포장, 낱개포장과 같은 방식 뿐 아니라 필요 시 소액융자와 같은 금융서비스도 포함
  • 가용성(Availability) : BOP 빈곤층은 하루 수입으로 그날그날 물품을 구매하는 소비 패턴을 보인다. 따라서 필요 물품이 그 시점에서 구매 가능하지 못할 경우 구매로 이어지지 못한다.

 
빈곤층의 소비자로서의 역할 외에도 생산자와 기업가로서의 역할을 포함한다. BOP 개념에서 진정한 빈곤 퇴치 효과를 위해서는 빈곤층에게 소비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기보다는 빈곤층을 비즈니스의 가치사슬에 적극적으로 통합시켜 해당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유통하는 역할까지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적정기술의 초점이 도구 중심(tool-oriented)에서 시장 중심(market-oriented)으로 전환해야 한다." - 폴 폴락
 
"적정기술 운동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학의 기본 규칙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 마틴 피셔

회사는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하다고 해서 바로 상품을 만들지 않는다. 사용자의 필요와 시장 상황, 상품을 지속적으로 제조하고 유통시킬 수 있는 탄탄한 비즈니스 계획이 수립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실현될 수 없다. 시장에서는 그러한 접근을 망각한 채 나온 상품이 그저 외면당하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개발협력의 현장에 섣불리 제공된 적정기술 제품은 외면당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현지인에게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말라리아 모기장 사례를 통해 아무리 기능이 좋고 수요가 확실한 적정기술 제품이라 할지라도 무상보급으로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 만큼 지속적인 효과를 유발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적정기술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효과적인 유통 방안을 고민하고,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해 수입하기보다 현지 제작을 고려하며, 무상보급 보다는 제품의 접근성과 가용성을 지속적으로 보장하는 유료 판매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현재 적정기술 운동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적정기술은 빈곤층의 수익 창출을 통해 직접적인 소득 증가를 돕거나, 비용 절감을 통해 간접적인 소득 보전 효과를 유발하는 탁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문제 해결형은 소득 증가나 비용 절감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는 않지만, BOP 빈곤층이 직면한 에너지, 식수, 보건의료, 교통수단 등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돕도록 고안된 적정기술 제품을 말한다. 


BOP 시장 중심 적정기술 개발 통합모델
BOP 현지인이 구매할 적정기술 제품을 기획할 때 '현지 제작-소득 창출' 또는 '현지 제작-비용 감소' 관점으로 기획한다. 이러한 제품은 B2C, 즉 현지인을 직접적인 구매자로 상정하며 현지인이 생산, 제작, 유통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바탕으로 접근할 경우 시장 중심 보급 방안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수퍼머니메이커 펌프와 드립 관개시설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현지 제작이 어렵고 특정한 문제해결을 지향하는 적정기술 제품의 경우는 B2B와 같은 모델을 채택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즉, 외부기관의 후원을 받은 상태에서 현지인을 직접 구매자가 아닌 수혜자로 선정하고 현지인이 어떻게 유통 과정에 참여할 것인가에 주력해 시장 중심 보급 방안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서 '말라위 프로젝트'의 모기장이 해당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접근이든 현지 상황에 맞춘 유통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공통적인 필수요소이다. 많은 적정기술 제품이 유통 방안을 초반에 고려하지 않고 기술과 제품을 먼저 개발하는 바람에 겪는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 명확한 유통 방안 전략이 나와야 하며, 성공적인 유통 전략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그에 맞추어 기술과 기능을 수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현재의 필요를 충족시키면서도 다음 세대의 필요를 침해하지 않는 발전이며,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인 고려가 충분히 이루어진 발전을 의미한다.


'성장'의 사전적 의미는 '생물체의 크기, 무게, 부피가 자라서 점점 커짐'이다. 반면에 '발전'은 '더 낫고 좋은 상태나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감 또는 일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됨'을 뜻한다. 따라서 어떤 것이 성장하면 그것은 커지는 것이고, 어떤 것이 발전하면 그것은 달라지는 것이다. 지구 시스템은 발전 또는 진화하지만 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구성 성분인 경제는 결국 성장을 멈추어야만 하지만, 발전은 계속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성장 없는 발전', 즉 생태계의 재생 및 동화 역량 내에서 물질 에너지의 처리량이 안정하게 유지되는 물리적 경제 기반의 정성적 개선이라는 의미로 사용될 경우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은 말이 되는 것이다. - 김준, <지식의 지평> 6호 206~207쪽


녹색경제는 인간의 삶의 질, 사회적인 통합을 촉진하는 동시에 환경적인 위험과 생태학적인 부족을 감소시키는 경제 체제를 의미한다. 녹색성장은 저탄소 사회 및 빈곤층을 포함한 발전을 촉진하는 생태학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의 과정이다. 녹색성장은 경제적 성장과 발전을 촉진하는 동시에, 자연 자산이 인류의 삶의 질에 기반이 되는 자원과 환경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녹색성장은 빈곤 퇴치, 일자리 창출, 빈곤층을 포용하는 문제와 같은 경제활동의 주요 부분을 깨끗한 물과 에너지에 대한 안전한 접근성,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감소와 같은 환경적인 활동과 통합한다.



적정기술은 특정한 사고의 방향, 사고의 관점을 가리키는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다. 적정기술을 낮은 수준의 기술이나 도구의 활용, 첨단기술의 배척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적정기술은 기술 수준과 활용 장소와 상관없이 먼저 '무엇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경제의 외부 효과를 통해 발생하는 각종 사회문제와 GDP의 성장과는 반대로 빠르게 저하되는 삶의 질 앞에서 적정기술은 대안적인 세계관을 제안한다.

이러한 적정기술 세계관의 특징은 기술의 수준이 아닌 사용자 경험을 우선시하며, 발전을 위한 발전보다는 지속가능을 위한 발전, 집약적 성장보다는 분산적 성장, 세계화보다는 현지화, 개인 중심보다는 공동체 중심의 경향을 포함한다. 최근 적정기술의 적용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개발협력 현장 외에도 적정기술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만큼 치밀하고 완성도 높은 세계관이자 전략이다.

적정기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슈마허는 적정기술을 논의하면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을 했다. 최근 지속가능한 발전 논의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인 생체모방학(biomimicry)을 통해 그의 통찰력 있는 전략의 진정성과 적실성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생체모방학이란 35억 년 이상 발전해온 지구 생태계의 최적의 패턴과 원칙을 인간이 당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하고자 하는 접근을 말한다.


적정기술은 다양한 영여과 흐름과 접속하고 융합하는 장의 역할을 한다. 다양한 행위자들이 모여 시너지를 발생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하므로 동반성장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을 바로 플랫폼이라고 말한다.


적정기술을 비유하자면 유연한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적정기술은 형태와 쓰임을 달리한다.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소득 수준이 어떠하든 주어진 '그릇'에 따라 적정기술의 '형체'는 달라진다. 

슈마허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했을 때 그것은 '작은 것이 편하기 때문에 아름답다'라는 의미는 아니었을 것이다. 오히려 작은 것, 분산화되고 지속가능한 적정기술은 현대 사회가 독점적인 권리인 양 제시하는 '편리성'을 반드시 동반하지는 않는다. 적정기술은 불편함에 오랫동안 경시되어 왔던 인간 중심과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선사한다. 많은 경우 편리성은 인간 대신 기술을 앞세웠고, 복잡한 기술과 시스템의 논리로 인간을 소외시키곤 했다.

앞서 언급한 생태모방학이 던지는 핵심 질문과 같이 세계관이자 플랫폼인 적정기술은 우리에게 편리가 아닌 올바른 것의 관점에서 우리가 당면한 복잡한 이슈를 바라보고 해석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 줄 것이다. "어떻게 적정화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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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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