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는 정지하면 역할을 다하지 못하지만, 사람은 잠깐의 쉼표를 통해 새로운 변화와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다.
멈춤으로 늦어질 것 같지만, 멈춰서 있는 동안 재정비하고 주변과 상황을 둘러보며 지름길을 찾아 원하는 목적지에 더 빨리 갈지도 모른다.
[본문발췌]
인생에서 두려워해야 할 건 아무것도 없다. 그것은 이해의 대상일 뿐이다. 지금은 더 많은 걸 이해해야 할 때다. 우리의 두려움을 줄일 수 있도록. - 마리 퀴리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세 가지 힘, 즉 기술, 세계화, 기후변화는 한꺼번에 가속화되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 사회와 일터, 지정학은 뒤바뀌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들을 새롭게 구상할 필요가 있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선형적인 세계에 삽니다. 거리와 시간, 속도가 직선인 세계지요." 그러나 오늘날 기술 발전은 '지수적인 곡선'을 그린다. Ibm의 인지 솔루션 리서치 담당 부사장 존 켈리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가 유일하게 지수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것은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밟거나 갑자기 브레이크를 세게 밟아 속도를 줄일 때뿐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 때 우리는 짧은 시간 동안 상당히 불확실하고 불편하게 느끼지요."
당신이 어떤 기계의 정지 버튼을 누르면 기계는 멈춰섭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정지 버튼을 누르면 무언가를 시작합니다. 당신은 멈춰 서서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하고, 당신의 전제를 다시 생각하기 시작하며, 무엇이 가능한지 다시 구상하기 시작하고, 무엇보다 당신이 가장 깊이 간직하고 있는 믿음을 다시 연결하기 시작합니다. 일단 그 일을 하고 나면 더 나은 길을 재구상하기 시작할 수 있지요. - 도브 사이드먼
혁신의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적응하는 법을 배울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가끔씩 불안정해지는 것과 끊임없이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것의 차이라고 텔러는 말했다. 정적인 안정성의 시대는 이미 지나가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유형의 안정성을 가질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새로운 유형의 안정성은 역동적 안정성dynamic stability이어야 합니다. 자전거를 탈 때와 같이 가만히 서 있을 수는 없지만 일단 움직일 때 더 쉬워지는 존재의 방식이 있지요. 이는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상태가 아닙니다. 하지만 인류는 이런 상태로 존재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신기하게도 다시 평온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자면 상당한 재학습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확실히 자녀들에게 역동적 안정성을 얻는 법을 가르치지 않고 있지요."
컴퓨터과학은 급속히 발전할 것이며, 의학은 그것과 함께 발전할 겁니다. 이는 공진화이지요. 우리는 서로 도울 겁니다. 나는 내가 환자가 되고 컴퓨터가 간호사가 되어 우리 연구생들과 함께 검사실에 모여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상황을 마음속에 그려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모든 것이 의학을 바꿔놓고 똑똑하다는 것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바꿀 것이라고 켈리는 말했다. "21세기에는 모든 답을 안다는 것이 어떤 이의 지력을 나타내주지는 않을 겁니다. 그보다는 늘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진정한 지성의 표상이 될 것입니다."
나는 변화가 가속화하는 이유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들이 그토록 강력해진 까닭과 비슷하다고 본다. 컴퓨터는 정보를 처리하는 용량을 늘릴수록 주어진 일을 더 빨리 수행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인간들이 더욱 집중적으로 아이디어 를 교환할수록 더 빠르게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무어의 법칙이 분석 기능을 더 빨리 수행하기 위해 논리 단위를 엮는 일과 관련된 것이라면 늘어난 소통은 창조적인 일을 더 많이 수행하기 위해 창조 단위(즉, 인간)를 엮어준다. - Eric Leuthardt
'검은 코끼리black elephant'는 '검은 백조black swan'와 '방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를 합성한 말이다. 검은 백조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매우 드물고 가능성이 낮고 예상하지 못한 사건을 뜻하며, 방 안의 코끼리는 모든 사람에게 뚜렷이 보이지만 아무도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문제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검은 코끼리'는 언젠가 검은 백조와 같이 엄청난 파장을 낳을 것이라는 걸 분명히 알면서 해결하지 않는 문제를 가리킨다. 애덤 스웨이든은 나에게 말했다. "지구 환경에는 지금 한 무리의 검은 코끼리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중 네 가지만 들자면 글로벌 온난화, 삼림 파괴, 대양의 산성화, 그리고 생물 다양성을 파괴하는 대규모 멸종이 그것이다. "그런 것들이 나타나면 우리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던 검은 백조라고 주장하겠지만 사실은 지금도 아주 잘 보이는 검은 코끼리이지요." 우리는 단지 필요한 규모와 속도로 그 문제들을 다루지 않고 있을 뿐이다.
도브 사이드먼은 이사야 벌린의 '적극적 자유'와 '소극적 자유'의 개념에 영향을 받아서 자유를 두 가지로 구분한다. 사이드먼은 이제 세계 어디에서든 사람들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뭔가로부터 '벗어날 자유freedom from'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독재자로부터 자유뿐만 아니라 시시콜콜 간섭하는 상사로부터의 자유, 광고를 보라고 강요하는 네트워크로부터의 자유, 그리고 동네 가게로부터의 자유, 지역 은행으로부터의 자유, 호텔 체인들로부터의 자유가 뭔가로부터 벗어날 자유다. 그러나 정치에 관한 한 사람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자유는 '행동할 자유freedom to'라고 사이드먼은 주장한다. 이는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갈 자유를 말한다. 그들의 자유는 합의를 이루기 위한 선거, 헌법, 법의 지배, 그리고 의회 제도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다. 오늘날 세계에서는 많은 지역에서 '벗어날 자유'는 확보했지만 '행동할 자유'는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많은 지역에서 혼란이 확산되면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이드먼은 리비아나 시리아, 예멘, 또는 호스니 무라바크 대통령 추락 이후의 이집트와 같은 나라들이 벗어날 자유는 확보했지만 행동할 자유는 얻지 못한 점에 주목해 그 차이를 '자유의 불평등'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불평등일 것이다. 사이드먼은 이렇게 지적했다. "'벗어날 자유'를 얻는 건 신속하고 격렬하고 극적으로 이뤄집니다. 그러나 '행동할 자유'를 얻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요. 이집트의 파라오에게서 벗어나 자유를 얻은 유대인들은 법률과 도덕률을 만들어 행동할 자유를 갖게 되기 전까지, 40년 동안 광야에서 헤매야 했습니다."
변화는 자연의 기본 법칙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어난 변화는 개인과 기관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 따르면 살아남는 것은 가장 지능적인 종도, 가장 강한 종도 아닙니다. 살아남은 종은 자신이 처한 환경의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고 맞춰갈 수 있는 종입니다. 이러한 이론적인 개념을 우리 개인에게 적용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문명은 자신이 처한 물리적, 사회적, 정치적, 윤리적, 정신적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는 문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리언 C. 메긴슨Leon C. Megginson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질병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주저 없이 이렇게 답한 것이다. "그것은 암이 아닙니다. 심장병도 아니지요. 그건 바로 '고립'입니다. 오늘날 그토록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고립은 우리 삶에서 가장 큰 병리현상입니다." 얼마나 역설적인가. 우리는 인류 역사상 기술적으로 가장 잘 연결된 세대다. 하지만 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고립감을 느낀다. 이는 앞서 머시가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부족한 연결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라고 한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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