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생각과 경험을 녹여 상상력을 발휘하는 작업이다.

 

 

[본문발췌]

 

 

어떤 일이든 전문이 아닌 쪽에 손을 대면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일단 달가운 얼굴은 하지 않습니다. 백혈구가 체내의 이물질을 배제학려고 하듯이 접근을 거부하려고 듭니다. 그래도 위축되지 않고 끈질기게 하다 보면 나중에는 차츰 '에이, 어쩔 수 없지'라는 식으로 묵인하고 동석을 허락해주는 모양이지만, 적어도 처음에는 상당히 반발이 심합니다. '그 분야'가 좁을수록, 전문적일수록, 그리고 권위적일수록 사람들의 자부심이나 배타성도 강하고 거기서 날아오는 저항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 혹은 특출하게 지식이 풍부한 사람은 소설 쓰는 일에는 맞지 않을 거라고 나는 항상 생각합니다. 소설을 쓴다는 - 혹은 스토리를 풀어간다는 - 것은 상당히 저속의 기어로 이루어지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실감으로 말하자면, 걷는 것보다는 약간 빠를지도 모르지만 자전거로 가는 것보다는 느리다, 라는 정도의 속도입니다. 의식의 기본적인 작동이 그런 느린 속도에 적합한 사람도 있고 적합하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소설가는 많은 경우, 자신의 의식 속에 있는 것을 '스토리'라는 형태로 치환해서 표현하려고 합니다. 원래 있었던 형태와 거기서 생겨난 새로운 형태 사이의 '낙차'를 통해서, 그 낙차의 다이너미즘을 사다리처럼 이용해서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건 상당히 멀리 에둘러 가는,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어렸을 때 어떤 책에서 후지 산을 구경하러 간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두 사람 다 그때까지 후지 산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머리 좋은 사람은 산기슭에 서서 몇 가지 각도로 바라보고 '아, 후지 산이란 이런 곳이구나. 그래, 역시 이러이러한 점이 멋있어'라고 납득하고 돌아갔습니다. 매우 효율성이 뛰어나지요. 얘기가 빨라요. 그런데 머리가 별로 좋지 않은 사람은 그렇게 쉽게는 후지 산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혼자 남아서 실제로 자기 발로 정상까지 올라갑니다. 그러자니 시간도 걸리고 힘도 듭니다. 체력을 소모해 녹초가 됩니다. 그리고 그런 끝에야 겨우 '아, 그렇구나, 이게 후지 산인가'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한다고 할까, 일단 몸으로 납득합니다. 소설가라는 종족은(적어도 그 대부분은) 어느 쪽인가 하면 후자, 이렇게 말하면 좀 미안하지만, 머리가 그리 좋지 않은 사람 쪽에 속합니다. 실제로 내 발로 정상까지 올라가보지 않고서는 후지 산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부류입니다. 아니, 그러기는커녕 몇 번을 올라가도 아직 잘 모르겠다, 혹은 올라가 볼수록 점점 더 알 수가 없다, 라는 게 소설가의 천성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이건 뭐, 효율성을 논하고 말고 할 것도 없는 문제지요. 아무튼 머리 좋은 사람이라면 도저히 알지 못할 일입니다.

 

 

아무리 거기에 올바른 슬로건이 있고 아름다운 메시지가 있어도 그 올바름이나 아름다움을 뒷받침해줄 만한 영혼의 힘, 모럴의 힘이 없다면 모든 것은 공허한 말의 나열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가 그 때 몸으로 배운 것은, 그리고 지금도 확신하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말에는 확실한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힘은 올바른 것이 아니어서는 안 됩니다. 적어도 공정한 것이 아니어서는 안 됩니다. 말이 본래의 의미를 잃고 제멋대로 왜곡되어서는 안 됩니다.

 

 

일전에 <뉴욕 타임스> (2014/2/2)를 읽노라니 데뷔 당시의 비틀스에 대해 이런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They produced a sound that was fresh, energetic and unmistakably their own. (그들이 창조해낸 사운드는 신선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그리고 틀림없이 그들 자신의 것이었다.) 아주 심플한 표현이지만 이것이 오리지낼리티의 정의로서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선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그리고 틀림없이 그 사람 자신의 것인 어떤 것.' 오리지낼리티란 무엇인가, 그것을 말로 정의하기는 몸시 어렵지만 그것이 몰고 오는 심적인 상태를 묘사하고 재현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리고 나는 가능하다면 소설을 쓰는 일로 그러한 '심적인 상태'를 내 안에서 다시 일으켜보고 싶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실로 멋진 기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이라는 날 속에 또 다른 새로운 날이 생겨난 것 같은, 그런 상쾌한 기분입니다. 그리고 만일 가능하다면 내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그것과 똑같은 기분을 맛보게 하고 싶다. 사람들의 마음의 벽에 새로운 창을 내고 그곳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고 싶다. 그것이 소설을 쓰면서 항상 내가 생각하는 것이고 희망하는 것입니다. 이론 따위는 빼고, 그냥 단순하게. 

 

 

소설가가 되려면 어떤 훈련이나 습관이 필요할까? 책을 많이 읽는것, 자신이 보는 사물이나 사상을 아무튼 세세하게 관찰하는 습관(명쾌한 결론을 내리는 게 아니라 그 일의 원래 모습을 소재로서 최대한 현상에 가까운 형태로 머릿속에 생생하게 담아두는 것)...

 

 

인생이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경향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인간은 늦건 빠르건 반드시 다른 한쪽에서 날아오는 보복(혹은 반동)을 받게 됩니다. 한쪽 편으로 기울어진 저울은 필연적으로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육체적인physical 힘과 정신적인spiritual 힘은 말하자면 자동차의 양쪽 두 개의 바퀴입니다. 그것이 번갈아 균형을 잡으며 제 기능을 다할 때, 가장 올바른 방향성과 가장 효과적인 힘이 생겨납니다.

 

 

의지를 최대한 강고하게 할 것, 또한 동시에 그 의지의 본거지인 신체를 최대한 건강하게, 최대한 튼튼하게, 최대한 지장 없는 상태로 정비하고 유지할 것 - 그것은 곧 당신의 삶의 방식 그 자체의 퀄리티를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위로 끌어올리는 일로 이어집니다. 

 

 

원자력발전은 자원이 부족한 일본으로서는 아무래도 꼭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원칙적으로 원자력발전에는 반대 입장이지만, 만일 신뢰할 수 있는 관리자에 의해 주의 깊게 관리되고 합당한 제삼의 기관이 엄격하게 운영을 감시하고 모든 정보가 정확히 공개된다면 그 때는 어느 정도 협상의 여지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처럼 치명적인 피해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는 설비를, 한 국가를 멸망시킬지도 모르는 위험성을 품은 시스템을, '수치 중시' '효율 우선'의 체질을 가진 영리기업에서 운영할 때,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공감이 결락된 '기계적 암기' '상의하달'의 관료 조직이 그것을 '지도' 하고 '감시'할 때, 거기에서는 소름끼칠 정도의 리스크가 생겨납니다. 그것은 국토를 오염시키고 자연을 뒤틀고 국민의 신체를 손상시키고 국가의 신용을 실추시키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고유의 생활환경을 앗아 가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릅니다.

 

 

어떤 시대에나 어떤 세상에나 상상력이라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상상력과 대척점에 있는 것 중의 하나가 '효율'입니다. 수만명에 달하는 후쿠시마 사람들을 고향 땅에서 몰아낸 것도 애초의 원인을 따져보면 바로 그 '효율'입니다. '원자력발전은 효율성이 높은 에너지고 따라서 선이다'라는 발상이, 그런 발상에서부터 결과적으로 날조되어진 '안전 신화'라는 허구가, 이러한 비극적인 상황을, 회복하기 어려운 참사를, 이 나라에 몰고 온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가진 상상력의 패배, 라고 말해도 무방할지 모릅니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런 '효율'이라는 성급하고 위험한 가치관에 대항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고와 발상의 축을 개개인 속에 확립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그 축을 공동체=커뮤니티로 키워나가야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소설가는 소설을 창작하는 것과 동시에 소설에 의해 스스로 어떤 부분에서는 창작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때그때 주어진 구두를 신고 거기에 내 발사이즈를 맞춰 행동에 들어갑니다. 단지 그것뿐입니다. 발 사이즈에 구두를 맞추는 게 아니라 구두 사이즈에 발을 맞추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일단 안 될 일이지만 소설가로 오래 살다 보면 그런 일이 자연스럽게 가능해집니다. 왜냐하면 그건 가공의 일이니까. 그리고 가공의 일이란 꿈속에서 일어나는 일과 똑같은 것이니까. 꿈이란 - 그것이 자면서 꾸는 꿈이건 깨어서 꾸는 꿈이건 -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지요. 나는 기본적으로 그 흐름에 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에 자연스럽게 따르는 한, 온갖 '안 될 일'이 자유롭게 가능해집니다. 그것이 바로 소설 쓰는 일의 큰 기쁨입니다.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해줄 수 없다면 나 혼자 즐기는 수밖에 없지. 리키 넬슨 <가든파티>

 

 

이야기=스토리라는 것은 인간의 영혼 밑바닥에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영혼 밑바닥에 있어야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영혼의 가장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더더욱 사람과 사람을 근간에서부터 서로 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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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 부모의 환영과 보살핌을 받고, 세상을 떠나기 전 가족의 보살핌과 배웅을 받아 왔는데, 요즘은 생의 마지막길을 홀로 떠나는 경우가 많다.

 

 

[본문발췌]

 

 

나이든 사람들은 항상 머릿속에 생각이 많은 법이다.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남의 일에 아랑곳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정의로운 사람들은 매사에 걱정이 많아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정의로운 사람들이 아닐 것이다.

 

 

"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 - 하밀 할아버지

 

 

행복이란 것은 그것이 부족할 때 더 간절해지는 법이다. 행복이란 손 닿는 곳에 있을 때 바로 잡아야 한다.

 

 

법이란 지켜야 할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로자 아줌마가 개였다면, 진작에 사람들이 안락사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항상 사람에게보다 개에게 더 친절한 탓에 사람이 고통 없이 죽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관심을 끌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바캉스 장소를 산과 바다 중에서 선택하듯이 사람들도 그렇게 선택당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관심을 끌지 못하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선택한다. 사람들이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듯이, 수백만 명의 희생자를 낸 나치나 베트남 전쟁같은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른 것을 선택하듯이 말이다. 그러므로 엘리베이터도 없는 칠층에 사는, 과거에 너무 고통스럽게 살았기 때문에 지금이 고통은 아무것도 아닌 유태인 노파 같은 건 누구의 관심사도 될 수 없다.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몇백만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돈이 적게 드는 일일수록 그만큼 중요하지 않은 일이니까...

 

 

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 오랜 경험에 비춰보건대 사람이 무얼 하기에 너무 어린 경우는 절대 없어요.

 

 

무서워하는 데는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너를 낳아준 사람이 있다는 유일한 증거는 너뿐.

 

 

 

[슬픈 결말로도 사람들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 조경란(소설가)

로자 아줌마가 이제 천천히 죽어가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모모는 열다섯 살 때의 아주머니 사진을 들여다본다. 그건 지금의 늙은 로자 아줌마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사진 속의 처녀는 앞날이 충만하고 행복하기만 하리라는 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이제 모모는 생은 그러한 것들로만 채워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모모는 로자 아줌마를 파괴해가는 것은 다름아닌 生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느끼게 했다. 로자 아줌마가 의식을 잃기 시작했을 때 모모는 아주머니를 아주머니가 평소에 사랑했던 방, 혼자만의 방, 무서운 것이 있을 땐 혼자 숨어들곤 했던 지하실의 방으로 데리고 간다. 로자 아줌마는 거기서 죽었고 그녀가 죽은 지 삼 주 후, 진동하는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 사람들이 지하실 문을 부수고 들어왔을 때까지 모모는 거기서 아주머니와 자고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모모는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새롭게 살아갈 낯선 땅을 찾아가던 길에 모모는 문득 하밀 할아버지가 노망 들기 전에 해주었던 말을 떠올린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는 그 말을. 그리고 모모는 깨닫는다. 손에 쥔 달걀 하나,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 로자 아줌마를 죽인 것은 생이지만 그녀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것도 바로 그 신비롭고 경이로운 生이라는 사실 또한. 그건 모모의 깨달음이자 곧 그 책을 읽는 우리들의 깨달음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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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움직이는 동선은 대개 비슷하다. 동선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경험의 다양성이 부족한 것이고 이는 삶의 단조로움과도 연결되어 있다. 단조로운 삶은 시간의 속도를 가속화 시킨다.

 

 

[본문발췌]

 

 

발레리 줄레조의 <아파트공화국>은 우리나라에 아파트가 유별나게 많다는 사실과 서구 사회와는 달리 절대적 주택부족 현상이 해소된 지금도 여전히 아파트가 재테크의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면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행사하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연구서이다. 이와 유사한 연구서나 글도 많지만 대부분 아파트 평수 늘리기가 인생의 목표이고 아파트 평수로 줄을 세우는 한국 사회를 통탄하거나 아파트 브랜드와 위치, 평수가 구별 짓기의 수단으로 작동하는 현상을 문제 삼아 아파트의 노예가 된 한국인이라고 자학하는 대책 없는 자아비판들이다. 이러한 자아비판은 주택시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의 원인이 아파트라고 몰아세우는 과장된 주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단독주택이 열린사회의 공간 구조를 가지는 것이라면 아파트단지는 갇힌 사회가 될 터이다. 이동 경로가 단순한 아파트단지가 지루하고 심심한 표준적 생활공간이라면 단독주택은 경로의 선택에 따라 풍경이 바뀌고, 다채로운 개인 생활이 밖으로 드러나는 다원적 생활공간이다. 아파트가 획일적이라는 지적은 주거동의 모양이 똑같다는 점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단지에서의 생활이 단조롭고 무료한 것이어서 삶의 활력을 갖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획일적이라는 말을 단순히 모양이 같아 문제라고 이해하는 것은 그 말의 속내를 제대로 읽지 못한 어설픈 진단에 불과하다. ... 우리 사회에서 시급한 일은 아파트단지가 아닌 사회공간에서의 삶을 선택 가능한 것으로 보편화 시키는 일이다. 삶의 형식과 내용을 피동적인 것으로부터 능동적인 것으로 바꾸는 일이며, 표준적이고 균질적인 '단지형' 사회에서 차이를 존중하는 남을 배려하는 '열린' 사회공간으로 전환하는 일이다. 그것은 곧 사회적 담화공간인 길의 회복을 통해 사회적 연대를 붇돋우는 사회운동이 되기도 한다.

 

 

아파트단지 거주자는 주변 도시공간과는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지 않는 공간에서 격리된 채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아파트단지는 사막형 주거단지라고 해야 적당하다. 사막에서는 주변으로부터의 보호를 목적으로 담장을 차폐되고 자족적인 생활환경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담장 두른 아파트단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사막 대접을 받는 도시공간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 도시가 점점 삭막해지고 있는 것은 늘어난 아파트단지와 무관하지 않다. 공공공간이 개인들의 삶터로부터 격리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필연적 차이는 아니다. 단독주택이라도 단지로 개발된다면 아파트단지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요즘 타운하우스라는 부적절한 이름으로 개발되는 단독주택단지들은 주변과의 폐쇄성이나 출입 통제 면에서 도시와의 격리 정도가 아파트단지보다 더 하면 더했지 나을 것이 전혀 없다.

 

 

아파트는 각 개인의 생활동선이 정해져 있는 나무구조이고 단독주택은 개인들의 경로 선택이 가능한 그물망구조다. 나무구조에서는 각 동선공간을 사용하는 집들이 정해져 있으니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이 일정 범위로 제한될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그물망구조에서는 길에서 누구라도 마주칠 확률이 있다. 게다가 그물망구조의 길은 누구에게나 통행이 개방된 공공공간이 아닌가.

 

 

건축사는 건축허가를 위한 건축설계를 할 수 있는 법적 자격을 갖춘 사람이고 건축가는 법적 자격과는 별개로 건축설계를 진지한 작업으로 다루는 사람을 말한다. 그 진지함은 예술과 연결된 것일 수도 있고 휴머니즘, 혹은 지구 생태학에 연결된 것일 수도 있다. 건축가와 건축사의 차이는 소설가, 화가, 음악가라는 용어와 의사, 변호사, 회계사라는 용어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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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고수는 짐이 가볍다.

 

 

[본문발췌]

 

 

'청춘이라는 단어를 생물학적 나이의 어느 한 시기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열정과 무모함만의 함유량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 그 시기가 나의 청춘이었다.' - 최갑수 여행작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말라리아에 걸리면서도 여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왜일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1만원이 아니라 1시간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죽을 때 돈이라는 종이쪼가리를 쥐고 가지는 않으니까.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 그들은 98%가 모자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항상 부족한 양은 2%이다. 마음속에 2%가 부족해 떠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한 책.' - 임승수 작가

 

 

매일 빠른 속도로 의미 없이 일상이 내 곁을 흘러갔다. 두 눈은 어지러웠고, 두 어깨에는 극심한 피로감이 쌓였다. 미친 듯이 돌아가는 사회에, 그리고 게슴츠레 침을 흘리는 내 인생에 쉼표를 찍어 보고 싶었다. 한 번쯤 내 감정에 솔직해지기... 나 자신에게 떳떳해지기... 남이 아닌 내가 원하는 일 해보기... 정말, 그래 보기. 하지만 가면을 벗기까지는 적잖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했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실현 가능성은 낮아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두 눈을 질끈 감고 움켜진 손아귀를 펴는 거다. 그러면 새로운 걸 잡을 수 있다. 새로 손에 쥔 그 무엇은, 그동안 꽉 쥐고 놓지 않았던 것들이 실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경험이었고, 놓기 전에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자유였다.

 

 

여행의 질은 무게에 반비례할 때가 많다.

 

 

여행은 경험이고 그 경험이 마음속 깊이 새겨진다. 여행은 일종의 중독입니다. 무엇보다 편하면 재미가 없죠. 힘든 여정이 점점 자신을 단련시킵니다. 여행 뒤 훨씬 강해진 나를 발견하게 되죠. 그래서 여행을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 어린왕자 중

 

 

인생이 그렇듯 여행의 본질도 선택의 문제이긴 마찬가지다.

 

 

여행이 편할 줄만 알았다. 보고 먹고 자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여행은 온전치 않았고 만족스럽지 못했다. 여행도 넥타이를 매고 회사에 다니는 것처럼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여행 안에서 자유로웠지만 여행은 또 다른 숙제를 안겨주었다. 직장을 잡고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칠 때 여행은 점점 의식 속에서 사라져 갔다. 어쭙잖은 지식과 경험을 믿고 허세를 부리며 자만에 빠져 살던 시절이 있었다. 세계 일주의 시작 중국은 교만한 나를 일깨워주었다. 국경을 넘으며 난 여행을 다시 보고 있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여행이 여행이 아니었구나."

 

 

여행은 자신의 인생에 배워야 할 지식과 희로애락을 아우르는 공부의 시작이다.

 

 

배낭여행객의 블랙홀 : 카오산, 다합, 훈자

 

 

훈자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은 '느림' 이다.

 

 

여행은 가끔 생각지도 않은 장소와 상황에서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며 기쁨과 행복을 안겨준다. 우린 그걸 '인연'이라 부른다.

 

 

모든 꽃이 시들 듯이 청춘이 나이에 굴복하듯이. 생의 모든 과정과 지혜와 깨달음도 그때그때 피었다 지는 꽃처럼 영원하진 않으리.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슬퍼하지 않고 새로운 문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이별과 재출발의 각오를 해야만 한다. 무릇 모든 시작에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어 그것이 우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공간들을 한나씩 지나가야 한다. 어느 장소에서도 고향에서와 같은 집착을 가져선 안 된다. 우주의 정신은 우리를 붙잡아 두거나 구속하지 않고 우리를 한 단계씩 높이며 넓히려 한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리라. 그러면 임종의 순간에도 여전히 새로운 공간을 향해 즐겁게 출발하리라. - 헤르만 헤세 <유리알 유희> 중

 

 

계획이 계획대로 되는 건 그리 많지 않다.

 

 

신의 세계가 아무 죄 없는 어린아이의 고통을 대가로 구현되는 것이라면 나는 그런 신은 받아들일 수 없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등장하는 이반의 말.

 

 

"자네가 지금 보고 있는 건, 삶 자체가 아니라 삶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라네. 진짜 삶이 어떤지 궁금하지 않나?", 킬리만자로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

 

 

청춘에는 이유가 없다. 마음이 가면 그걸로 된 거다. 이유가 생기는 순간 더 이상 청춘이 아니다.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자신감. 언제든 끝날 수 있다는 초연함. 언제든 그럴 수 있다는 의연함. 난 이 모든 것의 청춘이고 싶다. 언제까지나....

 

 

눈으로 보지 않고 만져보지 않은 것들은 모두 내 관념의 단상에 지나지 않았다. 경험은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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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진화의 긴 시간 가운데 현생 인류의 역사는 최근의 일이다. 인간의 욕망을 현재와 같은 속도, 방법으로 채워간다면 그 짧은 역사 가운데 인류 종의 소멸을 넘어 전 지구의 파멸까지 불러올지도 모른다.

 

 

[본문발췌]

 

 

한 사람의 관점이 달라지는 것을 우습게 보면 안 돼요. 한 사람의 변화가 출발점이 되어 우리 종 전체의 진화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내 아버지는 이따금 말씀하셨조. "물방울 하나가 대양을 넘치게 할 수도 있다"라고

 

 

이런저런 실패를 딛고 나면 예술적인 선택이 나오는 법

 

 

과거를 이해함으로써 미래를 엿보려 한다. 진화에 관한 우리의 프로젝트들은 저마다 역사의 한 국면에 관한 개인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어요. 당신은 피그미들을 통해 유랑 부족들의 시대를 보고 있고, 나는 아마존들의 왕국을 통해 고대를 보고 있어요....마치 앞을 멀리 보기 위해서는 먼저 뒤를 멀리 보아야 한다는 듯이....

 

 

손에 쥔 것을 놓지 않으려는 욕심이 그물이나 창보다 더 무서운 덫이로군요. 저 고릴라는 손을 펴고 과일을 포기하기만 했어도 자유를 얻고 목숨을 건졌을 텐데....<놓아 버리기>의 필요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죠. 우리가 무언가를 우리 것이라고 믿고 간직하려는 하는 것은 하나의 덫이에요... 우리는 무언가를 당연히 우리 것이라고 생각하며 포기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덫에 걸린다.

 

 

환경의 영향이 유전자의 영향보다 더 중요해요. 생물 변이설을 주장한 라마르크가 옳아요. 생물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스스로를 변화시켜요. 라마르크의 진화론은 다윈의 진화론과 아주 달라요. 다윈은 그냥 환경에 가장 적합한 자들이 선택된다고 믿었죠.

 

 

자니코 중위의 티셔츠에 새겨진 머피의 법칙...

  1.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된다.

  2. 일견 간단해 보이는 일치고 실제로 간단한 게 없다.

  3. 무슨 일이든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마련이다.

  4. 될 대로 되라 하고 일을 방치하면 점점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

  5. 문제가 해결될 때마다 새로운 문제들이 야기된다. 

  6. 누가 전문가인지 알아맞히려면, 똑같은 일을 놓고 가장 긴 작업 시간과 가장 많은 비용을 예상하는 사람을 찍어라.

  7. 뒤늦게 아는 것, 그것만이 완전한 지식이다.

  8. 무리하게 힘을 가해서 부서진 물건을 놓고 아까워하지 말라. 어차피 수리가 필요했던 물건이니...

  9. 현대 과학 편란 : 녹색이나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과 관련된 것은 생물학, 악취를 풍기면 화학, 통하지 않으면 물리학.

  10. 무언가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을 때는 <그야 자명하죠> 하고 말하라.

  11. 이론이 있으면 일은 잘 돌아가지 않아도 그 이유는 알게 된다. 실천을 하면 일은 돌아가는데 그 이유는 모른다. 이론과 실천이 결합되면 일도 돌아가지 않고 그 이유도 모르게 된다.

  12. 과학은 진리를 쥐고 있다. 실상을 관찰해 보면 그 진리와 어긋날 수도 있으므로 관찰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13. 한번의 실험으로 그대의 이론을 확증했다고 해서 증인들 앞에서 실험을 되풀이하려 하지 말라. 두 번째 실험에서 성공할 확률은 그것을 확인시키기 위해 그대가 초대한 증인들의 수에 반비례한다.

  14. 어떠한 실험도 완전한 실패는 아니다. 따라 해서는 안 될 사례로 남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15. 적은 언제나 두 가지 경우에 공격해 온다. 자기가 준비되어 있을 때, 그리고 그대가 준비되어 있지 않을 때.

  16. 절대로 사격하지 마라. 당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흥분시킬 뿐이다.

  17. 적이 그대의 사정거리 안에 있다면, 그대 역시 적의 사정거리 안에 있는 것이다.

  18. 앞장도 서지 말고 뒷장도 서지 말 것이며, 임무를 지원하지도 마라.

  19. 우두머리가 어리석을수록 그가 수행해야 할 임무는 더 중요하게 마련이다.

  20. 불가능한 일이란 없다. 그 일을 직접 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21. 복잡한 임무에는 간단하고 알기 쉬운 해결책이 있다. 문제는 그 해결책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2. 어떤 임무에 성공할 가능성이 50퍼센트라면, 그건 실패할 가능성이 75퍼센트라는 뜻이다.

  23. 모든 게 잘 돌아간다 싶으면 어딘가에서 탈이 난다.

  24. 명령을 내릴 때는 언제나 구두로 내려야 한다. 서면으로 내린 명령은 흔적을 남긴다.

  25.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큰 피해를 야기하고자 한다면,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26. 복잡한 문제는 간단하고 알기 쉽게, 틀린 답으로 해결할 수 있다.

  27. 사람들은 세 가지 부류로 나뉜다. 셈을 할 줄 아는 사람들과 셈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로.

  28. 종교가 없는 사람은 자전거가 없는 물고기와 같다.

  29. 어떤 조직에나 실제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은 쫓겨나기 십상이다.

  30. 어떤 사건이 허위임을 입증하는 증거들이 아무리 많아도, 그게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31. 모든 작은 문제에는 큰 문제의 씨앗이 들어 있다.

  32. 미지의 세계를 탐사할 때는 장차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모르는 게 당연하다.

  33. 혼자 배우고 깨우치는 사람은 이미 상당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사람들의 세뇌에 시달리지 않는 행운을 누린다.

  34. 돈을 내는 자가 규칙을 정한다.

  35. 어떤 사람에게 우리 은하에 3천억 개의 별이 있다고 말해보라. 그러면 그는 당신 말을 그대로 믿을 것이다. 그 사람에게 벤치에 방금 페인트칠을 해놓았다고 말해 보라. 그러면 그는 당신 말을 확인하기 위해서 벤치를 만져 볼 것이다.

  36. 가장 쓸모 있고 적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론은 지독한 바보가 가장 어리석은 질문으로 공격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37. 어느 회사에서 한 직원이 실제로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면, 그는 회사를 떠나야 한다.

  38. 가슴에 난 상처는 걸음을 늦추라는 자연의 뜻이다.

  39. 어리석어 보이는 게 통하면, 그건 어리석은 게 아니다.

  40. 하찮게 보이려고 노력하라. 적은 탄약이 부족할지도 모르고, 그러면 당신 때문에 총알을 낭비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41.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면, 당신은 무언가를 빠뜨린 것이다.

  42. 바보들의 공격을 이겨 내는 무언가를 구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바보들은 창의력이 매우 풍부하기 때문이다.

  43. 당신이 무엇을 하기로 결정하든, 먼저 해야 할 다른 일이 있다.

  44. 괜찮은 여자들과 괜찮은 남자들에게는 이미 임자가 있다. 만약 임자가 없다면, 그들에게 무언가 감춰진 문제가 있는 것이다.

  45. 어떤 사람에게 매력이 있다면, 그 매력의 30퍼센트는 그가 가진 것과 관련되어 있고, 나머지 70퍼센트는 그가 가졌으리라고 남들이 믿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46. 사랑은 지성에 대한 상상력의 승리이다.

  47. 결혼은 경험에 대한 희망의 승리이다.

  48. 한 여자가 한 남자의 장점에 끌려 가까워지지만, 그 장점이란 대개 3년이 지나면 여자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약점으로 변한다.

  49. 적은 언제나 두 가지 경우에 공격해 온다. 자기가 준비되어 있을 때, 그리고 우리가 준비되어 있지 않을 때.

  50. 어떤 전투 계획도 적을 만난 뒤까지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다.

  51. 세상에 완벽한 작전이란 없다.

  52. 계속 시도하면 결국 성공한다. 그러니까 망할 게 있다는 건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그냥 순조롭게 끝나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53. 해결책이 없다면, 애초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54. 사람들과 나라들은 이성적으로 행동할 것이다. 만약 다른 모든 행동 방식을 해볼 만큼 다 해보았다면 말이다.

  55. 찾아다니지 않고 발견하려면, 오랫동안 발견하지 못하고 찾아다녀야 한다.

  56. 역사는 절대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되지 않는다. 역사학자들이 게으른 탓에 앞선 역사학자들이 말한 것을 반복할 뿐이다.

  57. 당신이 첫 시도에 성공하지 못하면, 성공의 정의를 바꾸면 된다.

  58. 경험 덕분에 이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새로운 실수를 하게 된다.

 

정치권에 가장 부족한 게 뭔 줄 아시오? 바로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사람이오. 나는 마르크스의 견해에 동조하지 않지만, 그에겐 적어도 한 가지 장점이 있소. 인류의 진화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망했다는 것이 바로 그거요. 오늘날에는 배우들이 세상을 다스리고 있소. 그들은 홍보 전문가들이 써준 연설문을 읽으며 연기를 할 뿐, 자기네 나라를 위한 총체적인 전망과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지 않소. 인류 전체를 위한 프로젝트는 생각조차 할 수 없소. 설령 그들이 앞을 내다본다고 해도 그 기간은 2년을 넘지 않소. - 드루앵 대통령

 

 

실패하는 자들은 변명거리를 찾고 성공하는 자들은 방법을 찾아낸다. - 나탈리 대령

 

 

종교에는 한 가지 이점이 있어요. 군중의 에너지를 빠르게 한 방향으로 결집시킬 수 있는 <사고의 틀>로 기능한다는 거죠..

 

 

케찰코아틀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원시적인 소인들은(인간) 성격이 매우 까다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자유>라는 개념을 거추장스럽게 여긴다는 사실이었다. 자유를 요구하는 자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침묵하는 다수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좋아하지 않았고, 무엇에 대해서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것을 더 좋아했다(그 가르침이 옳고 그르고는 나중 문제였다). 그들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보다 우두머리에게 순종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일이 잘못 돌아가서 상황이 재앙으로 변하면, 그들은 우두머리를 교체했다. 그들은 틀에 둘러싸이는 것을 좋아했다. 국경선은 그들에게 안도감을 주었고, 금기는 행동반경을 분명하게 해주었으며, 법률과 형벌은 그들의 삶에 하나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 야만적인 소인들이 책임지기를 싫어한다는 사실도 알아차렸다. 무슨 일이 벌어지든 그것의 책임은 우두머리나 운명이나 우연이나 신에게 있었다. 따라서 그들은 개인적으로 후회를 하거나 자책감에 빠질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현실에서 도망치기 일쑤였고, 관찰과 실험을 활용하기보다는 세계를 교의에 비추어 해석하거나 마법적인 이야기로 둔갑시키는 것을 더 좋아했다.

 

 

시간을 존중하면서 건설하지 않은 것은 시간을 견디지 못합니다. 너무 빨리 가다 보면 불필요한 위험을 안게 됩니다. - 다비드 웰스

 

 

경제적 진화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때는 집중을 추구했던 기업들이 점차 분산을 지향하리라는 것입니다. 미래에 웃을 수 있는 기업은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거대한 복합기업과 트러스트가 아니라, 모든 종업원이 서로 알고 지낼 뿐만 아니라 권력을 둘러싼 내부 갈등 때문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작은 기업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우리 기업이 가진 에너지의 60퍼센트가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부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기업을 분할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없는 사람, 자신의 행복이 외부의 어떤 사람에게 달려 있는 사람은 참으로 불행하다.

 

 

코뿔소의 뿔이나 상어 지느러미, 고래, 아프리카의 백색증 환자, 멸종 위기에 놓인 모든 동물에 대해서 그러듯이, 한쪽에는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고 모두가 그것에 동의하지만, 다른 쪽에는 바로 그 원칙을 거스르기 위해 거금을 낼 준비가 되어 있는 고객들이 있어요. 결국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은 토론회에서 승리를 얻고 때로는 재판에서도 이기지만, 원칙을 무시하는 자들은 실전에서 이익을 취해요. 마지막에 승리를 거두는 자들은 언제나 돈을 지불하는 자들이에요. 금지는 그저 가격을 올릴 뿐이죠.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그 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다.'  수학자 괴델... 한 번쯤은 내 삶을 멀리서 바라보고 싶기도 하거든. 깨닫기 위해서는 멀어져야 해.

 

 

"나는 시키는 대로 일하면서 살고 싶어요. 만약 내가 자유를 얻게 되면,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알 수가 없을 거예요. 그러면 내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죠. 그보다 불안한 일이 또 있을까요? 나는 개인적인 결정을 어떻게 내리는지 몰라요. 나는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잘못 선택하면 어쩌나 하고 두려움에 빠질 거예요. 그보다는 남들이 나 대신 결정해 주는  게 좋겠어요. 그러면 설령 그들이 그릇된 선택을 하더라도 그건 내 잘못이 아니죠." - 어느 샤오제

 

 

에마 109는 한 집단의 진정한 지도자가 되기 위한 몇 가지 원칙을 경험적으로 터득한다.

  1)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이지 말 것.

  2)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말 것.

  3) 임기응변의 해결책을 재빨리 찾아낼 것. 만약 해결책을 찾아내지 못할 때는 무슨 일이든 할 것. 그러지 않으면 지도자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음을 남들이 알아차리게 된다.

  4) 무슨 일을 하든 시간을 주도적으로 결정할 것. 남의 재촉에 쫓겨서 또는 강요에 못 이겨 약속 시간이나 대결의 순간을 정하지 말 것. 남들이 언제나 지도자의 일정을 받아들이게 할 것.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고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것, 그리고 저마다 내가 자기편이라고 믿게 하는 것, 이게 바로 진정한 정치적 재능이야. ... 모든 진영의 대표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서 내가 그들과 생각이 같다고 주장할 필요가 있어. 그리고 다른 진영에 맞서 은밀하게 그들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는 거야.... 어떤 진영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든 진영에 속해야 한다.... 패배할 위험을 줄이고 승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편에 서서 게임을 하지 말아야 하고, 개입을 하되 자신의 책임으로 돌아오지 않을 말들을 해야 한다.

 

 

우리에게 진정 유익한 것은 질문 그 자체이지 대답이 아니다.

 

 

탈바꿈의 마지막 단계 : 나비가 알에서 애벌레로 부화하여 고치를 짓고 번데기가 되었다가 도달하는 세 번째 단계는 <새로운 존재인 성충으로 거듭 태어 나는 것>이다. 탈바꿈의 이 단계에서는 애벌레 때와 전혀 다르게 거뭇하거나 몸에 털이 나 있지도 않고 옴실옴실 기어다니지도 않는다. 개체가 가늘고 섬세한 날개가 달린 성충으로 변화하여 공기 역학을 거스르지 않는 사뿐한 존재가 된다. 날개를 펼치면 알오다롱한 빛깔이 드러난다. 금속성 파랑이나 주황이나 노랑이나 연보라가 섞여 있는가 하면, 붉은 바탕에 검정과 하양의 얼룩이 나 있는 것도 있다. 경이로운 무늬들이 가면처럼 환각을 불러일으키고 형광색 광택을 낸다. 어느 구석을 보더라도 아름답고 조화롭고 가벼운 새 생명체다. 번데기에서 벗어나자마자 나비는 날개를 펴서 말리고, 따뜻한 기운과 빛을 발하는 태양 쪽으로 올라간다. 나비는 꿀을 찾아 이 꽃 저 꽃으로 날아다닌다. 바야흐로 나비의 임무는 단 하나, 자기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짝짓기 상대를 만나 종의 영속성을 위한 교미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비는 빛에 현혹된다. 어둠이 깃들고 촛불이 켜지면, 그 단순한 불꽃을 햇빛과 혼동하기도 한다. 그 감각의 덫에 속절없이 이끌린 나비는 불에 타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불꽃으로 날아든다. 불을 경험한 동물 종들은 본능적으로 불을 피한다. 그렇게 반사적으로 행동하도록 자기들 유전자에 고통의 경험을 새긴 것이다. 하지만 나비는 예외다. 이 대목에서 이런 의문이 떠오른다. 애벌레에서 나비로 탈바꿈하는 것은 섬세하고도 복잡한 일인데, 왜 자연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가장 파괴적인 요소인 불에 대한 유혹을 나비의 유전자에 남겨 놓았을까?

 

 

어떤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 너보다 정통한 사람에게 그 일을 맡겨라.

 

 

모험이란 미래를 밝히기 위해 어둠 속으로 돌진하는 거야.

 

 

나는 죽는 순간을 나 자신이 결정한다. 그럼으로써 매 순간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더는 겪지 않는다.

 

 

한 문명의 절정. 우리는 다음과 같은 때에 한 문명이 절정(꼭대기, 그러나 성장 과정이 뒤접어지는 때)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 정치가들은 국가의 이익을 내세우며 자유를 제한한다.

  • 언론인들은 자기네 개인적인 의견을 내세우며 진실을 감춘다.

  • 종교인들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내세우며 개인들 사이에 사랑이 번지는 것을 방해한다.

  • 교육자들은 훈육을 내세우며 상상력을 발휘하거나 속생각을 발표하는 것을 방해한다.

  • 은행가들은 기업이 돈을 대출해 달라고 하면, 사정을 잘 알면서도 기업의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돈을 빌려준다.

  • 판사들은 자신들의 도덕적 가치를 내세우며 정의의 실현을 포기한다.

  • 병원들은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치유할 수 없는 병으로 변하는 장소가 된다.

  • 군인들은 새로운 문기를 시험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

  • 소방의 임무를 띠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또한 자기들의 봉급이 오르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방화광으로 변한다.

 

환경이 더 이상 삶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는 사는 곳을 바꿔야 한다.

 

 

명상이 허무로 이어진다. 텅 비어 있음이 가득 참을 이끈다.

 

 

사람살이에 규칙은 딱 하나요. 미래는 살아 있는 자들의 것이라는 거.

 

 

낙관론자와 비관론자. 독일의 한 대학에서 2013년2월18일에 비관론과 낙관론이 개인의 수명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세 개의 연령층에 속하는 4만 명의 대상자들에게 10년에 걸쳐 질문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연구 대상자들은 향후 5년 동안의 삶을 예상해서 0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매겨야 했다. 그 결과, 43퍼센트는 실제로 벌어진 일에 비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대답했다. 25퍼센트는 정확히 판단해 벌어진 상황을 제대로 예측했다. 32퍼센트는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그런데, 연구 결과 마지막 그룹의 건강 악화 위험이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5퍼센트는 중증 장애가 발생했고, 10퍼센트는 단기적으로 사망할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 연구를 행한 과학자들은 비관론자들이 건강 문제에 더 예민하기 때문에 의사나 치과 의사를 자주 찾다 보니 치료도 더 신속하게 이루어진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으로의 기대 수명이 더 긴 것도 바로 이 비관론자들이다. 결과적으로 비관론자가 되는 것이 더 오래 사는 비결인 셈이다.

 

 

군중을 움직이는 데는 공포만큼 강력한 엔진이 없지요. ... 전쟁은 결집력 면에서 축구를 능가하는 것 같군요. 게다가 선수권 대회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전쟁이라는 게, 그러니까, '정부의 후원을 받는 서포터들이 벌이는 대대적인 난투극' 비슷한 거 아니겠어요.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는 그럴싸한 프로파간다를 원해요. 그렇지만 종국에는 프로파간다가 진실과 반대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 않겠습니까? 거짓말도 오랜 시간 계속해서 반복되다 보면 진실이 되는 법입니다. 아니, 진실보다 더한 신념이 되고 말지요. 

 

 

미래에 벌어질 일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직접 그 미래를 만드는 것.

 

 

전쟁별 사망자 숫자.

  • 제2차 세계 대전(1939~1945) : 6천5백만 명

  • 중국 마오쩌둥 정권의 숙청(1949년부터) : 4천5백만 명

  • 제1차 세계 대전(1914~1918년) : 2천2백만 명

  • 러시아 스탈린 정권의 숙청(1950년부터) : 1천3백만 명

  • 한국 6.25전쟁(1950년부터) : 280만 명

  • 수단 내전(1955년부터 : 190만 명

  •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1975~1979년) : 180만 명

  • 베트남 독립전쟁(1954년부터) : 170만 명

  • 아프가니스탄 소련과의 전쟁 그리고 탈리반과의 전쟁(1980년부터) : 160만 명

  • 나이리지라 비아프라 분리 독립 전쟁(1967~1970년) : 130만 명

  • 이라크 대 이란전쟁(1980~1988년) : 120만 명

 

 

상당수의 사람들은 시간이 진행될수록 과거는 사라져 가는 레일처럼 진화를 단선적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달리 사고해 볼 수도 있다. 진화가 단선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별 모양의 과정을 겪는다는 상상도 가능한 것이다. 별의 한 가지는 다른 가지로 이어진다. 이렇게 보면 진화는 평행적으로 동시에 일어날 수도, 유턴을 거칠 수도 있다. 단선 진화의 관점은 우주에 대한 편협한 시각으로 이어지지만, 별의 관점은 우주에 대한 전방위적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인간에게는 세 개의 뇌가 있다. 가장 오래된 첫 번째 뇌인 뇌간은 파충류의 뇌라 불리는데, 오로지 두려움과 욕망으로만 작동한다. 생존을 관장하기 때문에 세 뇌 중 가장 영향력이 크다. 두 번째 뇌는 변연계로, 모든 감정과 욕망과 좌절이 들어있다. 세 번째 뇌인 대뇌피질은 계획과 전략, 논리를 관장한다.

 

 

수렵-채집인에서 정주 농경인으로의 이행. 인간이 수렵-채집인에서 정주 농경인으로 이행하는 과정은 간단치 않았다. 초기 정주 농경인은 자신의 집과 가까운 곳에 구덩이를 파거나 장소를 정해 쓰레기와 배설물을 모아 놓았다. 그러다 보니 쓰레기가 삭고 썩어 악취를 풍기고 파리 떼와 모기 떼가 날아들었다. 막힌 공간에서 쓰레기와 가까이 살다 보니 당연히 지저분해지고 세균과 질병이 퍼졌다. 반면 유목 생활을 한 수렵-채집인은 수시로 이동을 했기 때문에 불결한 쓰레기 더미 옆에서 살지 않아도 됐다. 그들은 발길 닿는 대로 떠돌다가 한데서 잠을 잤다. 이틀은 토착 농경민들이 오염시키지 않은 깨끗한 강과 호수에서 몸을 씻으며 상대적으로 청결하게 생활했다. 수렵-채집인은 나무뿌리와 풀뿌리, 과일, 사냥한 동물을 먹으며 건강하고 하얀 치아를 유지했다. 반면, 발효 과정에서 당분이 산성으로 변하는 빵을 주식으로 삼은 농경인은 충치가 생기고 치아가 망가져 치근만 남고 심한 구취가 났다. 농사일은 조직화와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노동을 요구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 다음 수확을 하는 세 단계로 이루어진 농사는 수렵이나 채집에 비해 피로도가 높은 일이었다. 수렵-채집인은 늘 새로운 환경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며 살았지만 농경인은 짜여진 일상을 살았다. 조직화된 노동을 하면서부터 정주인들 사이에 위계질서가 생겨났다. 수렵-채집이들은 음식과 잠자리를 찾게 길을 안내해 주는 가이드 같은 역할을 하는 우두머리 한 명으로 충분했지만, 정주 농경 사회에서는 우두머리 밑에 있는 사람, 또 그 밑에 있는 사람, 이런 식으로 타인의 노동을 이용해 자신의 노동은 최소화하는 중간자들이 층층이 생겨났다. 막힌 공간에서 살다 보니 지배 남성들 간에 경쟁이 심화되고 지나친 폭력이 초래됐다. 수렵-채집인의 식단은 무척 다양했던 반면, 농경인은 거의 매일 똑같은 음식(가령 유럽의 초기 농경 공동체의 주식은 호밀과 완두콩이었다)을 먹다 보니 비타민과 미량 원소 결핍을 겪게 됐다. 한 쪽은 불안정하지만 건강한 음식을 섭취했고, 다른 쪽은 규칙적인 대신 영양이 부족한 음식을 섭취했다. 위생 상태가 좋지 않고 공기와 물, 음식의 질이 떨어지다 보니 정주 농경인은 신장이 점차 줄어들었고, 농사일의 자세 탓에 척추에 문제가 생기고 관절 류머티즘이 발생했다. 수렵-채집인은 많은 아이를 키울 수 없고 걷거나 사냥이 힘든 노인들을 보살필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스스로 출산을 제한한 반면, 정주 농경인은 아이들과 노인들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낳는 대로 다 키웠다. 수렵-채집인은 현재를 살았던 반면 정주 농경인은 미래를 살았다. 몇 달 뒤에 수확하기 위해 씨를 뿌리는 행위는 당연히 미래를 관리하는 사고 체계를 필요로 했고, 이런 속에서 최초의 달력이 생겨났다. 1만 년 전에 결국 정주 농경인만 살아남았다. 수렵-채집인은 서서히 자취를 감춰 지금은 몇 개 부족만 아마존과 파푸아, 콩고의 마지막 남은 울창한 삼림 지역에 살고 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326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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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원칙은 사회와 조직이 질서를 갖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도구이다. 갈수록 사람들 간의 다툼, 조직간의 다툼이나 이견에 법과 원칙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그것으로 질서가 잡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은 곪고 있을 지 모른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가운데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신뢰에 더 많이 의존하고 법에 덜 의존할수록, 사회를 움직이는 시스템은 더 잘 작동하는 법이다. ... 타인에 대한 믿음을 입증하느라 많은 시간과 돈, 에너지를 들일 필요가 없어진다면, 세상은 정말 훨씬 더 살기 편할 것이다."는 말을 되새기며 실천해야 한다.

 

 

[본문발췌]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어리석은 자는 마구 넘겨 버리지만, 현명한 자는 열심히 읽는다. 인생은 단 한 번만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장 파울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인생을 최대치로 활용한다는 것은 곧 인생에서 현명하고 훌륭한 선택을 최대한 많이 한다는 뜻이다. 이렇듯 하나를 취하고 다른 하나를 버리는 선택에 대하여, 그리고 내 선택이 다른 사람들의 선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잘 이해하는 것이 바로 경제학의 본질이다.

 

 

우리가 고기와 술, 빵을 먹으며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이나, 양조업자, 빵집 주인이 관용을 베풀어서가 아니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이익을 중시했을 뿐이다. 때문에 우리는 그들과 거래할 때 그들의 인간애가 아닌 자기애에 호소한다. 또한 우리가 필요한 것을 말하지 않고 그들에게 유리한 점을 말한다.

 

 

우리가 신성한 미덕을 실행하는 것은 이웃과 인류를 사랑해서가 아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이나 인류애보다 더 큰 사랑, 더 강력한 애정 때문이다. 그것은 명예롭고 고상한 것에 대한 사랑, 존엄과 위엄에 대한 사랑, 그리고 탁월한 인격에 대한 사랑이다.

 

 

우리는 남의 말은 잘 안 듣고 자기 혼자만 얘기하는 사람을 가끔 본다. 그런데 실은 나 자신이 그런 사람일 수 있다. 사람들이 좀처럼 알아채기 힘든 부분이다. 사람이란 본래 자기 자신에 대해 얘기하기를 좋아하니까. 그리고 자기 의견을 입증하기도 좋아한다. 각자 하나같이 할 말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대화를 할 때 내 얘기를 하기 위해 상대의 말을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대신,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인 적이 얼마나 있는가? 상상속의 공정한 관찰자는 당신의 대화 스타일을 어떻게 평가할까? 공정한 관찰자를 상상하면, 대화라는 행위가 상대의 얘기가 끝나기 무섭게 내 얘기를 쏟아내는 힘겨운 운동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추는 춤으로 바뀌게 된다. 서로 경쟁하듯 내뱉는 독백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진정한 대화로 거듭나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명예나 재산을 추구하는 삶에 열광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 우리를 정말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우리를 정말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사랑받기를 원할 뿐 아니라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스미스가 쓴 '사랑받다'는 말이, 오늘날 연애나 가족 간의 사랑을 뜻하는 '사랑받다'와 같은 의미는 아니다. 그보다 훨씬 넓고 완전한 의미를 품고 있다. 사람들이 누구에게나 사랑받기를 원한다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를 요약하여 표현했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존경하고, 자신에게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이 표현을 썼다. ...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인정하고, 칭찬하고, 소중하게 여기길 바란다. .... '행복이란 감정은 사랑받는다는 느낌으로부터 생겨난다.' .... 내가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반대로 내가 미움받아 마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깊은 불행을 느낀다.

 

 

자기기만은 인간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인간이 살면서 겪는 혼란의 절반은 바로 이 자기기만에서 비롯된다. 인간이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자신을 바라볼 줄 알기만 해도 자기기만이란 맹점에 빠지지 않는다. 자기기만을 계속 방치한다면 결국 우리는 거짓된 자기 모습을 견디지 못하게 될 것이다. 조물주는 자기기만이라는 인간의 약점을 방치하지 않았다. 또한 인간이 완전한 착각 속에 빠져 살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았다. 다행히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스스로 어떻게 사는 게 옳은지 깨닫게 만들었다. 반대로 우리는 타인의 옳은 행동을 인정할 줄 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 역시 그 행도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가하는 걸 듣는다. 그 행동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존경을 표하고 보답을 하려 한다. 그 행동은 인간이 태생적으로 강력하게 갈망하는 모든 감정들, 즉 사랑, 감사, 존경을 불러일으킨다. 이를 지켜보면서 우리 역시 그 행동을 모방하려고 한다.

 

 

세상은 복잡한 곳이다. 어제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 혹은 내렸는지는 세상 모든 사람이 잘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내일의 주가가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이야기 짓기 오류'의 전형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이야기 짓기 오류' ... 나심 탈레브, 복잡한 상황을 자기 식으로 해석한 이야기를 통해 받아들이는 것.

 

 

이성의 한계에 대한 자각은 인간이 생각만큼 똑똑하지 않다고 일깨워주는 경고다. 인간에겐 분명 결점이 존재한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곧 지혜의 시작이다.

 

 

파인만의 지적을 기억하라. 세상에서 가장 속이기 쉬운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자신은 절대로 자기기만에 빠지지 않았다면서 스스로를 속이지 마라. '바다는 계속 들어갈수록 깊어진다.' 나심 탈레브가 2012년에 출간한 책 <안티프래질>에서 인용한 베니스의 속담이다. 많은 것을 알아갈수록, 앞으로 알아야 할 게 얼마나 많은지 더 깊이 깨닫게 된다. 그러니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척할 필요가 없다. 무지를 인정하면 더없이 행복할 수 있으므로. 스미스는 인간의 본성에 결점이 있음을 알려준다.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려는 인간의 욕구는 반대 의견을 아예 묵살해버릴 정도의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속여 자신이 사랑스럽다고 믿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면서 정작 진짜로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고자 노력하지는 않는다. 또한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보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사랑 받으려는 인간의 욕구 자체가 위험하다는 스미스의 말은 그래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건강하고, 빚이 없으며 양심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의 행복에 무엇을 더하겠는가?

 

 

20대에는 의지, 30대에는 기지, 40대에는 판단이 지배한다. 오래 살기를 바라기보다 잘 살기를 바라라. - 벤자민 프랭클린

 

 

그런데 시계를 고를 때는 그토록 까다로운 사람이, 약속 시간은 왜 정확하게 지키지 못할까? 또 지금이 정확히 몇 시인지 확인하지도 않는 걸까? 그는 시간이라는 정보를 얻기 위해 새 시계를 산 게 아니다. 그저 시계의 그럴듯한 겉모습에 끌려 구입한 것뿐이다.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별로 유용하지 않은 하찮은 것들에 돈을 써버리고 스스로를 파산시키고 있는가? 장난감 애호가들은 장난감의 효용이 아니라 장난감의 효용을 높이는 기계의 성능을 좋아할뿐이다. 그들의 주머니는 작고 편리한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이런 물건들을 더 많이 가지고 다니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옷에서는 찾기 힘든 새로운 주머니들까지 고안해낸다.

 

 

인간의 삶이 비참하고 혼란스러운 가장 큰 이유는 소유물이 곧 나 자신이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 무언가를 격렬하게 바라는 상황들 중 비교적 바람직한 상황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신중의 원칙, 정의의 원칙을 위반하면서까지 격정적인 욕망을 가질 만한 상황은 없다.

 

 

우선, 우리에게 가장 유용한 자질은 뛰어난 '이성'과 '지적 사고력'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모든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로인한 이익과 손해가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자제력'이다. 자제력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미래의 즐거움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참을 수 있으며, 미래의 더 큰 고통을 피하기 위해 오늘의 고통을 견딜 수 있다. 그리고 이성과 지적 사고력, 자제력이 결합되어 이루어진 미덕이 바로 '신중'이다. 신중이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가장 유용한 자질이다. ... 우리는 이 세상에서 지혜와 미덕이 존경의 유일한 대상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부도덕하고 어리석은 행위가 경멸의 유일한 대상도 아니라는 사실 역시 깨닫는다. 실제로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지혜로운 사람, 도덕적인 사람보다는 부자와 권세가들에게 존경심 가득한 눈길을 던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지 않은가. ...권세가들의 거실과 궁전에서는, 총명하고 박식한 동료들의 존경으로 성공과 승진이 결정되지 않는다. 무지하고 주제넘고 오만한 윗사람들의 별나고 어리석은 편애로 결정된다. 이처럼 권세가들의 거실과 궁전은 공적과 능력보다 아첨과 거짓말이 난무하는 곳이다. ... 부유한 사람들은 자신의 부가 자연스럽게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부로 누릴 수 있는 유쾌한 것들에 사람들이 쉽게 공감하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두둑한 주머니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 세상의 주목을 받는다는 생각에 그는 가습이 벅차오르는 드하다. 부유함으로 얻을 수 있는 다른 어떤 이익보다, 바로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어 그는 부자가 되려고 한다. ... 지위와 명성이 높은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의 재산으로 누릴 수 있는 기쁨과 환희를 대리만족하고 싶어 한다. 결국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대중의 관심사가 된다.

 

 

세인의 관심으로 행동에 제약을 받고 자유를 상실하는 일이 뒤따르더라도, 사람들은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이를 통해 선망의 대상이 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고생과 근심, 굴욕을 충분히 보상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주 중요한 사실은, 이런 관심을 얻는 순간 모든 자유와 편안함, 근심 걱정 없는 안전함은 영원히 잃게 된다는 것이다.

 

 

자기 운명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부자다. 스미스는 인생의 만족에 이르는 길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돈과 명예 말고도 우리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존재한다. 재산이나 명예, 권력을 통해 세인의 관심을 추구하는 대신, 지혜롭고 선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부자, 유명인, 권세가가 되어 타인에게 사랑받는 방법 외에 현명하고 도덕적인 사람이 되어도 타인에게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다.

 

 

우리에게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인간 표본이 제시된다.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성격과 행동을 만들어간다. 그중 하나는 천박하고 화려하게 반짝반짝 빛나는 반면, 다른 하나는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윤곽이 선명하고 우아하며 또 아름답다. 전자가 목적 없이 헤매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당긴다면, 후자는 열심히 배우고 신중하게 관찰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스미스가 제시하는 행복 처방전은 단순하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면 된다. 이는 곧 존경받고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 되고, 칭찬받고 칭찬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내 모습이 실제의 나와 같으면 된다. 한 마디로, 정직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존경과 존중을 받으면 된다. 사랑을 받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명하고 도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스미스는 그중 두 번째 방법, 즉 지혜와 미덕의 길을 선택하라고 충고했다. 그렇다면 미덕이란 무엇일까?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이 질문에 대한 스미스의 첫 번째 답은 '적절성'이라 부르는 최소한의 기준을 지키는 것이다.

 

 

슬픔과 기쁨에는 차이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쁨은 작을수록, 슬픔은 클수록 쉽게 공감하는 경향이 있다. ... 슬픔보다 기쁨에 더 많이 공감하는 인간의 성향 때문에, 우리는 부를 과시하고 가난을 감춘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고통스러운 우리 모습이 드러나는 것은 매우 치욕스러운 일이다. 가난한 우리의 처지가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우리가 겪는 고통의 반만큼도 연민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크나큰 비애다. 인간의 이런 본능 때문에 우리는 부를 추구하고 가난을 피하는 것이다.

 

 

사랑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더 훌륭한 방법으로, 스미스는 미덕을 갖춘 삶을 권했다. 미덕, 이 애매한 단어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스미스가 생각하는 미덕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그중 그가 가장 강조한 세 가지가 있으니, 바로 신중, 정의, 선행이다. 이를 갖춘 인간은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어 주위 사람들에게 존경과 칭찬을 받게 된다. 즉, 이 세 가지는 사랑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자격요건인 셈이다.

  • 신중 = 자기 자신을 돌본다.

  • 정의 =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 선행 = 다른 사람을 선한 마음으로 대한다.

  

신중한 사람은 언제나 진지하고 열심히 연구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지식을 매개로 다른 사람을 잘 이해시키기 위해서다. 때문에 비록 그의 재능이 늘 훌륭한 것은 아닐지라도 언제나 진실한 것만은 틀림없다. 신중한 사람은 교활한 사기꾼의 교묘한 계략으로 당신을 속이려고 하지 않는다. 또한 오만한 현학자의 건방진 태도로, 혹은 천박하고 경솔하게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처럼 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떠벌리지도 않는다. 그의 대화는 간결하고 겸손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대중의 관심과 명성을 얻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엉터리 홍보 기술들을 끔찍이 싫어한다.

 

 

신중한 사람은 진실하다. 그는 자신의 재주와 성공에 늘 겸손하다. 신중한 사람이 되기 위한 스미스의 조언을 간단하게 표현하면 '적게 말하고 많이 행동하라.'일 것이다.

 

 

단순히 내 행복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남의 행복을 해친다면, 절대로 공정한 관찰자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나에게 유용하다는 이유만으로 남에게서 정말 유용한 것을 빼앗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남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자신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나 이런 본성에만 몰두하는 사람은 공정한 관찰자의 공감을 절대 얻지 못한다.

 

 

신은 우리에게 두 손을 주었다. 하나는 받기 위함이고 또 하나는 주기 위함이다. - 빌리 그레이엄

 

 

거의 모든 미덕의 원칙들, 즉 신중, 자선, 관대, 감사, 우정이란 무엇인지 규정하는 것은 어렵다. 이 원칙에 대해서는 예외의 경우가 많고, 수정이 필요한 경우도 대단히 많다. 때문에 이들을 온전히 지키면서 행동을 조절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정의의 원칙은 문법의 규칙에 비교할 수 있다. 반면 그 외의 다른 미덕에 관한 원칙들은 비평가들이 고상하고 격조 높은 문장을 쓰는데 필요하다고 얘기한 규칙과도 같다. 전자는 정밀하고 정확하고 필수불가결하다. 그에 비해 후자는 모호하고 명확하지 못하다. 또한 후자는 우리가 완벽을 추구할 때 필요한 정확한 지침을 주지 못한다. 단지 완벽함에 대한 추상적인 관념을 제시해줄 뿐이다.

 

 

전지전능한 조물주는 인간에게 형제들의 감정과 판단을 존중하도록 가르쳤다. 그리고 형제들이 자신의 행동을 인정해주면 기쁨을 느끼고, 자신의 행동에 반대하면 마음에 상처를 받도록 가르쳤다.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조물주는 인간에게 인류의 심판관이라는 역할을 부여했다. 형제들은 조물주가 부여한 인간의 권한과 심판권을 인정한다. 따라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질책 받을 때는 수치심과 굴욕을 느끼고, 반대로 칭찬을 받으면 의기양양해진다.

 

 

신뢰에 더 많이 의존하고 법에 덜 의존할수록, 사회를 움직이는 시스템은 더 잘 작동하는 법이다. ... 타인에 대한 믿음을 입증하느라 많은 시간과 돈, 에너지를 들일 필요가 없어진다면, 세상은 정말 훨씬 더 살기 편할 것이다.

 

 

<도덕감정론>에서도 밝혔지만 스미스가 가장 경멸한 사람은 '시스템에 갇힌 사람'이었다. 시스템에 갇힌 사람이란, 특정 설계나 비전에 따라 사회를 세우려 하는 지도자들을 뜻한다. 그런 사람들은 이상적인 사회를 그리기 위한 비전에 너무 빠져든 나머지, 그것이 이상적 상태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한다. 자신이 만든 비전에 파묻힌 그들은, 그로인해 자칫 피해를 입게 될 사람들이나 계획의 실행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사람들 역시 보지 못한다. 시스템에 갇힌 몽상가는 그 일에 몰두해버린 채, 계획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며 의도치 않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뿐만 아니라 그 계획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힘이 도사린다는 사실도 잊어버린다.

 

시스템에 갇힌 사람은 이 거대한 사회의 구성원들을 자기 멋대로 쉽게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체스판의 말들을 손으로 배열하는 것처럼 말이다. 체스판의 말들은 오직 사람의 손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그러나 인간 사회라는 거대한 체스판에서는 모든 말 하나하나가 자율성을 갖고 있다. 즉 입법 기관이라는 외부적 힘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율성과 외부적 힘, 그 두가지가 서로 일치하고 같은 방향으로 작용한다면, 인간 사회라는 게임은 편안하고 조화롭게 진행될 것이다. 게임의 결과 또한 행복하고 성공적일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 두 가지가 서로 반대되거나 다르다면, 인간 사회라는 게임은 순조롭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 사회는 최악의 무질서 상태에 처할 것이다.

 

세상은 복잡한 곳이다.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억지로 애쓰지 말자. 내가 손잡이를 힘껏 돌린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문이 다 열리는 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린 지주들이 주민들에게 땅을 똑같이 나눠준것처럼, 생필품도 똑같이 분배한다. 이런 식으로 지주들은 무의식중에, 부지불식중에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인류가 살아갈 수단을 제공해준다. 하늘의 섭리는 소수의 위풍당당한 지배자들에게 땅을 나눠줄 때, 땅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잊은 것도, 내버린 것도 아니다. 그 사람들은 땅을 받지 못한 대신, 땅에서 나오는 수확물을 받는다.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구성하는 요인을 생각했을 때, 그들의 행복은 지배자들의 행복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렇듯 모든 사람들이 육체적으로 안락하고 정신적으로 평화로운 삶의 수준을 거의 동일하게 누린다. 큰길가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거지조차도 안정을 맘껏 누린다. 이 거지들이 누리는 안정은 왕들이 전투를 해서라도 얻으려는 안정과 다를 바 없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 이 시간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 톨스토이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972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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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시간을 돈과 바꾸는 데 열중하고 있지 않나요? 행복은 돈이 아닌 시간의 가격표가 붙어 있는 것일지도!

 

 

[본문발췌]

 

 

작게 살며 크게 생각하기, 더 적게 소유하고 살아가기는 삶의 철학이다.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개수가 중요한 건 아니다.

 

 

"잊지 마라, 태미. 인생은 짧아. 네가 사랑하는 일을 하고 다른 사람들도 도우면서 살아라. 정해진 규범에 따르면 행복해질 거라 생각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진정한 네 자신이 되어도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단다. 네 꿈에 이르는 길을 잃어버리지 마라. 네가 언제나 이 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소유보다는 공유 속에 더 큰 행복이 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으로 생계를 꾸리지만 삶을 만들어가는 것은 가짐이 아닌 나눔이다.' - 노먼 매키완(Norman MacEwan)

 

 

물건을 산다고 행복해지는가. '사람들은 우리 인간이 찾고자 하는 것이 삶의 의미라고 말한다. 나는 우리가 진실로 찾는 것은 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찾는 것은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체험이다.' - 조지프 캠벨(Joseph Campbell)

 

 

팀 캐서Time Kasser는 "확고한 물질만능주의 가치관은 삶에 대한 낮은 만족감과 행복감, 우울과 불안, 두통과 같은 신체적 질환, 인격장애, 자아도취, 반사회적 행동 등 이미 만연해 사람들의 행복을 훼손하는 여러 문제와 관련 있다."고 주장한다. 캐서는 이러한 부정적 결과가 소비를 더욱 부채질하게 된다는 점도 지적한다. 바로 내가 그랬다. 더구나 물질적 부에 치중하는 사람들은 물건이 가져다주는 행복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다. 간단히 말해 물질만능주의는 우리를 실제로 행복하게 만드는 삶의 두 가지 주요 측면을 빼앗아간다. 그것은 바로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튼튼한 인간관계를 쌓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물질만능주의를 포기하고 소박한 삶을 선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로부터 시간, 사랑, 관심을 받고 싶어 하며 나도 그렇다. 흥미롭게도, 소박한 삶을 살면서부터 나는 타인에게 시간과 사랑, 관심을 베푸는 데 더 능숙해졌다. 덕분에 나도 사람들에게서 더 많이 받게 됐다. 그 결과 나는 전보다 훨씬 행복해졌다. 또한 나는 소박한 삶에는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단 하나의 정답이 있는게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미니멀리즘, 다운사이징, 자발적 소박함, 나아가 개인적인 행복 등의 개념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당신이 소유한 물건이 당신을 소유한다. '우리는 학생들이 바글대는 대학 기숙사에서 아파트로, 다시 단독주택으로 옮겨간다. 아주 돈이 많으면 아예 넓은 땅을 사서 저택을 짓기도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출세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벽을 쌓고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다.' - 에릭 와이너Eric Weiner

 

 

빌 매키번Bill Mckibben은 저서 <깊은 경제Deep Economy>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돈은 더 벌게 되더라도 삶에서 느끼는 만족감은 줄어든다고 지적한다. 왜 그럴까? 얼마를 벌건 광고로 가득한 우리 문화는 점점 더 많은 물건을 사도록 우리를 부추긴다. 이것이 빚 위에 빚을 쌓아가는 악순환을 영영 굳어지게 한다. <과로하는 미국인>의 저자 줄리엣 쇼어Juliet Schor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은 것을 소비하는 광란의 파티에 참여함으로써 직업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대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이러한 '광란의 파티'에는 선택의 자유 상실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뒤따른다. ... 또 한 가지 비용은 개인의 인간관계와 공동체에 미치는 손해다. ... 노동시간의 증가와 교외화 현상, 출퇴근에 각각 2시간을 보내고 빚을 갚느라 남들보다 늦게까지 일하는 생활을 한다면, 친구나 가족과 충실한 관계를 유지하거나 시민으로서 공동체생활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박한 삶의 핵심은 시간은 늘리고 빚은 줄이는 데 있다. 일하고 쇼핑하는 데 시간을 다 쏟아붓고서는 형편에 벅찬 물건값을 치르기 위해 더 많이 일하는 사람에서 벗어나는 것, 그것이 소박한 삶이다.

 

 

Tumbleweed Tiny House company를 운영하는 제이 셰퍼Jay Shafer는 영화 <TINY>에서 이렇게 말한다. "작은 집을 선택함으로써 얻는 가장 중요한 자산은 바로 자유죠. 작게 살면 세상이 커집니다. 금전과 시간 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지기 때문이죠. 지금은 온 세상이 내 거실입니다."

 

 

조 도밍후에즈Joe Dominguez와 비키 로빈Vicki Ribin이 쓴 <돈 사용설명서>라는 책을 읽으면서 내가 돈(저자들의 표현으론 '생명력')을 쓰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상품을 사려고 돈을 쓸 때 우리는 그 물건을 얻는 대가로 우리 시간의 일부를 내준다는 게 이 책 저자들의 견해다. 그러니 물건을 사기 전에 그 물건값만큼 돈을 벌려면 일을 하면서 얼마만큼의 시간을 소모하게 될지 꼭 생각하기 바란다. 물건이 우리의 집 안을 지저분하게 어지럽히고, 시간을 훔쳐가고, 지갑을 훌쭉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물건은 의미 있는 목적에 보탬이 되고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물건이 우리를 소유하게 된다.

 

 

리사 갠스키Lisa Gansky, <메시-빌려주는 사업의 시대가 온다>. '카쉐어링과 같은 전략을 집, 사무실, 가게, 땅, 옥상, 공구, 패션 같은 데도 적용할 수 있어요. 우리가 원하고 필요로 할 때만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탈물질주의적 생활방식의 매력도 두드러지게 되죠. 우리는 지금 물건에 부여된 가치와 그 물건을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고 있어요. 이 균형은 자연히 전보다 덜 물질주의적인 생활방식을 창출할 테고 그러면 여전히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소유중심의 생활방식에서 벗어나는 일도 더 수월해질 거에요.'

 

 

리오 바바우타Leo Babauta, 선 습관Zen Habits.... "꼭 필요한 것만 빼고는 할 일을 줄이세요. 그럼 정해진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가족과 함께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생길 거에요. ... 빚에서 벗어나는 것과 소박한 삶을 사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일이에요. 삶을 단순화한 덕분에 빚에서 벗어나게 되는 거죠. 소박한 삶은 내가 빚을 청산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어요. 소박함은 놀라운 생활방식이에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다른 물건들, 그러니까 큰집, 새 차, 유행하는 옷 같은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거든요. 물건을 사는 건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방법 중에 하나일 뿐인데 시간, 돈, 스트레스면에서 엄청난 비용이 들죠. 나는 요즘 내가 열정을 느끼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요.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아내랑 아이들이랑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거죠. 시간도 풍족하고 인간관계도 풍요로워요. 시간이 많아지니 인간관계도 더욱 좋아졌죠. 지금 나는 예전보다 훨씬 행복합니다."

 

 

물건을 단순화하는 것은 삶을 단순화하는 것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물건을 구하고 관리하는 데 인생을 얼마나 바치고 있는지 생각해보라. 작게 살고, 크게 생각하고, 보관함은 피해라. ... 물건을 보관하려고 다른 물건을 더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옛말에 '행복에 이르는 길은 없다. 그 길 자체가 곧 행복이다'라는 말도 있죠. 내게 행복과 소박함이란 바로 그런 거죠. 늘 그 자리에 있는 것.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사람은 뭔가가 눈을 가려서 행복을 못 보는 거죠. 이게 내 삶의 현실, 내 행복의 깊이예요." 크리스의 말을 들으니 티베트의 불교명상 대가이자 베스트셀러 <삶의 기쁨>의 저자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의 말이 떠올랐다. "결국 행복이란 자기 마음의 고통을 알아차림으로써 느끼는 불편함과, 그 고통에 지배당함으로써 느끼는 불편함, 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물건은 우리가 내면에 집중할 수 없도록 가로막는 거대한 방해물이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 - 생텍쥐페리

 

 

소박한 삶을 살면 자신만의 생활방식을 창조할 수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돈과 시간과 자유가 있는 생활을. 일의 즐거움을 되찾는다는 것은 곧 현명하게 일하고, 자기에게 맞는 일정을 세울 자유를 누리고, 일을 놀이처럼 대하는 법을 배우고,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는다는 뜻이다.

 

 

진정한 재산은 오직 시간뿐. '하루 시간의 75퍼센트가 별로 즐겁지도 않고 기껏해야 나쁘지도 않은 정도인 그저 그런 사람을 체념 속에서 받아들이지 말라. 우리는 그런 시간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새롭게 변화시킬 방법을 찾을 수 있다.' - 토드 카시단Todd Kashdan, <행복은 호기심을 타고 온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 삶의 중점을 둔 사람은 일을 비교적 덜하고 더 큰 행복을 느끼며 지내는 반면, 돈을 버는 데 중점을 둔 사람은 일을 더 많이 하고 사교활동은 덜했으며 행복도 더 적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행복도를 높이려면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가장 흔히 시간을 '낭비'하는 세 영역, 출퇴근, TV시청, 인터넷 서핑.... 이메일 확인, 전화 통화, 각종 메시지 수신 등을 동시에 처리하게 되면서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에도 좋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우리의 집중력은 "정보의 폭발로 점차 약해지고 있다. 이 수많은 정보는 원시시대부터 이어져온 인간의 충동, 즉 코앞에 닥친 기회와 위협에 우선 반응하려 드는 충동을 발동시킨다."

 

 

삶을 단순화한다는 것은 갖가지 소통과 경험 또한 전부 단순화한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관계에 시간을 바칠 것인지 숙고하는 게 중요하다.

 

 

필요와 욕심 구분하기.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부교수 엘리자베스 W. 던Elizabeth W. Dunnn은 소비와 행복에 관한 연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학자다. 동료들과 함께 작성한 최근 보고서에서 던은 일단 기본적 욕구가 채워지고 나면 소득은 더 이상 행복의 강력한 예측변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 연구에 따르면,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있지만 그것은 이용가능한 소득을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이다. 문제는 이것이다. 뭔가를 구입했을 때 그로 인한 행복이 지출한 돈에 비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 가령 멋진 구찌 가방을 샀는데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다른 가방을 또 사고 싶어진다면 비싼 가방을 사 놓고도 지극히 일시적인 행복만 얻은 셈이 된다. 인간은 새로운 것에 금방 적응하기 때문에 '새로움'에서 오는 행복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하지만 돈을 물건이 아닌 경험, 즉 콘서트 표, 요가교습, 휴가 등에 쓰면 대개 더 크고 오래 지속되는 만족을 얻는다. 그런 경험은 행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뿐더러 시간이 흐른 뒤에도 추억이 계속해서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던의 연구는 다른 사람들을 돕고,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소박하지만 즐거움을 느끼는 활동에 돈을 쓰면 물건을 살 때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유와 행복과 직접 관계가 있는 건 돈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우리의 선택이다.

 

 

행복의 열쇠는 행복한 순간을 오래 지속시키려고 애쓰기보다는 그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데 있다. - 로리 드셴

 

 

진정한 행복은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데 있다. - 힌두교 격언

 

 

지극히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생활의 면면속에도 더 바랄 것 없는 행복함이 있는 법이다. 이것의 진가를 아는 것이 곧 행복의 원천을 찾는 길이다. ...작은 즐거움에는 적응할 가능성이 비교적 낮다. 작은 즐거움은 본래 뜻밖의 순간에 나타나며 매번 그 모습이 다르기 때문이다. ... 책읽기, 긴 산책, 친구와의 만남과 대화일 수도 있다. ... 사소하지만 친절한 행동하기, 사회적 유대 발전시키기, 감사 표현하기, 순간순간에 주의를 기울이기, 작은 즐거움을 주는 일에 돈 쓰기.... 소박한 삶이란 이런 일에 초점을 맞추는 삶이다. 이 소박한 삶에 값진 가치가 있다.

 

 

인생은 소유물을 늘리는 데만 매달리기에는 너무나 아깝고 소중하다.

 

 

사회적 지위를 '폼 나게' 꾸미고, 차와 큰 집을 사기 위해 모든 시간을 돈 버는 데만 쏟아붓는 것은 결코 좋은 거래가 아니다. 반대로, 소박하게 사는 것이 곧 금욕적 생활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소박한 삶은 즐거움과 기쁨을 거부하며 궁핍을 견디는 삶이 아니다. 오히려 오래 지속될 행복을 가져다주는 소중한 선물들, 즉 나를 위한 시간, 자유, 공동체가 깊이 스며든 삶을 뜻한다. 초점은 물건이 아닌, 삶 자체에 있다. 우리는 튼튼한 인간관계와 공동체를 일구고 소박한 삶이 주는 끊임없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선 존재들이다.

 

 

데니스 웨이틀리, "행복은 이리저리 옮길 수도, 소유할 수도, 돈으로 살 수도 없으며 닳아 해지거나 써서 없어지지도 않는다. 행복은 삶의 매 순간을 사랑, 자비,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영적인 체험이다."

 

 

행복을 위한 작은 실천들

  •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적어보라. 행복했던 기억, 경험....

  • 삶을 단순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보다 더 많은 자유와 시간을 얻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줄 수 있는 변화에는 무엇이 있을까?

  • 쇼핑몰을 멀리하라.

  • 물건을 정리하라. 조금씩 천천히.

  • '100개만으로 살아보기'에 도전하라.

  • 자신이 느끼는 두려움을 빠짐없이 두루 적어보라.

  • 나를 지원해줄 네트워크를 찾아라. ... 블로그를 시작해 자신의 여정을 공개적으로 기록하는 방법 등...

  • 여행을 떠날 때는 되도록 짐을 가볍게 싸라. 이런저런 물건으로 꽉 채운 큰 여행가방 대신 배낭 하나만 가져가는 도전을 해보라.

  • 물건을 사기 전에 30일을 기다려라. 충동구매를 피하고 욕심과 필요의 차이를 제대로 판단하는 데 좋다.

  • '원-인 원-아웃 규칙'을 활용하라. 어떤 물건을 하나 살 때마다 다른 물건 하나는 자선단체에 기부.

  • 신용카드는 되도록 적게 쓰거나 아녜 잘라버린다.

  • 불필요한 지출을 없애라.

  • 지출계획을 세우자.

  • 돈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점검하라. 돈을 대하는 기본 원칙은 무엇인가? 삶에서 돈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 소득을 늘려라. 

  • 비상금을 마련하자.

  • 자기 자신에게 보상하라. 미리 이정표를 세워두고, 그곳까지 도달하면 스스로에게 일정한 상을 주라.

  • 물건을 관리하는 데 얼마나 시간을 들이는지 검토하라. 물건을 얻고, 관리, 집청소, 자동차, 정원, 각종 기기를 깨끗하고 온전하게 유지하는데, 옷을 세탁하고 관리하고 간수하는데 들이는 시간을 수량화해보자. 이 중에 단순화를 통해 삶에 자유를 줄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 물건을 얼마나 자주 쓰는지 검토하라.

  • 물건을 분류하라. 기부할 것, 버릴 것, 어떻게 할지 불확실한 것 등.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필요하지 않은지 확실하게 가려내는 게 중요하다.

  • 물건으로 무엇을 할지 결정하라.

  • 쓰레기를 겁내지 마라.

  • 배우자와 대화를 나눠라.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절충해서 다운사이징....

  • '프로젝트 333'에 참여하라. 옷장에 33벌의 옷을 넣어두고 3개월간 오로지 그 옷들만 입는 것이다. 이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면 자신의 옷장 속에 정말로 필요한 물건이 얼마나 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 물건을 줄이는 만큼 자기 자신을 돌보는 데 더욱 관심을 기울여라. 삶을 단순화하는 동시에, 우리 자신을 돌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곰곰이 궁리하자. 바로 우리가 즐거움을 느끼는 경험으로 물건이 사라진 자리를 채우는 것이다. ... 시간이 나면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을 이제는 시작하자.

  • 집 안에서 하는 모든 활동을 정리해 상세한 목록을 만들라.  공간 활용 방법을 생각해 보기.

  • 집에 돌아오면 즉시 물건부터 제자리에 치워라.

  • 각각의 물건을 어디에 보관할 것인지 빠짐없이 정해두라.

  • 다용도 제품을 활용하라. 

  • 수직공간을 활용하라. 벽을 활용한 수납, 로프트...

  • 공간절약형 물품보관용기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라.

  • 자신의 열정에 초점을 맞춰 일기를 써라. 뭔가를 할 수 있다고 믿으면 열정과 집중력도 생겨난다.

  • 아침마다 그날 해야 할 중요한 일 세 가지를 적어라.

  •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하라.

  • 직업을 바꾸려 한다면 강좌나 교습을 받고, 되도록 관련 책을 많이 읽어라. 

  • 상황을 미리 주의 깊게 살펴라. 자기 사업을 염두에 둔다면 우선 표적시장을 충분히 조사하라. 블로그를 하거나, 전자책을 집필하거나, 무료 온라인 강좌를 개설하는 것 등은 사업 아이디어에 대한 피드백을 얻고 사람들이 얼마나 흥미를 보이는지 파악하기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 미디어 소비에 얼마나 시간을 쓰는지 주의를 기울여라.

  • 멘토를 찾아 도움을 청하라.

  • 일주일간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기록하라.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깨닫고 일의 우선순위를 재정립할 수 있다.

  • 자신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기록하라. 생활의 균형을 수치로 파악하는 데 좋다. 즐거운 시간을 더 늘리려면 어떤 활동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할까?

  • 자동차와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그 시간을 줄일 길은 없을까? 카풀, 대중교통, 자동차 공유 같은 방법을 이용할 수 없을까?

  • 차 없는 생활을 시도해보라.

  • 자신에게 30일간의 말미를 줘라. 새로운 습관이 생활속에 완전히 자리 잡는 데는 21~30일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 일 처리 방식을 싱글태스킹으로 바꿔라. 즉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방식을 취한다.

  • 우선순위, 필요한 것, 원하는 것 목록을 작성하라. 돈을 어디에 쓰고 싶은가? 소득을 무엇에 먼저 쓰고 싶은지 우선순위를 정해 목록을 만들어라.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단지 욕심이 나서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결국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시간을 들여 일하는지 각자 결정해야 한다.

  • 나만의 버킷 리스트 를 만들어라. 삶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두는 방법이다.

  • 자신만의 기술과 재능을 활용하여 다른 사람들을 도와라.

  • 적극적으로 소통하라. 가족, 친구, 배우자가 물건을 줄이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계속 대화를 나눠라. 자신의 결심을 놓고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선택을 이해하기 더 쉽다.

  • 좋아하는 활동 목록을 만들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 일을 하라.

  • 물건을 나누거나 빌려 써라. 공유협동조합...

  • 자원봉사를 하라.

  • 이웃에게 자기소개를 하라.

  • 자동차 없는 혹은 자동차 적게 쓰는 생활을 하라.

  • '시민 위력citizen muscle'을 보여라. 시민으로서 힘을 보이면 공동체와의 유대감이 한층 높아진다.

  • 기존의 작은 즐거움들을 목록으로 만들어라.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사소한 일들에는 무엇이 있는가? 얼마나 자주 그 일을 하는가? 그것을 생활 속에 더 깊이 스며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작은 즐거움에 초점을 맞추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작은 즐거움을 찾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날마다 예기치 못했던 뜻밖의 즐거움들을 목록에 정리하는 건 더 좋다.

  • 다른 사람을 위해 날마다 친절한 행동을 하나씩 하라.

  • 너무 많은 생각(걱정)에 빠지지 마라. 걱정스러운 문제가 있다면 조치를 취해서 문제를 해결하라.

  • 능력 계발을 위해 날마다 할 수 있는 한 가지 일을 찾아라.

 

 

작은집, 가로 2.4m, 세로 4.9m, 높이 4.1m. 약 3.6평. 퇴비화 변기composting toilet(물의 사용을 줄이고 배설물을 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건식 변기), 로프트, 누크의 활용....

 

 

 

[참고 자료, 사이트]

 

http://rowdykittens.com

 

소박한 삶 그리고 행복

 

작은집 자료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28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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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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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남도여행이 최고다! 동백이 지고 벚꽃이 필 시기 비오는 날이면 더 좋다. 백련사 동백, 다산초당 옆으로 돌아간 석문공원 벚꽃~~~ 내년 봄에는 예전처럼 꽃구경 할 수 있을까?

 

 

[본문발췌]

 

 

모든 순간이 여행이며 우리의 모든 추억은 찬란하다.

 

 

그래, 하루키가 이렇게 말했었지. 아르마니 정장에 재규어를 몰고 다녀도 결국 개미와 다를 바 없다고. 일하고 또 일하다가 의미도 없이 죽는 거지. 때로는 이렇게 멈춰 서서 심호흡을 하고 머릿속을 나무와 나비, 바람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채워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횡성 미술관 자작나무 숲

 

 

커피는 복잡하다. 콩의 종류에 따라, 볶는 시간에 따라, 볶는 방법에 따라, 콩을 분쇄하는 방법에 따라, 물의 종류에 따라, 물의 온도에 따라, 불의 세기에 따라, 날씨에 따라, 장소에 따라, 커피른 내리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그의 마음에 따라, 함께 마시는 사람에 따라, 함께 마시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그의 기분에 따라, 커피 맛은 달라진다. 그러니까, 커피 맛은 수만 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죽는 날까지 같은 맛의 커피는 결코 맛보지 못할 수도 있다.... 강릉 보헤미안, 박이추

 

 

나는 풍경이 사람을 위로해 준다고 믿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나 누군가의 거짓말 때문에 마음을 다쳤을 때, 우리를 위로하는 건 풍경이다. 힘들고 지쳤을 때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풍경이 지닌 이런 힘을 알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일은 좋은 음악을 듣는 것과 다르지 않다. ... 태안 꽃지 해변, 따스한 노을. 일몰... 전북 태안 채석강, 인천 강화 석모도 낙조

 

 

기차가 서지 않는 오래된 역의 벤치에 앉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야 뻔하지 않을까. 겨우 세월을 탓하고 추억이나 곱씹을 수밖에.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고맙고 소중한 일일 줄이야. 간이역이 아니라면 언제 우리가 그런 시간을 마음 놓고 가질 수 있겠는가. 추억이란 어쩌면 간이역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쓸모 없는 것들. 왜 빨리 사라져주지 않는 거지? 이렇게 생각하지만 어느날 문득 그것들이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맙게 느껴지는 것. 가을 햇빛속의 함백역은 추억처럼 찬란하다. 10월 중순지나 11월 중순까지...

 

 

이백의 시 <산중문답>. 누가 나에게 묻기를, 무슨 일로 푸른 산에서 사는가? / 웃고는 대답하지 않으니 마음은 저절로 한가롭네 / 복사꽃은 흐르는 물에 아득히 떠내려가니 / 별천지일쎄, 이곳은 사람 세상이 아니로세. ... 4월말에서 5월초에 복사꽃이 피는 황장재 고개.. (안동~영덕)

 

 

횡성 숲체원. 나는 자유롭게 살기 위해 숲속에 왔다. / 삶의 정수를 빨아들이기 위해 사려 깊게 살고 싶다. / 삶이 아닌 것을 모두 떨치고 / 삶이 다했을 때 삶에 대해 후회하지 말라. 

 

 

백련사는 7,0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자생하는 곳. 천연기념물 제151호로 지정되어 있다. 11월부터 동백꽃이 피기 시작해 4월 중순에 만개한다. 4월말이 되면 떨어지기 시작해 바닥을 물들인다. 예로부터 동백꽃은 세 번 핀다고 한다. 나무에서 한 번, 땅에 떨어져서 한 번, 그리고 당신의 마음 속에서 또 한 번.

 

 

양평 세미원, 세미원이라는 이름은 <장자>에 나오는 '관수세심 관화미심'에서 따왔다. 물을 보면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면 마음을 아름답게 한다는 뜻이다. 7월 연꽃이 만발할 무렵

 

 

해남에서 시를 썼던 김지하 시인은 땅끝마을의 일출을 '혼자 서서 부르는 / 불러 내 속에서 차츰 크게 열리어 / 저 바다만큼 저 하늘만큼 열리다 이 내 작은 한덩이 검은 돌에 빛나는 한오리 햇빛'이라고 노래한 적이 있다.

 

 

대숲에 들어서는 순간, 죽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심호흡을 하면 싱그러운 대나무향이 폐 속 깊이 스며든다. 온몸이 연록색으로 물들 것만 같은 상쾌함이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푹신푹신한 바닥을 밟는 느낌이 좋다.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선선한 죽풍이 이마를 간지럽힌다. 대나무숲을 걸으며 잠시 철학자가 되어본다. 산책만큼 사색을 깊게 해주는 것이 없다. 우리가 성찰을 하고, 반성을 하고, 모색을 하고, 설계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산책이다. 철학자 루소는 '나의 생각은 나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라고까지 하지 않았던가. 키에르 케고르 역시 '걸으면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걷기와 산책은 단순히 몸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 마음을 열어주고 생각을 깨쳐주는 사색의 한 방법이다. ... 이렇게 걸으며 잡다한 생각을 잠시나마 지운다. 온 몸의 숨구멍을 열어놓고, 지근지근 길을 밟다 보면 한 순간이나마 돈 생각, 집 생각, 공부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그러고 보니 프랑스의 철학자 다비드 드 브르통은 <걷기예찬>에서 걷기를 '삶의 불안과 고뇌를 치료하는 약'이라고 했던것 같다. .... 사천 비봉내마을

 

 

선암사, 송광사... 봄철 꽃 필때와 가을 단풍 들 무렵... 정호승, <선암사>.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 선암사 해우소에 가서 실컷 울어라 /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 선암사 해우소 앞 /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부안 내소사, '춘변산 추내장'. 봄은 변산이 최고이고 가을은 내장산이 가장 아름답다. 4월 초면 내소사 전나무숲길은 봄빛으로 물들고, 벚꽃도 만발한다.

 

 

거문도 봄 트레킹. 김훈, <자전거 여행>.. 동백은 한 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동백은 떨어져 죽을 때 주접스런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 버린다.

 

 

오래된 골목을 걸으며 슬렁슬렁 한나절을 보내다보니, 눈부신 하늘을 멍하니 바라다보니 어쩌면 이 모든 일이 우리가 잘 살고 있는 증거라도 되는 양 기쁘고 기껍다. 그러면서 우리네 일상이 아무리 다급하더라도 이런 느린 시간을 확보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넌지시 가져본다. 어느 여행자의 말대로, 우리가 스스로 살아간다는 실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은 사무실이 아니라 나무 아래인 것이고, 소중한 것을 깨닫는 장소는 언제나 컴퓨터 앞이 아니라 파란 하늘 아래니까.

 

 

기차를 타보면 사람에게는 느림을 즐기는 유전자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우리가 그 유전자를 애써 무시하고 억누르는 것이 아닐까. 사실, 돌이켜보면 우리가 행했던 모든 일의 대부분이 하루 이틀쯤 늦었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었던 것들이었다. ...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95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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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후세대를 위해서 적게 쓰고, 조금 소유하는 것! 작은 것이 아름답다.

 

 

[본문발췌]

 

 

동기는 제각기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작은 집에 살면서 주변의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나아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필요치 않은지,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무엇이 행복에 가깝고 무엇이 행복에서 멀어지게 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한 뒤에 인생을 꾸려가고자 하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집이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 -  Jay Shafer

  • 집에 들여놓는 물건은 적을수록 좋으며 쓸데없는 공간을 관리하는 일은 소모적일 뿐이다.

  • 생활을 간편하게 꾸려가고자 할 때 가장 어려운 건, 무엇이 자신의 행복과 연결되는가를 깊이 따져보고 그 이외의 불필요한 것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적당히 기울어진 지붕과 그늘을 만들어주는 차양을 좋아했어요. 그것이 바로 내 행복을 이어가게 해주는 것이었죠.

  • 너무 큰 집은 집이라기보다 채무자의 감옥입니다.

  • 작은 집에 사는 주된 이유가 지구를 구하겠다는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돈을 절약하겠다는 실천적인 면에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솔직히 나는 그저 큰 집에 쓸 시간과 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을 뿐이지요.

 

 

"공허한 욕망들을 내려놓는다." -  Gregory Johnson

  • 소유의 함정에서 빠져나오기. 필요치 않은 물건을 배제하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면 나 자신이 그 어떤 물건보다도 우위의 입장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

  • 소유한 물건만큼 그에 상응하는 자금과 노력이 필요하고, 그 물건들이 우리 곁에 존재하는 이상 우리는 그것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물건이 인간의 행동양식을 지배하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 소유하는 공간 자체를 줄이고 쓸데없는 물건을 상대할 시간은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없으면 생활에 지장을 줄 만한 최소한의 물건과 진심으로 나와 함께하고 싶은 물건만이 마지막까지 남게 될 자신의 친구다. 이것이 바로 심플 라이프의 법칙이다.

  • 입지 조건과 건물 구조를 연구하여 태양과 바람, 기온 등의 변화를 이용해 기계를 쓰지 않고 자연의 힘을 활용하는 방식을 보통 '자연 에너지의 수동적인 이용'이라고 말한다. 한편 기계를 이용하는 경우는 '자연 에너지의 능동적인 이용'이라고 하는데,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발전이 그 대표적인 예다.

  • 물건과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환경자원에 대한 배려와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이 가능하다.

  • 수입이 바닥나도록 생활하는 게 아니라, 수입의 절반 정도로 사는 것입니다. 그러면 미국에서 좋은 급료를 받으면서 개발도상국에서 생활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자기 수입의 105퍼센트에 해당하는 생활을 하려고 합니다.

  • bobos. 부유층(bourgeois)이면서 보헤미안(bohemian)적인 예술 감각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문화와 소비를 주도하는 엘리트층인 보보스는, 미국 신경제의 활황이 낳은 새로운 계층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반물질주의적인 태도와 창의성, 높은 교육 수준 등을 갖고 있지 않으면 보보스라고 할 수 없다. 자본주의적 성공(사회적 신분이나 수입)에 만족하지 않고 색다른 취미나 독특한 생활 형태를 즐기는 부류. 자연식에 흥미를 보이고 스포츠를 즐기며 모험적인 여행을 좋아한다. 자연이나 예술에 친숙하고 환경운동에도 관심이 있다. 집과 자동차 등 물질적 풍요에 매달리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자랑하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고 정신적 만족 추구에 무게를 둔다.

  • 생활에 필요한 설비를 복수의 사람이 공유하는 건 그 방식과 관계없이 작은 집을 통해 생활을 간소하게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보통의 주택이 오늘날처럼 비대해진 것은, 옛날 같으면 각 지역에서 공용하던 하루에 한 번밖에 쓰지 않는 설비를 '한 집에 한 대씩' 가정에 들여놓고 나아가 각 기능을 위한 전용 방까지 만들기 시작한 것이 원인일 것이다. 스몰하우스가 모여살 수 있는 공동체. 주방, 세탁기, 화장실, 샤워 시설을 공유....

  • 공부도 그렇고 직업도 그렇고 눈앞의 성과만을 위해 마감에 쫓기듯 일하는 게 아니라 시간의 압박에서 해방되어 무언가에 차분히 몰두함으로써 얻어지는 결실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그는 가족이나 친구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과 돈이 늘었고, 자원봉사 등에 참여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충실히 마쳤음을 확신하면서 잠자리에 드는 날이 많아지면서, 나날이 더 큰 행복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집은 아무것도 해치지 않는다." - Dee Williams

  • 환경문제에 관해서만큼은 작은 집에서 소박하게 사는 것이 그 어떤 방법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게 합니다.

  • 건축 현장을 돌며 폐자재를 주워 그것들을 건축자재로 적극 활용, 버려진 청바지를 잘게 찢어 내벽과 외벽 사이의 단열재로 이용.

  • '더 크게, 더 많이, 더 빠르게'라는 의미에서 인류의 성장은 조만간 정체될지도 모른다. 자연의 순환 원리와 태양광이라는 외부 요소로부터 공급되는 '느린 에너지'를 통해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전망 속에서, 작고 단순하며 소박한 생활이 더 좋다느 생각은 갈수록 많은 사람에게 공통의 가치체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그냥 살아가기만 하는 건 싫다, 생활을 위한 생활로 끝내고 싶지는 않다,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 나는 바로 이 점이 스몰하우스 운동이 퍼져 나가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본다. 평온한 생활을 하고 싶은 욕구, 자유롭게 살고 싶은 욕구,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바람, 이 모두가 일차적으론 자기 자신의 문제다. 자기 마음을 향해 묻고 옳다고 생각하는 답을 찾아 그대로 사는 것, 이것을 자기중심적이라 부른다면 그럴지도 모른다고 답할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 환경문제가 이렇게까지 심각해진 이유를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미덕으로 간주해온 선진국들의 경제지상주의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 개인정신주의와 생태환경의 조화. ... 개인정신주의는 개인의 마음속이 평온하고 자유로운 것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너무 적지도 않고 너무 많지도 않게 균형이 잡힌 부(富)라는 것은, 그 상태를 위한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개인의 내적 균형이 지구 전체의 균형으로 이어져야 한다.

 

 

"자유를 얻는데 돈이 들진 않는다." - Lamar Alexander

  • 규모가 작다는 점은 일반인이 손을 대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다. 규모가 커질수록 혹은 대량으로 생산할수록 분업 체제의 효율이 높아진다. 자본을 집약하고 대대적인 설비를 갖추어 역할을 분담하여 사람들을 동원해 체계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대규모 공업이다. 전문 건설업자의 주택이 그 전형이다. 자체적으로 설비를 갖춘 공장에서 똑같은 형태의 재료들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전국 각지의 현장으로 반입하여 조립한다. 이런 방식은 부자를 더욱 부자가 되게 하고, 공정의 각 부문을 맡는 단순 작업은 노동자를 더욱 지루하게 만든다. 결국 그곳에 웅크리고 있는 것은 실업, 과로, 노동조건 악화, 저소득, 빈부격차의 확대 등 현대 사회의 문제점들이다.

  • 미디어에 의한 세뇌를 거부하고, '큰 집에 살아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에 노출된 환경을 끊어야 합니다.

  • 수요와 공급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자신의 목을 스스로 조르는 이러한 경제는 차라리 '쳇바퀴'라고 표현하는 편이 어울린다. 풍요로워졌다, GDP가 늘었다, 돈이 늘었다고 하면 듣기야 좋겠지만 실제로 증폭하는 건 욕망과 시기심 그리고 지루하고 가혹한 장시간의 노동뿐이다. 쳇바퀴 경제는 일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 욕망이나 시기심에 떠밀린 노동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도 없다. 이러한 모든 것을 '경제효과'니 '소비 향상'이니 하며 좋은 것으로 취급하는 형태가 바로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사람을 '활기차게' 만드는 것은 마구잡이 소비를 향상시키는 일이 아닐 것이다. 소비예찬론이 무조건 이야기의 결말이 되는 시대는 끝났다. 앞으로는 무엇에 의해 무엇을 목적으로 경제가 돌고 있는지가 중요해지는 시대다.

 

 

"누구라도 손에 넣을 수 있는 로컬 유토피아" - David Bell

  • 빚을 내서 물건을 하는 행위는 미래의 시간까지 구속하는 일이므로 아무리 호화스러운 것을 산다 해도 그걸 자유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한편 적은 돈으로 생활해나갈 궁리를 함으로써 자유를 획득하는 방식은 좀 더 현실성이 있다. 이런 경우는 과소비를 부추기는 요즘의 풍조에 쓸데없이 말려들지 않고 거리를 둔다는 의미에서 '경제로부터의 자유'라고도 부를 수 있다. 이 '경제로부터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돈 같은 건 많이 필요치 않다. 정작 필요한 건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생활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과 기존 경제에 현혹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 그리고 그 이상의 짐이 되는 일을 자신의 생활 영역에 얼씬도 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정신력뿐이다.

  • 자본주의 사회를 적절히 이용하여 이미 확립된 풍요로부터 어느 정도 혜택을 받으면서 한편으로 자신의 소비를 억제하고 가능한 한 자유롭게 사는 편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다. 스몰하우스에 사는 사람 대부분은 많든 적든 이처럼 어깨에 힘을 뺀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연간 수입 1백만엔 이하로 알아서 살아가겠다는 사람의 선택을 금지하는 국가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니 자본주의가 발달한 나라에서도 국소적이고 개인적인 유토피아를 만들어갈 수는 있다. 결국 각 개인의 '로컬 유토피아(여기서 '로컬'은 '자기 주변'이라는 의미일 뿐 '지역적인'이라는 뜻은 아니다)'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과도하게 일을 하지 않아도 평화롭고 건강한 생활이 가능한, 그리고 어느 정도의 자유가 확보되어 있는 상태를 유토피아라고 말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리고 그런 상태가 옛사람들이 남겨준 지혜의 축적을 통해 현대 사회의 모든 곳까지 적용된다면 더욱 훌륭한 유토피아가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지속성이라는 개념에 대한 생각도 다른 스몰하우스 주민들과 비슷하다. 경제적 자유(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빚이 없고 매월 나가는 고정비가 적다는 의미에서)와 시간적 자유(오프그리드에서 생활하기 위해 다소의 관리는 필요하지만 내킬 때 하면 된다는 점에서)를 바탕으로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다가 어느 날 문득 돌아봤을 때 자신만이 아니라 지구환경에도 유익한 집과 생활이 완성되어 있는 삶을 추구한다. ... 벨은 공구점에서 간단히 살 수 있는 자재 범위 안에서 몇천만엔씩 들이지 않고도 하이테크 주택에 필적하는 순환형 생활을 완성해가고 있다. 자연광을 끌어들이고 환기구를 설치하여 수동적으로 공기 순환을 촉진한다. 빗물을 모으고 전기를 만들고 배수는 텃밭으로 돌려보낸다.

  • 청경우독의 삶. '책은 자신의 내부에 얼어 있던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 - 카프카

  • 잘 다니던 직업을 그만두고 임대 아파트를 뛰쳐나와 스몰하우스를 짓고 산 결과, 벨은 무엇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그렇게까지 해서 경제적 자유와 시간적 자유를 찾으려는 이유가 뭘가. 그는 그것이 물건과 정보가 지배하는 사회가 되기 이전이 것, 즉 사람의 마음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파괴되어 가는 지구환경과 더불어 '쳇바퀴 경제'가 희생해온 하나의 측면이 아닐까 하면서 말이다. 주어진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면 될지, 전달된 물건에 무엇을 추가해서 어디로 갖고 가면 될지, 던져진 말에 어떻게 대답하면 될지 등의 규칙을 익히기 이전이 사람 마음, 기계화되기 이전의 사람 마음, 봐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멋대로 선별하기 이전이, 사람 마음, 바로 그런 마음에 그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 비행선의 곤돌라 안이나 지붕이 딸린 배 위, 호숫가 오두막 같은 공간에서 자기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물건만을 가지고 들어가 자신의 우주를 만들어 살고 싶다고(적어도 어린 시절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는가. 그런 상상 속에서는 작은 공간이나 얼마 안되는 물건들과 더불어 활짝 열린 자신의 의식을 인식하면서 내가 이 세상의 주역이 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나라는 인간이 틀림없이 하나의 온전한 존재이고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존재이며 계속 변화하면서 나아가는 존재라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실을 결코 의심하지 않는 평온함으로 내 안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마주친 모든 것에 대해, 나와 마주쳤다는 단지 그 이유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확신할 수 있는 기쁨으로 내 마음은 꽉 채워질 것이다.

  • 그런데 현실 사회는 어떤가. 물건과 정보의 유통이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에 장악되어 우리의 삶조차 조종되고 바꿔치기되며 그런 것들 없이는 만족할 수 없을 정도로, 다시 말해 '경제 속에서의 자유'에 의해서만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지배당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그러한 지배에 피동적으로 참가하지 않으면 월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쳇바퀴 경제'의 실상이다. 시간이 없다거나 돈이 없다는 건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쳇바퀴 경제의 진짜 죄목은 그것이 '사람의 마음'을 교묘하게 지배하여 돈벌이나 소비에 관한 절대적인 예찬의 윤리를 만들어내는다는 점이다. 시기심에 불타 소비 행동으로 치닫거나,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톱니바퀴가 되거나, 그렇게 하여 손에 넣은 큰 차를 타고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것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 이런 것이 이 사회의 진짜 문제가 아닐까. 아직은 그러한 경제지상주의의 대행진에서 자기 자신을 이탈 시키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탈을 위한 구체적은 구조가 확립되어 있지 않으며 '주류'라는 막연한 안도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 주류의 축이 되어 있는 것이 흔히 말하는 '내 집'이라면, 이탈을 위한 구체적인 수단 중 하나는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그것이 스몰하우스다.

 

 

"나를 설레게 하는 집" - Diana Lorence

  • 그녀는 미디어라는 소통의 도구가 산탄총처럼 쏟아내는, 거의 아무 가치도 없는 정보를 끌어안고 뭘 하는지도 모른 채 정신없이 내몰리는 일들과는 거의 인연이 없이 지낸다.

  • 가장 사치스러운 생활은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과 함께 지내는 것입니다.

  • 소박한 삶과 고도의 사색.

  • '나는 어릴 때부터 내적인 의식세계와 외적인 현실세계의 틈에서 줄곧 침묵하며 지내왔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외적인 세계의 의미를 공유하지도 못했지만, 동시에 나 자신에 대한 이해를 만들어나갈 힘도 갖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당혹감은 어쩌면 이런 것이었으리라. 우리는 세상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감정과 신체감각, 과학적 지식, 경제의 흐름, 정치적 이데올로기, 가치관, 신앙 등을 통해 다양한 의미들을 외부 세계에서 나름대로 받아들이거나 이해하고 각자의 내면에 그 세계의 모습과 문맥을 그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내적 세계와 외적 세계를 연결해주는 '의미'를 공유해야 비로소 타인과 관계를 맺고 소통할 수 있다.

  • 다이애나는 '생활을 단순하게 하기 위한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내게 있어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의도적으로 지워나가고 필요한 것만을 남기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이성이 이루어내는 업이지요.(의도적인 것). 또 하나는 내가 정말 좋하는 것으로 생활을 채우고 그 외의 것들이 저절로 떨어져 나가기를 기다리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사랑이 이루어낸 업입니다. (자연적인 것).

  • 야나기 무네요시, '자연적인 것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사람의 의도가 끼어든 것은 그게 무엇이든 아름다워지지 않는다'. 공예가는 몇 년 동안 '의도'를 불어넣어 더 좋은 공예품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숙련의 경지에 도달하는 건 그 의도가 모두 사라지고 난 뒤 그 손에서 자연스럽게 작품이 만들어질 때다. 비로소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에 영혼이 깃들고, '살아 있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 무네요시는 그것을 '도(道)'라고 부른다.

  • 우리는 대체 왜 그렇게 생활을 단순하게 하고 싶어 하는 걸까. 무엇보다 단순하지 않은 생활은 피곤하고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일가. 생활이 단순해지기만 하면 모든 것이 오케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머릿속에 돈에 대한 생각밖에 없어서 모든 것을 경제적 관점에서만 판단하고 무엇이 돈벌이로 이어질까만을 생각하며 사는 생활, 이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단순함'이다. 이런 삶을 사는 사람은 돈벌이로 이어지지 않는 물건이나 인간관계는 처음부터 배제하고 생활의 모든 측면을 '돈을 번다'는 목적 아래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하지만 이런 생활은 뭔가 이상하다. 우리 인간은 많든 적든 그저 '살아가는' 일을 넘어 진실을, 다시 말해 세계, 자연, 사회, 인간 등의 객관적이고 올바른 모습이 무엇인지에 관해 생각하는 존재다. 이 말을 좀 더 수사적으로 표현하자면, 우리에게는 '세계를 단순하게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여전히 많고, 나와는 전혀 다른 것을 믿는 사람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다시 말해, 한 인간에게 있어 세상 자체는 아직 단순하지 않다.

  • 자본주의적인 가치관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게 더 단순한 삶인지 모르지만, 인류의 그토록 긴 역사 속의 극히 부분적인 이데올로기 안에서 미련하게 춤추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는 속삭임이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것 같다. 사후 세계가 있다고 믿고 사는 게 더 단순할지 모르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건 가짜의 삶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것이다. 그리스도교 말고도 이슬람교가 있다는 걸 알아버린 그리스도교도는, 더 이상 그리스도교만을 무조건 유일하게 믿으며 인생의 지침을 거기서만 찾아내기 힘들지도 모른다. 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범주의 지식을 넘어서 내가 보는 세상, 다시 말해 자신의 시야와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를 준별해나가는 과정은 사람의 성장 과정과 병행한다. 우리는 어느 순간 문득, 자신이 태어나 자란 집이 이 세상의 유일한 집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다른 사람은 다른 집에서 마치 그곳이 우주의 중심인 양 자란다. 그리고 내가 그들의 집을 그렇게 보듯이 그들은 나의 집을 지극히 익명적인 다수의 집 가운데 하나로 본다. 그렇게 깨달은 것은 이윽고 자신이 나고 자란 도시로, 나라로, 지구로 넓어지면서 동시에 자신을 중심으로 한 주관적 삶에 대한 믿음은 약해진다.

  • 생활을 단순하게 하는 하나의 목적은, 단순히 '생활한다'는 것에서 조금 거리를 두고 세계의 객관적인 모습과 그 세계 안에서 지금이라는 시대와 나라는 존재의 위치를 다시금 바라보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바라는 '단순한 생활'은 이 세계를 단순하다고 믿어버리고서 거만한 얼굴로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단순하지 않은 복잡한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고서 세계를 가능한 한 단순하게 만들고자 노력하는 삶이 아닐까. ... 숲 속에서 유유자적 살아가는 다이애나지만, 그녀의 생활신조는 '어렵게 생각하기를 멈추고 무조건 편안하게 살자'는 이완적인 인생철학과는 다르다. 그녀의 집에는 시간이 정지하고 있다고 한다. 정신을 연마하고 시간으로부터 초월한 곳에서 보편적인 것을 찾는 그러한 장소가 바로 그녀의 스몰하우스인 것이다. 물론 '대화'라는 것도 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사람에겐 그것이 예술일 수 있고, 어떤 사람은 과학이나 책에서 그것을 찾을지도 모르며, 좀 더 소박하게 자연과 친수해지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방법이 어떻든간에, 그녀처럼 자신의 상태와 지식을 돌이켜본 뒤 더욱 넓은 시야로 그것을 바라보기 위한 조용한 시간을 가지는 것은 충분히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27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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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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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행복을 위한 삶의 지혜! 

 

 

[본문발췌]

 

 

오늘은 좋은 날이다. 매일 매일을 위한 생각 모음집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무작위로 생각들을 모아놓지 않고 논리적 체계를 갖추었다. 인생의 손님들인 사랑, 행복, 영혼, 신, 믿음, 삶, 죽음, 말, 행동, 진리, 거짓, 노동, 고통, 학문, 분노, 오만 등의 주제들이 반복되도록 했고, 하루의 생각이 앞선 생각과 관련해 의미를 가지도록 했다. 이렇게 하여 하루하루가 서로 연결된다. 또한 우리 행동의 지침이 되는 총체적인 철학으로 완결성을 가지도록 했다. ... - 1908-1910, 톨스토이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현재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걸을 수 있는데도 걷지 않는다면 다리가 약해진다. 부와 사치에만 익숙해지면 소박한 삶을 잊게 되고 내면적인 즐거움과 평화, 자유를 잃어버리고 만다. 우리는 육체를 보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자들은 한결같이 필요한 것이 적을수록 좋다고 말한다. (가진 것이 적은 사람)

 

 

언제 어떻게 말하는지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떻게 침묵해야 하는가다. 잘못 말한 것을 후회하는 일은 많다. 하지만 침묵한 것을 후회하는 경우는 없다. 더 많이 말하고 싶어 할수록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버릴 위험은 커진다. ... 잘못된 생각을 드러내는 두 가지 행동이 있다. 말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 그리고 침묵해야 할 때 말하는 것이다.

 

 

일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성공의 대가이다. 생각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능력의 근원이다. 운동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끊임없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독서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지혜의 원천이다. 친절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꿈을 꾸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대망을 품는 일이다.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구원받은 자의 특권이다. 주위를 살펴보는데 시간을 내라. 이기적으로 살기에는 하루가 너무 짧다. 웃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영혼의 음악이다. 기도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인생의 영원한 투자이다.

 

 

우리 모두 언젠가 죽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삶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리라. 30분 후에 죽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 ... 생각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를 가장 자유롭게 하는 것은 죽음이다. 죽어가는 사람의 행동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러니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현명하고자 한다면 현명하게 질문하는 방법, 주의 깊게 듣는 태도, 그리고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때 침묵하는 방법을 알아야만 한다.

 

 

작은 선행이 우리의 모습을 결정한다. 따라서 진정으로 사소한 일이란 없다. 인생은 작고 사소한, 눈에 뜨이지조차 않는 일들로 이루어진다. 좋은 말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하도록 노력하라. 그러면 사랑이라는 커다란 나무가 자라날 것이다. 확신하지 못한다면 말하거나 행동하지 말라. 이는 아주 중요한 원칙이다. 무언가 성취하려면 노력해야 한다. 가장 힘들고도 중요한 노력은 떠들어대지 않는 것이다. 귀 기울여 들으라. 그리고 아주 조금만 말하라.

 

 

물이 산꼭대기에 머물지 않듯 겸손은 오만과 함께 머물지 못한다. 물과 겸손은 모두 낮은 곳을 향한다. 다른 사람에게서 자기 자신의 어리석음을 보는 것만큼 스스로를 개선시켜주는 일은 없다. 겸손을 배우려면 혼자 있는 시간에 자신의 오만한 생각과 싸워야 한다.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 많을수록 더 큰 속박을 당하게 된다. 크게 바랄수록 자유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얼마나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일하는가를 기준으로 사람을 존경해야 한다. 게으르고 부유한 이들이 존경받는 반면, 농부나 기술자처럼 노동하는 이들은 존경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식사를 준비하고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일상적 노동을 무시하고서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노동, 특히 흙을 다루는 노동은 몸과 영혼 모두에 유익하다. 마음에 안식을 줄 뿐만 아니라 자연에 가깝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손을 써서 일하지 않는 사람은 이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일하지 않으면서 호화롭게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다른 사람이 노동한 대가를 빼앗는 것이다. 부자들은 이런 노동을 무시하지만 순수한 사람에게는 이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노동이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비는 사랑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노동은 영혼의 양식이 된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부나 화려함같이 없어도 될 것을 찾지 말고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하라. 육체의 욕구를 들어주면 줄수록 영혼의 힘은 약해진다. 현자와 성인들이 일생을 금욕적으로 살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때로는 침묵이 가장 현명한 대답이다. 손보다 혀가 더 많이 휴식하게끔 하라. 침묵은 무지하고 무례한 이에 대한 최고의 대답이다.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해 후회스러운 일이 백 가지 중 하나라면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해버려 후회스러운 일은 백 가지 중 아흔아홉이다.

 

 

인간의 운명은 그 생각의 흐름을 따른다. 인간은 생각으로 자기 삶을 내다보고 또 만들어가는 존재이다. 생각은 우리를 지옥으로도 천국으로도 보낼 수 있다. 이는 천국이나 지옥이 아닌, 현재이 삶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진리를 추구할 때 비로소 삶이 시작된다. 진리 추구를 중단할 때 삶은 끝난다. 우리의 삶과 생각은 서로 같다. 삶은 마음에서 시작되어 생각으로 형태 지워진다. 좋은 생각으로 말하고 행동한다면 기쁨은 그림자처럼 그 뒤를 따라다닌다.

 

 

우리는 영원한 삶과 현재를 동시에 살아야 한다. 일할 때는 영원히 살 것처럼 하고 남을 대할 때에는 오늘밤에 죽을 것처럼 하라. 인생의 모든 것은 단순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 죽음을 제외한 모든 것이 그렇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삶을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로, 죽음을 단순하고 분명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영적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커다란 배에 올라탄 승객과 같다. 선장은 승객 중 누가 언제 배를 떠나게 될 것인지가 기록된 비밀 명단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 동안 인생의 법을 지키며 평화와 사랑, 모든 친구들과의 화합 속에서 흘러가도록 하라.

 

 

지혜로운 사람일수록 단순한 언어로 자기 생각을 표현한다.

 

 

전투에서 수천 명을 상대로 수천 번 승리한 것과 자기 자신을 상대로 한 번 승리한 것을 비교하면 후자가 훨씬 더 가치 있다. 살면 살수록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지혜를 알게 된다. 인간의 진정한 힘은 난폭함이 아니라 고요함에 있다. 서두를수록 할 수 있는 일은 적어진다.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 우리가 원하는 행복은 이미 모두 주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진정한 행복의 원천은 우리들 가슴에 있다. 다른 곳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어리석다. 이는 마치 늘 품고 다니는 어린 양을 두리번거리며 찾는 격이다. 첫째가는 지혜는 자신을 아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둘째가는 미덕은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는 것인데 이것 또한 어렵다. 자신만을 사랑한다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없다. 남들을 위해 살라. 그러면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불행한 이여, 어디서 방황하는가? 더 나은 삶을 찾아 헤매는가? 당신은 도망치고 있다. 행복은 정작 당신 안에 있는데 말이다. 자기 안에 없는 행복은 다른 어디에도 없다. 행복은 타인을 사랑하는 능력이다. 기뻐하라! 즐거워하라! 삶의 목표는 기쁨이다. 하늘, 태양, 별, 풀, 나무, 동물,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기쁨을 느껴야 한다. 어린아이처럼 늘 즐거워하도록 하라.

 

 

복잡한 이유를 들어 정당화하는 행동은 나쁜 행동이다. 양심의 결정은 언제나 단순하고 분명하기 때문이다. 배고픈 이를 먹이고 헐벗은 이를 입히고 병든 이를 찾아가 위로하는 것은 모두 선행이다. 우리가 자신의 편견과 잘못, 인생에 대한 비뚤어진 시선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선행이 그것이다.

 

 

자기 자신만 좋아하는 사람은 결국 오만하게 된다. 오만은 자신만을 위한 사랑이다. 모든 인간의 평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진정한 사랑은 없다. 우리는 자주 다른 사람을 심판한다. 누구는 착하고 누구는 악하며 누구는 멍청하고 누구는 똑똑하다는 식으로. 사람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존재여서 매일 그 모습이 다르다. 멍청한 이가 똑똑해지고 악한 이가 선해지는 것이다. 우리의 심판은 과거를 바탕으로 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의 그 사람은 이미 달라져 있게 마련이다. 오만한 이는 제아무리 많은 미덕을 가졌어도 사랑받지 못한다. 큰 바다에 있는 물과 산속 계곡에 있는 물을 보고 배우라. 얕은 계곡물은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만 깊은 바닷물은 고요하고 움직임도 거의 없다. 타인이 자기보다 열등하다고 혹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많다. 그럴 때에는 모두에게 같은 영혼이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시간이 흘러간다고들 말하지만 움직이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우리다. 인생은 너무 짧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충분한 즐거움을 안겨주지도 못할 만큼 짧다. 그러니 어서 서둘러 친절한 행동을 하라. ... 인생은 공간이나 시간으로 측정할 수 없다. 그것은 공간과 시간 바깥에, 영혼 속에 존재한다.

 

 

삶이 곧 끝나버린다고 생각하며 살라. 그러면 남은 시간이 선물로 느껴질 것이다. 현재의 삶은 최고의 축복이다. 우리는 다른 때, 다른 곳에서 더 큰 축복을 얻게 되리라 기대하며 현재의 기쁨을 무시하고는 한다. 지금 이 순간보다 더 좋은 때는 없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복을 바란다. 하지만 복은 이미 주어졌다. 타인을 사랑한다면 쉽게 복을 얻을 수 있다. 행복해지려면 한 가지만 하면 된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 그러면 끝없는 축복과 행복을 얻을 것이다.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사랑 속에서 살게 되면 고통과 고난의 삶이 순식간에 행복과 축복의 삶으로 바뀌게 된다. 축복은 사랑으로 가득 찬 심장 안에 있다.

 

 

해서 안 되는 일들은 하지 말라. 그러다보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욕망에 자신을 맡기고 즐거움을 추구하기 시작하면 욕망이 점점 커져 결국에는 우리 자신을 옭아매고 만다. ... "모두가 더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필요 없는 일은 하지 말라. 지금 우리가 하는 일들의 대부분 그렇다.

 

 

우리는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는 현재라는 아주 짧은 순간만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순간이야말로 인생 전체를 집약해 준다. 현재에 행하는 일만 생각하라. 과거의 일은 생각하면 후회스러워진다. 미래의 일을 생각하는 것은 공상일 뿐이다. 현재에 집중하라. 그것이 진정한 삶이다. 사랑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과거나 미래에 사랑할 수는 없다. 오직 현재, 지금 이 순간에만 사랑할 수 있다. 사랑은 성스러움의 발현이다. 성스러움에는 시간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랑은 오직 지금 이 순간에만 발현되는 것이다.

 

 

악으로 악을 물리칠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 우리는 타인의 죄는 그 얼굴에 묻은 검댕처럼 잘 찾지만 자기 자신은 양심의 거울에 비추어 보지 않는다. 이 거울을 좀 더 자주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러면 타인의 죄를 비난하는 일이 줄어들고 더 순수한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한 대 얻어맞아도 되 때리지 않을 때, 누군가로부터 험한 소리를 들어도 대응하지 않을 때 선을 향해 진보할 수 있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모두 쉽게 얻을 수 있다. 필요치 않은 것들은 힘들게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다. 사람이 사는 데 꼭 필요한 음식물, 빵, 과일, 야채, 물은 쉽게 구할 수 있고 값도 싸다. 간단한 식사를 하는 가난한 자가 위장을 혹사하는 부자를 부러워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가난한 자의 건강이 허약한 부자의 부러움을 받아야 마땅하다.

 

 

진정으로 자유롭고 싶다면 욕망을 꺾어라.

 

 

대가를 바라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사랑의 핵심은 주위 모두에게 무조건 축복을 베푸는 데 있다. 인간은 생각이 아닌, 사랑을 통해서만 살아간다. 복을 바라는가? 모두의 복을 바란다면 자신의 복도 얻게 된다. 세상에는 많은 선행이 있지만 진정한 선행은 타인을 사랑하는 것, 그 하나뿐이다. 이유를 가진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조건 없는 무한한 사랑만이 영원하다. 이런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기는 커녕 점점 커진다.

 

 

조금 가졌다고 가난한 것은 아니다. 가진 것보다 더 많이 원하는 이가 가난한 자이다.

 

 

우리 몸의 심장이 있는 게 보이지 않는다고 심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영혼도 마찬가지다. 우리 안에 있는 영혼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영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진정으로 스스로를 알지 못한다. 우리가 자신이라 여기는 존재는 사실 진정한 자신이 아니다. 인간은 육체가 아닌, 영혼으로 살기 때문이다. 육체가 아닌 영혼을 위해 살 때에 비로소 진정한 삶이 시작된다. 삶은 위험에 가득 차 있으므로 인간은 언제든 죽을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삶이 자유로워지고 타인을 사랑하면서 영혼을 살찌우는 데 힘을 쏟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영혼을 위해 육체를 희생해야 한다. 삶에서 가장 기쁘고 진실한 일이 영혼을 살찌우는 것이다.

 

 

그 입장이 되어보기 전까지는 이웃을 비난하지 말라.

 

  

다른 사람의 삶을 통제하고 행동을 지시하는 일이 쉬운 까닭은 무엇인가? 혹시 잘못된 결정을 내렸더라도 자신이 고통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타인에게 떠드는 이에게는 정작 자기 삶을 살 시간이 없다. 타인에게 자기가 시키는 대로 살라고 강요하는 사람들은 이를 위해 동원된 폭력을 정당화한다. 사람들은 관계의 겉모습, 의례, 행동 방법에 정신이 팔리곤 한다.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 진정한 삶은 사람들과 맺은 관계, 그 자체에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판단한다. 누구는 마음이 착하고 누구는 멍청함 누구는 사악하고 누구는 총명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람이란 흐르는 강물 같아 하루하루가 다르고 새롭다. 어리석었던 사람이 현명하게 되기도 하고 악했던 사람이 진실로 착하게 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 그 사람을 책망하는 순간 그 사람은 다르게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매일 매일의 현명한 생각

  •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사람은 없다.

  • 나 자신의 삶은 물론 다른 사람의 삶을 삶답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다.

  • 부란 분뇨와 같아서 그것이 축적되면 악취를 내고, 뿌려지게 되면 땅을 비옥하게 한다.

  • 참으로 실패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은 그림자에 불과하다.

  • 사람은 사랑함으로써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만을 사랑하는 그 순간부터 죽음이 시작되며 다른 사람과 신을 사랑하는 순간부터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 혼자 생활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생활을 하거나 단 한 가지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곧 인생을 가치 있게 살고자 원한다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돈이 없는 것은 슬픈 일이다. 하지만 남아 도는 것은 그 두 배나 슬픈 일이다.

  •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하라. 그러나 마음이 정리되지 않으면 기도하지 말라. 왜냐하면 기도는 단순히 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독약은 냄새부터 좋지 않은 데 반해, 정신적인 독약은 안타까우리만큼 매혹적으로 보인다.

  • 착하고 올바르게 사는데 따른 보상이 무엇인가? 그렇게 사는 가운데 기쁨을 누리는 것이 그 보상이다. 그것 이외에 다른 것을 바란다면 기쁜 마음이 없어지는 법이다.

  • 얼나마 여러 번 용서해야 하느냐고 묻는 것은 알코올 중독 환자가 몇 번 술을 거절하면 되냐고 묻는 것과 다름없다. 술 마시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몇 번이든 상관없이 거절해야 한다. 용서에도 그런 일관된 태도가 필요하다.

  • 다른 사람을 헐뜯지도, 칭찬하지도 말라. 헐뜯다 보면 좋은 점을 보지 못한다. 또 칭찬만 하다 보면 기대가 너무 높아진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라.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존중해줄 것이다.

  • 분노는 한때의 광기이다. 그러므로 이 감정을 억제하지 않으면 당신은 분노에 사로잡힐 것이다.

  • 사람의 인품은 그 사람의 장점을 통해서 판단해서는 안 되며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장점을 어떻게 운용하고 있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 다른 사람들과 무리지어 있을 때는 홀로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홀로 생각에 잠겨 있을 때는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하늘과 땅은 영원하다. 그것들은 자신만을 위해서 존재하지 않기에 영원한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진실로 거룩한 사람은 자신만을 위해서 살지 않는다.

  • 원하건 원치 않건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연관을 맺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생업 활동을 하면서, 그리고 지식과 예술 작품을 나누면서 연결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도덕적 의무로 연결되어 있다.

  • 두 사람이 격렬하게 논쟁하는 경우, 그 논쟁의 책임은 한 사람에게만 있지 않고 양자에게 있다. 따라서 적어도 한 사람이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말하면 논쟁은 곧바로 그치게 된다.

  • 최상의 행복은 일 년을 마무리할 때에 연초 때의 자신보다 더 나아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 돈 속에, 돈 자체 속에, 그리고 돈을 취득하고 소유한다는 그 속에 무엇인가 비도덕적인 점이 있다.

  • 독불장군이 되면 될수록 그만큼 자신의 위치가 흔들리는 법이며, 자신을 낮게 하면 할수록 위치는 견고하게 되는 법이다.

  • 세상에는 배울 것이 수없이 많다. 하지만 인생의 의미와 사회에 유익이 없으면 모든 학문과 예술은 쓸모없게 될 뿐만 아니라 인생에 해만 끼치는 오락거리로 전락하게 된다.

  • 다른 사람을 책망하는 것은 무조건 잘못된 것이다. 다른 사람의 영혼에 무슨 일이 있어났는가 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누구에게나 신의 속성이 들어 있으며 어느 누구든 신의 속성을 파괴시킬 수 없다. 다시 말해 살인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 삶을 깊이 이해하면 할수록 죽음으로 인한 슬픔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 유익하든지 아니면 해가 되든지 예술처럼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것을 빋게 하는데 강력한 수단은 없다. 따라서 예술을 어떻게 사용할까 신중하게 생각해야만 한다.

  • 성적 욕망처럼 강한 욕망은 없다. 이것은 결코 만족되는 법이 없다. 만족하면 할수록 더욱 욕망이 커지기 때문이다.

  • 남을 정면으로 비난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를 망신시키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난하는 것은 불성실하다. 덕을 기만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 이제껏 나에게 최대의 손실을 준 것은 공연한 참견이다.

  • 사랑! 그것은 신의 본질의 발현이다. 사랑에는 시간이 없다. 사랑은 오직 현재, 바로 지금, 시시각각으로 나타나고 있을 따름이다.

  • 육체가 아무리 가까이 있더라도 육체란 결국 남의 것이고, 영혼만이 자기의 것이다.

  • 육체에 꼭 맞는 옷을 입기보다는 양심에 꼭 맞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

  • 행복은 인간을 이기주의자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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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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