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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11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 리 호이나키 (녹색평론사)

한해를 시작하면서 읽고 싶었던 분야의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녹생당 하승수 님께서 얼마전 소개하신 책들 중 한권...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자연의 일부분이면서 조화를 이루어 공생하기 보다는 욕구의 팽창에 따른 소비와 편의를 위한 기술의 발전으로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고 부유함 보다는 더 큰 상대적 빈곤으로 악순환 되는 현대 사회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고, 스스로의 행동을 통한 경험의 이야기...


그 동안 비슷한 맥락에서 읽어왔던 헬렌/스코트 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 호지 여사으 <오래된 미래>, 제인 구달의 <희망의 밥상>등을 통해서 공감하던 부분을 정치/사회 학자의 시각에서 풀어낸 이야기는 공동선을 추구하고 공생의 삶을 위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


좋은 책은 또 다른 좋은 책과 글로 인도하기 마련인데, 웬델 베리, 시몬느 베이유, 레이첼 카슨 등으로 책을 통한 관계의 폭을 넓혀주기도 한다.



[발췌]


무지막지한 소비주의에 맞서서 그들은 가난을 택하고, 기술주의적 추상화에 맞서서 그들은 자신의 이웃과의 친밀한 사귐을 택하고, 풍요한 성공을 구가하는 사회에 맞서서 그들은 남루한, 멸시당하는 자들 곁에 서있기를 택하였다. p55


스코트와 헬렌 니어링의 삶을 특정지었던 행동, 즉 삶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소비를 삼가며, 실제로 무엇인가를 생산하는, 자립의 덕행을 모든 미국인들이 껴안는다는 것은 분명히 의미가 있었다. 니어링 부부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노동절약적 테크놀로지에 의한 거짓 약속을 거부하고, 굶주린 사람들의 착취 위에 건설된 풍요사회의 거품 바깥으로 나가면서, 이 모든 것을 품위 있게, 빛나는 '삶의 기쁨' 속에서 행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였던 것이다. p59


사람은 정신과 육체 모두를 써서 살아야 하되, 자신이 살고 있는 역사적 순간에 적합한 태도로 살아야 하는 것이었다. p66


나는 산업경제 속에서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소유를 향해 - 내 집, 내 시간, 내 장래, 내 아이들 - 밀고가고 있는 내 자신의 모습을 보며 살았다. 그리하여, 나는 좌절감 속에서 지냈다. 왜냐하면 확실한 소유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촌공동체 속에서의 관계는 매우 다른 성격을 갖는다. 첫째, 모든 것은 순환적으로 움직인다. 계절과 식물과 동물과 사람들도 순환한다. 모든 것은 죽음에 이르지만, 다시 태어남은 되풀이된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단작재배에 사로잡혀 있지 않고, 다양한 작물을 경작하면서 여러 다른 짐승들을 돌볼 때 특히 자명하게 드러난다. 자연세계의 경이와 신비로움에 일상적으로 접촉하면서, 우리는 '소유'의 세계가 요구하는 것과 같은 '통제'에 대해서는 상상도 하지 못한다. 땅과 동물과 사람들의 도움으로 생존을 영위하는 데에는 자연의 리듬과 조화를 이룬 노동과 보살핌의 섬세한 균형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동시에 나는 다만 하나의 피조물일 뿐, 결코 내가 세상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종류의 활동 속에서 우리는 큰 친밀감을 누릴 수 있지만,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런 종류의 삶을 통해서 내가 깨닫는 것은 우주의 움직임 앞에서 내가 얼마나 작고,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가 하는 사실이다. p92


통제와 이윤에 대한 현대적 편집증은 1만년 동안이나 지속되어온 생활방식을 수없이 파편화된 상업적, 기술적 행위로 변환시켜버렸고, 그러한 행위는 필연적으로 그나마 아직 시골에 잔존해 있는 토양과 사람을 완전히 고갈시켜버릴 것이라고 분별있는 사람들은 지적하고 있다. p98


점점더 갈수록 현대인은 우리가 사는 사회와 같은 것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의 틀 속에서 살고 있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은 제도적인 삶을 떠나서 거의 또는 아무런 독립적인 삶을 누리지 못한다. 만약 어디론가 도피하고 싶다고 할 때, 사람들은 여행사와 관광산업이 만들어낸 지점으로 이동해가기 위해서 수송산업을 이용한다. 이것은 그들이 시스템 속에서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여기서 도피할 수 없다. 그들은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p179


자유로운 삶에는 어느 정도의 자기부정이 필요하다. 덕행의 가능성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사회의 부유한 부문에 속해 있는 어떤 사람들에게, 이러한 포기는 너무나 극적이고, 너무나 겁나는 일로 여겨질지 모른다. 그것은 사람의 눈을 가리고, 몸을 결박하고 있는 제도적 지원으로부터 어떤 식으로든 물러난다는 것을 뜻한다. p192


화폐경제 속으로 좀더 깊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고, 그리하여 좀더 의존적으로 되고 허약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서의 근대성에 대한 동경도, 욕구도 갖고 있지 않으셨던 것 같다. 끊임없이 무엇인가 - 물건과 서비스와 문화 - 를 소비하고, 대부분 쓰레기와 신경증적 징후를 생산해내는 그런 종류의 생활에 대해서 말이다. p229


사람은 자기 장소가 주는 작은 즐거움들을 느끼는 그만큼, 그는 강하며, 반면에 꼭 돈이 들어야 누릴 수 있는 즐거움들이 필요한 그만큼, 그는 약하다. - 웬델 베리, p236


오늘날 '아동기'는 소비주의에 대한 중독성 의존증을 일찍부터 기르고, 직업적 전문가들과 정부기관들에 의한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에 기대는 것을 배우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놀이터로서 기능한다. 이런 종류의 아이들 키우기는 거의 틀림없이 나이는 어른이지만 여전히 아이로 남아있는 인간을 산출한다. 그런 인간에게는 계속해서 장난감이 필요하고, 만족감이 없으면,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느낌이 드는 법이 없다. 그들은 최소한의 것을 추구한 소로우의 이상이 내포한 지혜를 알아보지 못하고, 평생 동안 한 장소에 머물면서 그 장소가 제공하는 경이로움을 갈수록 더 깊이 느끼는 삶 속에서 행복을 발견할 수 없다. 오늘날 미국인들이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아동기'는 갈수록 지나치게 버릇없는 인간들로 넘쳐나는 새로운 세대들을 산출하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오늘날의 아이-어른들은 끊임없이 유동적이며, 언제나 새로운 일자리와 다른 도시를 찾아 헤매면서, 판에 박은 일상을 깨기 위해서 여행상품을 산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갈급증을 치유할 수가 없다. 그들은 휴가에 '이국적'이고 '흥미로운' 곳을 끊임없이 방문하여, 갈수록 심해지는 권태로움을 해소하고,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필요한 돈을 버느라고 강박적으로 쫓기고 있다. p239


식민지적 경제구조는 '개발'이라고 불리는 철저히 외래적이며, 암과 같은 전염병으로 인하여 더욱 심화, 확대되었다. 이와 같은 이데올로기를 새로운 정부가 채택함에 따라 두 가지의 직접적이고, 영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빚어졌다. 즉, 빈곤의 근대화와 끊임없이 팽창하는 욕구의 창출이 그것이다. 이제 모든 것 - 교통, 교육, 건강, 농업, 주택 - 이 대규모의 산업적 시스템을 통해 운용되게 되었다. 그리하여, 대다수의 민중은 예전보다 더욱 빈곤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p303


그 자신의 인생행로의 어떤 지점에서도 단지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이 아니라 이 지상에서 진정으로 '좋은 삶'을 실행할 수 있는 가능성의 근거를 찾아서 끊임없이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순례자로 남으려고 노력한다. 오늘날 자본과 국가의 압도적인 논리에 갇혀 있는 근대적 세계는 개인으로 하여금 참된 의미에서의 '좋은 삶', 닷 말하여 '덕행의 습관적인 실천'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체제이다. 지금 우리는 개인주의 문화 속에서 누구나 '자기몰두'에 빠져 있을 뿐만 아니라, 거의 예외 없이 '경제인간'으로 전락하여, 기껏해야 소비자 혹은 관광객으로서의 삶이라는 극히 천박한 행복을 추구하는 데 여념이 없다.

호나이키는 우리 시대가 참으로 '기묘한' 시대라고 말한다. 엄청난 생산력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빈곤과 전쟁에서 헤어날 방법을 찾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진보'의 프로젝트들에 의해서 안락과 편의성이 증대하면 할수록 인간은 제도와 기술과 전문가의 노예가 되고 마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인간을 진실로 인간답게 하는 근본적인 조건, 다시 말하여 자유로운 의지에서 나온 자기희생의 정신과 타자에의 능동적인 환대와 같은 오랜 세월 인류사회를 지탱해온 전통적인 덕행은 극히 낯선 것이 되어버렸다.

- 역자후기 중


[함께 읽어볼 만한 책들...]


스콧/핼렌 니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

E.F.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시몬느 베이유의 <뿌리를 찾아서> 등....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웬델베리....., <삶은 기적이다>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0274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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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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