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연구자로 알려져 있는 제인 구달 박사가 전하는 지속 가능한 삶과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
[본문발췌]
고기 한 덩어리를 우리 입에 넣기 위해 사라지고 있는 숲, 낭비되는 물, 그리고 그 고기를 신선하게 장거리로 유통시키기 위해 저질러지는 환경 오염 등등. 소비자가 세상을 바꿉니다. 소비자가 원하면 바뀔 수밖에 없는 게 상업이고 그러면 제조업과 농업도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환경이란 미래 세대로부터 우리가 잠시 빌려 쓰다 돌려줘야 하는 것.
아프리카의 사람들은 굶주려서 죽어 가는데 유럽과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너무 많이 먹은 탓에 죽어 갔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무엇을 사고 무엇을 먹을 것인지) 하나하나가 지구의 환경과 동물들의 편안한 삶, 그리고 그보다 더욱 중요한 우리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우주 안에는 먹는 자와 먹히는 자가 있을 뿐이다. 궁극적으로 모든 것이 먹을거리다. - 우파니샤드
전통적인 농법으로 땅을 쓰는 일이 사라지고 산업적인 농산업이 나타나면서 모든 게 변했다.
문제는 산업적인 농경이 농지 자체에 해를 끼치는 대표적인 예라는 것이다. 옛날의 농부들은 농작물과 가축을 순환시키고 몇 년 만에 한 번씩 논밭을 쉬게 해 휴경지를 두었다. 이런 배려로 토지는 수백년 동안 농사를 지어도 비옥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농산업이 등장하면서 상식적인 토지 관리법은 창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거대 기업들은 당장의 이익에만 관심을 두고 미래 세대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세계의 구석구석에서 점점 더 많은 토지가 화학 비료, 화학 살충제, 제초제, 살균제에 의해 조금씩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
현대의 산업형 농법으로 다치기 쉬운 사람은 농부만이 아니다.
농산업은 수확이 많고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몇 종의 작물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자연의 방식인 포괄적인 다양성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병충해가 발생했을 때 특정한 타입의 먹을거리를 지켜 주는 것이 바로 이러한 다양성이다. 따라서 한 국가 또한 한 대륙에서 수많은 소규모의 논밭들을 집어 삼켜 농작물의 다양성을 희생시켜 가며 상업적인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이유만으로 단일 경작을 고집한다면, 생태계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병충해가 발생하면 수십억 포기(또는 그루)의 작물이 공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자연은 모든 생명체에 생존의 본능을 부여했다. 화학 살충제가 한 지역에 뿌려지면, 벌레를 먹고 사는 생명체들은 금방 살충제의 독에 중독되고 이내 죽음에 이른다. 그러나 살충제 살포가 반복되면 해충들의 내성도 점점 강해진다. 항생제 남용이 동물과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에 대한 항생제 내성을 키운 것처럼, 살충제 남용은 해충들의 몸속에서 살충제 내성을 키웠다. 살충제를 뿌려 가며 농사를 지은 지 50년 이상이 흐르자 살충제에 대해 점점 더 큰 내성을 갖게 된 수많은 '페스트' 해충들이 나타났다. 이 해충들에 반격하기 위한 농부들의 무기는 더 독한 살충제를 더 많이, 더 자주 뿌리는 것이었다.
유전자 변형(조작) 생물체(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GMO.) ... 유전자를 변형한 주체가 농작물이면 유전자 변형 작물이라 부르고 좀 더 자세히 세분화해서 유전자 변형 곡물, 유전자 변형 식물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유전자 변형 작물로 만들어진 식품은 유전자 변형 식품이라 부른다. ... Bt옥수수, 콩, 캐놀라, 면화....
"내 선조들은 농부들의 작물과 식량을 제멋대로 주무르는 지주와 황제, 왕의 횡포를 피해 이 땅에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거대 기업들이 지주와 황제, 왕의 역할을 대신하며 우리의 식량 공급을 마음대로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젠 더 이상 도망갈 곳도 없습니다. 일어서서 맞서 싸우는 수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 퍼시 슈마이저, (몬사토와 법정투쟁...)
내 조부모님들과 부모님들은 땅이라는 유산을 남겨 주셨습니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독으로 물든 땅과 공기, 그리고 물을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유전자 변형 작물을 만들어 내고 그에 대해 특허권을 따는 기업들은 실험실에서 변형해 만든 '프랑켄푸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계심을 잘 안다. 양배추, 양상추, 토마토, 감자, 가지 같은 신선한 야채들도 어쩌면 모두 유전자 변형된 것일지 모른다.
가능한 한 유전자 변형이 가장 심한 세 가지 농작물인 콩, 옥수수, 캐놀라를 피한다. 특히 포장 식품은 더욱더 피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포함된 식품이 미국에서 팔리는 가공 식품의 70퍼센트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패스트푸드에도 다량의 유전자 변형 식품이 숨겨져 있다.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는 감미료로 콘 시럽을 사용하고 기름과 속 재료로 콩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토푸와 두유같이 인기 있는 '건강식품'들도 유기농 제품이 아니면 피해야 한다. 또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전 세계에서 팔리는 유전자 변형 식품의 절반 이상이 가축의 사료로 사용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가능한 유기농으로 기르지 않은 육류 제품도 피해야 한다.
'공장식 사육장', 점점 더 싼 가격에 점점 더 많은 고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채워 주기 위해 대규모 집약적인 방법으로 더 많은 동물들을 기르는 농장.
현대의 산업형 '농장'은 흙을 일구는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며 자신이 기르는 동물들에게 정성을 기울이는 진짜 농부의 지혜 같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각각의 공장식 사육장은 오직 한 종류의 동물만을 '사육' 하며, 이 동물들은 최소한의 공간 안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성장해 몸무게를 불리도록 강요당한다. 최단 시간 안에 최대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다. 사실 이러한 동물 공장은 농산업계에서 '동물 비육 공장'이라고 불린다.
슬프게도 환경과 공존하는 농업을 강조하고 인간의 건강을 염려하는 정치적인 의지는 그러한 정치적 환경을 극복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듯하다.
'유기농 인증' 축산물이란 그 고기나 달걀, 유제품에 호르몬이나 항생제, 동물성 부산물이 전혀 가해지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또한 합성 살충제, 동물성 부산물이 전혀 가해지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또한 합성 살충제, 비료 등이 함유된 먹이, 유전자 변형에 방사선 조사 처리를 한 사료로 기르지 않았다는 뜻이다. '유기농 인증' 표시는 그 동물이 '방목', 즉 짧은 생이지만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마음껏 들판을 노닐던 동물이라는 것을 보증한다.
그러나 상표란 기만적인 것이어서 자세히 들여다보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유기농 인증 없이 '방목'이라는 표시만 들어있다면, 그 제품은 '유기농'이어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
인간의 건강에 이롭고 지구상에서 생명체의 생존 기회를 증가시키는 데 있어서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채식주의의 유형
비건(vegan), 동물에게서 얻어지는 일체의 식품을 거부, 쇠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고기, 생선, 유제품, 달걀까지 모두 먹지 않는다.
오보베지테리언(Ovo-vegetarian), 달걀은 먹지만 닭고기는 먹지 않는다.
락토베지테리언(Lacto-vegetarian), 유제품은 먹지만 달걀은 먹지 않는다.
락토오보베지테리언, 유제품과 달걀을 먹는다.
페스코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 생선을 먹는다. 그들 중에는 유제품과 달걀까지 먹는 사람들도 있다.
세미베지티리언(semi-vegetaria, flexitarian), 나름대로의 규칙을 정해 놓은 채식주의자. 특별한 사회적 상황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가금류의 고기나 생선, 유제품 또는 달걀을 먹는 식이다. 그러나 다배분 붉은색 고기는 먹지 않는다는 선을 그어두고 있다.
1헥타르의 농지에서 각각 다른 곡물을 재배했을 때 그 곡물을 식량으로 삼아 1년간 생존할 수 있는 사람의 수...
감자(22명), 벼(19명), 곡물을 심지 않고 소나 양을 길러 쇠고기와 양고기를 생산하면 단 한 명 내지 두 명만이 그 고기로 1년을 살 수 있다.
1킬로그램의 콩을 수확하는 데에는 2000리터의 물이 필요, 쌀 1킬로그램을 수확하는데는 1,900리터, 닭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 데에는 3,500리터가, 쇠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 데에는 10만 리터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필요.
다양성과 윤작을 기반으로 한 유기농법이 질병에도 훨씬 강하고 기후 악화에도 더 탄성적으로 대응한다.
유기농의 꿈은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강한 식품을 재배하기, 지역 농산물의 풍부한 다양성을 보존하기, 농산물 시장과 식품업체를 통한 식품 유통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가 그것이다.
대규모의 기업형 유기농과 소규모의 자연 친화적인 유기농에는 차이가 있어서 전자를 반유기농, 후자를 전유기농이라 한다. 반유기농은 대형 농산업체의 재배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 동일성, 친밀성, 그리고 먼 거리까지 운송하는 데 적합한 품종만을 선택하는 것도 똑같다.
전유기농의 신조
농부들은 생물학적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여러 종류의 곡물과 가축을 함께 기른다. 윤작을 통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질병과 해충의 확산을 예방한다.
물, 토양, 공기 등의 자원은 소중히 여겨야 하며 재충전되어야 한다. 따라서 농장은 자급자족의 생태계를 유지해야 하며 미래의 세대에게 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농장 내부 생태계의 폐기물로 농장 밖의 토지와 공기, 하천을 오염시기지 말아야 한다.
농약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사용할 경우에도 최소량만을 사용하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가축은 인도적으로 대하며 애정으로 보살핀다. 본능적으로 타고난 행동, 이를테면 풀을 뜯고, 땅을 파헤치고, 벌레나 흙을 쪼아 대는 등의 행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며 각 종이 본래의 먹이를 찾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농부들은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하고 일꾼 역시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며 뒤떨어지지 않는 임금과 복지 혜택을 보장해야 한다. 농장의 잡부 역시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하며 건강한 생활 여건과 식사를 제공받아야 한다.
농장은 생산 비용과 처리, 포장 비용을 줄이고 장거리 운반으로 인한 오염을 줄이면서 지역의 식품 유통에 공헌해야 한다.
최고의 비료는 농부의 발자국이다.
내 고장 식품 먹기 운동.... local foods movement
환경을 걱정하는 소비자라면 내 고장의 식품을 먹는 것이 땅을 소중히 여기고 충실하게 유기농을 실천하는 소규모의 자영 농장을 돕는 길일 뿐 아니라 식품을 과도하게 포장하고 지나치게 먼 거리까지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도 줄일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안다.
건강을 걱정하는 소비자는 내 고장에서, 자연 친화적인 농법으로 재배된 신선한 식품을 먹는 것이 기업형 농장에서 기른 식품들에게서 볼 수 있는 농약 잔유물과 항생제, 성장 호르몬, 그리고 감춰진 유전자 변형 작물을 필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안다. 내 고장에서 자연 친화적으로 길러 낸 식품들은 식품으로서도 훨씬 더 훌륭하다. 다양한 영양 성분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으며 설탕과 지방 함량이 높은 가공 포장 식품과 패스트부드의 소비를 줄일 수 있게 해 준다.
보이스트포트 밸리 팜
윤작, 피복 작물 재배 등과 같은 전통적인 농법에 의존하면서 마이크와 하이디 페로니 부부는 땅과 고기, 물, 그리고 양생의 동식물까지 배려하면서 스스로 '생명 친화적인(life-sustaining)' 식품을 재배하는 데 온 힘을 쏟는 것으로 지역 공동체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농산물 직판장에서 농산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페로니 부부는 200명의 CSA(Community Sponsored Agriculture) 회원들과 거래한다. 농작물 재배 철마다 500 달러의 회비를 내면 보이스트포트 밸리팜에서는 20주 동안 매주 한 상자씩 네 명의 가족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신선한 농산물을 배달해 준다. 상자에 든 재료들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멋진 조리법까지 동봉한다.
대부분의 CSA 프로그램들은 보이스트포트 밸리 팜의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소비자들은 매주 지역의 농가, 농장에서 생산된 신선한 계절 식품이 담긴 상자를 받는 대가로 일정액의 회비를 낸다. 어떻게 보면 소비자는 해당 농가나 농장주의 주주와 비슷하다. 다만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는 주주가 아니라 신선함과 무공해의 영양분, 농부와의 관계, 그리고 마음의 평안을 추구하는 주주들이다. 이 주주들 중 많은 사람들이 더 신선하고, 더 맛있고, 그리고 가능하다면 유기농으로 재배된 식품을 먹고 싶어 한다. 어떤 사람들은 지역의 환경에 책임을 느끼고 돌보는 자세를 가진 농부들에게 직접 도움이 되고자 한다. 그러나 거의 예외 없이 누구나(농부나 소비자가 한결같이) 말하기를, 그들이 얻는 가장 큰 이득은 자신이 먹는 먹을거리를 기르는 사람과 직접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지구를 공유할 뿐이다. 우리는 오직 땅을 보호할 수 있을 뿐, 소유할 수는 없다. - 치프 시애틀
지금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과잉, 빈곤, 기아로 고통받는 저개발 국가들이 더 잘 사는 나라의 국민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기 나라의 땅과 천연 자원을 고갈시키는 기업 구조와 직면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오가는 외화는 종종 정부 관료들의 부정한 호주머니 속으로 흘러 들어간다. 수입 국가의 소규모 자영 농가들은 저가의 수입 농산물과 경쟁할 수 없다. 더욱이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은 굶주림에 고통받거나 심하면 굶어 죽는데 선진국의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비만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21세기는 여러 선진 산업 국가에게 너무나 많은 기회와 편의를 선사했으나 그 대신 식습관의 해체를 가져오기도 했다. 가족 관계는 갈등에 휩싸이고 먹을거리는 점점 영양이 떨어진다. 우리 몸은 점점 더 비대해지고 모든 사람들이 바쁘다고 허둥댄다. 일은 더 많이 하고 삶은 더 적게 즐기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계층에 속하는 10억의 인구가 먹을 것이 충분치 않아 고통을 받고 있거나 심지어는 죽어 가고 있다. 반면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계층에 속하는 10억의 인구는 나쁜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몸이 쇠약해지거나 죽음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선진 산업국가의 소비, 그리고 막대한 쓰레기!
샘이 마르기 전까지 물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 영국 속담
개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하고 각 개인이 매일 차이를 만든다. 각 개인들이 자신의 생활 방식에서 변화를 일으킬 때마다 윤리적이고 건강에 유익한 식품을 먹는 사람도 한 사람씩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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