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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0.07 말의 품격 - 이기주

말은 쉽게 내 뱉을 수 있지만, 말이 지닌 무게와 영향력을 생각하면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선인들께서도 말과 관련된 여러 속담을 통해 말의 중요성과 잘 사용해야 함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 말이 씨가 된다

 

본문에 나온 한자 言의 풀이를 되새기며 말의 무게와 품격을 생각하며 언행에 주의해야 겠습니다. "말을 의미하는 한자 '언言'에는 묘한 뜻이 숨어 있다. 두二 번 생각한 다음에 천천히 입口을 열어야 비로소 말言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에게 품격이 있듯 말에는 나름의 품격이 있다. 그게 바로 언품이다."

 

 

[본문 발췌]

 

바캉스는 무작정 노는 게 아니라 비워내는 일이며, 진정한 쉼은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언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와타나베 준이치는 둔한 감정과 감각이라는 뜻의 '둔감鈍感'에 힘을 뜻하는 역力 자를 붙인 '둔감력'이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곰처럼 둔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본인이 어떤 일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지를 지각하고 적절히 둔감하게 대처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둔감력은 무신경이 아닌 복원력에 가깝습니다."

 

역지사지를 실천하려면 내가 서 있는 곳에 잠시 벗어나 상대방이 처한 공간과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가서 조금 다른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기존의 관점을 내던져 '관점 전환perspective taking'을 시도해야 한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삶은 그러한 것 투성이다. 그래도 시도는 해봐야 한다. 관점을 다른 방향으로 급격하게 바꾸는 건 쉽지 않으므로 관점의 중심을 이동해 비스듬히 기울여봄직하다. 그애야 육안肉眼이 아니라 심안心眼을 부릅뜰 수 있다. 수치로 계량화할 수 없는 것을 포착할 수 있다. 그렇게 얻은 새로운 시선과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관점을 기울이면, 전혀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올지 모른다. 아니, 그때 비로소 못 보던 것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이덕무, 박제가와 함께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 성대중이 당대의 풍속을 엮은 잡록집인 <청성잡기>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내부족자 기사번 심무주자 기사황內不足者 其辭煩 心無主者 其辭荒", "내면의 수양이 부족한 자는 말이 번잡하며 마음에 주관이 없는 자는 말이 거칠다"

 

지는 법을 아는 사람이야말로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지는 행위는 소멸도 끝이 아니다. 의미 있게 패배한다면 그건 곧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 상대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인정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편견의 감옥이 높고 넓을수록 남을 가르치려 하거나 상대의 생각을 교정하려 든다.

 

착한 독설, 건설적인 지적을 하려면 나름의 내공이 필요하다. 사안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통찰은 물론이고 상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말 속에 배어 있어야 한다. 말 자체는 차갑더라도, 말하는 순간 가슴의 온도만큼은 따뜻해야 한다.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비판의 한자를 들여다보며느 미약하나마 그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비평할 비批는 손 수手 변에 견줄 비比가 합쳐진 글자다. 사물이나 사물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며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제대로 된 비판이다.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는 순간 상대를 가리키는 손가락은 검지뿐이다.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세 손가락은 '나'를 향한다. 세 손가락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검지를 들어야 한다. 타인을 손가락질하기 전에 내가 떳떳한지 족히 세 번은 따져봐야 한다.

 

중국 송나라 때 고서 <통감절요>에 "해납백천 유용내대海納百川 有容乃大"라는 글귀가 있다. 직역하면 "바다는 모든 강물을 받아들이고 이 대문에 (바다는) 더욱 커진다"는 뜻이다. 바다의 본질이 그러하다. 바다가 바다일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넓고 깊어서가 아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물을 끌어당겨 제 품속에 담기 때문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022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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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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