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보기는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발전적 변화로 가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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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 친숙한 것으로부터 낯설기. 그것은 곧 다르게 생각하기와 패러다임 변화의 시작이죠. 매일 똑같은 생활과 반복되는 업무는 매너리즘을 동반하고 조건반사형 인간만을 만들어내죠. 우린 좀 더 우리 삶을 새로운 차원에서 경험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낯설게 보기를 위해 우리는 공포에서 한 발짝 떨어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포의 대부분은 실체가 없는 비이성적 두려움에 지나지 않습니다. 말하자면 내가 이 일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지구가 멸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번져가는 것은 잡념에 빠졌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생각은 타당하고 마땅한 절대수를 보여준다. 오직 한 길이다. 생각과 경험의 최선, 바둑에선 그것을 정석이라 부른다.
빤한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눈에 훤히 보이는 길을 너무 뻔해 마다해서 아쉽게 패한 많은 대국이 떠오른다. 사는 게 의외로 당연한 걸 마다해서 어려워질 수도 있는 것 같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어려워도 꼭 해야 하는 것. 쉬워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
바둑에 그냥이란 건 없어. 어떤 수를 두고자 할 때는 그 수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이 있어야 해. 그걸 '의도'라고 하지. 또, 내가 무얼 하려고 할 때는 상대가 어떤 생각과 계획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야 해. 그걸 상대의 '의중'을 읽는다라고 해. 왜 그 수를 거리에 뒀는지 말할 수 있다는 건 결국 네가 상대를 어떻게 파악했는지. 형세를 분석한 너의 안목이 어떠했는지를 알게 된다는 뜻이야. 그냥 두는 수라는 건 '우연'하게 둔 수인데 그래서는 이겨도 져도 배울 게 없어진단다. '우연'은 기대하는 게 아니라 준비가 끝난 사람에게 오는 선물 같은 거니까.
당신은 실패하지 않았어. 실패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성공은 뭐냐에도 말할 수 있어야지. 취직해보니까 말야, 성공이 아니고 문을 하나 연 느낌이더라고. 어쩌면 우린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어가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어. 성공은? 자기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린 문제 아닌가?
바둑 한 판 이기고 지는거... 그래봤자 세상에 아무 영향 없는 바둑. 그래도 바둑. 세상과 상관없이 그래도 나에겐 전부인 바둑. 내 바둑이니까... -조치훈
들어주는 귀... 바둑을 수담이라고도 한다. 내가 놓는 한 수 한 수는 곧 내뜻이고 말이 된다. 한 판의 바둑엔 수많은 대화가 있고, 갈등이 있다. 시비가 생기고, 화해와 양보가 있다. 이기기 위해 목청을 높이는 수도 있고, 엄살을 부리는 수도 있다. 이기기 위해서 승리하기 위해선,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내 말만 해서는 바둑을 이길 수 없다.
사랑을 주는 사람이 행복해야 해. 자기가 행복하지 않으면서 주는 사랑을 행복하게 받을 수 있을까?
'꿈이 뭔가?', 뜻이 향하는 것. '지향'. 어떤 것을 위해 무언가를 포기하게 되는 근거는 '지향'에 있다. 무엇인가가 되고 싶고 갖고 싶어 그것을 향하게 되고, 그러다 당장의 자신을 배반하는 선택을 하게 될 때도 있다. 지향하는 바를 위해 이렇게 저렇게 해도, 지향하는 대로 살기란 매우 어렵고, 지향하는 바를 성취했다 하더라도 회한과 깊은 고독에 빠진다. 지향은 곧 길이고, 그 길을 걸을 뿐인 누군가는 길의 끝에서 거울을 마주하게 된다. 그 거울에서 소박하게 만족한 미소를 띤 누군가가 서 있을 수도, 괴물이 되어 있는 자신을 만날 수도 있다.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지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니다. 길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모두가 그 길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생각했다. 희망이란 것은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위의 길이나 마찬가지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의 <고향> 중에서
어느 시인이 말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 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길을 지나며 만나는 풍경과 사람, 그리고 그들이 사는 삶의 공간이 눈과 마음에 닿고 새겨지는 것은 길을 지나느 속도에 반비례한다.
[본문발췌]
인간과 자연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유토피아.
'무릇 사람에게는 그침이 있고 행함이 있다. 그침은 집에서 이루어지고 행함은 길에서 이루어진다. 맹자가 말하기를 인仁은 집안을 편하게 하고 의義는 길을 바르게 한다고 하였으니, 집과 길은 그 중요함이 같다. 길에는 본래 주인이 없어, 그 길을 가는 사람이 주인이다.' - 신경준, <도로고(道路考)> 신경준에게 길은 삶의 도덕적 가치와 상징 들 사이로 뻗어나간 공적 개방성의 통로이다. 이 공적 개방성의 통로 위에서, 길을 가는 일은 달리기가 아니라 '행함'이고, 길의 의로움은 집의 어짊에서 출발해서 집의 어짊으로 돌아온다. 신경준의 지리책을 읽을 때, 집에서 길로 나가는 아침과 길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은 본래 이처럼 신선하고 새로워야 마땅하다. 신경준의 도로 인식에는 속도의 개념이 빠져있다. 그의 길은 가야 할 곳을 마침내 가는 그 '감'을 도덕으로 인식하는 길이다.
풍수에서, 길의 상징과 물의 상징은 같다. 그것은 모두 공적 소통의 조건들이다. 그래서 길의 표정은 그 길이 거느린 물의 표정을 닮는다. 산맥을 넘어가는 길은 골과 골을 휘돌아 흐르는 계곡물의 표정을 닮고, 큰 강의 하류를 따라 내려가는 길에는 점점 넓어지는 세계로 나아가는 자유의 완만함이 있다.
한국인의 마음속에서 고개를 넘는다는 일은 삶의 전환과 확장을 의미한다. 그래서 모든 고갯마루는 그 전환의 통과의례로서 괴기스런 전설과 민담을 빚어낸다. 문경새재는 여러 변방 오지에 흩어진 인간의 삶이 당대 현실과 관련을 맺으려 할 때 반드시 넘어야 할 고난의 고개로서 영남대로의 중허리를 철벽처럼 가로막고 있다. 그 마루턱은 늘 구름에 가려 있는데, 그 너머 아득한 북쪽이 서울이며, 거기가 당대의 핵심부이고, 현실을 만지고 주무르고 죽이고 살리는 일들은 모두 문경새재 너머에서 이루어졌다. 영남 유림들에게, 문경새재는 자아와 현실 사이를 차단하고 있는 상처의 고지였다. 그들은 새재를 넘어서 세상으로 나아갔고, 다시 새재를 넘어서 자신에게로 돌아왔다.
도산서원의 지붕은 가장 단순한 맞배지붕에 홑처마이다. 검박하지만 가난하지 않고, 여유롭지만 넘쳐나지 않는다. 이 단순성은 위대하다. 퇴계가 세상을 떠나던 날 저녁에 내린 눈발처럼, 그의 마지막 말은 "매화에 물 주어라"는 당부였다.
하회마을 집들은 서로를 정면으로 마주 보지 않고 비스듬히 외면하고 있다. 존재의 품격은 이 적당한 외면에서 나온다. 그래서 마을의 길들은 구부러져 있다. 길은 그 집들 사이를 굽이굽이 흘러가 각 집의 대문에 닿는다. 담장은 차단이고, 길은 연결이다. 길은 낮은 흙담을 따라 굽이친다. 차단과 연결이 함께 길을 따라 흐른다. 길은 대문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이 집 저 집의 모퉁이를 돌아서 대문에 당도한다. 인간의 삶은 감추어져야 하고 또 드러나야 한다. 하회의 집들은 감추어진 삶과 드러나는 삶의 꿈을 동시에 구현한다. 길은 연결과 드러남의 구도이고, 집은 차단과 감춤의 구도이다. 길이 여러 집을 에돌아서 대문에 당도할 때, 그 길은 드러남과 감춤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다. 그 길은 익명성에 매몰되어 다만 기계의 신호에 따라 작동하는 고속도로가 아니다. 하회의 길들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며, 이웃에게로 돌아가는 길이다. 그 길은 감추어진 삶과 드러나는 삶의 사이를 지나서 인간의 안쪽과 바깥쪽으로 함께 뻗어 있는 길이다. 다시 대도시로 돌아가는 고속도로는 체증에 막혀 있었고, 교통방송의 내용은 막힘뿐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공간의 의미를 성찰하는 논의는 늘 무성하다. 개항 이래 이 나라에 건설된 주택과 빌딩과 마을과 도시 들은 모두 자연과 인간을 배반했고, 전통적 가치의 고귀함을 굴착기로 퍼다버렸으며 인간은 더이상 인간의 편이 아닌 공간에 강제수용되어 있다는 탄식이 그 무성한 논의의 요점인 듯하다. 비바람 피할 아파트 한 칸을 겨우 마련하고 나서, 한평생의 월급을 쪼개서 은행 빚과 이자를 갚아야 하는 사람이 그런 말을 들으면 마음속에 찬바람이 분다. 마소처럼, 톱니처럼 일해서 겨우 살아가는 앙상한 생애가 이토록 밋밋하고 볼품없는 공간 속에서 흘러간다. 그리고 거기에 갇힌 사람의 마음도 결국 빛깔과 습기를 잃어버려서 얇고 납작해지는 것이리라.
아파트는 지붕이 없다. 남의 방바닥이 나의 천장이고 나의 방바닥이 남의 천장이다. 아무리 고층이라 하더라도 아파트는 기복을 포함한 입체가 아니다. 아파트는 평면의 누적일 뿐이다. 천장이고 방바닥이고 부엌 바닥이고 현관이고 간에 그저 동일한 평면을 연장한 민짜일 뿐이다. 얇고 납작하다. 그 민짜 평면은 공간에 대한 인간의 꿈이나 생활의 두께와 깊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 생애의 수고를 다 바치지 않으면 이런 집에서조차 살 수가 없다. 공간의 의미를 모두 박탈당한 이 밋밋한 평면 위에 누워서 안동 하회마을이나 예안면 낮은 산자락 아래의 오래된 살림집들을 생각하는 일은 즐겁고 또 서글프다.
추사秋史는 대청마루 위에 '신안구가新安舊家'라는 편액을 걸었다. '늙음'이 스며들어 있는 집이 좋은 집이다. 집은 새것을 민망하게 여기고, 새로워서 번쩍거리는 것들을 부끄럽게 여긴다. 추사의 '구가' 속에는 그가 누렸던 삶의 두께와 깊이가 녹아들어 있다. 오래된 살림집은 깊은 공간을 갖는다. 우물과 아궁이는 깊고 어둡고 서늘하다. 불을 때지 않을 때 아궁이 앞에 앉으면 굴뚝과 고래가 공기를 빨아들여서 늘 서늘한 바람기가 있다.
물과 불은 삶의 영속성을 지탱해주는 두 원소이다. 이 두 원소는 가장 깊고 어두운 곳에서 태어난다. 두레박으로 길어올린 물은 그 물을 퍼올린 사람의 생애 속으로 흘러들어온다. 그가 깊은 곳에 줄을 내려서 거기에 고여 있는, 갓 태어난 원소를 지상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 물은 아파트 싱크대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는 익명성의 물과는 수질이 다르다. 아궁이는 땅속과 하늘을 연결하는 바람의 통로이다. 그 통로의 입구이다. 불길은 고래를 따라서 흐르다가 연기가 되어 굴뚝으로 빠져나가 하늘로 오른다. 불길은 흩어져서 없어지고 방바닥에는 온도가 남는다. 그 온도 위에서 사람들은 자식을 낳고 기른다. 사람이 눕는 방바닥 밑으로 하늘과 땅이 소통하고, 그 통로를 따라 불길이 흐른다. 우물 속의 물과 아궁이 속의 불은 언제나 새롭게 빚어지는 원소들이다. 새로움의 내용은 늙음의 형식 안에 편안하게 담긴다. 이것은 몽상이 아니다. 이것은 사람이 누워 있는 방바닥 밑 땅속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과학현상이다.
안방은 물, 불, 밥, 생명 같은 원형질의 공간이다. 안방은 땅속과 깊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그 밑으로는 하늘과 통한다. 마루는 어떤가. 마루는 고래의 불길이 닿지 않고, 땅으로 부터 일정한 높이로 떨어져 있다. 그래서 마루는 서늘하고, 불길이 닿지 않아도 습기가 없다. 마루는 안방보다 훨씬 더 사회적인 공간이고, 공적으로 진화한 공간이다. 마루는 움집의 추억이나 땅속의 원형질로부터 먼 거리를 진화해 왔다.
마루가 이룩한 진화의 내용은 그 서늘함에 깃든 공적 개방성이다. 그리고 마루가 이룩한 진화의 정도는 마루와 땅 사이의 거리, 그 빈공간의 높이다. 사람이 신발을 벗지 않고도 편하게 걸터앉을 수 있는 높이에서 마루의 진화는 완성된다. 그러므로 개들은 마루 밑에 들어가서 땅에 배를 깔고 자는 것이 마땅하다.
마루 위를 지나는 대들보와 마루 천장에 드러난 서까래는 이 공적 개방성의 공간 위에 논리적 안정감을 부여한다. 그래서 마루는 세상을 맞이하는 공간이며, 더 넓은 공간과 소통되는 공간이다. 비록 작은 평수의 마루라 하더라도, 마루는 그 열려짐의 크기로 세상 전체를 향한다. 그렇게 해서, 안방에서 문지방을 넘어서 마루로 나올 때 우리는 더 크고 더 넓은 삶의 새로운 질감 속으로 들어선다.
오래된 살림집이 문짝들은 공간을 구획하고 차별화하지만, 결절시키지는 않는다. 미닫이문을 열고 드나들 때 사람들의 공간감각 속에서는 이쪽과 저쪽이 분열을 일으키지 않고 충돌하지 않는다. 미닫이 문을 닫을 때, 문밖의 공간은 제거되거나 격절되지 않는다. 문밖의 공간은 당분간 저쪽으로 밀쳐질 뿐이다. 미닫이문은, 열려 있을 때나 닫혀 있을 때나 언제나 문이 갖는 소통의 기능을 수행한다. 미닫이문은 옆으로 포개지면서 열리고 닫힌다. 미닫이문은 벽을 헐어내고 만든 통로가 아니다. 미닫이문은 애초로부터 통로로 태어난 문이다. 이 문이 소통과 구획을 동시에 수행한다.
호텔이나 아파트의 여닫이문은 벽을 헐어내고 뚫은 문이다. 이 여닫이 문짝은 문밖의 공간을 완벽히 차단하고 제거한다. 차단 기능이 클수록 좋은 문짝으로 꼽힌다. 아파트의 도어는 사람이 드나드는 순간에만 문이고 닫혀 있을 때는 벽이다. 그러니 문이라기보다는 벽에 가깝다. 드나들어야겠다는 욕망과 외부를 차단해야 한다는 욕망이 그 문짝 속에 기묘하게도 뒤엉켜 있다. 평생을 이 철벽 같은 문짝 안에 갇혀서 살아왔다. 아름다운 것들은 이제 액자에 담긴 그림처럼 세상과 떨어져 있다. 이 그림을 다시 삶 속으로 끌어내릴 수는 없는 것인가. 그저 뒷짐지고 들여다보기만 해야 하는 것인가. 집 살 때 꾼 돈 이잣날은 흥부네 끼니 돌아오듯이 돌아온다.
안동 하회마을이나 예안면의 옛집들을 기웃거릴 때, 오늘의 빈곤은 가슴 아프다. 이 아픔 속에 좀 더 좋은 미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을 믿어도 좋을 것인가.
전남 화순 동복호수에서 출발하여 무등산의 북쪽 산간도로를 따라서 담양 쪽으로 간다. 여기는 순한 땅이다. 산이 마을을 옥죄지 않고 품을 넉넉하게 열어서, 들과 마을은 산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작은 호수들이 많고, 넓은 들 한가운데 우거진 숲들이 많고, 400년이 넘은 오래된 정자들이 많다. 자전거는 정자마다 들러서 놀면서 천천히 가겠다. 16세기 호남의 이름난 누정들은 화순에서 무등산을 넘어 담양으로 가는 887번 지방도로 언저리와 그 인근 야산에 집중되어 있다. 식영정, 소쇄원, 취가정, 죽림재, 명옥헌, 송강정, 면앙정, 독수정, 환벽당...... 조선 중후기의 호남 시인들은 이 이웃한 정자들을 오가며 놀았고, 호남 시단의 문학적 에콜은 정자들을 중심으로 피어났다. 정자는 현실의 중압이 빠져나간 자유의 공간이다. 정자는 삶과 격절된 자리도 아니고 살의 한복판도 아니다. 정자의 위치는 세상을 깔보지도 않고, 세상을 올려다보지도 않는다. 정자의 내부구조와 원림 내의 공간 배치는 세상으로부터 등을 돌리지도 않고, 세상을 정면으로 마주 대하지도 않는다. 정자와 세상과의 관계의 본질은 서늘함이다. 정자는 그 안에서 세상을 내다보는 자의 것인 동시에, 그 밖에서 정자를 바라보는 자의 것이다. 정자는 '본다'는 행위가 갖는 시선의 일방성을 넘어선다.
대나무의 삶은 두꺼워지는 삶이 아니라 단단해지는 삶이다. 대나무는 죽순이 나와서 50일 안에 다 자라버린다. 더이상은 자라지 않고 두꺼워지지도 않고, 다만 단단해진다. 대나무는 그 인고의 세월을 기록하지 않고,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대나무는 나이테가 없다. 나이테가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다. 왕대는 80년에 한 번씩 꽃을 피운다. 눈이 내리듯이 흰 꽃이 핀다. 꽃이 피고 나면 대나무는 모조리 죽는다. 꽃 속으로 모든 힘이 다 들어가서 대나무는 더 살 수가 없다.
기솔리 쌍미륵 목에는 삼도 세줄이 굵고 선명하다. 삼도는 미혹한 생존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중생의 고통이다. 이치와 현상에 대한 미혹이 번뇌도이고, 번뇌가 가져오는 그릇된 언행과 생각이 업도이며, 업도의 과오로 겪어야 하는 괴로움이 고도이다. 미망과 고통은 서로 손짓해 부르고, 부르면 달려온다.
'태초에는 해도 달도 없어서 세상은 캄캄했다. 인간들은 캄캄해서 천지를 분간할 수 없었다. 남방국 일월궁에서 청의동자가 태어났다. 청의동자는 앞이마에 눈이 두개, 뒤이마에 또 눈이 두 개 달려 있었다. 옥황상제의 수문장이 지상으로 내려와 청의동자의 눈을 취하여 축수하니 청의동자의 눈이 하늘로 올라가 해가 되고 달이 되었다. 세상은 비로소 밝아졌다.' - 제주 서사무가의 얼굴 아침에 뜨는 해와 저녁에 뜨는 달이 모두 인간의 눈빛이며 그 눈빛이 세상의 어둠을 걷어내는 힘이다!
얼굴은 내면의 풍경이고 외계로 향한 창구이다. 얼굴의 언어는 말의 언어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언어이다.
자본주의적 대량유통의 특징은 재화의 흐름을 관리하는 기능이 권력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유통은 생산과 소비 사이에 끼여서 그 양쪽을 연결시키는 작용일 뿐 아니라, 끼면서 그 양 쪽 위에 군림한다. 생산과 소비 사이에 간격이 클수록 유통의 이윤은 더욱 커진다. 유통은 생산보다도 민첩하고 소비를 향하여 소비를 이끈다. 생산과 소비 사이의 간격은 유통이 거두어가는 이윤의 밭이지만 그 간격에 숨어 있는 위험을 유통은 생산과 소비 양쪽으로 재빨리 전가시킨다. 유통의 권력은 제1차 산업의 생산물에 대해서 더욱 지배적인데 농업과 어업에서 생산은 노동이고 유통은 권력이다. 모란시장이 보여주는 유통의 풍경은 권력화되지 않은 교역의 모습이다. 모란시장의 유통은 생산과 소비 양쪽에 대해서 대등하고 그 대등함으로 유통의 활력을 삼는다. 모란시장은 언제나 시끌벅적하고, 잡다하고, 냄새나고, 교역의 신명으로 넘쳐난다. 모란시장은 권력화되지 않은 유통의 활기를 보여준다.
그 옛 모습의 원형이라는 것은 오직 군더더기가 없고 단출한 것이다. 그리고 결핍 속에서 우아한 것이다. 그것이 허소치가 말했던 법法이다. "법이 있어야 아름다울 수가 있고 아름다워야 신묘하게 될 수가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빈곤 극복은 직접적인 물질적 지원보다는 자생 시스템과 기반 인프라를 만들도록 도와야 한다.
[본문발췌]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가난한 사람들을 자선활동의 수혜자가 아닌 소비자로 보기 시작했고, 이들을 위한 디자인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기업들이 사회문제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벌써 자축할 수는 없다. 안타깝게도 몇몇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투자가 우리가 목표로 하는 큰 규모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왜일까? 그 이유는 지금까지 많은 투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고객으로 여기지 않고 자선이나 '사회적 책임'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오직 극소수만이 이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의 형태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는 충분한 돈이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 절대빈곤 인구 대부분이 1에이커 농지를 생계 수단으로 삼는다.
과일이나 채소를 제철이 아닌 시기에 재배하는 것과 같이 노동집약적이며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을 재배하고 판매할 방법을 찾게 된다면 훨씬 큰돈을 벌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빈민들은 아주 저렴한 소규모 농지용 관개시설, 품질 좋은 종자와 비료, 그리고 작물을 내다 팔 시장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실용적인 문제 해결의 열두 단계
현장으로 가라.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와 대화하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라.
문제가 발생하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라. 각 마을의 구체적 환경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다 모으지 않고서는 실용적인 계획을 세울 수 없다.
크게 생각하고 크게 행동하라.
아이처럼 생각하라. 뻔한 방법을 찾고 실행하라.
누군가 이미 발명했다면 다시 할 필요가 없다.
측정과 확장이 가능한 접근법을 취하라.
적어도 100만 명에게 영향을 주고 그들의 삶을 눈에 띄게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라.
비용을 계산할 수 있고, 전보다 개선된 결과를 가져오며,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프로젝트만이 시행할 가치가 있다.
구체적인 목표 원가 및 가격을 설정하라. 실용적인 3개년 계획을 따르라.
고객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배워라.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라.
다른 사람의 생각에 흔들리지 마라.
빈곤 문제에 대한 세 가지 허구
기부를 통해 빈곤을 퇴치할 수 있다. 교육, 도로, 보건에는 공공투자가 필요한 것처럼 가난한 농촌에는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어떤 문제든 해결책을 찾을 때는 시장의 힘을 발휘하도록 할 방법을 찾는 단계를 먼저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빈곤퇴치에 보조금보다 더 큰 걸림돌이 되어온 것이 하나있다면 바로 이미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는, 기부를 통해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빈곤을 벗어나려면 그들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 빈곤을 탈출하는 길은 제3세계의 사업자들이 힘을 발휘하는 데 있다. 다행히도 하루 1달러로 살아가는 인구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농들은 이미 탁월한 사업가이고, 작업장, 상점, 수리점을 운영하는 수천 명의 소규모 사업가들을 주위에 두고 있다. 이들 모두가 저렴한 비용으로 수익을 낼 기회만 얻을 수 있다면 돈을 버는 데 투자할 용의와 능력이 있다. 무엇보다 극빈층이 스스로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저렴하고 매력적인 기회를 활용해 수익을 늘리도록 돕는 것만이 빈곤을 퇴치할 현실적인 유일한 대안이라는 사실을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식하고 있다.
경제성장이 지속되면 빈곤이 사라질 것이다. 놀라운 성장률을 보여온 개발도상군인 중국과 인도의 인구 중 약 5억7,500만 명이 아직도 절대빈곤에 시달리며, 그중 대다수가 기아에 허덕이고 있겠는가? 그 이유는 바로 세계 빈곤인구의 대다수는 도시를 중심으로 한 산업성장의 물결에서 소외되기 쉬운 변두리 외딴 지역에 거주하기 때문이다. 도시지역의 산업성장으로 인해 1인당 국내총생산은 높아지지만, 일반적으로 작은 농지에서 생계를 꾸리며 외딴 지역에서 살아가는 전 세계 빈곤 인구의 4분의 3은 이로부터 소외된다. 물론 변두리지역에서 가난한게 살아가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주하며, 실제로 도시에서 일자리르 찾기도 한다. 하지만 그 중 다수가 빈민가에 거주하게 되며 원래 거주하던 지역에 괜찮은 일자리가 생기는 즉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빈곤을 없애기 위해 경제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변두리 1에이커 농지에서의 경제성장이지, 도시 산업화를 통한 1인당 국내총샌상의 성장이 아니다. 도시의 빈곤을 없애기 위해서는 도시 빈민가에서 경제성장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빈민가에 기반을 둔 소규모 사업체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기업이 빈곤을 없애줄 것이다. 분명히 대기업은 빈곤퇴치에 크게 이바지하고 이를 통해 굉장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놀라운 기회를 활용하려면 이들의 사고방식과 사업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즉, 가난한 사람들을 고객으로 삼기 위해 제품 및 서비스의 디자인, 가격설정, 보급 방식 등에 극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빈곤층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면서도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은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을 따라야 한다. 하루 1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고객을 만족하게 할 효과적인 모델에 최우선순위를 둔다.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은 하루에 1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고객이 시장에서 보조금 없이 정당하게 사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책정되어야 한다.구매 후 일 년 이내에 투자금액 회수가 가능하며 소득을 증대시키는 도구 및 전략을 고안하고 시장에 보급하는 데 최우선순위를 둔다.빈곤완화에 측정 가능한 효과를 내는 것이 경제성 있는 사업 계획의 핵심 요소이다.빈곤 고객 100만 명까지 사업 확장가능성을 갖추는 것이 경제성 있는 사업계획의 핵심 요소이다.
현재 개발분야 전문가들의 해결방안은 앞서 설명한 '기부를 통해 사람들이 빈곤을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과 같은 허구에 의해 주도되고 있지만, 하루 1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절대 빈곤층은 스스로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분명한 견해를 갖고 있다. 바로 소득의 불충분이다. 그들은 또한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 취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확고한 생각이 있다. IDE는 이를 받아들여 차별화되고 노동집약적이며 부가가치가 높은 수익작물, 예를 들면 다양한 과일, 채소와 허브에 투자하도록 소규모 농가를 독려해왔다. 또한 민간부문의 공급망을 개발해, 저렴한 관개시설, 종자, 비료가 보급되도록 했다. IDE와 미국의 비영리단체 테크노서브TechnoServe를 비롯한 여러 단체는 1에이커 농부들이 민간부문의 가치사슬을 통해 수확물을 팔 수 있도록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었다. 앞서 설명한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IDE는 하루 1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250~300만의 가구가 연간 순수익을 크게 증대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물론 각 가정은 빈곤을 탈출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자금을 투자했다.
권력의 부재, 질병, 교육 미비, 교통인프라 부족 모두 빈곤의 중요한 원인임은 확실하지만, 빈곤을 없앨 가장 직접적이고 비용효과적인 첫 번째 단계는 가난한 사람들이 소득을 높일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빈곤의 원인 중 어떤 것을 해결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들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들이 생계를 이어가는 현장에서 풀뿌리 사업, 즉 농촌의 소규모 농지나 도시 빈민가의 소규모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수익성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소외된 90퍼센트를 위한 디자인 : 적정기술 전 세계 디자이너의 90%가 부유한 상위 10%의 수요를 충족시킬 제품을 개발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디자인 혁명을 통해 이런 말도 안 되는 비율을 뒤집고 소외된 90%의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하루에 2달러 이하를 버는 전 세계 27억 명에게는 적정한 가격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양수 높이는 개선되고 가격은 낮춘 개량형 페달펌프관계용 자동 와셔 펌프 (Rope and washer pump)
저가형 태양열에너지와 풍력에너지 시설개량형 저가 우물굴착 시설
1000~3만 리터 용량의 다양한 저가 밀폐형 저수시설
100달러 가격의 4분의 1마력 초소형 디젤엔진 펌프점적기가 설치된 대형 저가 점적관개시설
저가형 저압 스프링클러 시설관개로를 이용한 저렴한 소형 지표관개시설
쌀, 옥수수, 밀 수확을 위한 15달러짜리 대형 낫
수확 후 가공 : 에센셜오일 증기증류장치, 열발생용 가스화 장치, 저가형 태양광 건조기, 태양광 손전등, 가정용 정수필터.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의 원칙 : 소형화, 무자비한 가격적정성 추구, 무한한 확장가능성
포기의 원칙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 적어도 빈민 25명과 열린 자세로 충분히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면, 포기하라.
진행 중인 디자인이 사용 1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는 제품이라면, 포기하라.
완성한 후 적어도 100만 개의 제품을 가난한 고객들에게 보조금없이 팔 자신이 없다면, 포기하라.
작은것은 여전히 아름답다. 싼 것도 아름답다. 도구의 무게를 최소화하라. 남는 양을 줄이라.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디자인으로 진보를 이루어라. 저렴한 가격에 최적화된 디자인은 오늘날의 기술을 낳은 역사를 거꾸로 돌릴 때 쉽게 찾을 수 있다. 최신 소재를 사용하여 구닥다리 제품에 변화를 주어라. 장난감 블록처럼 무한한 확장이 가능하게 만들어라.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의 실용적인 단계 : 어떤 고객의 제품에 적용해도 비용을 50% 이상 낮출 수 있는 기본원칙
구체적인 목표가격을 설정하라.
기술의 효과를 분석하라.
비용상승의 핵심원인을 확인하라.
양보할 요소를 적절하게 찾아 비용상승 원인을 제거하라. - 노동자본 : 노동력으로 대체하는 대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법 - 품질 대비 가격 : 항상 현금이 부족한 소농들은 2년짜리 제품을 우선 쓰고 나서 그 제품으로 벌어들인 추가소득으로 7년 쓸 수 있는 제품을 구매
시제품을 다량 제조하라.
현장테스트를 기초로 수정하라.
다른 지역에 적용할 때는 현지적응단계를 거치라.
앞으로는, 돈이 여기 있으니까. 수십억 명의 가난한 고객들을 위한 거대한 시장이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디자이너와 디자인 회사는 그들을 계속해서 무시하고 있다. 이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며 이미 뿌리 깊은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헨리 포드가 나타나기 전, 자동차 제조업자에게 어째서 부잣집 도련님들이나 좋아하는 덩치 크고 비싼 맞춤형 차만 만드는지 물어봤더라면, 아마도 월리 서튼과 같은 대답을 했을 것이다. "돈이 거기 있으니까." 하지만 이제 돈은 절대 그들에게 있지 않다.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하기 전에, 아이비엠의 최고경영자에게 왜 방 하나를 가득 채울 만큼 큰, 200만 달러짜리 컴퓨터만 만드는지 물었다면, 그는 분명히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돈이 거기 있으니까."
세계 기아를 해결하기 위한 부국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부유한 국가들이 비상시 식량을 원조해야 하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식량생산에 혁명을 가져오는 것이며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자급적 소규모 농가에 혁명이 필요하다'라고 대답했다. 그럼으로써 식량증산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잉여생산물을 판매해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고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작은 농가가 경제적 풍요를 누리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각 농업기후지대에 적당하고 건기에 재배할 수 있는 네다섯 가지의 부가가치가 높은 과일 혹은 채소를 찾아내는 것이다. 지속적인 시장 수요가 있어야 하고 4분의 1에이커에서 집중적으로 경작하고 관개할 때 잘 자랄 수 있는 작물이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각 농업기후지대에 따라 작물재배에 필요한 저가 관개시설, 투자, 기술, 그리고 작물을 시장에서 판매하고 이익을 얻는 데 필요한 교통수단이나 거래망에 소농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민간부문의 네트워크를 조직하는 실용적인 단계가 필요하다.
기업가는 시장의 비효율성을 이용해 부를 창출하며 시장은 기업가의 활동을 이용해 효율성을 유지한다. 시장과 기업가 사이의 활발하고 변화무쌍한 상호작용이 이 둘의 활동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왜 개발도상국 시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가? (개발도상국 시장을 비효율적으로 만드는 요소들)
희망의 부재 : 많은 사람들이 가난에 너무 익숙해져서 변화에 대한 희망을 모두 잃어버림.
흐려진 안목 : 생각해 본적이 없었고 어떻게 팔아야 할지 모르겠다.
지적재산권 보호 부재 : 좋은 제품일수록 모방제품이 빨리 등장하기 때문에 혁신가들은 좋은 제품을 고안하는데 시간과 돈을 쏟지 않는다.
보조금 : 보조금은 언제나 새로운 제품과 기술의 보급을 촉진한다기는커녕 방해한다.
부정부패
지리적 고립
정보 부족 : 수요나 가격에 대한 정보가 전무
신용대출 이용의 제약
가난한 고객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 빈민들이 노동집약적이며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 및 판매하여 소득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또한, 새 시장 창출에는 더욱 많은 이점이 있다. 즉 보건, 교육, 교통, 주택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도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하루에 1달러로 살아가는 농부들과 도시 빈민들은 이미 억척스럽고 생활력 강한 사업가이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과 높은 이윤, 낮은 위험성만 보장된다면 시장이 제공하는 기회를 이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재료,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공급사슬이 필요하며, 생산한 제품을 팔아 이윤을 많이 얻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가치사슬이 필요하다. 소득이 올라가면서, 이들은 저렴한 안경, 주택, 태양광 조명, 의료 서비스, 교육 등의 소비자로 변모한다. 가난한 고객을 위한 새로운 시장은 하루 1달러로 살아가는 수백만 명에게 가난에서 벗어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디자인 분야에 혁명이 일어나 다양한 소득창출 도구를 만들어야 한다.
도시 빈민가 노동자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민간부문 공급사슬을 만들어, 박물관 도기의 복제품, 결이 고운 실크 스카프, 파리에 수출할 지갑, 수공예로 장식한 문을 비롯한 노동집약적이며 부가가치가 높은 수많은 제품들을 생산하는 빈민가 기업들에 적당한 가격의 재료, 도구, 디자인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라.민간부문 가치사슬을 만들어 빈민가거주민들이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품질기준을 충족시키도록 하라.대출 기회를 제공하라.빈민가에서 만든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 능력과 용의가 있는 부유한 고객과 접촉할 기회를 제공하라.
소규모 농가의 번영이 지구온난화, 인구증가, 생태다양성, 보건, 교육 문제를 해결한다. 빈곤퇴치가 그 자체로 현재 가난한 사람들이 겪고 있는 보건, 교육, 교통, 식수 및 위생시설, 주택, 에너지 서비스 등의 부족을 다 채워주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굉장한 이바지를 할 수 있다. 수백만 명의 극빈층을 빈곤에서 구제하면, 인구가 급성장하는 근본원인을 제거하고 빈곤의 다른 원인에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전 세계가 앞으로 50년간 맞닥뜨리게 될 많은 주요 과제에 실용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개발원조단체가 빈곤퇴치 프로그램에 기금을 제공하는 두 가지 큰 결함 전체 기금의 80%가 개발도상국 정부에 직접 전달되며, 결국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눈에 띄는 성과를 가져오지 않는 프로그램이나,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확장시킬 수 없는 프로그램에도 투자하고 있다.
측정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사업에 기금 조달하기 :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프로젝트 기금지원 결정 원칙, 프로젝트가 아무리 그럴듯하게 보이더라도, 현재 상황을 얼마나 눈에 띄게 개선할지 또 어떻게 목표를 이룰지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투자하지 않는다.실현 가능한 목표를 제시한다 하더라도, 다수에 영향력을 끼칠 만큼 확장될 가능성이 없다면 투자하지 않는다.
개발원조단체가 할 수 있는 일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최대한 많은 가난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생활 및 노동환경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있다면, 이들이 현재 소득수준에서 감당할만한 정도로 가격을 설정해 판매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라. 만약 그들이 구매하지 않는다면, 계획을 수정하거나 포기하라.가난한 사람들은 자선활동의 수혜자가 아닌 상품과 서비스의 고객으로 대하라. 무상원조를 중단하고, 정부나 원조단체의 보조금에 반대하라. 하루 1달러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소득창출의 기회로 삼아 연간 300%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하고 보급하라.가난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공정한 시장 가격에 판매될 수 있도록 민간 공급사슬을 창출하라. 또한 이들이 생산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높은 이윤을 붙여 판매할 수 있도록 민간 가치사슬을 만들라.신용대출 기회를 제공하라.
IDE는 절대 빈곤의 배경이 되는 문제, 즉 인프라 부족, 질병, 전쟁에 맞서 싸우며 성과를 이룩해내고 있다. 직원 90%를 현지인으로 고용한 IDE는 이 책에서 설명한 기업가적인 접근법을 활용해 기존의 개발 모델이 실패한 현장에서 성공을 이끌고 있다. IDE는 고객, 즉 농촌 빈민들이 자신이 필요에 대해 가진 생각에 귀 기울이며, 이들의 소득을 증대하기 위해 적정수준의 저렴한 솔루션을 개발한다. 예를 들면, 물 보급/관리기술의 개발 및 상용화, 교육 및 기술지원, 시장 접성 강화 등이다.
Thai Dutch restaurant at Koh-chang (맛 Best / 분위기 Not bad / 서비스 Good / 가격 Mid-Low),
다이빙 끝나고 숙소 근처 저녁 먹을만한 곳을 찾다가 Google 평점도 좋고, 지나다니며 보니 오픈주방으로 깔끔한 것 같아 두 번이나 가서 저녁을 먹었던 Thai Dutch. 어머니가 요리를 하고 딸이 서빙을 하는데, 음식 맛도 좋고 친절하다. 꼬창에서 먹었던 생후추와 해산물을 함께 볶은 요리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비슷한 그림을 찾으니 게요리가 있어 주문했더니, 게는 재료가 없어 오징어로 같은 메뉴를 만들어 주신다고 해서 시켰는데, 생후추는 아니었지만 맛있게 먹었고, 바라쿠다 튀김도 맛있었다. 뭐니뭐니해도 Best는 steamed seafood with young coconut과 쏨땀이었다. 후식으로 직접 만든 코코넛 아이스크림도 꼭 먹어봐야 한다. https://maps.app.goo.gl/Rf5sQEZjpmV5LnX7A
TerryKim Steak House (맛 Best / 분위기 Good / 서비스 Not bad / 가격 High),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마지막 저녁은 스페인 요리를 먹기로 했다. 그런데 파타야 쏭크란 당일, 가려고 봐둔 스페인 음식점은 파타야 Central 근처라 문을 닫았는지 연락이 안되고, 외곽에 있는 다른 스페인 음식점도 여의치 않아 최근 한국인 미슐렝 스타 셰프가 오픈했다는 TerryKim Steak House를 찾았다. 드라이 에이징 된 소고기는 Rare로 먹는데, 육즙과 부드러움이 최상으로 함께 곁들인 Petrus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들이었다. 파타야 비치 Central쪽에도 2호점을 열기 위해 준비하고 계시다고 하니, 접근성 좋은 곳으로 찾아가 맛 볼만한 곳이다. https://maps.app.goo.gl/dTFm5y157YsQqNo9A
3Mermaids Café & Restaurant (맛 Not bad / 분위기 Best / 서비스 Not bad / 가격 High),
이미 파타야 여행자들이 SNS에 자주 올라온 3Mermaids 식당, Pattaya Cozy Beach에 접해 새둥지 모양의 테이블들이 미로 같은 통로들을 따라 둥둥 떠있는 모양새다. 해질녘 석양을 보며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하는 음식은 무엇이든 맛있다. https://maps.app.goo.gl/quk1MjAanaW8tRTLA
Leng Kee Restaurant (맛 Good / 분위기 So So / 서비스 So So / 가격 Mid),
야시장 노점이나 푸드코트의 돼지족발덮밥(카오카무)와 쭈꾸미 숯불꼬치구이를 먹자고 나선 길, Pattaya Central 근처는 쏭크란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결국 야시장은 포기하고 동생부부가 자주 간다는 Leng Kee에 카오카무도 맛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카오카무도 맛있지만 나에게는 게살 토핑과 숙주와 고수를 듬뿍넣은 뚝배기 만한 그릇 가득 나온 샥스핀과 오리주둥이 튀김이 특별했다. Leng Kee 식당은 LK Group의 창업주가 문을 열고 돈을 벌어 파타야 중심으로 부동산과 호텔/리조트 사업을 크게 일구었다고 한다. 참고로 이 식당은 24시간 영업을 한다. https://maps.app.goo.gl/JZADh9a6j8RyahTK6
La ferme Pattaya (맛 Not bad / 분위기 Good / 서비스 Good / 가격 High),
쏭크란으로 중심가로 들어가는 것은 어렵고, 숙소와 가까운 곳에 밥을 먹으며 티파니쇼를 함께 할 수 있는 식당이라고 동생이 데려간 곳이다. 분위기도 좋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괜찮다. 닭요리가 대표메뉴라는데 식당 한켠에 커다란 닭 모형이 서있다. 저녁시간 티파니쇼 출연진들이 와서 간이 공연을 하고, 사진도 같이 찍어준다. 단, 콜키지가 꽤 비싼편이었는데 매장의 와인을 한병 먹으면 콜키지가 따로 없다고 했다. https://maps.app.goo.gl/qZK8h5eVVKSV3zQD7
Jae Tho Beef Noodles (맛 Good / 분위기 So So / 서비스 So So / 가격 Low),
Mum Aroi Restaurant Na Kluea Branch (맛 Good / 분위기 Good / 서비스 Not bad / 가격 High),
동생이 사는 집 옆이라 파타야 갈 때마다 한번은 들르는 해산물 식당.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메뉴도 다양하다. 같은 재료로 구이, 찜, 볶음 등 다양한 요리법으로 주문이 가능하다. 요즘은 관광객들이 더 많은 느낌이다. 저녁시간 바닷바람 맞으며 다양한 해산물요리를 맛볼 수 있다. 바닷 가재를 시키면 종을 울리며 자리로 배달한다.
El Greco at koh-chang (맛 Not bad / 분위기 Good / 서비스 Not bad / 가격 Mid),
파타야에도 같은 이름의 그리스 식당이 있다. 2019년 꼬창 갔을 때는 방바오 항구에 있었고, 윗층 숙소에서 숙박도 했었는데 이번에 갔더니 Khlong Prao Beach 숙소 근처로 옮겨 가봤다. 메뉴나 음식맛은 예전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이는데 방바오 항구에 있을 때 분위기와 운치만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지 대부분의 자리가 예약되어 있다. https://maps.app.goo.gl/3YuWYQk6z2bq6CaW8
쏭크란 기간도 있고, 가고 싶던 Koh Lipe는 오가는 길이 너무 멀어 이번 다이빙 투어는 파타야에서 그래도 가까운 거리의 Koh Chang으로 향한다. 2019년에 Koh chang에서 다이빙의 좋은 추억도 있고, 뭐니뭐니해도 총길이 100미터에 달하는 HTMS Chang Wreck의 우아한 Batfish 무리를 다시 보고 싶었다.
HTMS Chang은 2차대전과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던 U.S.S. Lincoln County 898 군함이 태국에 팔려 태국 군함으로 활동하며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번 이용했던 다이빙샵 홈페이지를 못찾아 몇 군데 다이빙 샵을 알아보다가 Bang bao pier에 있는 Koh chang divers가 구글 평점도 좋고 가격도 괜찮아 이메일로 예약을 했다.
요즘은 하루 3회 다이빙을 연속으로 하면 힘에 부쳐 2회씩 3일, 총 6회 정도 다이빙을 예약하려고 했는데, 이메일을 주고받은 다이빙샵 주인 Dave 아저씨가 배가 나가면 3회 다이빙을 같이하거나 2회를 하더라도 3회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3회씩 총 3일 할인된 가격을 제시해서 예약은 총 9회 예약을 했다. 당연히 꼬창 섬 중간정도 위치의 Khlong Prao Beach이 숙소에서 매일 Pick/Drop과 점심식사&간식, 그리고 장비대여가 모두 포함된 조건이다.
8시경 숙소 로비에서 Pick up을 해서 다이빙 샵으로 가서, 그날의 Fun diver들과 배정된 Guide와 만나서 장비를 챙기고 다이빙 보트가 있는 항구 끝으로 이동해 가까운 Hin Raap이나 근처 포인트에서 첫 번째 다이빙을 하고 HTMS Chang으로 옮겨 두 번째 입수, 그리고 점심을 먹으며 다시 돌아오는 길 Hin Luk Bat이나 Blueberry Hill 등에서 세 번째 다이빙으로 마무리하는 코스다.
첫 날은 Adam 아저씨의 가이드로 제레미와 이사벨과 3명이 한 팀으로 다이빙을 하며 HTMS Chang에서 출수 전 아기 고래상어를 만나는 행운을 누렸고, 남은 이틀 동안 함께 한 다이버들에게 자랑거리로 남았다.
다양한 나라, 연령대, 성별의 다이버들과 함께한 3일 동안의 다이빙, 그리고 거북이, 바라쿠다와 잭피쉬 스쿨링, 우아한 뱃피쉬 등 많은 바다생물들을 만났던 꼬창에서의 다이빙이 집에 돌아오자 마자 그립다.
[TIP] 파타야/방콕 – 꼬창 오가기 : 35 Group Pattaya에서 운영하는 합승밴 Transfer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하다. 파타야 숙소에서 Pick-up, 코창 숙소에 Drop해준다. 예약은 길거리 투어데스크에서 해도 되고 나의 경우 12go.asia 사이트를 통해 왕복 예약을 했다. 순서대로 Pick-up을 하므로 30분에서 1시간 가량 기다릴 수 있는 참을성이 필요하다.