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여행에 대한 누군가이 추천글에서 우연히 발견한 "나는 걷는다"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로 유명한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일명 까미노 데 산티아고), 와일드라는 영화로 알게 된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남미여행의 희망을 갖게하는 파타고니아와 로라이마산 트레킹, 유럽에서 오랫동안 사랑 받았다던 뚜르드 몽블랑과 돌로미티, 웨스트하이랜드웨이 트레킹 코스.... 그리고 뉴질랜드의 밀포드 트레킹과 네팔의 히말라야 트레킹까지 세계 곳곳의 트레킹 코스에 관한 책이나 영화, 다큐멘터리를 보면 언제나 가슴이 설레인다.

그러면서 아직 한 군데도 가보지 못했지만 산티아고 길, 돌로미티, 히말라야, 밀포드, 그리고 파타고니아의 다섯 곳을 생애 꼭 가보고 싶은 길로 꼽았었다.

그런데 "개미" 등의 소설로 익숙한 베르나르라는 이름을 쓰는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실크로드 1만2천길로미터 대장정의 이야기는 읽고 싶은 관심을 끌어 당겼다. 이스타불에서 시안까지의 거리와 4년이라는 시간만큼이나 3권에 나눠 담긴 이야기는 길지만 읽는 내내 손을 떼지 못하게하는 힘이 있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그는 스스로에게 떠남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짐작컨대 사는 것 자체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떠나려는 것이다."라는 표현과 3권의 마지막 부분에 "사람들이 내게 무얼 찾으러 여기 왔냐고 바로 지금 묻는 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을 찾기 위해서' 라고. ...종탑은 하나의 단계일 뿐이고, 나는 여기서 지혜를 얻지는 못했지만, 어떤 힘을, 혹은 인간으로서 나의 길을 계속 이어가게 해주는 열정을 얻었다."에서 작가는 은퇴 이후에도 살아가고자하는 인생의 의미를 찾는 과정으로 길을 걷게 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

 

또한 걷는 여행의 재미를 그 과정에서 찾았음을 알 수 있다. "홀로 외로이 걷는 여행은 자기 자신을 직면하게 만들고, 육체의 제약에서 그리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안락하게 사고하던 스스로를 해방시킨다. 순례자들은 아주 긴 도보여행을 마친 후엔 거의 예외 없이 변모된 자신의 모습을 느낀다. 이는 그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스스로를 직면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발견할 수 없었을 자신의 일부를 만났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혼자 걷는 것을 선호해야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데, 여정에서 친구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도 제주도 올레길* 이후에 많은 도보길들이 유행처럼 생겨나고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예전부터 삶이 힘들거나 인생의 전환점을 갖는 시간이 필요할 때, 삶의 지혜를 얻고자 할 때 우리는 길을 떠났다.

길을 걸으며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생각하고, 의도하지 않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소통하며 새로운 생각과 의미를 찾게 된다.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어디에도 그 기록이 없는 실크로드 1만2천길로미터를 걸으며 길 위에, 그리고 길 옆에 자연과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삶의 예술품을 감상하며 인생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길을 걸으며 쇠이유(SEUIL)라는 도보여행을 통한 비행 청소녕 갱생 프로그램 협회를 만들고 운영하게 되었듯이, 우리도 인생에 물음표가 생길 때 길을 나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제주올레의 서명숙 대표가 까미노 데 산티아고를 걸으며 파울로 코엘료를 만났던 다큐멘터리를 언젠가 본적이 있다. 그녀도 까미노를 걸으며 우리 나라 사람들도 멀리 외국의 유명한 트레킹 코스를 가지 않더라도 제주의 자연과 동네 길을 걸으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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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8636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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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초입에 민둥산 억새밭은 푸른 하늘과 햇빛을 배경으로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게 해준다.

민둥산 트레킹의 시작은 새벽부터 부지런히 준비하고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기차여행으로 시작을 한다. 특히 강원도 산길을 지나가는 제천~영월~민둥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차창밖으로 계곡과 푸르름이 남아 있는 나무, 숲을 배경으로 산악 열차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빈속에 아침 첫 열차를 타고 민둥산역에 도착하면 뭔가 요기거리를 찾게 되는데 역앞 시장에 보리밥+칼국수와 근처 왠만한 식당에는 다 있는 곤드레나물밥으로 배를 채우고 트레킹 준비를 마친다.

 

민둥산 트레킹의 시작은 대부분 증산초교앞에서 시작하게 되는데 힘들이지 않고 숲속 산책코스와 같은 한적한 길을 걷고 싶다면 발구덕마을로 올라가는 옛길코스를 추천한다.

어느 코스를 오르더라도 길지 않은 길이라 금새 민둥산 정상근처 억새밭에 닿게 되는데, 억새밭에서부터는 몇걸음 떼지 못하고 사진을 찍느라 발걸음이 느려진다.

 

화창한 날씨에 맞추어 간다면 푸른 하늘과 구름, 그리고 햇빛에 반사된 억새꽃에 취해 내려오기 싫어질지도 모르지만, 정상에는 햇빛을 가릴 곳이 하나도 없어 길게 앉아 여유를 부리기 어려워 곧 다른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하산길에 오른다.

 

하산길에는 중간 임도에 있는 휴게소에서 전에 막걸리 한잔 걸치는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좋고, 완경사 코스 숲길은 몸속까지 깨끗이 비워주는 공기와 신비로운 모양의 나무도 즐거움을 더해준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를 타러가기 전 억새축제장 먹거리 장터나 진식당 곱창전골으로 이른 저녁을 먹고, 역 앞 잔디에 앉아 기차를 기다리며 마시는 맥주의 시원함으로 억새 트레킹을 마무리 한다.

 

볼거리 : 억새축제

할거리 : 민둥산 트레킹

먹거리 : 진식당 (곱창전골, 닭사리), 청학동항아리바지락칼국수(보리밥+칼국수), 거북이 쉼터 (전/장아찌/막걸리), 부길한식당 (곤드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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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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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여행지로 안동을 선택한 이유는 고택 리조트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 생겨서였다. 옛날 집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추억의 기억이 있겠지만, 따뜻한 보금자리와 편리함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고택은 좋은 선택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고택 체험 선택은 추억이 불편함에 판정승을 거두었다.

단편적이지만 어린시절 외갓집의 기억이 새록새록 돗아나게 하는 장소, 예전같은 나무로 군불을 때는 것은 아니지만 뜨끈한 아랫목 이불속에 몸을 녹이며 옹기종기 둘러앉아 간식거리를 먹으며 두런두런 이야기 하는 공간.....

초겨울 바람소리와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 말고 다른 소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른 저녁부터 잠자리에 들어 새소리 들으며 일어날 수 있는 곳.

일상에서 벗어난 다른 공간의 숙소라는 경험 보다는 어릴적 시골 외갓집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고택 체험이었다.

 

 

고택 숙소 근처 산책길에 있는 월영교. 강길을 따라 난 산책로와 강 이편저편을 연결해 주는 다리는 시간에 따라 그 모습을 바꿔입는다. 사람들은 야경이 멋있다고 하지만, 하회마을 다녀오는 길에 석양에 비친 월영교가 더 멋스럽다. 인공적인 불빛의 야경보다 아마 달빛에 비친 다리 그림자를 보았다면 이름에 어울리는 더 좋은 경치를 보았을지도 모르겠다.

 

 

 

아침부터 안동에서 하회마을 가는길이라면 학가산 온천에 들러 전날의 피로를 풀고 풍산에 들러 점심을 먹는 것도 좋다. 풍산에 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여러 식당이 있지만 그 중 한우 불고기와 돼지 두루치기를 푸짐하게 한상 먹고 나면 하회마을 산책길이 든든할 듯 하다.


하회마을에 대한 별 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갔지만 별산굿탈놀이는 볼만한 구경거리다. 해학과 풍자, 그리고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놀이마당. 저 멀리 막걸리 한병 옆에 놓고 구경하는 아가씨의 여유로움이 보기 나쁘지 않다. 쾌청한 날씨와 어우러지는 초겨울 하회별산굿탈놀이 마당.....

 

 2015.12.5~6일

 

볼거리 : 월영교, 하회마을, 하회별신굿탈놀이, 도산서원, 병산서원

할거리 : 학가산 온천

먹거리 : 양반밥상(안동간고등어), 찜닭(마늘통닭이 더 맛있었음), 풍산대구식육식당***(불고기,주물럭), 맘모스제과, 옥야식당(국밥), 물고기식당(은어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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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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