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문화유산 답사기를 읽고 떠나는 여행! 눈으로 보기만 하는 여행에서 느끼고 내 기억속에 녹아드는 여행!
[1권 - 남도답사 일번지 본문발췌]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토박물관의 참 모습과 참된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왔다. 외국을 관광하고 돌아오는 사람 중에는 "대영 박물관에 가보았더니 한국미술품이 너무 초라하더라" 는 식으로 말을 아주 쉽게 해버리는 경우를 자주 만난다. 그러나 이 말을 정확한 표현으로 고친다면 고친다면 "대영박물관의 한국미술품 컬렉션은 별볼일 없더라"라고 해야 옳다.
사람들은 생래적으로 흔한 것은 귀하게 여기지 않는 습성이 있다.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만큼 보인다.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느끼는 법이다. 그 경험의 폭은 반드시 지적인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경험, 삶의 체험 모두를 말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아나니 그 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유한준
인간의 손때보다 더 더러운 것이 없다더니 저 더러운 손길이 닿을 적마다 옛 정취도, 자연의 생태계도, 인간의 마음씀도 송두리째 바뀌어버리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농촌은 곡식을 길러내는 농사의 터전에서 돈많은 도시인의 휴양지로, 소유욕과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연지빛, 등황빛, 치자빛, 쪽빛의 정순한 색감. 남도의 봄, 그것은 우리가 영원히 간직해야 할 자연의 원색이고 우리의 원색인 것이다.
먼저 깨친 사람이 나중 사람에게 배운 것을 나누어주는 데 인색해서 안된다.
절이라는 것은 소원성취 해달라고 비는 것이 아니다. 절이란 돌덩이, 쇳덩이 앞에서도 무릎을 꿇을 수 있다는 자기의 겸손을 보여주는 것이다.
승자는 역사 속에서 정사(正史)라는 이름 아래 허구를 치장하겠지만 패자는 야사(野史) 속에서 위대한 전설을 남길 것이다. 역사 속에서 패자의 모습은 안좋다. 칼을 쥔 자, 붓을 쥔 자의 일방적 폭력은 그렇게 나타나곤 한다.
경험에 기초하지 않은 상상력은 보잘것없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637028
[8권 - 남한강편 본문발췌]
일본인 민예학자 야나기 무네요시는 한중일 3국의 미술적 특성을 비교하면서 '중국 미술은 형태미가 강하고, 일본 미술은 색채감각이 뛰어나며, 한국 미술은 선이 아름답다'면서 중국 도자기는 권위적이고, 일본 도자기는 명량하고, 한국 도자기는 친숙감이 감도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그래서 중국 도자기는 멀리서 감상하고 싶어지고, 일본 도자기는 곁에 놓고 사용하고 싶어지는데 한국 도자기는 손으로 어루만져보고 싶어진다고 했다. 그런 친숙감이 우리나라 정자에도 그대로 어려 있다.
사의. 산, 물, 바람, 인심이 좋다. 다산이 말한 사의란 '맑은 생각, 단정한 용모, 과묵한 말씨, 신중한 행동'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9511785
[9, 10권 - 서울편 본문발췌]
종묘는 봄여름보다 가을 겨울이 더 좋다. 종묘의 단풍은 울긋불긋 요란스레 화려한 것이 아니라, 참나무 느티나무의 황갈색이 주조를 이룬 가우데 노란 은행나무와 빨간 단풍나무가 점점이 어우러져 가을날의 차분한 정취가 은은히 젖어들게 한다. 그때 종묘에 가면 아마도 인생의 황혼 녘에 찾아오는 처연한 미학을 느끼게 될 것이며, 그렇게 늙을 수만 있다면 잘 산 인생이라고 말하고 싶은 그런 가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뒷산 너머에 있는 창덕궁 후원의 단풍이 '화이불치(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라고 한다면 종묘의 단풍은 '검이불루(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다)'라 할 만하다. 겨울 어느 날, 눈이 내려 정전의 지붕이 하얗게 덮일 때 종묘는 거대한 수묵 진경산수화와 같은 명장면을 연출한다. 늦가을의 토요일 오후, 눈 내린 겨울날의 토요일 오전이 제격이다.
부감법은 새가 날아가면서 내려다보는 듯한 시각 구성법으로 풍광을 일목요연하게 장악한다. 궁궐들을 부감하기 좋은 곳
- 덕수궁은 서울시청이 개방되어 훌륭한 조망을 제공
- 경복궁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8층에서 보면 <북궐도>를 그릴 수 있을 정도로 훤하게 보인다.
- 종묘는 세운상가 옥상에서 보면 숲속의 정전이 그림처럼 드러나고
- 창덕궁은 근래에 문을 연 '공간' 신사옥 4층의 카페에서 보면 측면관을 조망할 수 있다.
- 창경궁은 서울대병원 암센터 6층 옥상에서 행복정원이 생겨 더 없이 훌륭한 조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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