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반감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9.12.10 지식의 반감기 - 새뮤얼 아브스만

지식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바뀌거나 수정되고, 폐기되기도 한다. 지식의 변화에 적응해야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다.

 

 

[본문 발췌]

 

특정한 원자가 언제 붕괴할지 알 수 없는 것처럼 특정한 논문이 언제 반박당할지 예측할 방법은 없지만, 해당 분야의 논문 전체를 관찰하면 이 분야의 지식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하는 모습에서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다. 수학적으로 엄정하든 단순히 개념적이든, '반감기'라는 개념은 지식 변화 과정의 배후에 있는 규칙성을 드러낸다.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거나, 낡은 지식이 반박되거나,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것들이 단순히 쓰레기로 변하여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 식으로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주변 사물을 더 완전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식으로 진보한다는 얘기다. 새로운 세계관, 사실, 이론이 등장할 때마다 인간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어떤 상태인지를 좀 더 정확히 볼 수 있게 된다. 지구의 곡면을 생각해보면, 새로운 이론이 나올 때마다 우리 발밑의 땅이 구부러진 정도가 더 정확해졌다. 좀 더 복잡한 예를 들자면, 이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뉴턴의 이론을 흡수한 뒤 이를 더욱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어놓은 것과도 비슷하다. 우리는 아직도 일상 생활에서 뉴턴 역학을 이용하지만(사실 거의 항상 그렇다) 아인슈타인은 극단의 세계, 이를테면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운동할 경우 등의 상태에 대한 이해의 차원을 높여놓았다.

 

 

과학과 기술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과학은 오랜 시간을 걸쳐 과학적 탐구라는 방법으로 축적된 지식의 총체이며, 이를 통해 물리학이나 생물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및 행동과학의 지식을 비롯하여 세계에 대한 새로운 지식이 창출된다. 기술은 가장 광범위하게 정의하면 인간이 스스로의 필요와 소망에 따라 자연을 변형시키는 과정을 뜻한다. 기술이라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도구 같은 것을 생각하지만 기술은 도구일 뿐만 아니라 과정이기도 한데, 여기서 과정이란 개인 또는 기업이 일련의 기준과 조건을 전제로 하여 이러한 기준과 조건에 부합하는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을 말한다. - Jonathan Cole

 

 

듀크 대학에서 엔지니어링과 기술을 강의하는 헨리 페트로스키 교수는 "과학은 우주의 기원, 본질, 행동 및 우주 안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기술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이리저리 재배열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이다." 과학이 세상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에 대한 지식을 수정한다면, 기술은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지식을 수정하는 작업이다.

 

 

"이것이야말로 과학 혁명의 핵심이다. 즉 기존 이론이 새로운 관찰 결과와 발견에 의해 무너진다는 원칙에 지식의 진보가 바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러한 진보 방식 속에서는 오류가 사람들을 진실로부터 멀리 떼어놓지 않는다. 오히려 오류는 사람들을 조금씩 진실 쪽으로 끌어다 놓는다." - 캐서린 슐츠, <오류의 인문학>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변화하는 지식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를 배우는 것이다. 이렇게 되기 전까지 사람은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의 홍수 속에 갇혀 꼼짝달싹 못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지식은 아무렇게나 변하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변화 속에서도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지식이 규칙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지식은 반감기가 있으며, 수학의 법칙을 따른다. 일단 이 점을 인식하고 나면 눈부시게 돌아가는 세상을 살아갈 준비가 된 것이리라.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8133293

반응형
Posted by 소요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