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움직이는 동선은 대개 비슷하다. 동선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경험의 다양성이 부족한 것이고 이는 삶의 단조로움과도 연결되어 있다. 단조로운 삶은 시간의 속도를 가속화 시킨다.

 

 

[본문발췌]

 

 

발레리 줄레조의 <아파트공화국>은 우리나라에 아파트가 유별나게 많다는 사실과 서구 사회와는 달리 절대적 주택부족 현상이 해소된 지금도 여전히 아파트가 재테크의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면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행사하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연구서이다. 이와 유사한 연구서나 글도 많지만 대부분 아파트 평수 늘리기가 인생의 목표이고 아파트 평수로 줄을 세우는 한국 사회를 통탄하거나 아파트 브랜드와 위치, 평수가 구별 짓기의 수단으로 작동하는 현상을 문제 삼아 아파트의 노예가 된 한국인이라고 자학하는 대책 없는 자아비판들이다. 이러한 자아비판은 주택시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의 원인이 아파트라고 몰아세우는 과장된 주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단독주택이 열린사회의 공간 구조를 가지는 것이라면 아파트단지는 갇힌 사회가 될 터이다. 이동 경로가 단순한 아파트단지가 지루하고 심심한 표준적 생활공간이라면 단독주택은 경로의 선택에 따라 풍경이 바뀌고, 다채로운 개인 생활이 밖으로 드러나는 다원적 생활공간이다. 아파트가 획일적이라는 지적은 주거동의 모양이 똑같다는 점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단지에서의 생활이 단조롭고 무료한 것이어서 삶의 활력을 갖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획일적이라는 말을 단순히 모양이 같아 문제라고 이해하는 것은 그 말의 속내를 제대로 읽지 못한 어설픈 진단에 불과하다. ... 우리 사회에서 시급한 일은 아파트단지가 아닌 사회공간에서의 삶을 선택 가능한 것으로 보편화 시키는 일이다. 삶의 형식과 내용을 피동적인 것으로부터 능동적인 것으로 바꾸는 일이며, 표준적이고 균질적인 '단지형' 사회에서 차이를 존중하는 남을 배려하는 '열린' 사회공간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그것은 곧 사회적 담화공간인 길의 회복을 통해 사회적 연대를 붇돋우는 사회운동이 되기도 한다.

 

 

아파트단지 거주자는 주변 도시공간과는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지 않는 공간에서 격리된 채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아파트단지는 사막형 주거단지라고 해야 적당하다. 사막에서는 주변으로부터의 보호를 목적으로 담장을 차폐되고 자족적인 생활환경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담장 두른 아파트단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사막 대접을 받는 도시공간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 도시가 점점 삭막해지고 있는 것은 늘어난 아파트단지와 무관하지 않다. 공공공간이 개인들의 삶터로부터 격리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필연적 차이는 아니다. 단독주택이라도 단지로 개발된다면 아파트단지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요즘 타운하우스라는 부적절한 이름으로 개발되는 단독주택단지들은 주변과의 폐쇄성이나 출입 통제 면에서 도시와의 격리 정도가 아파트단지보다 더 하면 더했지 나을 것이 전혀 없다.

 

 

아파트는 각 개인의 생활동선이 정해져 있는 나무구조이고 단독주택은 개인들의 경로 선택이 가능한 그물망구조다. 나무구조에서는 각 동선공간을 사용하는 집들이 정해져 있으니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이 일정 범위로 제한될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그물망구조에서는 길에서 누구라도 마주칠 확률이 있다. 게다가 그물망구조의 길은 누구에게나 통행이 개방된 공공공간이 아닌가.

 

 

건축사는 건축허가를 위한 건축설계를 할 수 있는 법적 자격을 갖춘 사람이고 건축가는 법적 자격과는 별개로 건축설계를 진지한 작업으로 다루는 사람을 말한다. 그 진지함은 예술과 연결된 것일 수도 있고 휴머니즘, 혹은 지구 생태학에 연결된 것일 수도 있다. 건축가와 건축사의 차이는 소설가, 화가, 음악가라는 용어와 의사, 변호사, 회계사라는 용어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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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고수는 짐이 가볍다.

 

 

[본문발췌]

 

 

'청춘이라는 단어를 생물학적 나이의 어느 한 시기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열정과 무모함만의 함유량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 그 시기가 나의 청춘이었다.' - 최갑수 여행작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말라리아에 걸리면서도 여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왜일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1만원이 아니라 1시간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죽을 때 돈이라는 종이쪼가리를 쥐고 가지는 않으니까.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 그들은 98%가 모자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항상 부족한 양은 2%이다. 마음속에 2%가 부족해 떠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한 책.' - 임승수 작가

 

 

매일 빠른 속도로 의미 없이 일상이 내 곁을 흘러갔다. 두 눈은 어지러웠고, 두 어깨에는 극심한 피로감이 쌓였다. 미친 듯이 돌아가는 사회에, 그리고 게슴츠레 침을 흘리는 내 인생에 쉼표를 찍어 보고 싶었다. 한 번쯤 내 감정에 솔직해지기... 나 자신에게 떳떳해지기... 남이 아닌 내가 원하는 일 해보기... 정말, 그래 보기. 하지만 가면을 벗기까지는 적잖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실현 가능성은 낮아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두 눈을 질끈 감고 움켜진 손아귀를 펴는 거다. 그러면 새로운 걸 잡을 수 있다. 새로 손에 쥔 그 무엇은, 그동안 꽉 쥐고 놓지 않았던 것들이 실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경험이었고, 놓기 전에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자유였다.

 

 

여행의 질은 무게에 반비례할 때가 많다.

 

 

여행은 경험이고 그 경험이 마음속 깊이 새겨진다. 여행은 일종의 중독입니다. 무엇보다 편하면 재미가 없죠. 힘든 여정이 점점 자신을 단련시킵니다. 여행 뒤 훨씬 강해진 나를 발견하게 되죠. 그래서 여행을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 어린왕자 중

 

 

인생이 그렇듯 여행의 본질도 선택의 문제이긴 마찬가지다.

 

 

여행이 편할 줄만 알았다. 보고 먹고 자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여행은 온전치 않았고 만족스럽지 못했다. 여행도 넥타이를 매고 회사에 다니는 것처럼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여행 안에서 자유로웠지만 여행은 또 다른 숙제를 안겨주었다. 직장을 잡고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칠 때 여행은 점점 의식 속에서 사라져 갔다. 어쭙잖은 지식과 경험을 믿고 허세를 부리며 자만에 빠져 살던 시절이 있었다. 세계 일주의 시작 중국은 교만한 나를 일깨워주었다. 국경을 넘으며 난 여행을 다시 보고 있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여행이 여행이 아니었구나."

 

 

여행은 자신의 인생에 배워야 할 지식과 희로애락을 아우르는 공부의 시작이다.

 

 

배낭여행객의 블랙홀 : 카오산, 다합, 훈자

 

 

훈자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은 '느림' 이다.

 

 

여행은 가끔 생각지도 않은 장소와 상황에서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며 기쁨과 행복을 안겨준다. 우린 그걸 '인연'이라 부른다.

 

 

모든 꽃이 시들 듯이 청춘이 나이에 굴복하듯이. 생의 모든 과정과 지혜와 깨달음도 그때그때 피었다 지는 꽃처럼 영원하진 않으리.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슬퍼하지 않고 새로운 문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이별과 재출발의 각오를 해야만 한다. 무릇 모든 시작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어 그것이 우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공간들을 한나씩 지나가야 한다. 어느 장소에서도 고향에서와 같은 집착을 가져선 안 된다.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두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단계씩 높이며 넓히려 한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 그러면 임종의 순간에도 여전히 새로운 공간을 향해 즐겁게 출발하리라. - 헤르만 헤세 <유리알 유희> 중

 

 

계획이 계획대로 되는 건 그리 많지 않다.

 

 

신의 세계가 아무 죄 없는 어린아이의 고통을 대가로 구현되는 것이라면 나는 그런 신은 받아들일 수 없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등장하는 이반의 말.

 

 

"자네가 지금 보고 있는 건, 삶 자체가 아니라 삶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라네. 진짜 삶이 어떤지 궁금하지 않나?", 킬리만자로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

 

 

청춘에는 이유가 없다. 마음이 가면 그걸로 된 거다. 이유가 생기는 순간 더 이상 청춘이 아니다.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자신감. 언제든 끝날 수 있다는 초연함. 언제든 그럴 수 있다는 의연함. 난 이 모든 것의 청춘이고 싶다. 언제까지나....

 

 

눈으로 보지 않고 만져보지 않은 것들은 모두 내 관념의 단상에 지나지 않았다. 경험은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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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진화의 긴 시간 가운데 현생 인류의 역사는 최근의 일이다. 인간의 욕망을 현재와 같은 속도, 방법으로 채워간다면 그 짧은 역사 가운데 인류 종의 소멸을 넘어 전 지구의 파멸까지 불러올지도 모른다.

 

 

[본문발췌]

 

 

한 사람의 관점이 달라지는 것을 우습게 보면 안 돼요. 한 사람의 변화가 출발점이 되어 우리 종 전체의 진화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내 아버지는 이따금 말씀하셨조. "물방울 하나가 대양을 넘치게 할 수도 있다"라고

 

 

이런저런 실패를 딛고 나면 예술적인 선택이 나오는 법

 

 

과거를 이해함으로써 미래를 엿보려 한다. 진화에 관한 우리의 프로젝트들은 저마다 역사의 한 국면에 관한 개인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어요. 당신은 피그미들을 통해 유랑 부족들의 시대를 보고 있고, 나는 아마존들의 왕국을 통해 고대를 보고 있어요....마치 앞을 멀리 보기 위해서는 먼저 뒤를 멀리 보아야 한다는 듯이....

 

 

손에 쥔 것을 놓지 않으려는 욕심이 그물이나 창보다 더 무서운 덫이로군요. 저 고릴라는 손을 펴고 과일을 포기하기만 했어도 자유를 얻고 목숨을 건졌을 텐데....<놓아 버리기>의 필요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죠. 우리가 무언가를 우리 것이라고 믿고 간직하려는 하는 것은 하나의 덫이에요... 우리는 무언가를 당연히 우리 것이라고 생각하며 포기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덫에 걸린다.

 

 

환경의 영향이 유전자의 영향보다 더 중요해요. 생물 변이설을 주장한 라마르크가 옳아요. 생물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스스로를 변화시켜요. 라마르크의 진화론은 다윈의 진화론과 아주 달라요. 다윈은 그냥 환경에 가장 적합한 자들이 선택된다고 믿었죠.

 

 

자니코 중위의 티셔츠에 새겨진 머피의 법칙...

  1.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된다.

  2. 일견 간단해 보이는 일치고 실제로 간단한 게 없다.

  3. 무슨 일이든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마련이다.

  4. 될 대로 되라 하고 일을 방치하면 점점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

  5. 문제가 해결될 때마다 새로운 문제들이 야기된다. 

  6. 누가 전문가인지 알아맞히려면, 똑같은 일을 놓고 가장 긴 작업 시간과 가장 많은 비용을 예상하는 사람을 찍어라.

  7. 뒤늦게 아는 것, 그것만이 완전한 지식이다.

  8. 무리하게 힘을 가해서 부서진 물건을 놓고 아까워하지 말라. 어차피 수리가 필요했던 물건이니...

  9. 현대 과학 편란 : 녹색이나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과 관련된 것은 생물학, 악취를 풍기면 화학, 통하지 않으면 물리학.

  10. 무언가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을 때는 <그야 자명하죠> 하고 말하라.

  11. 이론이 있으면 일은 잘 돌아가지 않아도 그 이유는 알게 된다. 실천을 하면 일은 돌아가는데 그 이유는 모른다. 이론과 실천이 결합되면 일도 돌아가지 않고 그 이유도 모르게 된다.

  12. 과학은 진리를 쥐고 있다. 실상을 관찰해 보면 그 진리와 어긋날 수도 있으므로 관찰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13. 한번의 실험으로 그대의 이론을 확증했다고 해서 증인들 앞에서 실험을 되풀이하려 하지 말라. 두 번째 실험에서 성공할 확률은 그것을 확인시키기 위해 그대가 초대한 증인들의 수에 반비례한다.

  14. 어떠한 실험도 완전한 실패는 아니다. 따라 해서는 안 될 사례로 남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15. 적은 언제나 두 가지 경우에 공격해 온다. 자기가 준비되어 있을 때, 그리고 그대가 준비되어 있지 않을 때.

  16. 절대로 사격하지 마라. 당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흥분시킬 뿐이다.

  17. 적이 그대의 사정거리 안에 있다면, 그대 역시 적의 사정거리 안에 있는 것이다.

  18. 앞장도 서지 말고 뒷장도 서지 말 것이며, 임무를 지원하지도 마라.

  19. 우두머리가 어리석을수록 그가 수행해야 할 임무는 더 중요하게 마련이다.

  20. 불가능한 일이란 없다. 그 일을 직접 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21. 복잡한 임무에는 간단하고 알기 쉬운 해결책이 있다. 문제는 그 해결책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2. 어떤 임무에 성공할 가능성이 50퍼센트라면, 그건 실패할 가능성이 75퍼센트라는 뜻이다.

  23. 모든 게 잘 돌아간다 싶으면 어딘가에서 탈이 난다.

  24. 명령을 내릴 때는 언제나 구두로 내려야 한다. 서면으로 내린 명령은 흔적을 남긴다.

  25.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큰 피해를 야기하고자 한다면,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26. 복잡한 문제는 간단하고 알기 쉽게, 틀린 답으로 해결할 수 있다.

  27. 사람들은 세 가지 부류로 나뉜다. 셈을 할 줄 아는 사람들과 셈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로.

  28. 종교가 없는 사람은 자전거가 없는 물고기와 같다.

  29. 어떤 조직에나 실제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은 쫓겨나기 십상이다.

  30. 어떤 사건이 허위임을 입증하는 증거들이 아무리 많아도, 그게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31. 모든 작은 문제에는 큰 문제의 씨앗이 들어 있다.

  32. 미지의 세계를 탐사할 때는 장차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모르는 게 당연하다.

  33. 혼자 배우고 깨우치는 사람은 이미 상당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사람들의 세뇌에 시달리지 않는 행운을 누린다.

  34. 돈을 내는 자가 규칙을 정한다.

  35. 어떤 사람에게 우리 은하에 3천억 개의 별이 있다고 말해보라. 그러면 그는 당신 말을 그대로 믿을 것이다. 그 사람에게 벤치에 방금 페인트칠을 해놓았다고 말해 보라. 그러면 그는 당신 말을 확인하기 위해서 벤치를 만져 볼 것이다.

  36. 가장 쓸모 있고 적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론은 지독한 바보가 가장 어리석은 질문으로 공격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37. 어느 회사에서 한 직원이 실제로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면, 그는 회사를 떠나야 한다.

  38. 가슴에 난 상처는 걸음을 늦추라는 자연의 뜻이다.

  39. 어리석어 보이는 게 통하면, 그건 어리석은 게 아니다.

  40. 하찮게 보이려고 노력하라. 적은 탄약이 부족할지도 모르고, 그러면 당신 때문에 총알을 낭비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41.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면, 당신은 무언가를 빠뜨린 것이다.

  42. 바보들의 공격을 이겨 내는 무언가를 구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보들은 창의력이 매우 풍부하기 때문이다.

  43. 당신이 무엇을 하기로 결정하든, 먼저 해야 할 다른 일이 있다.

  44. 괜찮은 여자들과 괜찮은 남자들에게는 이미 임자가 있다. 만약 임자가 없다면, 그들에게 무언가 감춰진 문제가 있는 것이다.

  45. 어떤 사람에게 매력이 있다면, 그 매력의 30퍼센트는 그가 가진 것과 관련되어 있고, 나머지 70퍼센트는 그가 가졌으리라고 남들이 믿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46. 사랑은 지성에 대한 상상력의 승리이다.

  47. 결혼은 경험에 대한 희망의 승리이다.

  48. 한 여자가 한 남자의 장점에 끌려 가까워지지만, 그 장점이란 대개 3년이 지나면 여자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약점으로 변한다.

  49. 적은 언제나 두 가지 경우에 공격해 온다. 자기가 준비되어 있을 때, 그리고 우리가 준비되어 있지 않을 때.

  50. 어떤 전투 계획도 적을 만난 뒤까지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다.

  51. 세상에 완벽한 작전이란 없다.

  52. 계속 시도하면 결국 성공한다. 그러니까 망할 게 있다는 건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그냥 순조롭게 끝나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53. 해결책이 없다면, 애초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54. 사람들과 나라들은 이성적으로 행동할 것이다. 만약 다른 모든 행동 방식을 해볼 만큼 다 해보았다면 말이다.

  55. 찾아다니지 않고 발견하려면, 오랫동안 발견하지 못하고 찾아다녀야 한다.

  56. 역사는 절대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되지 않는다. 역사학자들이 게으른 탓에 앞선 역사학자들이 말한 것을 반복할 뿐이다.

  57. 당신이 첫 시도에 성공하지 못하면, 성공의 정의를 바꾸면 된다.

  58. 경험 덕분에 이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새로운 실수를 하게 된다.

 

정치권에 가장 부족한 게 뭔 줄 아시오? 바로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사람이오. 나는 마르크스의 견해에 동조하지 않지만, 그에겐 적어도 한 가지 장점이 있소. 인류의 진화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망했다는 것이 바로 그거요. 오늘날에는 배우들이 세상을 다스리고 있소. 그들은 홍보 전문가들이 써준 연설문을 읽으며 연기를 할 뿐, 자기네 나라를 위한 총체적인 전망과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지 않소. 인류 전체를 위한 프로젝트는 생각조차 할 수 없소. 설령 그들이 앞을 내다본다고 해도 그 기간은 2년을 넘지 않소. - 드루앵 대통령

 

 

실패하는 자들은 변명거리를 찾고 성공하는 자들은 방법을 찾아낸다. - 나탈리 대령

 

 

종교에는 한 가지 이점이 있어요. 군중의 에너지를 빠르게 한 방향으로 결집시킬 수 있는 <사고의 틀>로 기능한다는 거죠..

 

 

케찰코아틀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원시적인 소인들은(인간) 성격이 매우 까다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자유>라는 개념을 거추장스럽게 여긴다는 사실이었다. 자유를 요구하는 자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침묵하는 다수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좋아하지 않았고, 무엇에 대해서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것을 더 좋아했다(그 가르침이 옳고 그르고는 나중 문제였다). 그들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보다 우두머리에게 순종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일이 잘못 돌아가서 상황이 재앙으로 변하면, 그들은 우두머리를 교체했다. 그들은 틀에 둘러싸이는 것을 좋아했다. 국경선은 그들에게 안도감을 주었고, 금기는 행동반경을 분명하게 해주었으며, 법률과 형벌은 그들의 삶에 하나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 야만적인 소인들이 책임지기를 싫어한다는 사실도 알아차렸다. 무슨 일이 벌어지든 그것의 책임은 우두머리나 운명이나 우연이나 신에게 있었다. 따라서 그들은 개인적으로 후회를 하거나 자책감에 빠질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현실에서 도망치기 일쑤였고, 관찰과 실험을 활용하기보다는 세계를 교의에 비추어 해석하거나 마법적인 이야기로 둔갑시키는 것을 더 좋아했다.

 

 

시간을 존중하면서 건설하지 않은 것은 시간을 견디지 못합니다. 너무 빨리 가다 보면 불필요한 위험을 안게 됩니다. - 다비드 웰스

 

 

경제적 진화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때는 집중을 추구했던 기업들이 점차 분산을 지향하리라는 것입니다. 미래에 웃을 수 있는 기업은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거대한 복합기업과 트러스트가 아니라, 모든 종업원이 서로 알고 지낼 뿐만 아니라 권력을 둘러싼 내부 갈등 때문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작은 기업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우리 기업이 가진 에너지의 60퍼센트가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부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기업을 분할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없는 사람, 자신의 행복이 외부의 어떤 사람에게 달려 있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하다.

 

 

코뿔소의 뿔이나 상어 지느러미, 고래, 아프리카의 백색증 환자, 멸종 위기에 놓인 모든 동물에 대해서 그러듯이, 한쪽에는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고 모두가 그것에 동의하지만, 다른 쪽에는 바로 그 원칙을 거스르기 위해 거금을 낼 준비가 되어 있는 고객들이 있어요. 결국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은 토론회에서 승리를 얻고 때로는 재판에서도 이기지만, 원칙을 무시하는 자들은 실전에서 이익을 취해요. 마지막에 승리를 거두는 자들은 언제나 돈을 지불하는 자들이에요. 금지는 그저 가격을 올릴 뿐이죠.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그 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다.'  수학자 괴델... 한 번쯤은 내 삶을 멀리서 바라보고 싶기도 하거든. 깨닫기 위해서는 멀어져야 해.

 

 

"나는 시키는 대로 일하면서 살고 싶어요. 만약 내가 자유를 얻게 되면,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알 수가 없을 거예요. 그러면 내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죠. 그보다 불안한 일이 또 있을까요? 나는 개인적인 결정을 어떻게 내리는지 몰라요. 나는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잘못 선택하면 어쩌나 하고 두려움에 빠질 거예요. 그보다는 남들이 나 대신 결정해 주는  게 좋겠어요. 그러면 설령 그들이 그릇된 선택을 하더라도 그건 내 잘못이 아니죠." - 어느 샤오제

 

 

에마 109는 한 집단의 진정한 지도자가 되기 위한 몇 가지 원칙을 경험적으로 터득한다.

  1)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이지 말 것.

  2)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말 것.

  3) 임기응변의 해결책을 재빨리 찾아낼 것. 만약 해결책을 찾아내지 못할 때는 무슨 일이든 할 것. 그러지 않으면 지도자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음을 남들이 알아차리게 된다.

  4) 무슨 일을 하든 시간을 주도적으로 결정할 것. 남의 재촉에 쫓겨서 또는 강요에 못 이겨 약속 시간이나 대결의 순간을 정하지 말 것. 남들이 언제나 지도자의 일정을 받아들이게 할 것.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고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것, 그리고 저마다 내가 자기편이라고 믿게 하는 것, 이게 바로 진정한 정치적 재능이야. ... 모든 진영의 대표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서 내가 그들과 생각이 같다고 주장할 필요가 있어. 그리고 다른 진영에 맞서 은밀하게 그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는 거야.... 어떤 진영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든 진영에 속해야 한다.... 패배할 위험을 줄이고 승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편에 서서 게임을 하지 말아야 하고, 개입을 하되 자신의 책임으로 돌아오지 않을 말들을 해야 한다.

 

 

우리에게 진정 유익한 것은 질문 그 자체이지 대답이 아니다.

 

 

탈바꿈의 마지막 단계 : 나비가 알에서 애벌레로 부화하여 고치를 짓고 번데기가 되었다가 도달하는 세 번째 단계는 <새로운 존재인 성충으로 거듭 태어 나는 것>이다. 탈바꿈의 이 단계에서는 애벌레 때와 전혀 다르게 거뭇하거나 몸에 털이 나 있지도 않고 옴실옴실 기어다니지도 않는다. 개체가 가늘고 섬세한 날개가 달린 성충으로 변화하여 공기 역학을 거스르지 않는 사뿐한 존재가 된다. 날개를 펼치면 알오다롱한 빛깔이 드러난다. 금속성 파랑이나 주황이나 노랑이나 연보라가 섞여 있는가 하면, 붉은 바탕에 검정과 하양의 얼룩이 나 있는 것도 있다. 경이로운 무늬들이 가면처럼 환각을 불러일으키고 형광색 광택을 낸다. 어느 구석을 보더라도 아름답고 조화롭고 가벼운 새 생명체다. 번데기에서 벗어나자마자 나비는 날개를 펴서 말리고, 따뜻한 기운과 빛을 발하는 태양 쪽으로 올라간다. 나비는 꿀을 찾아 이 꽃 저 꽃으로 날아다닌다. 바야흐로 나비의 임무는 단 하나, 자기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짝짓기 상대를 만나 종의 영속성을 위한 교미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비는 빛에 현혹된다. 어둠이 깃들고 촛불이 켜지면, 그 단순한 불꽃을 햇빛과 혼동하기도 한다. 그 감각의 덫에 속절없이 이끌린 나비는 불에 타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불꽃으로 날아든다. 불을 경험한 동물 종들은 본능적으로 불을 피한다. 그렇게 반사적으로 행동하도록 자기들 유전자에 고통의 경험을 새긴 것이다. 하지만 나비는 예외다. 이 대목에서 이런 의문이 떠오른다. 애벌레에서 나비로 탈바꿈하는 것은 섬세하고도 복잡한 일인데, 왜 자연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가장 파괴적인 요소인 불에 대한 유혹을 나비의 유전자에 남겨 놓았을까?

 

 

어떤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 너보다 정통한 사람에게 그 일을 맡겨라.

 

 

모험이란 미래를 밝히기 위해 어둠 속으로 돌진하는 거야.

 

 

나는 죽는 순간을 나 자신이 결정한다. 그럼으로써 매 순간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더는 겪지 않는다.

 

 

한 문명의 절정. 우리는 다음과 같은 때에 한 문명이 절정(꼭대기, 그러나 성장 과정이 뒤접어지는 때)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 정치가들은 국가의 이익을 내세우며 자유를 제한한다.

  • 언론인들은 자기네 개인적인 의견을 내세우며 진실을 감춘다.

  • 종교인들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내세우며 개인들 사이에 사랑이 번지는 것을 방해한다.

  • 교육자들은 훈육을 내세우며 상상력을 발휘하거나 속생각을 발표하는 것을 방해한다.

  • 은행가들은 기업이 돈을 대출해 달라고 하면, 사정을 잘 알면서도 기업의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돈을 빌려준다.

  • 판사들은 자신들의 도덕적 가치를 내세우며 정의의 실현을 포기한다.

  • 병원들은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치유할 수 없는 병으로 변하는 장소가 된다.

  • 군인들은 새로운 문기를 시험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

  • 소방의 임무를 띠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또한 자기들의 봉급이 오르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방화광으로 변한다.

 

환경이 더 이상 삶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는 사는 곳을 바꿔야 한다.

 

 

명상이 허무로 이어진다. 텅 비어 있음이 가득 참을 이끈다.

 

 

사람살이에 규칙은 딱 하나요. 미래는 살아 있는 자들의 것이라는 거.

 

 

낙관론자와 비관론자. 독일의 한 대학에서 2013년2월18일에 비관론과 낙관론이 개인의 수명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세 개의 연령층에 속하는 4만 명의 대상자들에게 10년에 걸쳐 질문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연구 대상자들은 향후 5년 동안의 삶을 예상해서 0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매겨야 했다. 그 결과, 43퍼센트는 실제로 벌어진 일에 비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대답했다. 25퍼센트는 정확히 판단해 벌어진 상황을 제대로 예측했다. 32퍼센트는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그런데, 연구 결과 마지막 그룹의 건강 악화 위험이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5퍼센트는 중증 장애가 발생했고, 10퍼센트는 단기적으로 사망할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 연구를 행한 과학자들은 비관론자들이 건강 문제에 더 예민하기 때문에 의사나 치과 의사를 자주 찾다 보니 치료도 더 신속하게 이루어진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으로의 기대 수명이 더 긴 것도 바로 이 비관론자들이다. 결과적으로 비관론자가 되는 것이 더 오래 사는 비결인 셈이다.

 

 

군중을 움직이는 데는 공포만큼 강력한 엔진이 없지요. ... 전쟁은 결집력 면에서 축구를 능가하는 것 같군요. 게다가 선수권 대회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전쟁이라는 게, 그러니까, '정부의 후원을 받는 서포터들이 벌이는 대대적인 난투극' 비슷한 거 아니겠어요.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는 그럴싸한 프로파간다를 원해요. 그렇지만 종국에는 프로파간다가 진실과 반대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 않겠습니까? 거짓말도 오랜 시간 계속해서 반복되다 보면 진실이 되는 법입니다. 아니, 진실보다 더한 신념이 되고 말지요. 

 

 

미래에 벌어질 일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직접 그 미래를 만드는 것.

 

 

전쟁별 사망자 숫자.

  • 제2차 세계 대전(1939~1945) : 6천5백만 명

  • 중국 마오쩌둥 정권의 숙청(1949년부터) : 4천5백만 명

  • 제1차 세계 대전(1914~1918년) : 2천2백만 명

  • 러시아 스탈린 정권의 숙청(1950년부터) : 1천3백만 명

  • 한국 6.25전쟁(1950년부터) : 280만 명

  • 수단 내전(1955년부터 : 190만 명

  •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1975~1979년) : 180만 명

  • 베트남 독립전쟁(1954년부터) : 170만 명

  • 아프가니스탄 소련과의 전쟁 그리고 탈리반과의 전쟁(1980년부터) : 160만 명

  • 나이리지라 비아프라 분리 독립 전쟁(1967~1970년) : 130만 명

  • 이라크 대 이란전쟁(1980~1988년) : 120만 명

 

 

상당수의 사람들은 시간이 진행될수록 과거는 사라져 가는 레일처럼 진화를 단선적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달리 사고해 볼 수도 있다. 진화가 단선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별 모양의 과정을 겪는다는 상상도 가능한 것이다. 별의 한 가지는 다른 가지로 이어진다. 이렇게 보면 진화는 평행적으로 동시에 일어날 수도, 유턴을 거칠 수도 있다. 단선 진화의 관점은 우주에 대한 편협한 시각으로 이어지지만, 별의 관점은 우주에 대한 전방위적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인간에게는 세 개의 뇌가 있다. 가장 오래된 첫 번째 뇌인 뇌간은 파충류의 뇌라 불리는데, 오로지 두려움과 욕망으로만 작동한다. 생존을 관장하기 때문에 세 뇌 중 가장 영향력이 크다. 두 번째 뇌는 변연계로, 모든 감정과 욕망과 좌절이 들어있다. 세 번째 뇌인 대뇌피질은 계획과 전략, 논리를 관장한다.

 

 

수렵-채집인에서 정주 농경인으로의 이행. 인간이 수렵-채집인에서 정주 농경인으로 이행하는 과정은 간단치 않았다. 초기 정주 농경인은 자신의 집과 가까운 곳에 구덩이를 파거나 장소를 정해 쓰레기와 배설물을 모아 놓았다. 그러다 보니 쓰레기가 삭고 썩어 악취를 풍기고 파리 떼와 모기 떼가 날아들었다. 막힌 공간에서 쓰레기와 가까이 살다 보니 당연히 지저분해지고 세균과 질병이 퍼졌다. 반면 유목 생활을 한 수렵-채집인은 수시로 이동을 했기 때문에 불결한 쓰레기 더미 옆에서 살지 않아도 됐다. 그들은 발길 닿는 대로 떠돌다가 한데서 잠을 잤다. 이틀은 토착 농경민들이 오염시키지 않은 깨끗한 강과 호수에서 몸을 씻으며 상대적으로 청결하게 생활했다. 수렵-채집인은 나무뿌리와 풀뿌리, 과일, 사냥한 동물을 먹으며 건강하고 하얀 치아를 유지했다. 반면, 발효 과정에서 당분이 산성으로 변하는 빵을 주식으로 삼은 농경인은 충치가 생기고 치아가 망가져 치근만 남고 심한 구취가 났다. 농사일은 조직화와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노동을 요구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 다음 수확을 하는 세 단계로 이루어진 농사는 수렵이나 채집에 비해 피로도가 높은 일이었다. 수렵-채집인은 늘 새로운 환경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며 살았지만 농경인은 짜여진 일상을 살았다. 조직화된 노동을 하면서부터 정주인들 사이에 위계질서가 생겨났다. 수렵-채집이들은 음식과 잠자리를 찾게 길을 안내해 주는 가이드 같은 역할을 하는 우두머리 한 명으로 충분했지만, 정주 농경 사회에서는 우두머리 밑에 있는 사람, 또 그 밑에 있는 사람, 이런 식으로 타인의 노동을 이용해 자신의 노동은 최소화하는 중간자들이 층층이 생겨났다. 막힌 공간에서 살다 보니 지배 남성들 간에 경쟁이 심화되고 지나친 폭력이 초래됐다. 수렵-채집인의 식단은 무척 다양했던 반면, 농경인은 거의 매일 똑같은 음식(가령 유럽의 초기 농경 공동체의 주식은 호밀과 완두콩이었다)을 먹다 보니 비타민과 미량 원소 결핍을 겪게 됐다. 한 쪽은 불안정하지만 건강한 음식을 섭취했고, 다른 쪽은 규칙적인 대신 영양이 부족한 음식을 섭취했다. 위생 상태가 좋지 않고 공기와 물, 음식의 질이 떨어지다 보니 정주 농경인은 신장이 점차 줄어들었고, 농사일의 자세 탓에 척추에 문제가 생기고 관절 류머티즘이 발생했다. 수렵-채집인은 많은 아이를 키울 수 없고 걷거나 사냥이 힘든 노인들을 보살필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스스로 출산을 제한한 반면, 정주 농경인은 아이들과 노인들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낳는 대로 다 키웠다. 수렵-채집인은 현재를 살았던 반면 정주 농경인은 미래를 살았다. 몇 달 뒤에 수확하기 위해 씨를 뿌리는 행위는 당연히 미래를 관리하는 사고 체계를 필요로 했고, 이런 속에서 최초의 달력이 생겨났다. 1만 년 전에 결국 정주 농경인만 살아남았다. 수렵-채집인은 서서히 자취를 감춰 지금은 몇 개 부족만 아마존과 파푸아, 콩고의 마지막 남은 울창한 삼림 지역에 살고 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326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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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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