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정의'로워야 하고, 인간은 자유로워야 한다.

 

 

[본문 발췌]

 

모든 피압제자는 언제나 옳으며 모든 압제자는 언제나 그르다. 나는 내 자신이 단순히 제국주의에서 벗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인간의 모든 형태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느꼈다.

 

 

사회주의란 곧 정의와 상식적인 양식良識 이다. 사회주의가 성장하는 것을 막는 것은 스스로 사회주의자라고 칭하며 다른 생각을 가진 자들을 사회주의자가 아니라고 비난하는 소위 선봉에 선 자들이다. 책과 이론에 기준을 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억압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이 사회주의자이다.

 

 

우리가 인간의 자질로 찬미하는 것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 재앙이나 고통이나 어려움에 맞서는 과정에서만 발휘될 수 있다. 그런데 기계적 진보의 경향은 재앙이나 고통이나 어려움을 제거하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목표로 삼고 단결할 수 있는 이상은 사회주의의 바탕이 되는 이상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정의와 자유다. 허나 이런 이상은 거의 완전히 잊어버려 '바탕'이란 말을 쓸 수도 없는 지경이다. 이 이상은 이론 일변도의 독선과 파벌 다툼과 설익은 '진보주의'에 층층이 묻혀버렸다. 똥더미 속에 감춰져버린 다이아몬드가 되어버린 셈이다. 사회주의자가 할 일은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정의와 자유 말이다! 이 두 마디야말로 온 세계에 울려퍼져야 하는 나팔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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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창 다이빙 두 번째날은 HTMS Chang Wreck과 꼬창 주변의 Local Point를 간다.

 

가족들이 파타야로 돌아가고 혼자 Bang Bao Pier 부근에 게스트하우스를 2박 예약한 상태라, 아침 Pick-up 때 배낭에 꾸린 짐을 같이 들고 다이빙샵으로 갔다.

 

오늘은 어제와 같은 배에 단촐하게 다이버 3명, 다른 2명은 OW diver라 AOW 라이선스 이상 라이선스를 요구하는 Chang Wreck 은 같이 못간다.

Sing이 가이드겸 버디로 단 둘이 이번 다이빙 투어의 하이라이트인 HTMS에 입수. 입수 지점에 조류가 있어 줄잡고 15미터가량 내려가니 난파선과 거기에 터잡고 사는 물고기떼. 좁은 갑판 안에 빅 그루퍼 두마리, 커다란 batfish 떼, 배 바닥에는 성게가 가득해 바닥에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100미터가량 되는 군함 난파선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경로, 수많은 다이버가 내뿜은 공기방울이 은색 빛으로 반짝이니 장관이다. 공기 소모가 많아 예정보다는 일찍 올라왔지만 마지막 지점에 코끼리 문양의 깃발을 펴주는 등 Sing이 잘 가이드해 준 덕분에 편안했다.

 

두 번째는 암초 주변 산호밭을 탐색하는 Hin Raap과 그 바로 옆의 Blueberry hill을 갔는데, 이번에는 나머지 2명의 커플 다이버도 함께 갔다.

 

암초 주변에 온갖 산호가 많은데 활짝 핀 꽃모양 산호, 사슴뿔 모양 끝이 청록색 산호, 마지막은 버섯모양과 소프트 산호 등 산호밭이다. 트래벌리와 병어같이 생긴 녀석들의 스쿨링과 짝궁 이룬 트리거피쉬, 그루퍼 커플, 바라쿠다, 파랑노랑 누디도 만나고.....

 

중간에 방수카메라가 촬영 버튼이 작동을 안해, 더이상 영상을 찍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나름 시야도 괜찮고, 최대 수심 10~15M 이하에서 움직이다 보니 다이빙 타임도 거의 60분을 넘긴다.

 

예약했던 5회의 다이빙이 끝났지만 아쉬움이 있어, 다음날 추가 다이빙을 하려고 이야기 하니 아직 다이빙 신청이 없어 스케줄 확정이 안되었단다.

 

밤부터 비바람이 불고 아침까지 이어지길래 다이빙 취소되나 했는데  다이빙 샵에 가보니 첫날 만났던 나이드신 서양분과 동양계 젊은친구 1명 이렇게 3명이서 처음 다이빙샵 갔을 때 예약 도와줬던 칠레미녀 alle의 가이드로 HTMS 와 Local point 다이빙을 갔다.

 

그러나 어젯밤부터 요란했던 바람에 바다속도 뒤집혔는지 초반 시야가 1미터도 안나와 깜깜...  모레이와 스콜피온피쉬 정도 새로보고 뱃피쉬는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다. 같이 들어간 어르신이 갑판 밑도 가시겠다고해서 따라 갔는데, 디플레이터가 잘 안먹고 공기소모도 급격히 떨어진다. 마지막에는 Alle의 공기도 빼어먹고 간신히 출수, 같은 포인트도 이렇게 시간에 따라 환경이 다르다. 출수후 파도로 배까지 오기도 너무 힘듯 HTMS 두 번째 방문.

 

나머지 두 곳은 Hin luk bath와 어제 갔던 Hin rapp을 갔는데, 두 곳 모두 암초 주변의 바닷속 다이빙인데, 마찬가지로 시야가 3m~10m 정도로 안좋다.

 

이렇게 꼬창에서의 총 8회에 걸친 다이빙 마무리....

 

어제 HTMS Chang Wreck과 그곳을 유유히 떠다니는 Batfish 떼가 인상깊었고, 다이빙 후 Bang Bao 부두 근처 로컬식당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며 마시는 맥주가 기억에 남을 꼬창 다이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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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기술, 사회가 발전했다는데 왜 삶은 힘들어만 가는가?

동물농장의 돼지와 개처럼 생산적이지 않은 신비한 일을 하는 사람들... 자신의 노동으로 생산하지 않으면서 수효는 많고, 식욕은 왕성한 기생충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건 아닐까?

 

 

[본문 발췌]

 

어떻게 된 셈인지 동물들은(물론 돼지와 개는 제외하고) 조금도 부유해지지 않고 농장만 부유해진 것 같았다. 아마 이 이유의 일부는 너무 많은 돼지와 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동들도 그들 나름대로 일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스퀼러가 지치지도 않고 설명하듯이 농장을 감독하고 조직화하는 일이 끊임없이 있었다. 가령 돼지들은 '서류철', '보고서', '회의록', '비망록' 등으로 불리는 신비한 일을 하는 데 매일 막대한 노력을 소모한다고 스퀼러는 말했다. 그런 것은 모두 글씨가 빽빽하게 쓰인 커다란 종이뭉치인데, 그것들이 글씨로 가득해지면 아궁이에 던져 태웠다. 이것은 농장의 복지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스퀼러는 말했다. 그렇더라도 돼지들이나 개들은 자신의 노동으로 식량을 생산하지는 않았다. 그들의 수효는 무척 많았으며 식욕은 항상 왕성했다.

 

 

열두 개의 목소리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는데, 그 목소리가 모두 똑같았다. 이제는 돼지 얼굴에 나타났던 변화를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바깥에 있던 동물들은 돼지에게서 사람으로, 사람에게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게서 사람으로 눈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누가 돼지이고 누가 사람인지를 분간하는 일은 이미 불가능했다.

 

 

[부록, 현대 문명을 비판한 명언들]

 

  • 정치를 직업으로 하면서 정직할 수는 없다. - 루이스 호웨

  • 권력을 얻고 유지하기 위해 영혼을 팔지 않는 정치인을 무엇이라고 하는가? 패배자. - 조지 B. 파일

  • 감상주의자들이 문명의 혜택을 너무 시끄럽게 칭찬하는 바람에 문명으로 인한 손실은 무시되곤 한다. 문명이란 본질적으로 인간을 통제하는 정치에 불과하다. 그것의 가장 완전한 상징은 군대식 행진이다. - H. L. 멩켄

  • 문명은 인간이 목적하는 바의 훌륭한 물질화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목적 없는 물질주의로 끝났다. 그것은 문명을 창조한 자들까지도 불쾌하게 하는 공허한 승리에 불과하다. - 루이스 멈포드

  • 물질적인 측면만을 발전시키고 그에 맞추어 영혼을 발전시키지 않는 문명은 마치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통제에서 벗어나는 고장 난 전동장치를 가진 배와 같아서 파국을 향할 수밖에 없다. - 슈바이처

  • 나는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다. 그러나 이 문명의 미래에 대해 낙관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 문명을 대체할 다음 문명이다. - 제임스 볼드윈

  • 문명인이란 생산이라는 심원한 강물 위에 떠다니는 번지르르한 쓰레기들에 불과하다. - 윈스턴 처칠

  •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아무도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월터 리프만

  • 일 년에 두세 번 이상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 버나드 쇼

  •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자신들의 편견을 재배열하면서 생각을 한다고 생각한다. - 윌리엄 제임스

  •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보다는 죽기를 먼저 선택할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 - 버트런드 러셀

  • 교육이 거짓과 진실을, 비속한 것과 미를,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분하는 것을 돕지 못한다면 도대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다는 말인가? - 디네쉬 드소자

  • 제국주의의 경제적 뿌리는 공공의 비용과 공공의 힘을 통해 자신들의 잉여 생산물과 잉여 자본에 대한 시장을 개발하고 장악하려는 강력하고 조직적인 산업, 금융 대기업의 욕망이다. 전쟁과 군사주의 그리고 왕성한 대외 정책은 모두 이런 목적에 불가결한 수단들이다. - J. A. 홉슨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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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창에 가기전 트립어드바이저와 In2theblue 카페를 통해 다이빙샵을 알아보니, 한국인샵은 없다.

다이버들의 리뷰가 괜찮은 두 개의 샵을 후보로 정하고, 상세한 review나 가격 등을 비교해보니 BB divers는 각 비치마다 예약할 수 있는 샵이 있고, 론리비치에 Guesthouse 숙소도 괜찮은 편이었다. 내가 이용할 수 없었지만 꼬창 근처에 꼬막이나 다른 섬에도 다이빙샵을 운영하는 나름 꼬창 근처에 여러 체인을 운영하는 반면 다이버들의 리뷰점수나 가격은 Scuba dawgs가 좀 더 좋아서 이곳을 최종 낙점하고 이메일을 통해 연락하며 예약을 했다.

 

BB divers, https://www.bbdivers-koh-chang.com/

Scuba dawgs, https://scuba-dawgs.com/

 

 

꼬창의 다이빙샵들 대부분은 이메일이나 전화, 현지에서 직접 예약을 하고 다음날 출발전에 비용을 지불하며,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머무는 서쪽의 각 비치 숙소에서 픽업을 해 Bang Bao 선착장 근처의 다이빙샵으로 모인다.

 

이곳에서 그날의 다이빙 스케줄을 확인하고 가이드를 배정받고, 장비를 챙겨 박스에 넣고 가이드를 따라 항구 끝에 다이빙 보트로 가서 포인트로 이동을 한다.

 

나는 예약할 때 할인을 받기 위해 5회 다이빙 기준 Fun dives 프로그램을 신청했고,

첫날은 Koh rang National marine park로 가서 2회 다이빙을 했다.

 

National marine park는 배로 1시간20분 가량 이동하는데, 다이버와 스노클러가 함께 탑승한다.

나 이외에 오늘의 손님은 서양인 3명 중국인 3명, 태국인 1명... 그중 나를 담당한 마스터 Sing과 함께하는 다이버는 3명으로 몰타에서 온 OW 다이버 다니엘과 연세있으신 남자분....  나랑 다니엘이 버디가 되었다.

 

배에 탑승하면, 옮겨진 장비박스를 체크하고 바로 장비를 체결해 준비하거나 도착 전에 담당 다이빙마스터 가이드가 이야기 할 때 장비를 준비하면 된다.

 

첫 번째 포인트는 koh tian, 

다니엘이 입수하면서 약간 힘들어한거 빼고 무난한 다이빙을 했다. 중간에 시야가 5m도 안되는 구간도 있었고. 큰 잿방어 같은 녀석,  쌍으로 다니는 노랑무늬 깃대돔, 슝 지나간 트리거피쉬, 마지막에 가오리와 호피 무늬 돔 등 바다생물 종류는 다양하다. 산호도 종류별로 각양각색.... 카메라가 이상이 있어 물속 영상을 제대로 못찍은 아쉬움이 있다.

 

중간에 휴식과 점심시간을 같이 갖는데, 닭고기가 들어간 그린커리와 쌀밥, 야채볶음, 달걀부침이 전부다.

발리에서는 채식주의자인지 물어보고 채식주의자 식단을 준비해 주는 경우가 있었는데, 여기는 그런거 없다.

 

식사 후에 휴식 장소가 스노클 명당인지, 개별적으로 스노클 하거나 작은 배에 옮겨태워 무인도에도 데려다 준다.

 

두 번째 포인트는 koh luan,

입수 하자마자 조류도 있고 시야가 1m도 안 나올정도였는데, 5분쯤 가니 시야가 점점 좋아졌다. 노란줄무늬 전갱이떼 스쿨링, 바라쿠다도 가끔 보인다. 중간에 강한 조류를 만나 힘이 들어 못가겠다고 신호하니  다시 왔던길로 돌아가는 Sing. 

 

 

다이빙을 마치고 항구로 돌아오니 벌써 해가 진다. 아침에 중국인들이 픽업시간도 늦게 나오고, 중간에 숙소를 옮기면서 짐을 가지고 체크인하느라 전체 일정이 늦어져서 가족들이 있는 White sand beach의 숙소로 돌아왔을 때는 어둑해진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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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의미, 어원, 용법 따위를 해설한 책. 최근에는 콤팩트디스크 따위와 같이 종이가 아닌 저장 매체에 내용을 담아서 만들기도 한다."

 

일반적인 사전의 의미는 좀더 객관적이고 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하고, 정의하는 의미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인생을 좀더 깊이있고 풍부한 감성과 느낌을 위해서는 다른 관점, 상상력을 동원해 정의된 사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본문 발췌]

 

시도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

내가 말하고 있다고 믿는 것,

내가 말하는 것,

그대가 듣고 싶어 하는 것,

그대가 듣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듣는 것,

그대가 이해하고 싶어 하는 것,

그대가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 것,

그대가 이해하는 것,

내 생각과 그대의 이해 사이에 이렇게 열 가지 가능성이 있기에

우리의 의사 소통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시도를 해야 한다.

 

 

역사를 보는 눈

지구의 역사를 일주일이라는 시간으로 환치하면, 하루는 대락 6억 6천만 년에 해당한다.

우리의 역사가 월요일 0시에 지구가 단단한 구체로 출현하면서 시작된다고 가정해 보자.

월요일과 화요일과 수요일 오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수요일 정오가 되면 생명이 박테리아의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목요일에서 일요일 오전까지 박테리아가 증식하고 새로운 생명형태로 발전한다.

일요일 오후 4시쯤에는 공룡이 나타났다가 다섯 시간 뒤에 사라진다.

더 작고 연약한 생명 형태들은 무질서한 방식으로 퍼져 나가다가 사라진다.

약간의 종만이 우연히 자연재해에서 살아남는다.

일요일 자정 3분 전에 인류가 출현하고, 자정 15초 전에 최초의 도시들이 생겨난다.

자정 40분의 1초 전, 인류는 최초의 핵폭탄을 투하하고 달에 첫발을 내디딘다.

우리는 기나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구의 역사에 비하면 우리가 <의식을 가진 새로운 동물>로 존재하기 시작한 것은 겨우 한 순간 전의 일일 뿐이다.

 

 

불안

1949년 포루투갈의 신경학자 에가스 모니스는 뇌의 전듀엽 일부를 잘라내어 정신병을 치료하는

이른바 <백질 절제술>에 관한 연구로 노벨의학상을 받았다.

그는 전두엽 앞부분의 피질을 잘라내면 공포를 느끼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뇌피질의 이 부위는 미래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가능성을 상상하게 해 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발견은 한 가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우리의 불안은 미래를 상상하는 우리의 능력에 기인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능력이 있기에 우리는 위험을 예감하게 되고, 언젠가는 죽으리라는 것을 의식하게 된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에가스 모리스가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 그것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 길이다.

 

 

토머스 홉스 - 리바이어던, 철학원리

그의 사상에 따르면, 동물은 현재 속에서 살지만 인간은 미래를 지배하여 되도록 오랫동안 삶을 영위하고 싶어 한다. 저마다 자신의 영향력을 최대한 늘리고 타인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부와 명성을 쌓고 친구와 아랫사람을 늘리는 한편으로 다른 사람들의 재산과 시간을 빼앗으려고 애쓴다. 홉스는 인간의 그러한 본성을 <호모 호미니 루푸스(인간은 인간에 대해서 늑대이다)>라는 유명한 라틴어 문장으로 요약했다.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타인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폭력이 발생하고 전쟁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인간이 타인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는 길은 무엇일까? 홉스에 따르면 협력을 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따라서 인간들 간의 계약에 바탕을 둔 강력한 권력이 필요하다. 이 권력이 동물 같은 인간에게 강제력을 행사하여 타인을 파괴하는 천성에 휩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숭이 덫 - 손에 움켜쥔 덧없는 욕심

미얀마의 원주민들은 원숭이를 잡기 위해 아주 단순한 덫을 개발했다.

이 덫은 목이 좁고 배가 불룩한 투명용기로 사슬에 연결하여 나무 밑둥에 묶어 놓는다고 한다.

그들은 용기안에 크기가 오렌지만하고 원숭이가 손으로 으스러뜨릴 수 없을 만큼 단단한 과자를 넣어 둔다.

과자를 본 원숭이는 그것을 잡으려고 용기안에 손을 집어 넣는데, 과자를 움켜쥔 채로는 용기의 좁다란 목으로 손을 뺄 수 가 없다. 원숭이는 제 손아귀에 들어 온 과자를 포기하려고 하지 않아서, 결국은 사람들에게 잡힌다고 한다.

 

 

《운두 높은 모자》
여기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다.
<어떤 남자가 병원에 갔다. 그는 운두가 높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 앉아 모자를 벗었다. 의사는 머리털이 빠진 환자의 머리통에 개구리 한마리가 올라앉아 있는 것을 모았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개구리는 살갗에 완전히 달라붙어 있는 것 같았다. 의사가 놀라서 물었다.
"이게 붙어 있은 지 오래됐습니까?"
그러자 남자가 아닌 개구리가 대답했다.
"참 희한한 일이지요, 선생님? 이게 처음엔 내 발 밑에 난 작은 종기일 뿐이었는데, 이렇게 커졌으니 말입니다."
이 농담은 관점의 차이가 어떠한 것인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우리는 이따금 어떤 사건을 분석함에 있어 자명해 보이는 어떤 하나의 관점에만 얽매임으로써 그릇된 판단을 하곤 한다.

 

 

세 가지 반응  '인간이 어떤 시련에 마주쳤을 때 세 가지 반응. 시련에 맞서 싸우기. 아무것도 하지 않기. 도피하기.'

 

 

장거리 경주  '... 장거리 경주에서는 도달해야 할 목표를 생각하지 말고 오로지 앞으로 나아갈 생각만 해야 한다. 자꾸자꾸 나아가면서 그때에 맞게 행로를 수정하면 된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목표에 도달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목표의 초과 달성도 가능해지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많은 문제들은 서로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6592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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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좀 해본 여행자들이 태국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하는 곳 중 꼬 창(Koh Chang)이 있다.

Koh는 섬이란 뜻이고, Chang은 코끼리. 태국의 3대 맥주인 싱하, 창, 레오 중 창 맥주의 그 창과 같다.

 

이번 다이빙 여행의 목적지는 처음 다이빙 교육을 받았던 꼬따오를 가려고 했으나, 파타야에서 출발해서 가기 좋고 가족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장소를 고르다보니 꼬창을 선택했는데, 가족들 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좋은 선택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머무르던 화이트 샌드 비치의 리조트나 일몰 풍경, 바닷가 식당에서 저녁먹으며 보는 불쇼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인 HTMS Chang Wreck를 비롯해 Koh Rang National Marine Park 에서 다이빙이나 스노클 등의 해양 스포츠와 Khlong Phlu 폭포 트레킹 등의 다양한 Activity도 가능하다.

 

꼬창까지 이동시간과 불편함이 있지만 다이빙 후에 가족들과 또는 혼자 남아서 저녁과 맥주한잔 하며 바라보는 석양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1.볼거리

  • Khlong Phlu 폭포 : 폭포까지 왕복 40분~1시간 정도 거리, 폭포에서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 White Sand Beach 불쇼 : 꼬팡안 풀문 파티에서 불쇼하는 것을 TV로 본 기억이 있는데, 비슷하다. 마지막 불꽃놀이처럼 풍차돌리기 불쇼가 하이라이트!

 

2.즐길거리

  • 스노클/다이빙 : 섬 여기저기에 스노클/다이빙 샵이 널려 있다. 스노클러들만 모아서 가는 4+1섬 투어류의 프로그램보다는 다이빙샵에서 다이버와 함께가는 스노클 투어가 한결 여유있다. 

 

3.먹거리

  • El Greco Lounge bar Greek restaurant guesthouse : 그리스 남편과 태국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과 게스트하우스. 파타야의 엘 그레코에 버금갈 정도로 음식맛도 좋고 수상 가옥형태의 야외 테라스 분위기도 좋다. 일몰 부근에 핑크핏으로 물든 하늘과 조명에 비친 바닷물 등이 아름답다. 로컬 식당에 비해 가격대가 있지만, 충분한 맛과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곳이다. 식당 2층에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서 가족들이 파타야로 돌아가고 혼자 다이빙을 하는 동안 2박을 여기에서 묶었는데, 저녁식사시간에 음악소리와 약간의 소음을 빼면 가격대비 깔끔하고, 베란다에서 일출을 볼 수도 있다.

  • Bangbaoparadise HomeStay : 엘 그레코 게스트하우스와 이곳 중 혼자 다이빙 하는 동안 숙박을 어디로 할까 고민하던 곳이다. 다이빙 다녀오는 길 로컬 음식들을 팔길래 들어갔더니, 왠걸.... 음식 맛도 좋고, 주인장과 스텝들도 친절하다. 주인 아주머니 한국 김치와 한국을 좋아한다고 하시면 친근감을 나타내셔서 약간 부담스러웠다는.... 더 좋은 것은 식당에서 바라보는 석양 경치가 환상적이다.

  • KC Restaurant : KC Grande Resort에 숙박하거나 근처에 있다면 근사한 저녁모임으로 괜찮다. 음식맛도 좋지만, 바로 앞에서 현지 젊은이들이 하는 불쇼 구경이 압권이다.

 

4.기타 Tip

  • 방콕/파타야 등에서 꼬창 오가기 : 수완나폼 공항이나 카오산 등 방쿡 여행자들이 모이는 주요 스팟에 꼬창으로 오는 조인트 티켓(버스 또는 미니밴 + 배 + 꼬창 픽드랍)을 이용할 수 있다. 파타야에서도 미니밴+배+파타야/꼬창 픽드랍 조인트 티켓을 온라인이나 꼬창의 경우 각 비치의 투어사무실에서 판매한다. 나는 파타야에서 꼬창 갈 때는 가족 8명이 움직이기에 동생이 VIP밴을 기사포함해서 움직였는데, 차를 그대로 배에 실어 꼬창으로 들어간다. 혼자서 2박을 추가해 다이빙을 마치고 파타야로 돌아올 때는 El greco 옆에 파타야 미니밴 예약해주는 가게가 있어서 예약했는데, 가격도 온라인에서 알아본 것보다 싸고(600밧) Bang Bao 에서 픽업해서 파타야의 원하는 위치에 내려준다. 단, Bang Bao가 꼬창 픽업 첫번째라 각 비치를 돌면서 VIP미니밴을 다 채우고 가니, 파타야 근처에 교통체증까지 더해지니 총 7시간 가량 걸렸다.

  • 꼬창 내에서 이동 : 렌터카로 꼬창에 들어온 경우 그 차를 이용하니 편리하다. 혼자인 경우 오토바이를 렌트해 다니면 되는데, 꼬창의 도로가 구불구불하고 경사도 심한 곳이 많아 조심해야 한다. 나 같이 다이빙을 위해서만 이동하는 경우 다이빙샵이나 스노클샵에서 픽드랍을 해주니 이를 이용하면 좋다. 그렇지 않은 경우 각 비치 사이를 오가는 성테우를 이용하는데 거리에 따라 가격이 50밧에서 200밧까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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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바뀌거나 수정되고, 폐기되기도 한다. 지식의 변화에 적응해야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다.

 

 

[본문 발췌]

 

특정한 원자가 언제 붕괴할지 알 수 없는 것처럼 특정한 논문이 언제 반박당할지 예측할 방법은 없지만, 해당 분야의 논문 전체를 관찰하면 이 분야의 지식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하는 모습에서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다. 수학적으로 엄정하든 단순히 개념적이든, '반감기'라는 개념은 지식 변화 과정의 배후에 있는 규칙성을 드러낸다.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거나, 낡은 지식이 반박되거나,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것들이 단순히 쓰레기로 변하여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 식으로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주변 사물을 더 완전하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식으로 진보한다는 얘기다. 새로운 세계관, 사실, 이론이 등장할 때마다 인간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어떤 상태인지를 좀 더 정확히 볼 수 있게 된다. 지구의 곡면을 생각해보면, 새로운 이론이 나올 때마다 우리 발밑의 땅이 구부러진 정도가 더 정확해졌다. 좀 더 복잡한 예를 들자면, 이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뉴턴의 이론을 흡수한 뒤 이를 더욱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어놓은 것과도 비슷하다. 우리는 아직도 일상 생활에서 뉴턴 역학을 이용하지만(사실 거의 항상 그렇다) 아인슈타인은 극단의 세계, 이를테면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운동할 경우 등의 상태에 대한 이해의 차원을 높여놓았다.

 

 

과학과 기술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과학은 오랜 시간을 걸쳐 과학적 탐구라는 방법으로 축적된 지식의 총체이며, 이를 통해 물리학이나 생물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및 행동과학의 지식을 비롯하여 세계에 대한 새로운 지식이 창출된다. 기술은 가장 광범위하게 정의하면 인간이 스스로의 필요와 소망에 따라 자연을 변형시키는 과정을 뜻한다. 기술이라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도구 같은 것을 생각하지만 기술은 도구일 뿐만 아니라 과정이기도 한데, 여기서 과정이란 개인 또는 기업이 일련의 기준과 조건을 전제로 하여 이러한 기준과 조건에 부합하는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을 말한다. - Jonathan Cole

 

 

듀크 대학에서 엔지니어링과 기술을 강의하는 헨리 페트로스키 교수는 "과학은 우주의 기원, 본질, 행동 및 우주 안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기술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이리저리 재배열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이다." 과학이 세상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에 대한 지식을 수정한다면, 기술은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지식을 수정하는 작업이다.

 

 

"이것이야말로 과학 혁명의 핵심이다. 즉 기존 이론이 새로운 관찰 결과와 발견에 의해 무너진다는 원칙에 지식의 진보가 바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러한 진보 방식 속에서는 오류가 사람들을 진실로부터 멀리 떼어놓지 않는다. 오히려 오류는 사람들을 조금씩 진실 쪽으로 끌어다 놓는다." - 캐서린 슐츠, <오류의 인문학>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변화하는 지식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를 배우는 것이다. 이렇게 되기 전까지 사람은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의 홍수 속에 갇혀 꼼짝달싹 못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지식은 아무렇게나 변하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변화 속에서도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지식이 규칙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지식은 반감기가 있으며, 수학의 법칙을 따른다. 일단 이 점을 인식하고 나면 눈부시게 돌아가는 세상을 살아갈 준비가 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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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숙취 풀고, 5시간여 꼬창 가는길 든든히 먹고 출발하기 위해 들른 제또국수.

똠양국물이나 내장탕 스타일의 쌀국수도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 맛는 곳.

돼지, 소, 닭 세가지 중 하나 선택하고 국수의 면 굵기를 바로 가져다 준다. 먹는 양이 넉넉한 사람은 곱배기를 시키시라!

가게도 주차장도 넓직한데, 걸어서 가기는 접근성이 별로다.

해장에 좋은 파타야 국수집. https://maps.app.goo.gl/pjHC1fzNphCxa6q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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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지 못한 수인(囚人)의 몸으로 사유(思惟) 속에서 자유로와 지는 옥중 서신들....

 

 

 

[본문 발췌]

 

오늘은 다만 내일을 기다리는 날이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며, 내일은 또 내일의 오늘일 뿐이다. 智慧의 女神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夕陽에 날기 시작한다.

 

 

그 요구의 질과 양이 실로 빈약하기 짝이 없다. 일광욕 투쟁, 용변 투쟁, 치료, 식수.... 바깥 세상에서는 관심 밖의 것들이 거의 전부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것들을 사소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그것에 대한 궁핍과 제한을 전혀 받지 않기 때문이며 그것이 생존에 불필요하기 때문은 아니다.

 

 

나는 인간을 어떤 기성(旣成)의 형태로 이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개인이 이룩해놓은 객관적 '달성' 보다는 주관적으로 노력하고 '지향'을 더 높이 사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너도 알고 있듯이 인간이란 부단히 성장하는 책임귀속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간관계는 상대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는 일종의 동태관계(動態關係)인 만큼 이제부터는 그것의 순화를 위하여 네 쪽에서 긍정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될 것이다. - '객관적 달성보다 주관적 지향을', 동생에게, 1970. 10.

 

 

하나의 역사적 사실(인물의 경우도 포함하여)은 그것만을 따로 떼어 고립적으로 인식할 때 왜곡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은 여하한 경우라 할지라도 반드시 ①어떠한 계기에서 발생하였으며 ②어떠한 양상으로 존재하다가 ③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갔는가 하는 역사적 관계 내에서 파악되어야 하는 동시에 또 그것을 당시의 사회구조, 당시의 가치 규준에 조응시켜 당시의 사회구조가 갖는 필연적 한계를 늘 그것의 인식기초로 삼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 '아버님의 건필을 기원하며', 아버님께, 1972. 9. 24.

 

 

저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결코 많은 책을 읽으려 하지 않습니다. 일체의 실천이 배제된 조건하에서는 책을 읽는 시간보다 차라리 책을 덮고 읽은 바를 되새기듯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필요가 있다 싶습니다. 지식을 넓히기보다 생각을 높이려 함은 사침(思沈)하여야 사무사(思無邪)할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 '생각을 높이고자', 아버님께, 1974. 4. 3.

* 思無邪 : 생각이 바르므로 사악(邪惡)함이 없음

 

 

사랑이란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다. - '아름다운 여자', 동생에게, 1975. 1. 13.

 

 

심동(深冬)의 빙한(氷寒), 온기 한 점 없는 냉방에서 우리를 덮어준 것은 동료들의 체온이었습니다. 추운 사람들끼리 서로의 체온을 모으는 동안 우리는 냉방이 가르치는 '벗'의 의미를, 겨울이 가르치는 '이웃의 체온'을 조금씩 이해해가는 것입니다. - '이웃의 체온', 계수님께, 1976. 2. 11.

 

 

버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조금은 서운한 일입니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버린다는 것은 상추를 솎아내는, 더 큰 것을 키우는 손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 '버림과 키움', 아버님께, 1977. 6. 8.

 

 

생활의 편의와 이기(利器)들이 생산해내는 그 여유가 무엇을 위하여 소용되는지. 그 수많은 층계, 싸늘한 돌 계단 하나하나의 '높이'가 실상 흙으로부터의 '거리'를 의미하는 것이나 아닌지.... 생각은 사변의 날개를 달고 납니다. - '이사간 집을 찾으며', 부모님께, 1977. 12. 8.

 

지식은 책 속이나 서가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리된 경험과 실천 속에, 그것과의 통일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 '피서(避書)의 계절', 아버님께, 1979. 6. 20.

 

 

어머니가 된 여자는 알고 있나니 - 이성부

 

어머니 그리워지는 나이가 되면

저도 이미 어머니가 되어 있다.

 

우리들이 항상 무엇을

없음에 절실할 때에야

그 참모습 알게 되듯이.

 

어머니가 혼자만 아시던 슬픔,

그 무게며 빛깔이며 마음까지

이제 비로소

선연히 가슴에 차오르는 것을

넘쳐서 흐르는 것을.

 

가장 좋은 기쁨도

자기를 위해서는 쓰지 않으려는

따신 봄볕 한오라기,

자기 몸에는 걸치지 않으려는

어머니 그 옛적 마음을

저도 이미

어머니가 된 여자는 알고 있나니.

저도 또한 속 깊이

그 어머니를 갖추고 있나니.

 

 

埏埴以爲器,當其無,有器之用。 연식이위기 당기무 유기지용, - 노자, <도덕경> 11장 '당무유용'(當無有用) 중에서, 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드는 경우, 그릇으로서의 쓰임새는 그릇 가운데를 비움으로써 생긴다. '없음'(無)으로써 '쓰임'(用)으로 삼는 지혜. 그 여백 있는 생각, 그 유원(幽遠)한 경지가 부럽습니다. - '없음(無)이 곧 쓰임(用)', 아버님께, 981. 2. 14.

 

 

각각 다른 골목을 살아서 각각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한 방에서 혼거(混居)하게 되면 대화는 흔히 심한 우김질로 나타납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의 경험적 사실을 곧 보편적 진리로 믿는 완강한 고집에서 나는 오히려 그 정수(精髓)의 형태는 아니라 하더라도 신의와 주체성의 일면을 발견합니다.

섬 사람에게 해는 바다에서 떠서 바다로 지며, 산골 사람에게 해는 산봉우리에서 떠서 산봉우리로 지며, 서울 사람에게 있어서 해는 빌딩에서 떠서 빌딩으로 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섬 사람이 산골 사람을, 서울 사람이 섬 사람을 설득할 수 없는 확고한 '사실'이 됩니다. 경험이 비록 일면적이고 주관적이라는 한계를 갖는 것이긴 하나, 아직도 가치중립이라는 '인텔리의 안경'을 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는 나는, 경험을 인식의 기초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공고한 신념이 부러우며, 경험이라는 대지에 튼튼히 발 딛고 있는 그 생각의 '확실함'을 배우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추론적 지식과 직관적 예지가 사물의 진상을 드러내는 데 유용한 것이라면, 경험 고집은 주체적 실천의 가장 믿음직한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몸소 겪었다는 사실이 안겨주는 확실함과 애착은 어떠한 경우에도 쉬이 포기할 수 없는 저마다의 '진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 '저마다의 진실', 계수님께, 1982. 7. 13.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함께 걸어가는 공감과 연대의 확인이라 생각됩니다. - '함께 맞는 비, 형수님께', 1983. 3. 29.

 

 

즐거운 마음으로 무엇을 궁리해가며 만들어내는 과정을 살펴보면, 우선 그 즐거움은 놀이이며, 궁리는 학습이고, 만들어내는 행위는 곧 노동이 됩니다. 이러한 생활 속의 즐거움이나 일거리와는 하등의 인연도 없이 칠판에 백묵으로 적어놓은 것이나 종이에 인쇄된 것을 '진리'라고 믿으라는 '요구'는 심하게 표현한다면 어른들의 폭력이라 해야 합니다. 이런 무리한 요구에 억눌려 자라지 못하는 무수한 가능성의 싹들을 생각하면 시험과 성적과 모범 등..., 이러한 학교의 도덕적 규준이 만들어내는 품성이 과연 어떠한 것인가에 대하여 회의를 품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창의성 있고 개성 있는 어린이, 굵은 뼈대를 가진 어린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도리어 불량학생이란 흉한 이름을 부텨 일찌감치 엘리트 코스에서 밀어내버리고, 선생님 말 잘 듣고 고분고분 잘 암기하는 수신형(受信型)의 편편약골을 기르고 기리어 사회의 동량(棟樑)의 자리를 맡긴다면 평화로운 시기는 또 그렇다 치더라도 역사의 격동기에 조국을 지켜나가기에는 아무래도 미덥지 못하다 생각됩니다. - '시험의 무게', 형수님께, 1983년 세모에.

 

 

적게 가지고 살기 위해서는 아낌없이 버려야 하는데 작은 것 하나 버리는 데도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기는 선택이며 선택은 골라서 취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쪽을 버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 '수만 잠 묻히고 묻힌 이 땅에', 계수님께, 1984. 3. 15.

 

 

'1등'이 치러야 하는 긴장감, '모범'이 요구하는 타율성에 비해 '중간은 풍요하고' '꼴치는 편안하며' '쪼다는 즐겁다'는 역설도 그것을 단순한 자기합리화나 패배주의의 변(辯)이라 단정해버릴 수 없는 상당한 양의 진실을 그속에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쁨보다는 슬픔이, 즐거움보다는 아픔이 우리들로 하여금 형식을 깨뜨리고 본질에 도달하게 하며 환상을 제거하고 진실을 바라보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장기 망태기', 형수님께, 1984. 10. 5.

 

 

저널리즘은 항상 제3의 입장, 중립의 불편부당이라는 허구의 위상을 의제(擬制)하여 거기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대상과 관계를 가진 모든 입장을 불순하고 지급한 것으로 폄하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구경꾼, 진실의 낭비자로 철저히 소외시킵니다. 상품의 소비자, 스탠드 위의 관객, TV 앞의 시청자 등.... 모든 형태의 구경꾼의 특징은 대상과 인식 주체 간의 완벽한 격리에 있습니다.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적 연대가, 실천적 연대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 - '관계의 최고형태', 형수님께, 1984. 11. 29.

 

 

세모에 지난 한 해 동안의 고통을 잊어버리는 것은 삶의 지혜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잊지 않고 간직하는 것은 용기입니다. 나는 이 겨울의 한복판에서 무엇을 자르고, 무엇을 잊으며, 무엇을 간직해야 할지 생각해봅니다. - '지혜의 용기', 계수님께, 1984. 12. 28.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 여름 징역은 자기의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어 칼잠을 자야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C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이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인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더욱이 그 미움의 원인이 자신의 고의적인 소행에서 연유된 사실이 아니고 자신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라는 사실은 그 불행을 매우 절망적으로 만듭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미워하는 대상이 이성적으로 옳게 파악되지 못하고 말초감각에 의하여 그릇되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증오의 감정과 대상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혐오에 있습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운 사람을 향하여 키우는 ‘부당한 증오’는 비단 여름 잠자리에서만 고유한 것이 아니라 없이 사는 사람들의 생활 도처에서 발견됩니다. 이를 두고 성급한 사람들은 사람들의 도덕성의 문제로 받아들여 그 인성(人性)을 탓하려 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 내일 온다 온다 하던 비 한줄금 내리고 나면 노염(老炎)도 더는 버티지 못할 줄 알고 있으며, 머지않아 조석의 추량(秋涼)은 우리들끼리 서로 키워왔던 불행한 증오를 서서히 거두어가고, 그 상처의 자리에서 이웃들의 ‘따뜻한 가슴’을 깨닫게 해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추수(秋水)처럼 정갈하고 냉철한 인식을 일깨워줄 것임을 또한 알고 있습니다. - '여름 징역살이', 계수님께, 1985. 8. 28.

 

 

작은 실패가 있음으로 해서 전체의 국면은 '완결'이 아니라 '미완'에 머물고 이 미완은 더 높은 단계를 향한 새로운 출발이 되어줍니다. 더구나 작은 실패는 사람을 겸손하게 하고 자신과 사물을 돌이켜보게 해줍니다.  실패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실패의 발견이 필요한 것이며, 실패가 값진 것이 아니라 실패의 교훈이 값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패와 그 실패의 발견, 그것은 산에 나무가 있고 땅 속에 바위가 있듯이 우리의 삶에 튼튼한 뼈대를 주는 것이라 믿습니다. - '작은 실패', 형수님께, 1985.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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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 있어 삶이 풍요롭고 아름답다.

 

 

감동(感動) 명사, 크게 느끼어 마음이 움직임.

[유의어] 감명적 감명 감복2

 

(네이버 영어사전) [동사] be moved[touched, affected] (by)      

나는 그 소식을 듣고 크게 감동했다 I was deeply moved at[by] the news.

아내의 정성이 그를 감동시켰다 His wife's sincerity[devotion] touched his heart.

그녀는 그의 이야기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She was moved to tears by what he said.

나는 그녀의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I was very[deeply] touched by her words. Her words moved me deeply[very much].

그의 연설은 청중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His speech moved[touched] the audience very deeply. His speech touched the heart of the audience.

 

 

 

[시, 글과 책 속에 쓰인 '감동'에 대한 다양한 표현들]

 

 

감동이 사라지는 순간, 삶은 그만큼 삭막해진다. 감동이 있으므로 삶이 아름다운 것이다. - G.E.레싱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나는 행복을 경직된 것에서 찾지 않네. / 전율은 인류에게 주어진 최고의 것일세. / 세상이 전율의 감정을 자주 베풀지 않을지라도, / 인간은 감동해야만 엄청난 것을 깊이 느끼는 법일세

 

 

강판권, <나무 철학>

표현하지 않는 사람은 쉽사리 감동하지도 않는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감동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은 감동할 대상이 없어서가 아니라 어디에 감동해야 할지 무지하기 때문이다. 감동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습관만 들인다면 감동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감동의 횟수를 늘려야 하는 이유는 감동지수와 행복지수HPI가 비례하기 때문이다. ... 행복한 사람은 감동에 익숙하다. 감동이란 느낀 것을 과감하게 밖으로 표출하는 데서 시작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은 느끼는 것을 즐기지 않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이 세상에 감동을 주는 것은 대부분 절대적인 기다림에서 나온다. 

 

 

법인 스님,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생명은 살아 있는 유기체이다. 생명은 그 자체로 주체이다. 주체적인 생명은 남의 삶을 엿보거나 자기 삶을 헛되게 소비하지 않는다. 가치 있는 것, 의미 있는 것을 찾아 자기만의 느낌과 감동으로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생명이다.

 

삶이란 끝없이 묻는 일이고 의미를 캐는 일이며 고통을 견디면서 사랑하는 일이라고, 그리고 깨침과 함께 온몸으로 전율하고 감동하는 것이라고.

 

 

전영우, <비우고 채우는 즐거움, 절집 숲>

많이 비워낸 뒤 찾은 절집 숲에서는 많이 채워 넣을 수 있었고, 복잡한 일상을 그대로 마음에 쟁여둔 채 찾은 절집 숲에선 불러내기 어려울 지경으로 당시의 기억이 스러져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늦게나마 깨달은 사실은 절집을 찾는 시간만이라도 마음속 깊은 곳에 똬리를 틀고 있던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놓아버리면 그에 반비례해서 감성의 그릇은 그만큼 더 커지고, 채워 넣을 감동도 더 커진다는 것이다. 비워야 채워 넣을 수 있다는 그 평범한 진리는 자연을 담는 마음의 그릇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김홍신, <인생사용설명서>

베풂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기쁨을 나누어주는 묘약입니다.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사실 전 세계의 산과 정글 속에서 행해지는 트레킹의 진정한 의미는 목표 지점에 서둘러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여정의 매 순간을 즐기고 감동했는가'에 있다. 그 즐거움과 감동이 고난을 불사른다. 순간순간을 즐기면 발거음도 가볍고 자연스럽게 목적지로 나아간다. 그 기쁨이 신비하게도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때 나아가는 길이 더 명확해진다. 모든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여행의 내용이다.

 

부자는 누구인가? 많이 감동하는 사람이다.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다.

 

우리는 보고 느끼기 위해 태어났다. 그 밖에 꼭 무엇이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움에 몰입하고 감동할 줄 아는 영혼을 가지고 우리는 이곳에 왔으며, 그 몰입과 감동이 삶의 문제들을 극복하고 인생을 살아 나가게 하는 힘이다. 하버드대 심리하작 대니얼 길버트는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배경이나 환경이 아니라 일상의 순간에 대한 집중도'라고 말했다.

 

영적인 깨어남이란 새로운 각도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삶을 원하고 새로운 장소를 갈구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새로운 눈이다. 관념은 우리를 보호해 주기도 하지만 많은 것을, 무엇보다 경이로움을 빼앗는다. 눈앞의 사람과 사물을 주의 깊게 바라보지 않게 도고, 놀라워하지 않고 감동하지 않게 된다. 합리적인 머리만 작동할 뿐 직관적인 가슴이 기능을 멈춘다. 어느 순간 세상이 빛을 잃었다면 시인의 눈으로 바라볼 일이다. 인생의 부를 결정하는 기준은 '얼마나 많이 느끼고 감동하며 살았는가'이다. 시인은 평범한 자두 열매에도 감동할 줄 알는 사람이라고 앙드레 지드는 <지상의 양식>에서 말했다. 풀벌레 하나, 꽃 한 송이, 저녁노을, 사소한 기쁨과 성취에도 놀라워하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이다. 감동을 느낄 때 우리는 정화되고, 행복해지고, 신성해진다. 그리고 감동받아야 감동을 줄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마음에 불을 전하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이 불타야 한다. 가장 가난한 사람은 내면의 불이 꺼진 사람이다.

 

 

이희인, <여행자의 독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어쩌면 감동하는 능력, 작고 사소한 것에도 감탄하는 능력인지 모른다. 언제부터 우리가 쿨한 것, 감정을 억제하거나 표현하지 않는 것, 쉽게 만족하지 않는 것을 세련되고 고상한 것으로 여기는 세상에 살았던가. 그래서 우리는 더 행복하고 세련되었는가. 감동이 드문 사람의 삶은 얼마나 무미건조한 것인가. 반대로 쉽게 감동할 줄 아는 자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김용규, <생각의 시대>

수사학은 시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문학과 논리학의 중간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언제나 문학과 논리학 그 양쪽에 다리를 걸치고 있다. 그 한 다리가 문예적 수사이고 다른 한 다리는 논증적 수사다. 그 하나가 감동시키기에 주력하고 다른 하나가 확증하기에 매진한다. 인간의 마음은 감성과 이성, 두 개의 날개로 날아오르는 새이기 때문이다.

 

 

P. G. 해머튼, <지적 생활의 즐거움>

인생을 감동시키는 것은 사랑입니다. 내 마음을 사로잡고, 나를 어린아이처럼 들뜨게 만드는 것은 사랑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문명 속에서도 나는 사랑을 기다립니다. 지적 노동을 사랑하고, 그 노동에 뒤따르는 고통을 사랑하고, 고통의 아픔을 사랑하고, 고통의 아픔이 전해주는 진실을 사랑합니다. 사랑의 표현은 기다림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기다림은 고독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사랑은 그 고독을 기다리는 행위입니다. 기다리다 지쳐 거리를 헤매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황무지 같은 들판을 찾아가 자학하듯 울음을 터뜨리고 스스로 양심을 무너뜨리고, 또다시 기다리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아픔이 있는 곳에 사랑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은 고통과 기다림에 대한 인내인 것입니다. 고통을 치르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닌 것입니다. 기다림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닌 것입니다. 내가 나를 기다리지 못한다는 것은, 내가 나의 고통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알랭 드 보통, <행복의 건축>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가장 깊은 수준에서 보면, 그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감동시키는 대상과 장소를 물리적으로 소유하기보다는 내적으로 닮는 것이다.

 

 

박웅현, <책은 도끼다>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받는 것이다. 지식이 많은 친구들보다, 감동을 잘 받는 친구들이 일을 더 잘한다. 감동을 잘 받는다는 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박웅현, <여덟단어>

"시인의 재능은 자두를 보고도 감동할 줄 아는 재능이다" -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롤프 포츠, <Vagabonding, 여행의 기술>

대부분의 사람은 세상 안에 있지 못하고 세상 위에 떠 있다. 주변의 것들과 마음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맺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 곳에 있지만 홀로 떨어져 있을 뿐이다. 감동적이지만 나와 하나가 되지 못하는 잘 다듬어진 대리석처럼! - 존 뮤어, <존 뮤어의 야생의 세계>

 

 

로버트 그린, <권력의 법칙>

애매모호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라. 뭔가 위대하고 변혁적인 것에 대한 약속과 모호함, 이 두 가지를 섞으면 청중은 온갖 상상 속에서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 모호함을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려면 의미는 불분명하되 큰 감동을 주는 말, 열정으로 가득한 말을 사용해야 한다. 단순한 대상에 멋진 제목을 붙이거나, 숫자를 활용하거나, 모호한 개념에 신조어를 붙이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는 전문지식의 분위기를 조성하여 당신을 심오한 사람으로 비치게 한다. 마찬가지 원리로, 새롭고 참신한 것을 숭배의 대상으로 제시하여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게끔 하라. 모호한 약속, 의미하지만 매력적인 개념, 인간의 열정이 결합되면 사람의 영혼을 파고들 수 있다.

 

 

김태진/백승휴, <아트인문학 여행>

아트, 인문학, 여행, 이들 셋을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건 우리를 성장시켜 현실을 '낯설게 보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여행은 떠남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을 둘러보고 다르게 살아가는 이들과 만나고 돌아올 때 우리는 보다 객관적인 시야를 갖게 된다. 예술은 예술가의 눈을 빌어 자연이 숨겨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체험이다. 그것에 감동할 때 '그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폭넓고 진지한 통찰을 배우는 것이다. 그 통찰의 맨끝에는 '낯선 나 자신'이 있다. 낯설게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익숙한 것들 속에 숨어 있던 새로움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된다. 당장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것, 말하자면 본질 같은 것. 이것이 바로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창조성의 핵심이기도 하다.

 

 

최인철, <굿 라이프>

첼로의 성인이라고 불리는 파블로 카살스는 아흔이 넘어서도 꾸준히 연습하는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어느날, 그 세계적인 거장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이 의아했던 누군가가 물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왜 아직도 그렇게 연습을 하십니까?" 이 질문에 대한 카살스의 대답은 품격 있는 삶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다. I'm begining to notice some improvement. (요새 실력이 느는 것 같아.)

 

 

김연수, <소설가의 일>

핍진성은 소설을 쓰기 위한 최소한의 토대다. 소설가는 구체적인 문장을 넘어서 핍진한 문장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데까지가 소설을 쓰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많은 독자들이 내게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좋아요"라고 말할 때 나는 그 말을 '핍진한 문장보다 구체적인 문장이 더 좋아요'로 이해한다. 물론 구체적인 문장만 해도 대단하다. 하지만 소설가에게는 구체적인 문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이해해주기를. 지금 나는 허구의 세계를 문장으로 창조해서 실제 감동을 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소설은 허구이지만, 소설에 푹 빠진 독자가 느끼는 감정은 허구가 아니다. 그게 다 핍진한 문장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어떻게 캐릭터를 만들고 플롯을 짜는가가 모두 이 핍진성에 기초한다. 

 

 

소노 아야코, <약간의 거리를 두다>

아내에 대해, 또는 남편에 대해 이 사람과 결혼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는 사소한 감동이 전해져서다. 사회적으로 큰 일을 하는 남자들이 정작 자기 아내에겐 평생토록 미움을 받아 불행하게 살아온 예를 많이 알고 있다. 반려자마저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는 사람이 국민의 행복을 담보로 정치가가 되고, 사원들의 목숨줄을 쥐고 경영에 나서는 것이다. 이처럼 웃기는 상황이 또 있을까 싶다.

 

 

유시민, <표현의 기술>

행복하게 살려면 나하고 잘 맞는 사람, 통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 교감해야 합니다. 맞지 않는 사람과 다투면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으니까요. 같은 이치로 내게 재미있는 책,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책, 내가 감동받는 책을 읽으면서 사는 게 최선입니다.

 

 

혜민 스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종은 자신을 더 아프게 때려야 멀리까지 그 소리가 퍼집니다. / 지금의 힘든 노력이 없으면 세상을 감동시킬 수 없습니다. / 세상은 내가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공을 들였는지 / 생각보다 금방 알아봅니다.

 

 

토머스 프리드먼, <늦어서 고마워>

실존하는 사람들에게서 정보와 영감을 얻지 않고서는 결코 독자에게 감동을 주는 논평 칼럼을 쓸 수 없다. 그 칼럼은 단지 추상적인 원칙들을 옹호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자시느이 가치 체계가 대기계의 작동 방식에 대한 분석, 그리고 그것이 사람과 문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와 결합하면 글쓴이는 자신의 견해를 형성하기 위해 모든 종류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세계관을 갖게 된다. 데이터 분석가가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는 데 그 모든 체계화되지 않은 자료와 소음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알고리듬이 필요한 것과 똑같이 의견을 쓰는 이는 열과 빛을 만들어내기 위한 세계관이 필요하다.

 

 

아베 히로시 / 노부오카 료스케, <우리는 섬에서 미래를 보았다>

청량한 아침 바람에 눈 뜨고, 바다의 광대함을 느끼며 작은 소일거리로 생선을 잡고, 밤이면 별이 총총한 하늘에 몸을 마틱고 감동하는 삶. 그런 삶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내가 나아갈 방향이 혹시 이쪽은 아닐까?'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유현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건축 공간이 주는 감동은 여러 가지 현상의 조합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건축은 인간의 몸보다 큰 것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몸보다 작은 물체를 디자인하는 것과는 다르게,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사용자의 시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디자인해야 한다.

 

 

권오상, <돈은 어떻게 자라나는가>

여러 대상에 호기심을 가지는 것은 그 자체로 반취약하다. 이러한 태도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그 불확실성에서 혜택을 보려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당신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호기심과 선호는 사실 당신의 생각과 말로는 알 수 없고 오직 당신의 행동으로써만 알 수 있다. 즉 당신이 정말로 어떠한 사람인가는 삶에서 옵션과 선택을 마주했을 때만 드러난다. 자신에게 주어진 리스크를 회피하지 않고 의연하게 떠안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감동을 받는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리스크를 지는 사람을 우리는 영웅이라고 부른다. 이들에 대한 존경은 사회가 바치는 일종의 보상인 셈이다. 다른 사람의 범주를 보편적 인류까지 확장할 수 있는 사람은 성인이나 순교자의 반열에 오른다.

 

 

시라토리 하루히코, <니체의 말>

함께 침묵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더 멋진 일은 함께 웃는 것이다. 두 사람 이상이 함께 동일한 체험을 하고, 함께 감동하고 울고 웃으며 같은 시간을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도 멋진 일이다.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박종인, <기자의 글쓰기>

아무리 의미가 있고 깊이가 있는 글을 써도 재미가 없으면 사람들이 읽지 않는다. 글을 쓰는 궁극적인 목적은 재미다. .... 글이 재미있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감동을 줘야 한다. 감동은 울림이다. 재미가 있어도 내용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깔깔 웃으며 끝까지 읽었어도 뭘 읽었는지 모른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글은 마지막 문장까지 읽은 독자를 멍하게 만드는 글이다.

 

 

알랭 드 보통, <불안>

사람들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든 가장 힘 센 인간과 커다른 자연 - 큰 사막, 높은 산, 빙하와 대양 - 사이의 차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아주 큰 자연을 보면 두 사람 사이의 차이는 우스울 정도로 작아 보이는 것이다. 광대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사회적 위계 내에서 우리가 하찮다는 느낌은 모든 인간이 우주 안에서 하찮다는 느낌 안에 포섭되면서 마음에 위로를 얻게 된다. 우리 자신이 주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느낌은 우리 자신을 더 중요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누가 우리보다 몇 밀리미터 더 큰가 하는 관심은 우리보다 10억 배 큰 것들, 우리가 감동을 받아 무한, 영원, 또는 단순하게 또 어쩌면 가장 유용하게 신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힘에 대한 경외감에 밀려나게 된다.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 때문에 느끼는 불안의 좋은 치유책은 세계의 거대한 공간을 여행하는 - 실제로 또는 예술작품을 통하여 - 것일 수도 있다.

 

 

가오싱젠, <창작에 관하여>

우리가 문학 안에서 새로운 느낌과 인식, 감동을 누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문학이 어떤 생각을 일깨울 수 있다면 필요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문학은 끝난 것입니다. 문학이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과 감수성을 일깨울 때, 그 일깨움 안에 문학의 의미는 존재합니다. 바로 이때 독자와 작가도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같은 층위에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개인이라는 고독한 존재는 언제나 타인의 이해를 갈망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최소한의 이해에 도달하지 못하면, 관용이나 연민은커녕 폭력과 투쟁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가 이토록 어려운 일이라 해도, 문학은 저마다 자신이 경험에만 갇혀 있는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가능케 합니다. 

 

 

문요한, <여행하는 인간>

체험하는 여행. 오감과 신체감각을 통해 경험하는 여행이다. 이들의 감각은 열려 있기에 더 깊이 경험하고 감동을 느낀다. 이국의 맛과 예술을 즐기고,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며, 가슴 뛰는 활동에 도전하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 '여행의 등급, 6단계' 중에서

 

 

장 그르니에, <섬>

가장 달콤한 쾌락과 가장 생생한 기쁨을 맛보았던 시기라고 해서 가장 추억에 남거나 가장 감동적인 것은 아니다. 그 짧은 황홀과 정열의 순간들은 그것이 아무리 강렬한 것이라 할지라도 - 아니 바로 그 강렬함 때문에 - 인생 행로의 여기저기에 드문드문 찍힌 점들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순간들은 너무나 드물고 너무나 빨리 지나가는 것이어서 어떤 상태를 이루지 못한다. 내 마음속에 그리움을 자아내는 행복은 덧없는 순간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항구적인 어떤 상태이다. 그 상태는 그 자체로서는 강렬한 것이 전혀 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매력이 점점 더 커져서 마침내는 그 속에서 극도의 희열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그런 상태인 것이다. - 생 피에르 섬에서 맛본 행복감에 대한 루소의 묘사...

 

 

강상구,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많은 병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싸움에 임하게 하려면, 그들에게 감동을 주어 마음을 다잡도록 해야 한다.

 

 

제러미 리프킨, <소유의 종말>

기업에게 중요한 것은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는 기업들이 어떻게 해서든 고객의 관심과 시간을 많이 확보하려고 한다. 그것이 생존의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은 고객을 감동시키는 서비스, 고객을 감동시키는 체험을 제공하면서 고객의 시간을 어떻게 해서든 많이 확보하려고 한다. 산업 자본주의 시대에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지상 과제였지만 이제 기업은 고객의 시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이외수, <글쓰기의 공중부양>

진실하게 써라. 글쓰기에는 무엇보다도 진실이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재담가라도 자신이 감동받지 않은 소재로 타인을 감동시킬 수는 없다. 먼저 닫혀 있는 그대의 가삼부터 열어라. 진실은 머리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 속에 있는 것이다. 감동도 머리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머리로 쓰지 말고 가슴으로 써라.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우리가 그림에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이득은 어떤 풍경이나 건물에 이끌리는 이유를 의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우리의 취향에 대한 설명을 얻게 되며, '미학', 즉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하여 판단을 내리는 능력도 생기게 된다. ... 감명 깊은 장면을 좀 더 빠르게 분석하여, 감동을 주는 힘이 어디에서 생기는지 집어낼 수 있다.

 

 

마루야마 겐지,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진정한 빛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만 빛납니다. 진정한 감동은 현실의 고단함 속에서만 만날 수 있습니다.

 

 

마루야마 겐지, <인생따위 엿이나 먹어라>

나는 칠십 가까이 살면서 절체절명, 고립무원, 사면초가 등의 궁지에야말로 명실상부한 삶의 핵심이 숨겨져 있음을 느꼈다. 그안에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과정에야말로 진정한 삶의 감동이 있다고 확신했다.

 

 

<작가란 무엇인가> 중 '윌리엄 포크너' 인터뷰 중

작가는 경험, 관찰, 상상력이라는 세 가지를 필요로 합니다. 이 중의 두가지, 또는 한가지가 다른 것의 결여를 보충해줄 수 있습니다. 제게 이야기는 대개 한 가지 생각이나 기억이나 저신적인 그림에서 시작합니다.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왜 어떤 일이 일어났으며 다음에 무슨 일이 발생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하게 되는 지점에 이르기까지 발전시키는 것이지요. 작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감동적인 방식으로, 그럴듯한 감동적인 상황에서 그럴듯한 사람들을 만들려고 노력하지요.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환경을 자신의 수단의 하나로 분명히 사용해야 합니다. 음악은 인간의 경험과 역사에서 가장 먼저 등장했기 때문에 표현하기 가장 쉬운 수단은 음악일 것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러나 제가 가진 재능은 말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순수한 음악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것을 말로 서투르게나마 표현하려고 애를 써야 합니다. 즉, 음악이 더 훌륭하고 단순하게 표현할 수 있으나, 제가 듣는 것보다 읽는 것을 선호하는 것처럼 말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저는 소리보다 정적을 더 좋아하는데, 말로 만들어진 이미지는 정적 가운데서 만들어집니다. 즉, 산문의 천둥과 음악은 정적 가운데서 발생합니다.

 

 

마쓰우라 야타로, <마흔부터 다르게 살기>

인간의 키는 변하지 않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릇을 넓히는 일은 가능하다. 까치발은 30대쯤에서 그만두고 70세를 향한 인생 후반기에는 그릇을 넓히는 편이 낫다. 그릇을 넓히는 데는 '보다 나은 것은 무엇인가를 아는 현명함'을 갖추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순수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어떤 일에든 어린아이와 같은 투명한 마음으로 대하면서 감동하고  놀라고 기뻐해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모든 일을 마주하면 보다 나은 것, 정말로 좋은 것을 찾아내는 힘이 조금씩 몸에 밴다. 어떤 존재든 한두 가지 장점은 반드시 갖고 있는 법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지면 반드시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을 계기로 책을 읽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거나 직접 찾아보거나 하면서 깊이 공부하다 보면 점차 자신의 그릇이 커진다.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의 여행법>

여행을 하는 행위가 그 본질상 여행자의 의식의 변혁을 강요하는 것이라면, 여행을 묘사하는 작업 역시 그 움직임을 반영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 본질은 어느 시대에나 변하지 않는다. 그것이 여행기라는 것이 지닌 본래적인 의미이기 때문이다. "어디어디에 갔었습니다.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이런 일을 했습니다"하고 재미와 신기함을 나열하듯 죽 늘어놓기만 해서는 사람들이 좀처럼 읽어 주지 않는다. '그것이 어떻게 일상으로부터 떨어지면서도, 동시에 어느 정도 일상에 인접해 있는가' 하는 것을 (차례가 거꾸로 되더라도 좋으니까) 복합적으로 밝혀 나가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또한 정말 신선한 감동은 거기서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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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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