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 책을 읽어야 겠다는 결심을 했는지 지금은 생각 나지 않지만, 긴 시간동안 회사 자료실 관심도서 목록에 저장되어 있던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저자 자신이 애팔래치아 트레일에 도전한 과정을 담은 <나를 부르는 숲> 이었다.

나도 등산을 좋아하는 편이고, 기회가 닿는다면 세계의 유명한 트레일 코스를 걷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기 때문에, 주제나 내용면에서 재미있게 읽은 책 중 하나이고 비슷한 시기에 영화 와일드를 봤기에 책을 보며 뭔가 데자뷰가 떠오르는 것 같기도 했다.


다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로 돌아와 보면,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지질학, 천문학, 생물학, 유전학, 입자 물리학, 양자역학, 고고학 등 우주와 지구, 인간을 포함한 생물체의 역사를 아우르는 방대한 내용이지만 가볍게 읽고 더 궁금한 것은 연관된 책이나 자료를 찾아볼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주는 내용이다. 아무래도 저자가 학문 탐구 보다는 즐겁게 궁금한 점을 이해할 수 있는 관점에서 글을 썼고 읽는 사람을 배려하는 글을 쓸 줄 아는 저술가이기 때문인 것 같다.


본문 중에서 "우리는 나이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도 없고, 거리를 알 수 없는 곳에 있는 별들에 둘러싸여서, 우리가 확인도 할 수 없는 물질로 가득 채워진 채로, 우리가 제대로 이해할 수도 없는 물리 법칙에 따라서 움직이는 우주에 살고 있다."에서 우주의 크기와 역사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위치를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지구에 생명이 살 수 있게 된 네 가지 중요한 이유는 존재에 대한 신비로움을 더해 준다.

* 훌륭한 위치 : 태양과의 적당한 거리

* 적당한 행성 : 뜨겁게 녹아 있는 내부와 적당한 비율로 혼합된 원소들

* 짝을 가진 행성 : 달이 안정화 시켜주는 역할

* 적절한 시기


또한 그 신비로움이 우연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생명의 끈질긴 생존본능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구가 기적같이 우리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지구가 제공하는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신기하게 여기는 것은, 그저 지구의 환경이 생명에게 적당하다는 것이 아니라 특별하게 "우리"의 생명에게 적당하다는 사실이다. 정말 놀랄 일이 아니다. 적당한 크기의 태양, 지나치게 사랑스러운 달, 사교적인 탄소, 엄청난 양이 마그마를 비롯해서 우리에게 훌륭하게 보이는 많은 것들은 단순히 우리가 그런 것들을 의존해서 태어났기 때문에 멋지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아무도 확실하게 밝힐 수는 없다.'


"생명의 역사는 우월성과 복잡성과 다양성이 점진적으로 증가한 것이 아니라 대량으로 제거해버린 후에 살아남은 몇 종이 다시 분화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왔다." - 스티븐 제이 굴드.


그렇지만 생명의 시작이 있으면 그 마지막도 있듯이 우리의 유한성에 대한 겸손과 발전과 소비라는 무기를 이용해 인간이 저지르고 있는 자연과 환경 파괴의 역사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인간은 하늘의 가장 심오한 비밀을 파헤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종이면서도 동시에 아무런 목적도 없이 우리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던 생물을 멸종시키면서도 우리가 그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

우리는 존재할 수 있는 특권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그 가치를 인식할 수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우리가 이제 겨우 이해하기 시작한 능력이다."



거의 모든것의 역사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7291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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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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