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하면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천마총, ..... 등 역사시간에 배웠던 수많은 유적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이번 경주 여행에서는 그 많은 유적들을 하나 하나 보지는 못했지만 어떤 유적보다 오랜 도시의 멋을 느끼게 해준 낮과 밤의 두 경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남의 무덤 구경을 하는데 왜 돈을 내야 하지?

들어가지 않고 옆 돌담길을 걸어도 꽤 운치있고 좋은데.... 그러면서 대릉원 옆 도솔마을길을 걸어 점심먹으러 가는길, 그런데 어머니들께서 "여기는 돈 내고 들어가야 하는냐?", "돌아오는 길에는 들어가 보면 좋겠다"며 대릉원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신다.

난, 대릉원 돌담길을 옆으로 대부분 단층 옛 주택과 골목길로 이어진 도솔마을길의 정취에 만족하고 있었는데. 어르신들이 그렇게 원하시니 점심먹고 다시 돌아보자며 점심 먹으러 갈길을 재촉하지만, 노동리 고분군 앞 봉황대의 경치에 취해 또 갈길을 멈춘다. 그 정도가 전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릉원에 입장하기 전에는.....

대릉원 후문으로 들어서 처음 보인 단풍과 버드나무...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나타나는 대나무, 산수유, 아직 봉오리 쫑긋 올라온 목련, 몇 개 남지 않은 감이 대롱대롱 감나무, 따뜻한 날씨에 계절을 잊어버린 개나리에 세월을 오롯이 걸치고 있는 노송까지..... 신선이 노니는 정원에 들어서 산책하는 기분이 들었다.

 

 

대릉원을 나와 경주의 랜드마크 첨성대를 보고 저녁 동궁과 월지 야경을 기약하면서 토함산을 거쳐 지친 다리를 쉬기 위해 숙소로 향했다. 대릉원의 경치를 되새기면서.....

 

야경하면 대부분 인공적인 도시의 불빛이 만들어내는 것이 떠 오른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야경은 하코다테, 홍콩 같은 곳이 생각나는데, 월지의 야경을 보고 내 기억속에 야경은 무조건 월지가 떠오를 것이다.

특히, 거울에 비친듯 물에비친 그 황홀한 모습은 인공적인 불빛과 자연이 만들어내는 조화의 예술품이다. 그래, 월지 야경은 입체적으로 걸으면서 바라보고 시원한 바람과 공기와 함께 느낄 수 있는 예술작품이다.

2015.12.8

 

 

 

볼거리 : 대릉원, 노동리 고분(봉황대), 교동마을, 동궁과 월지, 경주박물관

할거리 : 튼튼한 두 다리로 걷는 산책...

먹거리 : 해오름 한정식(시니어클럽 행복가게 깔끔한 밥상, 연잎밥정식***), 최영화 빵집, 낙지마실(낙곱새), 용산회식당(횟밥)***, 현대밀면(12월 한달간 쉰다고 하여 먹지를 못함. 사전에 전화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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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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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시절 수학여행으로 가본 경주의 기억은 모조리 사라져서 이번 경주 방문은 새로운 곳을 찾는 여행의 기대로 설레이기까지 했고 청송, 구룡포를 거쳐 천천히 돌아가는 길도 모든 것이 새로웠다.

아침나절 안동을 떠나 청송방향으로 길을 잡아 달기약수에 들러 톡쏘는 약수 한잔 마시고 8~9년 전 회사 산악회에서 주왕산 산행길에 잠깐 들렀던 주산지로 간다.

김기덕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가보고 싶은 곳 리스트에 올려놨었지만 물리적 거리보다도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환경과 시간적/심리적 거리가 더 멀게만 느껴졌던 청송에 대한 느낌으로 미루어 왔던 곳.

영화의 세트는 이제 없기에 초겨울, 평일의 주산지는 왠지 황량함이 느껴지지만 고적함 속 산책의 여유와 즐거움을 맛보기에는 가장 좋은 선택이었으리라...

그리고 왠만한 영화 촬영지가 당시의 세트장을 남겨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이용하는 것에 반해 원래 주산지의 모습으로 되돌려 준 것에 감사하는 마음도 든다. 

주산지 산책 후에 길 양쪽에 암벽들이 늘어서고 서늘한 기운이 가득한 얼음골을 지나 동해안 7번 국도에 올라 구룡포로 향한다.

다들 늦어진 점심에 시장기가 올라서 구룡포에 도착해 줄줄이 늘어선 대게, 과메기 등 뭐든 먹을 기세지만 새로운 메뉴 "모리국수"를 찾아 가는 길, 항구 건물 지붕에 줄줄이 늘어서 먹이를 찾는 갈매기들을 보니 왠지 두려움이 드는 것은 왜일까?

먹는 시간보다 줄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는 "모리국수" 집을 전세내고 할머니의 인심까지 더해진 푸짐한 국수로 늦은 점심을 먹고나니 좀 전에 봤던 갈매기들은 두려움의 존재에서 멋진 항구 풍경의 일부로 바뀌는 것 같다.

안동에서 경주로 바로가는 것은 오로지 길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돌아가면서 구불구불하고 길어진 길 위에서 만나는 새로운 장소, 사람, 먹거리들은 인생의 즐거운 경험을 더해 준다.

2015.12.7

 

볼거리 : 청송 주산지, 주왕산, 청송-7번국도 사이 암벽과 계곡길

할거리 : 설탕 뺀 사이다 맛 달기약수 맛보기

먹거리 : 청송 사과 (가을~초겨울), 구룡포 모리국수, 과메기***, 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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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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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임씨 부부가 2010년 고창에 자리 잡은지 만 5년이 흘렀습니다.

5년동안 땅과 집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과 땅에 뿌리내린 나무와 작물들은 많은 변화를 겪었지요. 하지만 작은 텃밭에서 1년이면 40여가지 작물을 키워내 가족들 찬거리와 양념, 간식거리를 키워내는 태임씨 부부...

이제 5년간의 지난 경험과 앞으로 다가올 텃밭에서의 신비한 나날들에 대해 태임씨의 이야기를 김까칠씨가 글로 옮겨보고자 합니다.

 

왜 김까칠씨가 글로 옮기냐구요?

태임씨는 아직도 2G폰을 쓰고 계시고, 인터넷은 태어나서 한번도 써보지 못하셨습니다.

옆에서 가르쳐 드리고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써 볼 수 있도록 하는게 도리이지만,

지금은 떨어져 산다는 이유, 시간이 없다는 게으름 때문에.....

몇 일마다의 통화, 몇 주마다의 만남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를 옮겨적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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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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